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의 이동 - 모빌리티 혁명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존 로산트.스티븐 베이커 지음, 이진원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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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혁명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바퀴의 이동>은 21세기를 거니는 우리가 맞이하게 될 모빌리티의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라 칭해지는 21세기의 과학기술은 인류가 그동안 영위했던 모빌리티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 그리고 3D 프린터 기술을 사용한 자동차 등은 현재 지구를 뒤덮고 있는 자동차라는 도구의 전환을 예고한다. 


모빌리티의 발전을 위해 수많은 스타트업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이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칭거의 '다이버전트 3D'는 3D 프린팅을 이용해 자동차의 부품을 생산하고 이렇게 생산된 부품을 로봇을 활용해 조립해내고 있다. 프론메이어의 '아키모토'는 2륜차와 4륜차 사이의 공백의 크다는 점을 파고들어 경량의 3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칭거의 다이버전트 3D와 프론메이어의 아키모토와 같은 회사의 대두는 기존의 자동차 생산체계가 가진 문제점(화석연료의 과용, 높은 생산비 및 유지비, 비효율적인 공간 활용 등)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과 인공지능은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점진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근래에는 일반인들의 삶에도 깊이 관여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도시를 장악한 아스팔트와 그 위에 정체된 자동자들로 인해 숨막히는 답답함을 견뎌내야 하는 시민들을 구원할 수 있는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도로 정보와 교통 상황을 활용해 차량 흐름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만약 인공지능이 교통 상황을 통제할 수 있고 자율주행 자동차가 거리를 활보하게 된다면 도시의 교통 체증은 과거의 유물로 남을 것이며 시민들에게 도로 위에서 낭비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돌려줄 수 있다. 더불어 화석 연료의 과도한 사용이 불러일으키는 환경 오염 또한 줄 것으로 예상된다. 


헨리 포드가 1908년 모델 T를 생산해 대중에 소개한 이후로 한 세기동안 4륜차는 모빌리티의 중심이 되었다. 당시 최적의 운송수단으로 여겨지던 말(horse)은 자동차가 등장한 후에도 약 10여 년 동안 더 번성하다 점차 쇠퇴하였다. 자동차가 말을 대체할 혁신적 수단으로 등장했을 때 말에 대한 수요가 사라지는데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현재의 자동차에 대한 수요도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며 점진적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까지 자동차는 소유의 개념이었기 때문에 자동차를 구매하고 유지하는데 막대한 자원을 소모했고 하루 1ㅡ2시간 가랑을 이용하는데 그쳤지만 네트워크와 자율주행의 발전은 자동차라는 수단을 공유의 개념으로 옮겨와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구입비, 수리비, 주차비, 세금금, 보험료 등 자동차로 인한 지출이 크게 줄어들고 짧은 시간에 그치던 자동차 이용시간이 크게 증가해 자동차 1대 당 이용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것이다. 위와 같은 개념의 변화는 자동차와 관련된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던 제조업체의 위상(예: 도요타. 폭스바겐)이 어느정도 꺾이고 자동차를 서비스하는 업체의 영역(예: 우버)과 이익이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빌리티 혁명은 지상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2010년 미국항공우주국은 1인용 전기비행기 퍼핀(Puffin, 밝은색 부리를 가진 북쪽 바다오리)을 선보인 바 있다. 퍼핀을 개발한 무어는 멀지 않은 시기에 도시 상공을 하루에 수백만 차례씩 비행하는 '역동적인 스카이라인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항공운송 비용은 자동차 여행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측한다. 에어택시의 활성화는 효율성이란 측면에서 지상 운송수단보다 큰 장점을 갖지만(목표지점을 향해 최단거리로 이동하기 때문에 절약되는 시간과 에너지 뿐 아니라 하나의 인프라가 추가되면서 발생되는 높은 효율,  즉 50번째 정거장 뒤에 1개의 정거장을 더 설치하면 지하철이나 자동차의 경우 확장된 1개의 교통망을 갖는 것이지만 항공은 기존의 50개 정류장과 교통할 수 있는 50개 노선을 추가로 얻는다) 배터리와 인공지능에서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고 완전 자율주행 전까지 필요한 조종사의 수급 등도 난제이다.


