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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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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처럼 지극히 짧고도 사소하지만 마음의 위로가 되는 잠언을 담고 있다.
특히, 부제인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이 눈에 들어왔다.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해서 불혹이라는데 너무 자주 흔들리고 있는 나 자신…

챕터 제목부터 위로의 말들로 쓰여져 있고
각 챕터들은 50개 남짓의 짧은 키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키워드들은 인간관계, 일, 연애 등 일상 속 고민들과 맞닿아 있다.

많은 고민들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나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기준을 충족시키려 할 때가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세상의 기준에 맞추려고 무리를 하다가 번아웃이 수시로 찾아왔다. 그런 순간은 지금도 매번 찾아온다. 그럴 때 펼쳐보면 좋은 말들.

1페이지마다 쓰여져 있는 잠언들은 매일 머릿 속을 맴도는 일상적인 고민들에 누군가로부터 듣고 싶은 말들처럼 느껴진다. 너무 강하게 밀어부쳐서 부담스럽게 하거나 너무 가벼워서 안일하게 보이지 않는 정도의 위로.

이 책에 담겨 있는 잠언들은 정신과 의사 토미가 환자의 상담과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것이다. 책 속 잠언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엄청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알고 있지만 불안, 분노, 지침 등의 부정적 감정들 때문에 잊고 있는 것들이다. 하루 짧은 시간을 내어 읽는 사소한 잠언들은 위로와 공감을 주었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틀리지 않았음을.

잠언들을 읽는 시간은 토미 선생님의 생각에 나는 어떠한가라고 반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토미 선생님 생각에 공감가는 말도 있고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면서.

토미 선생님의 잠언은 읽는 동안 편안함을 준다.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무리하지 않아도 되고
가끔은 뒹굴 거려도 된다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후루룩 읽어도 좋고
매일 아침 한 페이지씩 랜덤으로 펼쳐서 오늘의 잠언처럼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일상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지극히짧고도사소한인생잠언 #정신과의사토미 #토미시리즈 #잠언 #힐링 #힐링도서 #베스트셀러 #고민상담 #해결 #인간관계 #휴식 #인문학 #교양도서 #리텍콘텐츠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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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 기레기가 되기 싫은 기자들의 유튜브 실험
김기화 외 지음 / 넥서스BOOKS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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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댓읽기>의 매체 확장판인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이 출간되었다. 
공영방송 KBS의 이단아 김기화 기자가 엉뚱하고 용감라게 도전하고 실험한 뉴미디어 행보를 담고 있다. 
“기레기” - 언젠가부터 기자는 쓰레기가 되었다. 수없이 많은 헤드라인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기 힘든 요즘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이하 댓읽기)>은 대중들에게 아직 희망은 있다고 기자들 스스로 자기 반성과 비판을 도전하고 실행한 기자들의 이야기이다. 넘쳐나는 진짜와 가짜 기사들 사이에서 우리나라 대표 언론인 KBS 소속 기자들이 기사들을 다시 읽어보고 그 기사들에 달린 댓글들을 읽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유튜브를 시작한 것이다.
 스스로 노잼 언론이라고 일컫는 KBS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이런 실험을 시작한 것 자체로 인정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자기 반성 없이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느 순간부터는 공중파 뉴스보다는 다양한 포맷을 시도하는 종편 뉴스를 보고 있었던 듯 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지나가면서 <댓읽기> 채널을 본 적은 있지만 관심있게 보지는 않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여러 내외부 사정으로 인해 방송이 잠시 중단된 지금 다시 관심이 생겼다.
 <댓읽기>는 유튜브 채널 및 라디오 방송의 시작과 진행과정,방송에서는 다 알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담고 있다.
다양한 포맷의 컨텐츠가 쏟아지고 정해진 틀에 갇혀 있을 것만 같았던 뉴스들도 여러 매체를 통해 시청자들과 더 소통할 수 있는 형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러한 세태 속에서 기자들 스스로 한계와 문제점을 느끼고 아무리 공영방송이라고 하나 아무도 보지 않는 품격 있고 중립적인 태도를 고수하기 보다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자기 반성의 컨텐츠를 시작한 것이다.
 이 책에서 댓글이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댓글을 통해 방송 당시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대댓글을 통해 소통을 시도하고 열에 한둘이라도 진정성 있는 소통에 답하는 이들도 생겨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댓글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답했던 김기화 기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열정에 "KBS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시작했던 의심의 목소리는 점점 응원의 목소리로 변해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더불어 기자들이 자기 반성을 하듯, 그 기사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도 자기 반성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예전처럼 신문, TV에서 말해주는 대로 믿는 시대는 지났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언론과 미디어에서 초 단위로 쏟아 내는 기사들 속에서 나 스스로도 진실을 가려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야 무분별하게 떠다니는 뉴스를 진실인 듯 퍼나르거나 또 다른 거짓을 만들어내는 일이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책에 담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이 중단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더 나은 방송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은 재생목록에 있는 댓읽기 영상들을 라디오처럼 들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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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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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있는 그대로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던 시절,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버지니아 울프라는 작가에 대해서 어렴풋이는 알고 있지만 그녀의 작품들까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녀의 글을 사랑하는 박예진 북 큐레이터가 엮은 그녀의 13개의 작품 속 문장들을 통해서 그녀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보았다.

