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
이광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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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끔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볼 때면, 내게 초능력이 있어 몇 광년의 거리를 단숨에 다다를 수 있으며 우주 공간에서도 생존가능하다면 어떨까하는 공상을 한다. 아직도 이런 상상에 빠지는가 하고 피식하게 되지만 '우주'라는 광막한 공간은 끊임없이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인간을 매혹하는 것 같다. 이미 입시를 치른 지 이십 년이 훌쩍 넘었지만 요즘도 가끔 '수학의 정석'이나 물리의 '하이탑'을 들여다본다. 그런 지식들이 내 삶에 어떤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논리를 키우고 다른 과학서적을 읽을 때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도구로써 수학과 물리를 공부하게 된다. 


과학분야의 신간이 출판되었을 때 읽지 못하더라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세상이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함이다. 전공이 자연과학 분야와 거리가 있는데다 나이가 들수록 지적 수행 능력이 떨어져 깊이 있는 이론과 설명은 이해불가지만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명칭 정도는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의 저자소개와 책소개를 접하며 끌림이 있었는데, 이 책이 나와 같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능한 한 쉽게 씌여졌으며 특정 지식을 깊이있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관심이 가는 분야의 심오한 지식으로 다가설 때 디딤돌 역활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 때문이다. 마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의 소개를 접한 기분이었다. 




인간은 보통 2미터가 안되는 신장에 100 년에 못미치는 평균수명을 지닌다. 70억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는 지름이 대략 13,000 km에 46억 년을 살고 있다. 인간의 관점에서 지구는 엄청나게 크고 엄청나게 오래됐지만 이는 지구에 발을 디딘 지 수십만 년에 불과한 인간의 척도일 따름이다. 지구는 태양계의 작은 행성에 불과하고 태양계는 우리 은하에 있는 수천억 개의 별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우리 은하와 같은 여러 은하가 모여 은하군을 형성하고 이런 은하군들이 모이고 모여 초은하단을 형성한다. 우주는 이런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공간이고 개념이다. 


우주는 약 138억 년의 나이를 가지고 있다. 빅뱅 이론에 의하면 약 138억 년 전 엄청난(상상이 안되는 크기의) 에너지를 가진 것이 폭발하면서 시간과 공간 개념이 시작되었으며 이 폭발에서 발생한 물질들에 의해 우주가 탄생했다. 처음의 폭발력이 너무 커서 우주 공간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했기 때문에 현재 우주의 크기는 930억 광년의 공간에 2조 개 이상의 은하를 담고 있으리라 추정된다. 게다가 아직까지 우주는 팽창 중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우주의 크기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간의 삶에서 실측할 수 없어 가늠조차 힘든 단위가 사용되어야 비로소 우주를 이야기 할 수 있다. 광대한 우주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오랜 염원이었지만 위대한 천재들조차 우주의 신비를 깨우치지는 못했다. 다만 그들의 업적이 쌓이고 쌓여 우주의 신비에 다가설 힌트를 제공했고 후대의 학자들은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조금씩 우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인간이 우주에 대한 지식을 넓혀가는 과정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겸손을 배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16세기까지 지배적 사조였던 천동설이 무너지고 지동설이 등장함으로써 지구 중심적 사고에 이변이 생겼으며 우리 은하의 중심에 태양계가 있을 것이란 믿음과 달리 태양계의 우리 은하의 변방에 치우쳐 있음이 밝혀졌다. 우리 은하가 곧 우주일 것이라는 가정은 다른 은하를 발견하게 됨으로써 수정돼야 했고 우리 은하가 우주의 중심에 위치하지 않을까하는 희망 또한 과학적 데이터에 의해 부서졌다. 모든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곳은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거대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우주라는 관점에서 보면 해변가의 모래 한 알 보다 작은 존재가 되었다. 


우주는 빅뱅 이후로 계속 움직이고 있다. 전체적 우주는 가속팽창하며 공간을 키우고 있으며 행성은 항성을 중심으로, 항성은 은하를 중심으로, 은하는 우주를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다. '갈릴레이의 상대성 이론'의 원리에 따라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지구 자전은 매 초당 350m를 이동하고 있으며  지구는 태양 주위를 초속 30km의 속도로 공전하고 있다. 태양계는 우리 은하핵을 중심으로 초속 200km로 공전하고 우리 은하는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력에 이끌려 초속 600km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우주의 광대함을 상상해보면 역설적으로 인간이 사는 지구라는 공간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된다. 가늠할 수 조차 없는 거대한 우주에 아직까지 지구와 같은 골디락스 존은 발견된 적이 없다. 태양과 같은 별의 곁에 적절한 거리로 위치하며 위성으로써 달을 가져 안정성을 높이고 물과 대기가 풍부해 생명을 부양할 수 있는 지구가 만들어진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지구에서 수십억 년의 시간의 허락을 받아 인간이 탄생하고 현재와 같은 발전을 이룩한 것 또한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어쩌면 우주에서 가장 고귀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책일 읽고 리뷰를 쓰다보니 우주에 대한 정보를 주로 적게 됐지만 실제 <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의 전체적 흐름은 우주에 대한 지식을 설명하고 해당 지식을 발견한 과학자들의 에피소드를 전달함과 동시에 우주와 인간의 삶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견지하고 있다. 우주의 신비를 풀고자 했던 선조들의 노력과 업적이 쌓이고 쌓여 업그레이드 되면서 우주는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음을 전해 준다. 그리고 인간이 생을 영위하는 터전인 우주를 바라보며 배울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겸손과 자애로움 소중함 등을 일깨워 준다.



PS) 

<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은 깊이 있는 지식의 전달보다는 일반인들이 알아뒀으면 좋을법한 우주에 관한 상식을 전달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와 같은 일반인도 편히 읽을 수 있으며 중간에 관심 가는 주제나 이해가 부족한 부분은 구글링을 통해 약간 정보를 보태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수준으로 작성된 듯 하다. 칼 세이건의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과학도서라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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