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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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춘추시대 노나라에서 태어났다. 공자의 아비 숙량흘은 노나라 하급관리였고 공자가 3살 때 세상을 떠났기에, 공자는 편모 슬하에서 곤궁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럼에도 학문에 뜻을 두고 학업과 수양에 성심을 다했다. 생계를 위해 노나라 관리로 근무하며 주경야독으로 학문을 쌓자 공자 곁으로 가르침을 청하는 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이내 무리를 형성할 정도로 많은 제자가 생겼다. 공자가 30대 중반에 이르렀을 때, 노나라가 하극상으로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보며 공자는 난세에 바른 질서를 부여하고자 적극적으로 몸을 일으킨다. 


관직을 얻아 위정에 힘을 쏟았으나 노나라 군주가 정치에 소홀하게 되자 직을 반납하고 천하를 주유한다. 이후 14년 동안 각국을 돌며 제후와 명문대가를 만나 가르침을 전하고 제자들의 등용을 돕기도 한다. 허나 공자가 원하는 이상적 군주는 찾을 수 없었으며 세상의 혼란과 무질서는 점점 심해졌다. 공자는 60대 후반에 고국 노나라로 돌아와 연구에 몰두하다 기원전 479년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논어는 중국 최고의 지성으로 추앙받는 공자의 가르침을 엮은 책이다. 총 20편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반부 10편을 상론, 후반부 10편을 하론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춘추시대는 예(禮)를 중시한 주나라와 무(武)를 중시한 전국시대 사이의 혼란기로 인(仁)과 예(禮)를 섬기는 문화가 서서히 그 색이 옅어지는 시기였다. 공자의 눈에 이 시대는 무질서로 비춰졌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인, 덕, 예에 기반한 정치와 민생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논어에 등장하는 군주에 대한 지고지순한 충성이나 예의범절에 대한 빈틈없는 강고함은 현대인들에게 다소 거리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도덕성을 논하는 부분이나 수양(修養)에 대한 가르침은 현대인에게도 깊이 다가오는 부분이 많다. 그중에서도 나를 반성하게 하는 문구를 몇 개 추려 적어보았다. 


 

4편 14장. 

不患無位 患所以立 不患莫己知 求爲可知也(불환무의 환소이립 불환막기지 구위가지야)

"지위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지위에 오를 때를 걱정하며,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하는 사람조차 자신의 자리와 자신에 대한 처우가 능력에 비해 부족하다고 여길 때가 많다. 이런 마음은 불평과 불만으로 이어지기 쉽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기보다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12편 16장 

君子成人之美 不成人之惡 小人反是(군자성인지미 불성인지악 소인반시)

"군자는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완성해주고,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을 조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인은 반대다."

훌륭한 사람은 남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그 장점이 빛을 발하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남의 단점을 부각시키거나 조장하지 않아 나쁜 점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 소인은 이와는 반대로 행한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격려하고 돋보이게 돕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은 쉽게 눈에 띠는 단점에 기준을 두고 남을 폄하하는 방향으로 쉽게 흘러간다. 이것은 종국에는 남과 함께 자신을 깍아내리는 행위가 되니 피해야 함을 강조한 말이라 생각한다. 


15편 20장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군자는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

군자는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나 일의 결과를 받아들임에 있어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다른데서 찾는다는 것이다. 즉 군자는 일할 때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해 더 발전하는 반면, 소인은 일을 할 때는 남의 도움을 구하고 일이 잘못 되었을 때 남 탓, 조상 탓 등에 치중하여 발전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어를 읽다보면 한자와 중국 역사 공부에 대한 의욕이 생긴다. 해설서와 함께 읽으며 교훈을 얻기도 하지만 한자를 보며 그 뜻을 편히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욕심도 생긴다. 공자가 살던 시대와 우리네 시대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크게 다르다. 그렇지만 올바른 삶에 대한 견지는 공통되는 바가 많다. 공자의 말씀으로 내 삶을 반성하는 기회를 얻고 바른 방향으로 자신을 이끌어 줄 동기를 얻게 되는 것 같다. 

공자 자신의 생을 돌아보며 언급한 지학(15세), 이립(30세), 불혹(40세), 지천명(50세), 이순(60세), 종심(70세) 등의 말들은 2500 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자주 쓰이고 있다. 

현재 40대인 나는 불혹에 도달했다 말할 수 있나. 아니다. 어림도 없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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