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브레인 - 생생한 뇌로 100세까지 살아가기
티머시 R. 제닝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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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쇠퇴도 암울한 미래지만 인간에 대한 가장 섬뜩한 전망은 정신이 빠져나간 육체다.

- 토머스 제퍼슨, 존 애덤스에게 보낸 편지(1816년 8월 1일)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뇌의 역량이 감소하고 있음을 체감하곤 한다. 내가 기억하는 것들에 대한 믿음이 줄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과연 객관적 사실인가'라는 의문도 증가한다. 가장 총명했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생기고 앞으로 나의 뇌가 지금보다 더 쇠퇴해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다소 씁쓸해진다. 시간을 잡을 수도, 노화를 막을 수도 없지만, 뇌가 세월에 침식당하는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면 나이든다는 것에, 노년이 된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나 걱정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에이징 브레인>을 읽게 됐다. 


저자 티머시 R 제닝스는 미국의 정신과 및 신경과 의사이자 신경약리학자이다. 환자를 진료하고 많은 강연을 하며 축적된 지식과 가족이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한 경험을 토대로 '뇌 기능'을 강화시키고 오래토록 유지하기 위한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에이징 브레인>을 집필하게 됐다고 한다. 




암은 육체를  잠식하지만 치매는 정신을 잠식한다. 인류의 수명이 연장되어 노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행하는 현대 사회에서 치매의 위험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 세기 전(1900년대) 인류의 최대사인은 감염성 질환이었으나 현대의 주된 사망은 심혈관질환, 암, 뇌졸중, 만성 페질환, 알츠하이머병 등이다.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은 연장됐지만 삶의 질을 고려해보자면 오래 사는 것 자체를 축복이라고 하기 어렵다. 삶이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노화란 무엇인가?

노화의 사전전 정의는 '사람이 생존하거나 사물이 존재하는 기간'에 초점을 맞추지만 <에이징 브레인>이 다루는 노화는 '삶의 햇수와 더불어 늙어가면서 활력과 기능이 서서히 감퇴하는 현상을 총칭'한다. 시간은 만인에 공평하게 적용되지만 노화의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유전적 요인, 개인의 성향, 교육이나 통찰의수준 등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노화의 정도는 차이를 보인다.


인간의 뇌는 체중의 1~2 % 정도의 무게를 차지하지만 전체 에너지의 20 % 가량을 소비하는 이채로운 기관이다. 신체의 많은 장기의 궁극적 목표는 뇌 기능의 유지와 보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뇌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육체적 건강이 필수적이고 뇌의 유연성을 적극 활용해 뇌를 자극하는 빈도를 높여줌으로써 뇌기능을 강화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 근육처럼 뇌기능도 용불용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다.


노화처럼 뇌도 선천적, 후천적 영향을 받는다. 뇌의 발달은 유전적 요인으로부터 인생 전반의 육체적 정신적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 태아의 뇌는 가변성을 지니고 있어 흡연, 알코올, 영양 상태, 오염물질에의 노출, 사랑받고 자유로운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유전자는 물리적(예, 방사선), 화학적(예, 탄 음식 섭취), 생물학적(예, 바이러스) 요인에 의해 변이를 일으켜 이전과 다른 기능을 발현시키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변이는 개체의 항상성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전자란 고정된 결과물이라기보다 지속적인 변화를 거치는 유기체이므로 위에 언급한 상황들에 의해 변화할 수 있으며 이렇게 형성된 유전자는 후대로 이어져 세대를 뛰어넘는 변화를 초래한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지만 그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노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당분 섭취를 줄이고 비만을 경계해야 하며(스트레스, 만성 염증, 수면 부족, 유전자 변형 식품을 피하는 방법으로) 술/담배 같은 유해식품을 멀리해야 한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글을 쓰거나 퍼즐을 푸는 등의 정신활동은 신경세포의 생성 및 신경세포 간의 연접부를 증가시켜 뇌 회로를 복잡하게 만들고 뇌 기능의 효율을 증대시킨다. 건강한 수면이 신체 건강과 업무 수행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은 많은 연구결과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성인기준 하루 7~8 시간의 수면시간이 적절한데 단순히 시간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닌 수면의 4단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건강한 수면이 중요하다. 잦은 수면제 복용은 수면의 질을 낮추고 기억력과 인지력을 저하시키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흔히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 말한다. 비만과 수면장애도 스트레스와 연관돼 있으며 스트레스로 인해 노화가 촉진된다. 인간에게는 일과 휴식의 분배가 필수적이고 일부러라도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는 시간을 배정해 스스로를 쉬게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스트레스는 소음을 비롯한 도시환경으로부터도 촉발될 수 있기에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접하는 기회를 자주 가짐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 인간의 의지와 신념도 뇌 건강과 관련돼 있다. 주체성을 가지고 이성에 기반한 건강한 신념을 가진 이들은 자연법과 조화를 이루고 뇌 건강을 촉진시키게 된다.


치매를 예방하고 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인(검증된) 방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오메가 3 지방산(EPA와 DHA)은 뇌의 건강에 필수적이며 이런 지방을 고농도로 보유한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2. 은행잎 추출물은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한다고 밝혀지진 않았지만 인지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킨다고 여겨진다. 

3. 비타민 D가 적정할 혈중농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조기 사망과 치매의 위험이 증가한다. 

4. 커큐민(강황)의 항염증 효과는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5. 호두를 하루 한 줌씩 섭취하는 것은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6. 녹차와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가 뇌의 인지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7. 석류 주스는 항염증 인자가 풍부하고 뇌의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을 억제하여 알츠하이머병의 발병률을 낮춘다. 

8. 비타민 C와 E는 항산화제로서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낮춘다. 

9. 보조식품으로 N아세틸 시스테임(NAC)를 복용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 낮아진다. 

10. 비타민 B12와 엽산은 필수 비타민이며 결핍되었을 때 치매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11. 호르몬 대체요법을 폐경 후 5년 이내에 시작하게 되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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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징 브레인>은 뇌의 기능을 유지하여 알츠하이머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여러가지 수단을 알려주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과 기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실생활을 개선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린다. 각 챕터의 말미에 '실천사항'을 넣어 뇌건강을 영위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조언하고 있다. 


뇌건강을 위한 비책(?)이란 신체를 단련하는 운동처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생활 습관과 식습관의 개선 그리고 정신활동의 추구를 요구한다. 유해환경으로부터의 탈피와 해가 될 수 있는 기호 물품(술, 담배, 특정 식품 등)으로부터 거리를 두라고 조언하고 비만과 스트레스를 경계하라고 말한다. 이런 점들은 비단 알츠하이머병의 예방 뿐 아니라 건강한 신체를 얻기 위한 방법이기도 한데 실천하기가 쉽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한다. 


세상에 공짜가 없는 것처럼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노력과 자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저자가 제시하는 많은 방법들 가운데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부터 실행에 옮겨보도록 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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