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앤디 위어(Andy Weir)란 이름 앞에 붙은 '<마션>의 저자'라는 수식어가 눈에 띄었다. <마션>을 소설로 만나진 못했지만 영화로 만나봤기에 대략적인 느낌은 알 수 있었으며, 같은 저자가 쓴 <아르테미스>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12신 가운데 하나로 제우스의 딸이자 아폴론의 쌍둥이 형제이며 '달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책의 제목인 <아르테미스>는 미래에 건설된 달기지의 이름으로 2천명 가량의 거주민이 살고 있는 도시 이름이고 이 소설의 배경이 된다.

 

 주인공 재즈 바샤라는 어렸을 적 아버지를 따라 아르테미스로 이주해 달나라(아르테미스)를 사랑하고 자신의 고향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비범한 재주를 타고 났지만 약간은 삐딱한 근성을 가진 그녀이기에 어린 시절부터 모범적인 삶을 살진 않았다.

 

 아버지는 인정받는 용접공으로 근면성실한 삶을 살아가지만 재즈는 가업을 이을 생각은 없었고, EVA 마스터가 되어 큰 돈을 벌고 싶어한다. 운이 없게도 EVA 마스터 시험에 탈락하지만 심부름꾼으로서의 일과 그녀가 부업으로 하는 밀수(지구로부터 달로 오는 물품에 대한)를 통해 근근히 먹고 산다.

 

 그녀가 취급하는 밀수품의 단골 고객이던 억만장자 트론으로부터 거액의 보상이 주어지는 '모종의 거래'를 제안받자 보상에 눈이 멀어 불법인줄 알면서도 흔쾌히 승낙한다. 비상한 머리로 주어진 난관을 해결하며 트론과의 거래를 완수하려던 찰나, 예기치 않은 몇가지 변수가 발생하고 재즈는 곤경에 처한다.

 

 트론과 거래한 내용 자체가 불법적인데다 그녀가 그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저지른 자잘한 불법들이 더해져 재즈의 처지는 점점 곤란해지는데 설상가상으로 트론이 살해당함으로써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다. 트론을 살해한 범인이 재즈마저 살해하려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재즈는 도피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트론과의 거래에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는지 알아가게 된다.

 은폐되어 있던 진실에 다가설수록 연관된 인물과 조직은 거대해지고 자신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깨달은 재즈는 신뢰할만한 동료를 모아 사건 해결을 위한 계획을 세운다.

 

 돈을 위해 불법거래를 했고 그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자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녀가 아르테미스를 수호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천방지축이지만 미워하기 힘든 그녀와 그녀의 동료들이 한데 뭉쳐 자신들이 사랑하는 도시를 지키고자 아르테미스 역사상 가장 커다란 범법행위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오랜만에 읽은 SF소설이 <아르테미스>란 사실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아서 C. 클라크의 오딧세이 시리즈를 읽으며 감탄사를 연발했었는데 <아르테미스> 또한 구성의 치밀함과 부드러운 전개에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소설적인 요소 뿐 아니라 과학적 소재의 현실성과 뛰어난 묘사로 인해 실제 달나라가 생긴다면 저런 형태이지 않을까 동조하게 된다. 과학적 지식에 기반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실존적 소설이라 생각한다.

 

 본문은 커다란 사건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움직이지만 그 과정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농담은 나를 미소 짓게했고,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줬다. 아르테미스의 배경과 과학 도구들에 대한 묘사는 마치 SF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딱딱한 과학책이나 사건에만 치중하는 소설이 아닌, 과학 영화를 소설로 바꿔놓은 듯한 영상미를 느낄 수 있으며 책에 씌여진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아르테미스>라는 영화로 재구성하게 된다.

 

 반전이 군데군데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리뷰를 쓰며 모든 내용을 올리지 못함이 안타깝지만 책의 서두에 등장하는 사건이 복선이 되기도 하고 대단원의 막이 내려오는 말미에조차 반전이 있다는 점은 말할 수 있다.  

 

 <마션>이 그랬듯 조만간 <아르테미스>도 영화화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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