보라색의 표지에는 뭔지 모를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듯한 버지니아 울프의 옆 모습이 그려져 있다. 신비로운 이미지의 보라색이 심연의 얼굴을 더 깊게 만드는 듯 하다.
본문 앞에 그녀 삶의 흔적이 담긴 사진 몇 장을 볼 수 있다.
그녀의 사진, 자필소설, 작품화된 영화의 장면들..

책은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각 파트별로 각 3개의 작품 속 문장들을 발췌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버지니아의 일기와 유서가 실려 있다.

다양한 장면들로 채워진 그녀의 삶은 프롤로그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자살로 마감된다.
박예진 큐레이터는 그녀의 작품 보다는 비극적인 삶의 결말로 더 부각되었다는 점이 안타까움을 전하며 이 책을 시작한다. 난해할지도 모르는 그녀의 문장을 애써 이해하기 보다는 그녀의 생애를 바라보고 그 흐름에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나도 그저 문장을 따라 읽어가며 그녀의 깊은 생각을 얕게나마 들여다보고 싶었다.

각 파트별 장마다 그녀의 작품 제목과 책 속 발췌된 문장들이 영한문 병기되어 있다.
영어공부도 하고 책 속 문장도 읽고 일석이조! 영어문장들은 모르는 단어는 거의 없는데 뭔가 문장이 어렵다..
하지만 읽히는 대로 읽고 아래의 번역문을 읽으면 또 의미가 다르다.

Part1에서는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각이 담긴 글들이 많이 실려 있다.

“<자기만의 방>이라는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작으로, ~ 버지니아는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한 두 가지 조건으로 돈과 자기만의 방을 제시합니다. “

아직도 사회 어디선가에서는 남녀불평등의 문제가 존재하고 있고 역차별도 존재하고 있다. 여성이 있는 그대로의 실력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시대를 살던 버지니아 울프는 그에 대한 반감..이라고 할지 생각이 분명했고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나 역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은연 중에 겪었던 남녀차별에 대한 경험이 있기에 그녀가 그것에 대해서 왜 그리 강조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Part2 어떻게 살 것인가, 의식의 흐름에 몰입하다.
말 그대로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들이 이어져서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버지니아 울프라는 사람의 생각 속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의역문 말미에는 엮은이의 주석도 함께 달려 있는 문장도 있어서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내 문장 속 버지니아’라는 장이 있는데 자기만의 방식으로 의역하거나 필사하면서 그녀의 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그녀의 유서와 생애가 담겨 있다.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괴로운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녀가 우리 곁을 떠난지 수십년이 지나도 사람들이 왜 그토록 ‘버지니아 울프’라는 작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얘기하는지 어렴풋이 알 듯 하다.
박수진 북 큐레이터의 도움을 받아 읽어 간 그녀의 글은 솔직하고 깊게 느껴졌다.
속 깊은 내면의 문제에서부터 여성 차별 등의 사회문제까지 삶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그녀의 글은 여전히 많은 고뇌들로 가득차 있는 지금 세대에도 관통하는 듯 하다.
그녀의 작품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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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위한 마음 훈련 - 풍요와 번영을 부르는 12가지 사고방식
조이스 마터 지음, 정지인 옮김 / 김영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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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번영을 부르는 12가지 사고방식

