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 풀 수 있겠어? - 단 125개의 퍼즐로 전세계 2%의 두뇌에 도전한다! 이 문제 풀 수 있겠어? 시리즈
알렉스 벨로스 지음, 김성훈 옮김 / 북라이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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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제) 017


"기차 안에서 세 명의 승객이 각자 자기 일을 하며 앉아 있는데, 갑자기 옆을 스쳐가는 기차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와 창문으로 들이닥치는 바람에 모두 얼굴에 검댕이 묻었다. 승객 중 한 명인 앳킨슨 양이 책을 읽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가 숨죽여 웃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나머지 두 승객도 낄낄거리며 웃고 있다. 엣킨슨 양은 자기 얼굴은 깨끗하고 두 승객은 얼룩이 묻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는다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그 순간 그녀는 무언가를 깨닫고 손수건을 꺼내 자기 얼굴을 닦았다.

 우리는 세 사람 모두 논리적으로 판단해 행동했지만 앳킨슨 양이 상황을 더 빨리 파악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앳킨슨 양은 자기 얼굴에도 검댕이 묻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이 문제를 읽으며 여러 번의 물음표를 떠올렸다. 뭐지? 뭘까?

 이 후 '세 사람 모두 논리적으로 판단해 행동했지만' 이라는 대목과 '자신의 얼굴에는 검댕이 묻지 않았다고 생각한' 대목에서 힌트를 얻어 풀이를 진행할 수 있었다. 다른 두 사람이 웃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파악하는게 문제의 핵심이라 생각된다.



  어릴 적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수수께기 사전을 가진 친구로부터 알쏭달쏭한 문제를 받아 풀곤하던 시절부터 아이큐 테스트라는 이름으로 떠돌아 다니던 갖가지 문제들에 관심을 갖던 대학 시절까지 그리고 현재 40대에 접어든 후에도 가끔은 퀴즈를 풀고 싶을 때가 있다. 어떤 이유에서 그런 충동이 드는 것인지 명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문제를 접하고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주는 즐거움과 도출해 낸 답이 정답이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작은 만족감이 나로 하여금 수학이나 퀴즈를 비로한 논리문제를 접하게 하는 동력이라 짐작한다.


 퍼즐이든 퀴즈든 풀이과정은 비슷한 맥락을 띤다. 문제를 찬찬히 읽고 문제에 담겨있는 주요한 힌트에 착안하여 정답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 문제 풀 수 있겠어>에 등장하는 125가지의 문제는 직관적으로 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일부 담고 있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풀이 과정에서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늑대, 양, 배추를 강 건너편으로 옮기는 것과 같은 고전적인 문제에서부터 숫자의 신비를 생각케하는 문제까지 다양한 장르의 퍼즐과 퀴즈를 담고 있다.


 각각의 문제가 독립적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내가 어느 장르의 퍼즐에 익숙한 지 가늠할 수도 있다. 모든 문제해결에 논리력이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친숙한 분야가 있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는 기하학 문제가 가장 재밌었지만 성적이 가장 좋았던 부분은 '기본 논리' 문제였다.  


 현대 사회는 손에 쥔 스마트폰만 있다면 어떤 정보에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지식, 정보, 편의 등 수십만 권 이상의 책에 담길 법한 정보가 손바닥만한 크기의 스마트폰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손 안에 헤어릴 수 없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만 그런 점 때문에 우리는 점차 두뇌의 효용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식의 값어치는 떨어지고 수많은 정보 가운데 '진짜 정보'가 무엇인지 몰라 혼란에 빠지게 된다. 해야 할 것도 많아지고 알아야 할 것도 많아진 세상이지만 정작 우리의 지적 수준이 과거보다 나아졌느냐고 질문을 듣는다면 망설여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인문학 책을 읽고 가끔 수학 문제를 풀고 <이 문제 풀 수 있겠어>와 같은 책을 접하는 큰 이유가 내가 과거보다 나은 미래를 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단순 노동에 지쳐버린 뇌에 가끔은 신선한 공기를 공급할 수단이 필요하고 퀴즈나 퍼즐같은 독립적이고 단편적인 것들이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재미와 뇌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 생각한다.



 

 간단한 듯 보이지만 문제가 담고 있는 진의를 숙고하며 논리적으로 풀어가다 보면 재미난 수학문제를 만난 듯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문제 풀 수 있겠어>를 관심있게 읽어본다면 해당 퍼즐의 개발자와 역사를 접할 수 있어 퍼즐 자체 뿐 아니라 그와 연관된 역사도 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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