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역사 - 부자의 탄생과 몰락에서 배우는 투자 전략
최종훈 지음 / 피톤치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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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을 막론하고 부(富)에 대한 동경과 욕심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시대에 따라 부의 관점은 변화했는데 이를테면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욥이 살던 시대에는 수많은 가축의 수가 부를 상징했으며 크라수스가 살던 로마시대에는 부동산이 부를 측정할만한 수단이었다. 잉글랜드를 통째로 집어삼킨 노르망디 윌리엄 공은 정복전쟁을 통해 국가, 영토, 그 안에 포함된 막대한 재산들을 소유함으로써 부를 과시했으며 아프리카의 서쪽에 위치한 말리 왕국의 수장, 만사 무사는 엄청난 황금으로 그 부를 과시했다. 세월이 흘러 19세기에 이르러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부자가 되기 위한 수단이 바뀌었는데 록펠러는 석유로, 포드는 자동차로, 그리고 카네기는 철강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했고 현재까지도 그들의 이름 앞에는 석유왕, 철강왕,  자동차왕 등의 칭호가 붙어있다. 현대의 조만장자들도 등장하는데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마이크로소프트로 세계적 부를 축적한 빌 게이츠, 애플로 스마트폰의 혁신을 이끈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 세계적 물류시장을 구축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등이다.  



<부자의 역사>의 저자 최종훈은 대학을 졸업한 후 주식관련 분야에 종사하다 20대 후반에 투자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세기를 뛰어넘는 부를 축적한 동서고금의 CEO를 들여다 보며 이들에게 어떤 특성이 있어 부를 쌓고 명성을 떨쳤는지 추적하고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공통점으로 독창성, 진실성, 성실성, 계획성, 그리고 개방성의 5가지 요인을 꼽는다. 시대를 막론하고 조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거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위의 5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말한다. 거부로 언급된 위인들은 독창성이 아주 뛰어나 남들이 미처 생각치 못한 부분에 눈을 돌리거나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행하지 못한 부분을 진취적으로 결행하는 모습을 모인다. 



<부자의 역사>라는 책에 등장하는 15인의 조만장자들의 삶을 들여다 봄으로써 당시의 역사를 배우는 데 더해 부자나 선구자들이 품었던 진취적인 생각이 사회적 여건과 맞아 떨어졌을 때 엄청난 시너지를 불러오게 됨을 알게 된다. 특히 근현대 조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이들의 삶은 사회적 변화를 냉철히 분석하고 자신들의 계획을 세웠으며 시련이 다가올때조차도 신념을 잃지 않고 정진했다.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속담이 있다. 조만장자의 경지에까지 오르고자 한다면 하늘의 도움, 즉 천운이 따라야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조만장자의 위치에 있는 자들의 역사를 살펴보다보면 이들이 가진 재능은 천운으로 비롯됐을지 몰라도 이들의 통찰력과 결단력 그리고 진취적인 행보는 이들 자신의 노력과 의지의 산물이라 보는 것이 더 객관적이라 생각한다. 20세기 후반 3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PC와 인터넷이 상용화/대중화 되었고 이런 사회적 흐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던 바이다. 많은 사람들이 IT 관련 사업들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그 시장에 발을 디뎠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위명을 떨칠만큼 성공한 사람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인데, 왜 어떤 사람은 성공의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못했을까? 그에 대한 힌트가 담긴 책이 바로 <부자의 역사>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부자의 역사>에 담긴 에피소드는 흥미롭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조만장자들이 갖고 있던 하마르티아(hamartia, 빗나감, 일탈, 결함, 심리적 결점 등)가 어떻게 작용하여 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는지를 페리페테이아(peripeteia, 운의 역전, 반전 등)와 함께 설명하는데, 주인공은 하마르티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우하게 된 페리페테이아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누구나 마음 한켠에 하마르티아를 지니고 살아갈 것이다. 대부분 하마르티아는 숨겨야 할 무엇의 위치이거나 없애고 싶은 결점의 위치에 머무를텐데 소위 성공한 사람들은 이 하마르티아조차도 자신들이 발전하는 동기로 이용한다는 생각을 얻게 된다. 페리페테이아는 하마르티아를 마주하고 이겨내는 과정에 등장하는 천운같은 것으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과 일치한다. 



일상에 지칠 때면 부자가 되고 싶다거나 부자들이 누리는 삶을 영위하고 싶다는 망상을 하기도 하는데 <부자의 역사>를 읽으며 부자라는 위치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과 노력의 산물이라는 사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얻을 수 있는 자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범인에 불과한 나 자신이 엄청난 부자의 반열에 오르긴 요원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삶을 자주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고치고 노력하다보면 적어도 오늘보다 나은 내일, 올 해보다 나은 내년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게는 그것이 '부'이고 희망이며 지금을 살아갈 용기와 지혜가 된다. 



<부자의 역사>는 역사서처럼 서술되었다기 보다 막대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의 삶을 소설처럼 쓴 이야기로 쉽고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흥미를 느낄 수 있을법한 주제와 인물의 선정, 그리고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또는 재미있는 수업을 해주는 듯한) 저자의 문체가 기억에 남을듯하며 이와 비슷한 형식을 가진 서적들이 많이 발간되기를 희망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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