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간의 기자생활로 얻은 음식 문화에 대한 재미난 지식을 이 한 권에 가볍게 담았다.말 그대로 한 끼 상식인 셈.음식 묘사를 보며 갑자기 그 음식이 너무 땡기기도 했고, 별 의미 없이 먹었던 음식들에 담긴 역사를 알고 나니 감회가 새롭기도 했다.✔️귀여운 조랭이 떡국이 사실은 조선을 비틀어버리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어진 모양이었다니.✔️수제비, 옛날엔 가난한 서민음식이었는데 더 옛날엔 오히려 귀한 음식?✔️인천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자장면이 원래는 단맛 없이 짠 음식이었는데 중간에 춘장을 개발하며 지금의 맛이 되었다고.✔️뷔페의 시초는 해적들이 약탈한 음식을 널빤지에 거하게 늘어놓고 배터지게 즐기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에 역사를 더하니 또다른 신선한 즐거움이었다.
💬이 ‘이상한’ 시리즈는 어떻게 다 재밌는 거지?#이상한집 은 처음 보는 신박한 주제의 섬뜩함에 놀랐었고,#이상한그림 은 그림 속 숨겨진 반전에 놀랐었고,#이상한지도 는 내용이 한층 더 넓고 깊고 심오해졌는데 재미와 가독성은 여전히 뛰어나다.처음엔 무서운 폐촌과 요괴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될 줄 알았는데파면 팔수록 옛 여성들의 서글픈 역사가 드러나면서 사회부적응자였던 대학생 주인공이 한층 성장하는 모습까지 담은 완벽한 서사였다.이래서 역사,미스터리,청춘이 다 담긴 이야기라는 후기가 있었구나.다음 시리즈는 또 어떤 이상한 게 찾아올지, 몇 년이고 기다려봐야겠다.📖얼굴도 모르는 외할머니가 자살한 집.누구보다 현명하고 강인하셨던 분이 갑작스럽게 그런 선택을 한 이유를 홀로 찾던 중에 돌아가신 어머니.그리고 우연히 어머니가 조사하던 노트를 발견한 그녀의 아들 ‘구리하라’.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울음마저 마음 속 깊이 봉쇄했던 그가 어머니의 뒤를 이어 지도를 따라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추리에 추리를 거듭하다 마침내 도달한 진상은 코 끝 찡한 옛 여인들의 가여운 삶이었다.지도의 괴물 그림은 흉흉한 마물이 아닌, 단 하나의 구명줄이었던 것을.✂️스포 생략 ; 더 깊고 심오해진 ‘이상한’ 시리즈를 경험하고 싶다면 무조건 추천.
단순히 괴물의 탄생 배경이나 역사 같은 흥밋거리를 예상했건만,이 방대한 자료를 어떻게 한 권으로 다 정리했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고영양가(?) 서적이었다.아주아주 오랜 옛날, 이제 막 ‘인간’이란 존재가 짐승 위에 올라섰을 때부터 괴물의 역사는 시작된다.보이는 것이 전부였고, 성 관련 지식조차 없던 때라 자신들과 다른 생김새의 인간은 가차없이 ‘괴물’로 분류해버린다.지금이야 여러 모습의 인간이 있고 지식도 빠르게 찾아 습득할 수 있는 시대이며 세세한 병명들이 모두 구분되어 있지만, 그 옛날엔 여자가 기형아를 낳으면 임신 기간 중에 흉하게 생긴 것을 보거나 괴물이 나오는 그림책을 봐서라고 치부해버렸단다.백인 부부에게서 피부가 까만 아기가 나오면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흑인을 상상해서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이런 듣도보도 못했던 괴물의 탄생 역사를 당시의 그림이나 전단으로 보여주면서 설명해주니 흥미롭지 않을 수가!하지만 21세기인 지금도 ‘괴물 만들기’는 여전히 이름만 바꾸어 진행중이다.2020년 폴란드 대통령만 하더라도 성소수자는 사람이 아니라며 LGBT 없는 구역을 만들기도 했으니 말이다.태초의 인간은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모두 가지고 태어났다는 설부터 현대 AI에 이르기까지의 굵직한 역사들이 이 한 권에 모두 응축되어 있어 영양제 과다복용하는 느낌으로 완독했다.
