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어떤 책 추천목록을 보고 제목이 흥미로워서 고른 책. 책날개의 작가소개를 보니 이전에 읽었던 ‘도서실에 있어요‘의 작가다.그래서 그런지 왠지 두 책의 느낌이 비슷하다. 살짝 따땃하고 살짝 달달한데 마구 빠져들게 될 정도는 아닌? 제목을 잘 지은것도 두 책의 공통점.딱 달달한 코코아-절대 진한 핫초콜릿 음료가 아니다-정도의 느낌의 책. 그래도 그 정도의 온기와 달콤함이 반가울 때가 있으니 이 책도 그런의미에서 추천이 있었겠지 싶다.얇고 에피소드별로 나누어진 이야기는 각각의 이야기의 화자가 이전 에피소드에 등장한 인물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되는 전개. 제목에 요일이 들어가서 나머지 이야기도 요일이 타이틀로 붙는건가 했는데 요일이 아니라 색깔이다. 차라리 요일이면 좋았을걸 싶다. 영어로 쓰인 색깔명들과 이야기의 접점이 좀 모호하게 느껴진다.그래도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와 따뜻하게 인간을 바라보는시각이 바탕인듯한 작가이니 약간의 온기와 약간의 달콤함이 필요하면 기분전환을 위해 쉽게 붙잡고 읽어내리는 책으로는 적당할듯.
제목부터 소재까지 뭔가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떠오르게 한다. 서점과 그곳에 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주인장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가는 것이 그러하다. 다만 안타깝게도 휴남동 서점처럼 공감이나 울림을 주지는 못했다. 뭔가 각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가 진솔하다기 보다는 조금 더 예뻐보이도록, 책 소제에 걸맞도록 꾸며져서 풀어놓은 듯한 느낌? 악간 머렝쿠키를 먹는것 같은 느낌이다. 달달한데 금방 녹아져버려서 남는 여윤이 없는, 조금 허무한 달달함이랄까.책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에는 호의적이고 관심이 가는 편이라서 고르긴 했는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맨 뒤의 작가의 말이 차라리 제일 와닿고 공감가는 이야기였으니....아, 이 책의 또다른 좋았던 점- 이 책 속에 언급된 책들 중에 관심가는 책들을 찾을수 있다는 점
요즘 아마추어 피아니스트, 혹은 피아노를 즐기는 비전공자인 일반인들이 쓴 책들을 읽어보고 있다. 이 책을 우연히 피아노 치는 사람들의 추천리스트 독서목록에서 보자마자 ‘앗, 저 제목 나잖아!!!!??‘라는 생각에 얼른 구해 읽게 되었다.이 책은 50이 넘어서 40년만에 피아노를 다시 진지하게 쳐보기 시작한 일본인 여성의 이야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하나같이 내 얘기같아서 저자와 함께 울고웃는게 이런거구나를 느끼며 읽어내렸다.피아노를 치는 수준과 상관없이 진지하게 임하자면 매순간 한없이 어려움에 맞부딪히게 되는데 그때마다의 고뇌와 갈등, 이걸 때려쳐말아 하는 순간들,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않고 우직하게 피아노를 치고 있는건 그저 좋아서, 피아노 소리가 아름다워서, 그 훌륭한 곡들을 어쨋든 내 손으로 연주하고 있다는 기쁨 등등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나이들어 노안과 체력딸림과 늦게 시작한데서 오는 테크닉 부족, 힘을 잘못 쓰는데서 오는 통증 등등의 피아노 치기 모든 어려움들을 하나하나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극복해보고자 애쓰는 작가의 모습에 저절로 화이팅을 외치며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여기에도 (작가님보다 조금 어리지만) 동지가 있어요~~라는 응원과 함께.꼭 피아노가 아니더라도 성인이 된 이후의 취미가 생겼던 사람이라면 어느 부분이 되었건 한두군데서는 동질감을 찾을수 있을것 같다. 돈도 안나오고(오히려 갖다쓰며) 시간과 노력을 무진장 들여야 하는 이 진지한 취미 생활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픈 책이다. 그리고 책 자체로도 잘 읽히는 글이라 추천.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하기 보다는 매우 진지한 비전공생으로 피아노를 지극히 사랑하는 일인이 자신의 진심을 다해 그 대상인 피아노에 대해 풀어놓은 에세이라고 보는게 맞겠다. 애정하는 대상이 피아노가 되면 그 끝은 구도에 이르는것과 비슷할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여기 그걸 너무 잘 풀어서 책으로 엮어놓은 글을 만나서 반가웠다. 작가가 이공계 계열 전공이었는지 악보나 음악을 분석적으로 다뤄놓은 부분들도 있었는데 음악을 대할 때 한번도 그렇게까지 분석을 해본적이 없는 나로선 신기하기도 하고 감탄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똑같이 비전공생이지만 피아노에 꽤 진심인 사람으로써 같은 고민, 생각을 해 본 경험을 발견할 수 있어 공감과 반가움을 같이 느낄수 있었다. 그래, 이런 고민은 나만 하는건 아니었어 ~라는 안도감이랄까? 그런 느낌도 받을 수 있었고 ㅎㅎ매우 개인적으로 이 책에 자주 언급되어 있는 피아노 까페에 같이 속해있는지라 일부의 글들은 그곳을 통해 미리 본 느낌도 있고 무엇보다 저자의 연주를 감탄하며 감상했던 기억이 있어 특히나 더 반가운 책이었다.<아무튼 피아노>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이렇게 전공자가 아니지만 열정과 애정 모두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아마추어들이 이렇게 잘 쓰여진 글솜씨로 피아노에 대한 책을 내주어서 정말 반갑고 어줍잖은 내 심정도 반쯤은 공감을 얹어 표현할 수 있어서 고맙기도 하다.
추리소설인데 서점이 배경이고 그 서점이 고서적을 다루는 곳이란 설정에 읽게 된 책.장점은 술술 잘 읽힌다는 거고 단점은 과연 이런 잔인한 설정이 필요한 장치였을까 하는 의문. 묘사 자체가 엄청 하드코어하다던가 하진 않아서 읽는데는 지장없고 문장 자체도 깔끔한 편이라서 잘 읽히긴 하는데 뭔가 지나치게 양념이 된 음식같다. 전에 읽은 저주토끼 같은 경우는 좀더 고차원적인 호러 장르라면 이 책은 대놓고 직접적이라서 일차원적이랄까.재밌게 잘 읽긴 했는데 좋은 책이란 느낌까진 안든다. 다만 나처럼 소재에 끌리고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들춰봐도 나쁘진 않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