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자본주의 시대 - 권력의 새로운 개척지에서 벌어지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투쟁
쇼샤나 주보프 지음, 김보영 옮김, 노동욱 감수 / 문학사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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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자본주의" 

1. 인간의 경험을 무료로 추출하여 예측, 판매로 이어지는 숨은 상업적 행위의 원재료로 이용하려는 경제 질서

2. 상품과 서비스 생산이 전 지구적 규모의 새로운 행동수정 아키텍처에 종속되는 기생적 경제 논리

3.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부, 지식, 권력의 집중을 특징으로 하는 자본주의의 악성 돌연변이

4. 감시 경제의 토대를 이루는 틀

5. 19세기 및 20세기에 산업 자본주의가 자연에 가한 위협에 견줄 만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위협

6. 새롭게 등장해 사회를 지배하려 들고 시장 민주주의에 갑작스러운 도전을 제기하는 도구주의 권력의 기원

7. 총제적 확실성에 근거해 새로운 집단적 질서를 부과하려는 움직임

8. 위로부터의 쿠테타에 상응하는 중대한 인권 박탈, 즉 국민주권의 전복



감시 자본주의는 엄청나게 많은 인간의 행동을 공짜 원재료로 삼아 행동 데이터로 만드는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이다. 축적된 광대한 데이터의 일부는 품질 개선 등에 쓰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는 상품으로 활용돼 소비를 포함한 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감시자본주의는 전례 없던 현상으로 이에 대한 공적 대책도 미흡할 뿐 아니라 감시 자본주의가 불러올 영향에 대한 예측도 불분명하다. 때문에 감시 자본주의의 면면을 탐색해 감시 자본주의의 조건, 작동 원리, 경제적 필요성, 가능한 부정적 결과 등을 파악하함으로써 감시 자본주의가 불러올지도 모를 폐해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다.

감시 자본주의는 여러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지만 테크놀로지 자체가 아니며 감시 자본주의를 작동시킬 플랫폼을 선택하고 알고리즘을 이용하지만 플랫폼이나 알고리즘 자체가 아니다. 오히려 감시 자본주의의 본질은 자본의 이익이라는 경제적 필요성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감시 자본주의 시대>는 저자의 오랜 연구를 토대로 새롭게 대두된 감시 자본주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감시 자본주의의 토대와 전진 그리고 도구주의 권력으로의 진화를 살펴보고 있다.

우리의 조상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소위 현대성이라 부를 수 있는 가치를 획득했다. 전통적 규범으로부터 벗어나 개인의 삶을 부족이나 씨족의 공동체에 종속되지 않는 개별적인 무엇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산업화 시대가 제공한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생존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커졌고 자의식은 더욱 확장되어 대중이라는 무리를 벗어나고자 하는 개인화가 진행되었는데 이런 현상을 '2차 현대성'이라 부를 수 있다. 2차 현대성의 획득은 선험적 사회 규범보다는 개인의 정체성을 보다 중요하게 여기게 했으며 이에 걸맞는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의 전환을 불러왔다.

