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메이트북스 클래식 10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현우.이현준 편역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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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마 제국이 가장 밝게 빛났던 시대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은 1세기 후반에서 2세기 후반까지 약 1세기동안 이어진 '5현제' 시대를 떠올릴 것이다. 네르바 황제에서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안토니우스 피우스를 거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까지 이어진 5현제의 시대는 유럽과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아우르는 광대한 로마 제국의 최전성기였으며, 로마인들은 제국의 번영을 만끽하던 시기였다. 최고의 위치에서 대제국을 통치하며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고 더없이 높은 명성을 쌓았으며 2천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칭송받는 아우렐리우스가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자세를 담담하게 표현한 '명상록'은 손꼽히는 고전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깨달음을 얻은 철학자를 바로보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명상록을 읽어보았다. 



삶이라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것으로 인과율로 연속적으로 이어져 변하고 순환하는 것이다. 생과 사의 갈림 또한 자연의 한 부분에 불과하며 이를 극복하려 하기보다 견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어야 한다. 죽음 역시 악으로 판단하기 보다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방법의 하나로 여겨 두려워하지 말고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 죽음은 항상 우리의 곁에 있는 것이며 바로 내일이 내 생명의 마지막 순간이 될 수 있다. 긴 수명, 드높은 명예, 분에 넘치는 재물, 그 어떤 것도 영원치 않으며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의미가 될 수는 없다. 정해진 운명에 맞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란 그저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단 사실을 깨닫고 항상 선한 마음과 정의롭고 이성적인 정신을 가다듬고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

"자신의 내면을 파보라. 거기서 선의 샘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계속 파보라. 그러면 그 샘물이 흘러넘치게 될 것이다." 감각과 충동에 휩쓸리지 말고 내면에 굳건한 정신을 간직하고 이성적인 사고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라. 쾌락과 욕망을 좇아 부질없이 삶을 낭비하지 말고, 항상 이성적인 견지를 취하고 내면을 다듬어라. 하루하루가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살고, 화내지 말고 몰인정하지 않으며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 마음을 갖춘다면 이는 성숙한 내면을 갖는 것이다. 

허세와 허영에 추구하지 말고 내일의 명성을 위해 살기보다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라. 겉으로 보이는 고귀함, 타인으로부터 받는 칭찬과 박수, 이 모든 것들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찰나에 불과하다. 외부의 시선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을 스스로 평가하고 정해진 목표를 향해 정진하라. 고통스러운 장애물을 만난다 할지라도 그것을 뛰어넘을만큼 자신을 단련하고 그것이 힘든 처지라면 장애물조차 겸허히 받아들여라. 

누군가 나를 비난하고 비방한다면 그를 미워하지 말고 자신을 돌아봐라. 신이 내게 내려준 선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용서하고 이해해라. 모든 잘못된 것은 나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생각을 간직해라. 설사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악인을 만난다할지라도 그를 용서하는 것은 나의 의무라 생각해야 한다. 

공공의 선을 위해 정진해야 한다. 나와 내가 행하는 모든 행위들은 선함을 실천하도록 자연이 내게 부여한 것이란 사실을 깨닫고 주변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에 행복을 느껴야 한다. 나는 자연의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며 내게 주어진 사명은 사회와 자연을 위해 정의로운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깊이 다가온 말은 '화내지 말고, 선한 마음으로 살고, 외적인 것들(허영, 허세, 부, 명예 등)을 과시하지 않고, 남의 허물은 남의 것으로 남겨두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라'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구절이 없음에 부끄럽고 현재의 삶의 자세를 수정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역자들은 기존의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는 다른, 현대인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명상록을 시도했다. 문체는 쉽고 간결하며 내용은 함축적이다. 반복적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절제와 금욕을 체득했을 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가 남긴 저작 '명상록'을 쉽게 풀어 독자들에 전달함으로써 같이 생각하고 반성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아무리 좋은 글을 담은 책이라도 내용전달이 어렵다면 글쓴이의 생각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역자들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보여준 가공은 나를 포함한 독자들이 철학자로서의 아우렐리우스를 이해하고 그의 사상을 접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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