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오디세이 : 유니버스 - 우주.물질 그리고 시공간 과학오디세이
안중호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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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호의 <과학 오디세이 유니버스>는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한 과학자의 지적 여행'이란 부제하에 쓰여진 두 권의 과학 오디세이 가운데 하나이다.  저자 안중호는 <과학 오디세이 유니버스>에서 우주와 물질 그리고 시공간을 다루어 현재까지 밝혀진 거시세계와 미시세계 그리고 공간과 시간에 대한 의미를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까지 밝혀진 지식/이론들을 (독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쉽고 간략하게 추려 이야기하는데, 아래 리뷰에서 책에 담긴 방대한 지식 가운데 일부를 간추려 적고 <과학 오디세이 유니버스>를 읽으며 내가 느낀 바를 말해보고 싶다. 




'우주'는 얼마나 큰 공간일까? 쉽게 가늠이 되지 않아 일반인들은 무한하게 크다고 짐작할 따름이다. 과학자들은 우주의 크기를 구체적인 크기로 제시하는데, 빅뱅 이후 138억 년이 흐르는 동안 우주의 크기는 관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너비가 930억 광년에 이르게 됐다. 우주가 연령에 비해 훨씬 큰 이유는 우주를 형성하는 공간이 급속도로 팽창한다는 가설로 설명되고 있다. 관측되지 않은 우주는 930억 광년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학자에 따라서는 우리가 추정하는 우주의 크기의 수백 배에서 10^23배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우주에는 1300억 개 이상의 은하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관측되지 않는 왜소은하를 포함한다면 최소 몇 배 이상의 은하가 존재할 것이다. 각 은하는 수천 만 개에서 수십 조 개의 별을 가지므로 인간의 관측 범위 내에 최소 10^22에서 10^24 개의 별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는 약 46억 년 전 생성되었으며 원시 태양이 만들어지고 천만 년 가량 경과했을 때 기체형 행성(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생기고 일억 년 가량이 경과했을 때 암석형 행성(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 생겼다. 달은 태양계가 생성된 후 수천만 년이 흘렀을 때 테이아(Theia)라는 화성 크기의 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발생한 막대한 양의 암석과 파편이 모여 만들어졌다는 이론이 가장 지지받고 있다. 


태양계는 8개의 행성과 그 위성 그리고 해왕성 밖의 공간으로 구성되는데 태양으로부터 30AU(astronomical unit, 약 1억 5천만 km)가량 떨어진 해왕성의 바깥에는 해왕성 밖 물질(TNO, trans neptunian objects)이라 불리는 소형 천체들이 카이퍼대에서 태양을 공전하고 있다.  카이퍼대의 밖에는 산란분포대가 있으며 그보다 더 나아가면 오르트 구름대를 만나게 되는데 오르트 구름대는 태양으로부터 2,000AU에서 50,000AU까지 떨어져 있다. 이를 비유적으로 표현해보면 지구가 샤프심 굵기의 절반(0.2mm)라면 해왕성은 약 78미터 떨어져 있으며 오르트 구름대의 바깥 경계는 1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다.


태양계를 품고 있는 은하는 어떠할까! 우리은하(미리내, milky way)는 옆으로 길게 뻣은 나선형 은하로 중앙의 팽대부와 원반부로 이뤄져 있다. 팽대부는 약 1만 광년의 크기이고 원반부를 포함한 우리은하의 직경은 대략 10만 광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팽대부의 두께가 천 광년 정도인 것을 생각해보면 전체적 모양은 아주 납작한 원반형태가 된다. 태양계는 우리은하의 네 개의 나선팔 가운데 오리온 팔에 위치하고 있으며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는 약 2만 8천 광년이다. 태양을 비롯한 은하의 모든 별들은 은하중심을 공전하는데 태양의 경우 시속 80만 킬로미터의 속도로 공전하며 주기는 대략 2억 5천만 년이다. 태양계의 연령을 감안하면 18번 공전을 마친 셈이다.


우리은하와 같은 은하가 수천 억 개가 존재하는 우주라는 공간은 규모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 뿐 크기를 상상하는 것조차 불가할 정도로 광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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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은 어떻게 이루어 진 것일까? 고대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는 더 이상 자를 수 없는 입자로써 원자를 제안했고 18세기 존 돌턴에 의해 현대적 의미의 원자가 정의되었다. 과학적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원자에 대한 구체적 실험과 증명이 잇따랐고 원자가 전자와 원자핵으로 구성되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돼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양성자와 중성자를 관찰하다 보니 이들을 구성하는 입자인 쿼크를 발견하게 됐다. 