신자유주의가 낳은 각종 불평등한 결과물은 '2차 현대성'의 사람들에게 큰 반감을 샀는데, 자본수익율이 경제성장율을 초과해 세습 자본주의로 가는 사회의 모습은 개인의 능력과 주체성을 높은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을 분노케했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한 와중에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성장은 신자유주의와 디지털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현대성(3차 현대성)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여졌다. 애플을 예로 들자면 개인적인 자율성에 맞는 아이템을 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아이폰, 아이팟, 아이튠즈 등이 시판되었고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인터넷 약관'이라고 하는 관문에 '동의'를 해야했는데 이 동의를 통해 개인이 이용하는 수많은 정보와 접속을 자본가들이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면죄부를 제공하게 됐다. 디지털 공간에서 개인이 행한 접속과 획득한 정보는 공짜가 아니라 자본가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겨줄 행동 데이터를 얻기 위한 대가가 되었으며 개인의 자주성과 존엄성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1998년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을 창립했을 때 구글이 제시하는 해방적이고 민주적인 정보의 제공에 3차 현대성에 속한 사람들은 흥분하고 지지를 보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구글을 이용했으며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양해졌다. 이용자들이 구글에 접속하고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은 (이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세세하고 광범위한 데이터를 남겼고 이를 통해 이용자의 생각과 감정과 관심을 구성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초창기에는 이 잉여의 데이터의 응용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사용자들이 남긴 흔적(행동잉여, 데이터)은 속도, 정확성, 관련성의 개선, 번역과 같은 부가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사용되어 구글과 이용자가 선순환 구조를 형성했다. 그러나 이런 선순환 행동 가치 재투자 사이클(behavioral value reinvestment cycle)은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구글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행동잉여(데이터)를 활용한 표적형 광고를 시행함으로써 막대한 부를 창출해낸다.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감시, 포착, 확장, 구성, 탈취해 사용자의 패턴과 관심을 분석해내고 광고에 활용함으로써 개별 맞춤형으로 구성된 효효율성 높은 광고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감시 자본주의는 구글을 필두로 급속하게 정보 자본주의는 시장을 장악해 나갔고 구글을 비롯한 감시 자본주의자들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보다 그들의 행동잉여를 토대로 만들어진 행동 예측을 판매하는 것이 훨씬 수익성이 높다는 점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수익성을 맛본 감시 자본주의는 공급을 더욱 확장해 더 많은 행동잉여를 획득할 수 있게 됐고 더 정교한 예측과 구체적인 맞춤형 상품으로 부를 늘리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들의 정보(행동잉여)가 강탈 당하고 가공되는 과정은 더욱 견고해졌다. 감시 자본주의 세력은 정부 및 정치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수탈의 정당성을 부여받았고(적어도 묵인 하에) 자신들을 위협하는 법안이나 세력을 견제함으로써 체제를 유지했으며, 수탈은 정치적.사회적.행정적.기술적인 작전이 뒤엉켜 진행되었다. 수탈의 사이클은 네 단계의 침입(incursion), 습관화(habituation), 각색(adaption), 조준변경(redirection)을 거쳐 형성된다.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며 남긴 사용자의 수많은 흔적이 침입 대상이 되며 간혹 침입에 대한 저항에 부딪히기도 한다. 저항이 발생한다 할지라도 저항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는 습관화 단계를 거치며 조금씩 저항이 약해지는데 이를테면 법적 절차와 소송을 지연함으로써 사람들이 잊거나 불가피한 일로써 받아들이도록 유도했으며 필요한 경우 희생양을 설정해 거대 기업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지만 유해한 한 인물이 저지른 부도덕한 행위로 몰아갔다.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것이 명백하고 저항이 거세게 다가올 때는 문제가 되는 부분만을 각색해 사용함으로써 법망을 피해갔고 다른 수단을 가용해 목표(데이터)를 획득하는 조준변경을 수행했다. 수탈은 저자가 다루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모두에서 자행되었고 이들 선두주자들 뿐 아니라 후발주자들이 감시 자본주의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경쟁은 과열되고 있다. 


감시 자본주의의 경쟁의 심화는 단순히 행동잉여로부터 찬탈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넘어 얼마나 더 정교한 행동 예측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가에 다다라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을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일부 학자들은 미래 사회에는 인터넷이 사라질 것이라 전망한다. 이것은 인터넷 자체가 없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터넷이 일상의 곳곳으로 완전히 스며들어 현재의 PC나 스마트폰이 없이 사용하게 될 것(유비쿼터스 컴퓨팅, ubiquitous computing)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감시 자본가들도 행동잉여의 추출과 행동예측을 동시에 수행해 사용자의 실생활에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리스 차량이 월부금이 입금되지 않으면 차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차의 시동이 안걸리게 한다거나 차의 환수를 위해 차가 있는 위치를 알아낼 수 있도록 만들 수 있고 자동차보험사는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모니터링해 보험료를 차등 적용시킬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생활의 곳곳에 적용될 수 있는데 이것은 다른 의미로 감시 자본가들이 행동잉여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영역이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혁신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간의 주체성을 다소 침해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시대의 숙명이며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감시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발언으로써 감시 자본가의 수익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실질적 사실은 감추려고 한다. 