지상과 하늘에 이어 지하도 새로운 모빌리티를 위한 공간으로 제안되고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지하 터널을 만들어 고속전철과 전기차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하를 계발하는 것은 하늘을 이용한 이동수단이 갖는 위험성(작은 물건이 낙하하더라도 지상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등)을 배제할 수 있다. 머스크는 지하도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율주행 전기차가 지정된 지점(역, 정류장)에서 벽 없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나온 후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집, 약속장소 등)까지 이동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칭거, 프론메이어, 무어, 머스크 등 모빌리티의 혁신을 꿈꾸고 실행하는 자들의 낙관적인 전망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선결과제를 안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 새로운 지도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각종 규제 등이다. 인공지능이 급성장하고 있음은 명백하지만 인공지능에 입력된 자율주행 능력은 예기치 못한 변수의 등장에 무력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주행하는 도로에 낙석이 떨어져 있을 때 보통 운전자라면 낙석을 피해 잠시 중앙차선을 넘거나 불법유턴으로 상황을 피해갈 수 있을테지만 규범을 준수하라는 절대명령을 받은 인공지능은 이같은 상황에서 대처능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자율주행을 위한 지도는 고식적인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 도로의 수많은 정보를 취합하고 저장했다가 필요한 상황에 즉각적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현재는 주요정보만 운전자에게 제시하는 네비게이션 수준인 것을 극도로 정밀한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광대한 데이터의 저장이 가능해야 하고 신속한 끌어오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저장장치와 5G 이상의 네트워크 시스템이 촘촘히 깔려있어야 한다.

<바퀴의 이동>에서 저자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각국이 가진 규제를 완화하는 것 또한 모빌리티 혁명이 치뤄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는 사회적 동의와 함께 법적 개정이 필요한 과정으로 어쩌면 위에 언급한 기술적 발달보다 더 힘든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빌리티 혁명은 일반인들이 크게 체감하기 어려울지라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우리는 한 세기 만에 새로운 혁명의 도입부에 서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어떤 정도의 모빌리티 혁명이 진행될 것이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분명한 것은 20세기 말부터 이뤄진 통신혁명이 불과 20여 년 만에 혁신적 변화를 도모한 것처럼 모빌리티 혁명 또한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켜 줄 것이다. 




<바퀴의 이동>을 통해 살펴본 모빌리티 혁명은 간헐적으로 뉴스와 미디어에서 접했던 혁신에 대한 구체적 진행 상황을 알려주고 있다. 1980년대 내가 나고 자란 시골 마을에는 전화가 없는 가정이 흔했다. 동네에 전화라고는 마을 이장님 댁에만 있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전화가 오면 이장님이 메시지를 전달해 주시거나 직접 통화를 원하는 경우에는 몇 분 뒤에 다시 전화달라고 한 후 해당 가정에 방문해야 했고 이장님과 같이 이장님 댁에 가서 전화가 다시 오길 기다려 통화를 하곤 했다. 이게 불과 40년 전의 시골의 일상이었고 50년 전에는 도시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짐작한다. 


1990년대에 이르러 삐삐와 시티폰이라는 일시적 도구가 지나갔고 이 후 핸드폰이 대중화되었다. 불과 20년이 더 흐르자 당시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스마트폰이라는 도구가 등장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기술은 보통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빨리 발전하고 있음은 명확해 보인다. 앞으로 20여 년의 시간이 흘렀을 때 사회전반과 사람들의 삶은 현재와는 분명 큰 차이를 보일 것이고 모빌리티 또한 마찬가지 진화를 겪을 것이다. <바퀴의 이동>에 적힌 (내용은 아직은 요원해 보이는) SF 영화 소재와 같은 일들이 상용화 될 수 있을테고 사람들은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점이 올 것이다. 


<바퀴의 이동>에 소개된 많은 스타트업들 가운데 승자가 현재의 애플이나 아마존과 같은 위상으로 자리잡고 그들이 제안하고 있는 혁신적 변화가 우리의 일상이 되는 시점이 오기를 기대하고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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