오랜만에 흔치 않고 재미난 호러 단편집이었다!#사와무라이치 특유의 시뻘겋고 춥고 축축한 그 느낌이 단편에도 잘 나타나서, 여름 막바지에 꽤 재밌게 즐겼다.단편은 총 일곱 편으로 이어지지 않는 내용이라 끊어 읽기 좋았지만 다음 이야기가 또 궁금해져서 쉬지 않고 읽어버렸다.🚗 [고속 괴담]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각자가 괴담 하나씩을 이야기한다.그러던 중, 거짓말 같은 일이 눈 앞에 벌어지는데…🏚️ [피리 부는 집]개인적으로 가장 반전 있으면서도 현실적이어서 씁쓸했던 이야기.동네 어귀의 흉흉한 소문이 무성한 폐가에서 옛부터 아이들이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아이를 그 집으로 데려가는 어머니.🎭 [쿠쿠다의 가면]괴롭힘 당하던 청년이 가면을 쓰고 가해자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영화가 대박을 친 뒤, 사실 그 장면은 실제로 폭력을 가한 것이었다는 폭로에 이어 출연자가 하나 둘 차례로 살해당하는데…⛩️ [코우와 게이]신혼여행 중 우연히 들어간 산길에서 마주친 료칸 건물, 그리고 얼굴이 똑 닮은 쌍둥이 남매에게 차를 대접받은 뒤 기이한 일을 겪게 되는 신혼부부.🏫 [우라미 선생님]“그 소문 알아? 옛날에 학생들에게 바보취급 당하던 선생님이 바로 저기서 자살했다는 거야.”📕 [마른 우물의 목소리]분명 읽었으나 다시 찾아보면 없는 그런 이야기.읽는 순간 극심한 공포를 느꼈지만 막상 기억은 나지 않는 그런 이야기.🪆 [괴담 괴담]단순한 어린이 수련원 담력훈련 후기가 끔찍한 참사로 이어지고, 그들은 여전히 그 안에 갇혀 살고 있었다.
✍🏻“소설가에게는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독자가 생긴다고 믿는다.내게는 여러분이 바로 그렇다.”💬나의 은밀한(?) 취미는 폐가 구경하기.폐가 탐험하기라고는 말하지 않는 이유는 굳이 유명한 장소를 찾아다니려 애쓰지는 않기 때문.다만 여행 중에 폐가를 발견하면 들어가고 싶어서 가슴이 두근거린다.다 이주 나간 재개발 구역의 폐가들을 한밤중에 구경하며 힐링하는 사람으로써, 작가님에게 썩 잘 어울리는 독자라 생각된다.가장 즐겨보는 폐가체험 유튜버는 #남씨표류기 폐공장을 개조한 가장 무서웠던 카페는 #전북제사1970 (한겨울에 가야 폐공장 느낌 제대로다.)전국에 폐건물은 많지만 그걸 다시 살려서 관광상품으로 만든 케이스는 많지 않다.저자 역시 그 부분을 아쉽게 생각하다 이야기 속에서나마 실현시켜 본‘우리 동네 흉가 만들기 프로젝트’!📖관광객이 전무한 경기도의 한 외딴 마을. 젊은 사람 하나 없고 그나마 버섯으로 먹고 살았지만 그마저도 바이러스가 돌아 농사까지 망치고 만다.때마침 휴식을 취하고자 외할머니 댁에 와있던 청년 ‘세훈’은 어르신들 앞에서 묘안 한 가지를 제시한다.“우리 동네 흉가에 사연을 만들어서 퍼뜨리고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면 어떨까요?”옛날에 사람 다섯을 죽여 마당에 묻고 범행이 탄로나자 자살한 범인이 귀신이 되어서도 사람들에게 해코지하고 있다는 설정.글을 워낙 맛있게 써서인지 공포 유튜버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마을 사람들이 합심해 금세 공포 스팟으로 떠오르게 되는데…!귀신 흉내만 내려고 했을 뿐인 그 흉가에서 줄줄이 살인사건이 일어나며 이야기는 호러에서 현실공포로 바뀌어간다.#심야괴담회 에피소드 중 <뉴스엔 안 나오는 시골의 비밀>에서 제보자가 한 말이 생각났다.어느 마을에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는 법이라고.✏️뒤통수 얼얼한 반전이나 추리는 없었지만 오락용으로 가볍게 즐기기에 좋았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