인간의 경험(행동잉여)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랜더링(rendering, 어떤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인과적 행위 혹은 변화의 대상이 스스로를 그 변화 과정에 넘겨주는 행위)이라고 부를 수 있다. 당사자가 랜더링을 결정하고 그것을 통해 개인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당사자만이 공유 및 활용의 유일한 결정권자가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랜더링은 당사자가 아닌 감시 자본주의에 따른다. 최근 감시 자본가들은 사용자의 행동잉여 뿐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내면의 감정들까지도 랜더링하고 있다. 디지털 비서와 같은 수단으로 개인이 갖는 욕구, 욕망, 감정까지도 수집하고 가공하여 감시 자본을 위한 재료로 쓰이는데, 개인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정보가 예측상품으로 탈바꿈 돼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사용자에게는 보다 개인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얻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며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어필한다.


수차례 언급되는 바이지만 랜더링의 목적은 복리증진이 아닌 감시 자본가의 수익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지원할 수 있는 아키텍쳐가 제대로 구성된다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출 및 랜더링하여 사용자의 행동을 수정하거나 특정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actuation). 엑츄에이션은 조율(어떤 시간과 장소, 상황을 특정 행동을 하도록 설정하는 것), 유도(리스 차량의 월부금 미납 시 차량의 시동이 안걸리도록 하는 것과 같은 특정 행동을 행할 확률을 높이는 것), 그리고 조건화(파블로프의 조건/반응에 스키너가 추가한 강화를 이용해 특정 행동이 반복적으로 실행되게 하는 것)로 실현된다. 엑츄에이션은 개인의 주체성을 침범하는 심히 우려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감시 자본가들은 교묘한 수단으로 법망을 피하면서 첨단 기술의 편의를 얻고자하는 사용자들을 감시 수익을 위해 방대한 정보를 제공해야하는 처지로 몰아넣는다. 거대 기업이 행하는 이 과정은 개인이 알아차리지조차 못하게 은밀히 진행되거나 저항에 부딪히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면서 진행된다.

감시 자본주의 하에서 개인은 행동잉여의 수집, 추출, 가공의 어떤 과정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며 결정권조차 부여받지 못한다. 인간 행동에 관한 방대한 지식과 사용은 감시 자본가들과 그들의 하수인들에게 허락되며 인간의 가치는 처음에 만들어진 원재료 공급원으로, 그 다음에는 보장된 성과를 위한 표적으로 전락하게 된다. 인간의 자유 의지는 개인의 미래를 설계하고 실천함으로써 예상되는 미래를 향해 다가서도록 한다. 그러나 감시 자본주의가 인간의 자율성을 침해함으로써 인간에게 주어진 고유의 선택권은 박탈당하고 있는 실정이고 이런 움직임은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더욱 침투적이고 더욱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감시 자본주의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현상으로 과거의 전체주의와 제국주의로 설명할 수 없다. '디지털 전체주의'라는 용어가 포용하기에도 부족하다. 감시 자본주의하에서는 감시 자본이 인간과 인간의 행동을 다른 사람들의 수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도구주의'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주의가 폭력 수단을 통해 작동한 반면 도구주의 권력은 행동수정수단을 통해 작동한다. 전체주의는 정치 프로젝트라면 도구주의는 시장 프로젝트이다. 감시 자본주의를 과거의 이론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심리학자 스키너의 행동주의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스키너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인간이 자유 의지라고 부르는 것은 과학에서 우연이라고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우리가 아직 그 원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명명한 것에 불과하고 만약 인간의 지식이 충분히 깊어지면 인간의 '자유 의지'에 의한 것이라고 믿는 행동은 선행하는 환경적 이력에 영향을 받아 발생한 예측 가능한 것에 불과하다. 스키너의 관점에서 자유란 무지의 다른 이름이었다. 전체주의가 영혼의 개조를 갈망했다면 스키너의 행동주의는 행동의 예측을 갈망했다. 