물질의 기본 요소인 원자는 소우주라 칭할만하다. 광대한 우주에 별이 있는 공간은 극히 미미한 것처럼 원자 또한 대부분의 공간이 비어있는 구조를 띤다. 원자를 이루는 핵과 전자의 관계를 수적 개념으로 표현해 보자면 원자의 크기는 대략 1조 분의 1 cm이며, 원자핵이 지름 1 mm 크기라면 전자는 대략 6 km의 공전궤도를 돌고 있는 셈이다.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돼 있고 양성자와 중성자는 쿼크로 이뤄져 있다. 쿼크는 전자와 함께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이며 6가지 종류(위, 아래, 야릇한, 맵시, 바닥, 꼭대기)가 있고 각 쿼크는 색전하에 따라 3종류(빨강, 녹색, 파랑)로 구분한다. 

<쿼트와 경입자(렙톤)의 종류와 분류>



양자역학은 이런 소립자들 간의 역학관계를 다루는 학문인데 20세기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코펜하겐 해석에서 하이젠베르크가 주장한 '불확정성의 원리'는 고전역학의 기조를 뒤흔드는 이론으로 여겨져 아인슈타인과 같은 당대의 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이 '쉬레딩거의 고양이'나 '아인슈타인의 EPR역설' 등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현재 과학계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관찰자의 관측 활동이 사건의 결과를 변화시킨다는 점이 언뜻 납득하기 어렵지만 많은 학자들의 실험 데이터는 '납득하기 힘든 사실'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위그너는 인간의 의식이 양자역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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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시공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에 의해 유지되는데, 이 4종류의 힘을 설명하는 이론이 일반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다. 거시세계는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미시세계는 양자역학으로 따로 설명하기 때문에 이는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대통합이론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때문에 학자들은 두 이론을 아우르는 통합이론을 찾아 정진하고 있고 양자역학의 측면에서 중력(일반상대성이론)에 접근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연구 분야를 양자중력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가장 각광받는 양자중력 이론은 끈 이론이며 또 다른 후보로 고리양자중력이 있다. 끈 이론은 M-이론과 초끈 이론으로 구분할 수 있다. 끈 이론의 핵심 원리는 물질의 기본 요소를 입자가 아닌 두께가 없는 끈(끈처럼 생긴 어떤 것)으로 보는 것이다. 끈은 끊임없이 진동하고 이를 조금 떨어져 바라보면 전자와 쿼크 같은 입자로 보이고 끈의 진동의 세기에 따라 질량, 스핀, 전하 등의 물리량이 달라진다. 끈 이론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많지만 끈 이론이 가진 장점(복잡한 입자로 설명되는 표준모델에 비해 간단, 끈의 진동 패턴 중 하나가 중력자의 특성과 일치, 물질의 존재 이유를 우주의 기원과 연관지어 설명 등)들로 인해 유수의 학자들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끈 이론을 수학적으로 검증하거나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현재로선 요원하지만 어떤 계기로 이론이 검증 가능하게 된다면 우아하고 조화로운 '모든 것의 이론'이 될 여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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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디세이 유니버스>를 읽으면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자주 떠올렸다. 지식이 미흡한 학생들에게 하나부터 찬찬히 설명해 주는 듯한 문체는 내가 <코스모스>를 읽으며 칼 세이건의 강의를 따라갔던 그 느낌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우주, 물질, 시공간 어느것 하나 이해하기 쉬운 게 없지만 안중호 교수님의 말을 읽다 보면 어느새 몰입하게 되고 어느새 어려운 주제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리뷰에 적은 내용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조금은 이해한 듯한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지적 호기심이 닿았을 뿐 진리를 찾지 못한 분야는 너무도 많다. 거시세계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우주만해도 근현대의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어쩌면 내 생이 다하는 순간이 오기 전에 획기적인 이론이 등장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런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우주라는 신비는 여전히 고고하게 남아있으리라 생각한다. 물질도 마찬가지리라. 원자를 발견하고 핵과 전자를 알아내고 양성자와 중성자를 구분하고 쿼크로 나아갔지만 궁극의 구성요소는 요원하기만 하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우주, 물질, 시공간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하등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인류가 쌓아가는 지적 산물의 흔적을 겉보기나마 따라가 보는 것을 의미없는 일로 치부할 수는 없다. 과학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발명할 것이라 믿는다. 보통의 삶을 영위하는 보통의 시민으로서 인류의 진보를 이끈 과학적 산물의 큰 줄기만이라도 좇고 싶은 욕심이 가시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과학 서적은 꾸준히 읽어나갈 것이다.


* <과학오디세이 유니버스>에 적힌 내용은 방대하고 어느 것 하나 중요치 않아 보이는 것이 없어  리뷰로 요악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이 리뷰는 책을 읽은 후 생각나는 몇몇 부분을 글로 옮긴 것에 불과하고 <과학오디세이 유니버스>라는 책에 담긴 450여 페이지 알찬 내용을 요약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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