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명화로 보는 셰익스피어 - 베스트 컬렉션 5대 희극 5대 비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은경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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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1564 - 1616)는 영국 문학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세계적 대문호이며 그의 수많은 작품들은 연극, 영화 등으로 자주 소개될 뿐 아니라, 후대 작가들의 소설, 희곡 등에 영감을 불어넣어 현재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한눈에 명화로 보는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를 대표하는 4대 비극(햄릿, 맥베스, 리어왕 오셀로)과 5대 희극(베니스의 상인, 한여름밤의 꿈, 말괄량이 길들이기, 십이야, 뜻대로 하세요)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추가해 5대 비극과 5대 희극으로 구성하였다.  ​희곡으로 만들어졌던 작품들을 다룸에 있어 간추린 줄거리와 연관된 예술 작품(그림, 사진 등)으로 독자의 흥미를 돋우고 서술과 대본(대사)을 적절히 섞어 가독성을 한층 높였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조차 대략적 줄거리를 꿰고 있는 작품 뿐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 5대 희극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은 그들을 드러내는 독특한 개성으로 인해 다양한 장르의 책들에서 비유적으로 인용되곤 하는데, 이들 인물들을 들여다보자면 인간이 가진 천성, 선과 악, 사랑과 증오, 생과 사 등에 대해 진중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문학작품과 인문학 서적에서(간혹 딱딱한 역사서에서조차)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한 인물의 이름으로 어떤 상황을 설명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테면 햄릿은 비운의 상징으로, 이야고는 간사한 혀를 가진 간교한 인물로, 샤일록은 표독스러운 사채업자를 나타내는데 사용되곤 한다. (물론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담긴 인물들은 단순히 선과 악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이분법적인 분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품에 인용되는 인물들은 인간성의 특정 측면을 반영하는데 사용된다.) 


셰익스피어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사용한 강렬한 은유적 표현들은 후대에 깊은 인상으로 남아 5세기가 지난 현재까지도 자주 인용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호소력 짙은 직관적이고 통찰력 있는 문장들은 실생활에도 종종 등장하는데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거나 <십이야>의 "영리한 바보는 미련한 현자보다 낫다."와 같은 표현은 문학적 수준을 넘어 격언처럼 쓰이기도 한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 5대 희극의 작품들은 이전에도 종종 접했지만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 다시 읽고자하는 생각이 피어오르는데, 이것은 해당 작품에 등장했던 인문들을 다시 접해보고 싶다는 마음과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상이나 간과했던 부분들을 한번 더 읽음으로써 보충해보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시 읽게 된 셰익스피어는 이전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부분들을 세세히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었고 문장에 담긴 의미를 다시금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했다.  


지금 당신 말한 대로 생각한다 믿지마는 아무리 뜻을 세웠다 할지라도 깨질 수 있는 법이오. 결심이란 기껏해야 기억력의 노예일뿐, 태어날 땐 맹렬하나 그 힘이란 미약한 것이오. 이 세상은 영원하지 아니하며, 사랑조차 운에 따라 바뀌는 건 이상할 것 하나 없소. 그리하여 둘째 남편 안 맞겠다 생각하나, 첫째 주인 죽었을 때 그런 생각 죽을 거요. 

(햄릿 왕이 거트루드 왕비에게) 

 

왕비도 언젠가는 죽을 몸이고, 또 그날일 올 줄 알았다. 내일, 또 내일. 이 더딘 걸음으로 하루 또 하루,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기어가서 우리의 어제들이 흙덩이 속으로 고꾸라지는 어리석은 자들 앞을 비추리. 꺼져라. 꺼져라 잠시 동안의 촛불아. 인생이란 한순간을 거두는 그림자에 불과할 뿐 무대 위를 잠깐 우쭐대며 오가다 가뭇없이 잊혀지는 불쌍한 배우. 바보가 떠드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격정의 소란으로 가득하지만 덧없는 이야기. 

(맥베스가 왕비의 죽음 앞에서) 


<한눈에 명화로 보는 셰익스피어>는 5대 비극과 5대 희극을 중요한 대목 위주로 지루할 겨를 없이 진행하기 때문에 희곡으로만 쓰인 책을 보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삽입된 많은 예술작품 덕택에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대한 이해를 높일 뿐 아니라 미술에 대한 감상도 겸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순수한 형태로 만나보는 것도 즐거움이 될테지만 <한눈에 명화로 보는 셰익스피어>처럼 가독성을 높인 책을 먼저 접해 셰익스피어에 대한 흥미를 얻는 것도 보람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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