감시 자본주의의 등장은 도구주의 권력자들에게 스키너의 행동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사람들로부터 획득한 지적 재산을 자신들의 부를 늘리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여기서 상실되는 사람들의 자유는 외면하고 있다. <1984>의 빅 브라더에 대비해 빅 아더(Big Other)라고 부를 수 있는 도구주의 권력은 사회를 집단주의로 몰아가고 개인의 '자연 선택'을 변종과 강화를 이용해 '인위적 선택'으로 변형시킨다. 대상이 감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의 자율성을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인간에게 성역으로 여겨지는 집은 인간에게 사생활의 영위와 평안과 휴식을 제공하고 은신처로 활용된다. 빅 아더는 이제 집이라는 성역조차도 허무는 침투를 감행하고 있으며 물리적/정보적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고 있다. 


이제는 에디슨이 자본주의의 무분별한 팽창을 바라보며 포드에게 전한 말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 통제를 벗어나 버린 것이다."을 떠올려야 한다. 에디슨의 우려처럼 자본주의가 치닫는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자본주의의 유연성에 기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자본주의는 사유 재산, 이윤 추구, 성장이라는 골자는 유지했지만 상황에 따라 형태와 규범을 바꾸어 현재까지 이어져왔다. 낯설고 새로운 감시 자본주의를 대함에 있어서도 변화가 요구된다. 이 변화는 개개인의 내면으로부터 시작되어져야 한다. 우리가 향유하는 민주주의와 주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감시 자본주의가 선심쓰듯 내뱉는 유혹의 손길을 단호히 거절할 줄 알아야 하며 이제까지 우리의 중심 가치가 되어온 것들(도덕, 정신, 자유, 주권, 존엄 등)에 대해 되새겨봐야 한다. 






산업 자본주의는 자연을 파괴했고, 감시 자본주의는 인간의 본성인 자유성과 도덕성을 파괴하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혹은 우리가 알면서 방임하는 사이, 감시 자본가들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우리의 자율성에 피해를 입히며 막대한 부를 축적해나가고 있다. 감시 자본주의에 등장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비롯한 디지털 장치들은 행동잉여의 추출, 랜더링, 엑추에이션, 예측상품 제조라는 공정을 통해 표적이 된 대상에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데 쓰이고 있다는 점은 놀라운 사실이다. 실생활에서 내가 행한 모든 발자취들이 원재료의 형태나 가공된 형태로 내가 동의하지 않은 누군가에게 판매/이용되고 있으며 이것이 나의 행동패턴을 수정하도록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은 두렵기도 하다. 


인류의 기술이 진일보 할 때마다 많은 문제가 동반되었다는 점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근현대만 떠올려봐도 산업혁명 시기의 러다이트 운동이나 인터넷의 대중화로 해킹과 익명성의 폐해 등 각종 문제가 대두되었으며 일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감시 자본주의 시대>에서 다루는  감시 자본주의는 첨단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그것을 악용해 대중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첨단 기술'의 편의를 누리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의 경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저자가 주장한 바대로 우리가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감시 자본주의 세력에 맞서야 하며 약간의 편의를 위해 자유 의지의 수탈을 방관해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그 범주를 정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시민의 권리를 수호한다는 취지에서 보자면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감시 자본주의 시대>에 적힌 감시 자본가와 정치권력 사이의 유대관계를 생각해 보면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된다. 결국 우리가 인간이 가진 고유한 가치라고 여기는 것들과 사생활이라는 안식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감시 자본주의 시스템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경계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생각이 필요한 부분이다. 


<감시 자본주의 시대>에 담긴 IT 기업들의 만행은 이 책을 읽기 전에 어렴풋이 짐작했던 사생활 침해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거대 감시 자본가가 취하는 방식을 알고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읽어보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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