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사 2 서양철학사 2
군나르 시르베크.닐스 길리에 지음, 윤형식 옮김 / 이학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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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 읽었던 <서양철학사 1권>에 이은 <서양철학사 2권>을 이제야 소개할 수 있게 됐다. 다른 책들을 읽느라 몇번의 다음을 기약한 후 최근에야 다 읽게 되었다.

 동양 철학은 한국 사회의 윤리의식에 대한 기초를 제공하기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우리가 접하는 많은 '인간다움'을 논하는 자리에 빠질 수 없는 근본으로 남아 있어 친숙하게 다가서고 이해할 수 있지만, 서양철학은 중등 교육 이후로 꾸준히 접한 철학자와 철학사조임에도 불구하고 지식의 깊이가 낮고 피상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읽어보고자 구매했을 때 두터운 두께가 암시하는 분량과 수많은 철학자들의 이름에 지레 겁먹고 대안으로 택했던 것이 이번에 소개하는 군나르 시르베크와 닐스 길리에의 <서양철학사>이다. 천 페이지가 넘는 분량과 백 명이 넘는 철학자들은 내 머리 속을 혼란스럽게 하기에 충분했지만 이 책이 전달해준 서양철학에 대한 개괄적인 느낌은 내가 다른 서양 철학을 접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준 것 같다.


 다른 역사서도 그렇지만 철학사를 논하는 많은 책들은 나와 같은 뜨내기 독자에게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따로 놓고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것 같고 철학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는 느낌을 얻기도 하지만 몇 일, 몇 주가 흘렀을 때 남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내가 <서양철학사 1권>을 읽은 지 몇 개월 정도가 흘렀지만 솔직히 그 책을 읽었다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울 만큼 단편적 지식만이 남아있다. <서양철학사 2권>을 읽은 직후인 지금도 마찬가지다. 몽테스키외로부터 하버마스까지 많은 철학자가 스쳐갔고 읽는 도중에는 그들 하나하나를 눈여겨 봤고 이해했다고 착각했지만 책을 덮고 나니 안개 속이다.


 내가 철학사를 꿰뚫고 철학자의 모든 사상을 이해하고자 철학서를 읽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허무함과 무력감을 느끼긴 한다. 그럼에도 포기하고 멀리하자는 생각보다는 학생 때부터 반복학습의 위대함을 느껴왔던 우둔한 나의 경험에 비추어 여러 번의 정독을 통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품고 올해가 가기 전에 한차례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같이 서양철학사에 관심은 있으나 쉽게 손을 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군나르 시르베크 등이 지은 <서양철학사>는 좋은 안내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주제의 특성상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만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20세기 중후반 까지의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쉽게 정리했기 때문에 '적어도' 책을 읽는 그 순간에는 철학사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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