재정 분야 심리치료사가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단순히 ‘부자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만 했지 부를 위한 마음을 가지려고 해 본 적이 있던가.
이 책의 저자인 조이스 마터는 재정 분야 심리치료사다. 정신건강 및 성공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고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얻은 부를 위한 사고방식을 이 책에 정리했다.
돈애 대한 문제를 생각할 때 순전히 행동에만 초첨을 맞춰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 감정과 동기 부여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책은 12가지 부를 부르는 사고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재정 마인드셋 개선 프로그램’
돈에 관한 사고방식을 개선라고 사고와 감정, 행동방식을 변화시킴으로써, 내가 나 자신을 방해하던 삶을 버리고 마땅히 누려야 할 성공을 이루는 것이다.
QR코드를 찍으면 다운 받을 수 있는 워크북은 책 속 12가지 사고방식 순서에 따라 책 속 질문들에 답을 해 나가면서 현재 내 상태를 점검하며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휠차트를 통해 시각적으로 내 상태를 체크해볼 수 있다.
한 번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닐짜별로 정기적으로 체크해 봄으로써 프로그램을 통한 변화를 지켜볼 수 있다. 각 항목만 보면 조금 어러운데 부연설명을 읽어 보면 이해하기 쉽다.
책에 메모 하는 것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별도로 워크북 파일을 제공받아서 아이패드에 넣어 직접 답을 써내려가니 생각을 정리하기 편하고 좋았다.

각 장은 저자와 상담실에서 상담을 받는 것 같은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치료세션에서 여러가지 질문에 답해봄에 따라 현재의 나를 돌아볼 수 있다. (워크북을 활용하면 더 편하다.)
각 주제에 맞는 섹션들과 그에 필요한 개략적인 시간이 적혀져 있다. 각 순서에는 내용에 맞는 저자의 경험담을 곁들여 있어서 공감을 통한 이해가 가능하다. 중간중간 마음에 와 닿는 격언들을 통해서 한숨 쉬어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각 장의 휠차트를 작성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각 장 주제의 세부 키워드로 체크해봄으로써 내용을 정리할 수도 있고
몇 주, 몇 달 뒤 다시 체크해보면 그동안의 변화를 체크해볼 수도 있어서 단순히 조언을 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천과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부를 위해서는 맹목적으로 돈을 추구하기 보다는
부를 이루기 위한 마음에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히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세뇌수준을 넘어서
객관적인 현실 파악부터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자기점검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한 번 읽은 것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읽고 나의 부를 위한 마음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풍요와 번영으로의 한 발자국을 내딛은 기분! 이제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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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 패러독스 - 여성폭력은 결국 남성의 문제다
잭슨 카츠 지음, 신동숙 옮김 / 갈마바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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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표지부터 강렬하다.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두 손.

절박함, 간절함, 긴박함..

익숙하지 않은 책 제목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마초 패러독스(Macho Paradox)

이에 대해서 책 서두에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남성성을 의미하는 스페인어인 마초의 긍정적, 부정적 의미와 패러독스라는 단어를 결합해서 이 책의 요점을 전달하고 있다. 대개의 남성들이 성차별주의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내기보다는 남자들의 무리에 밀려나지 않기 위해 여성을 폭력적으로 대하거나 침묵을 방관하는 현실과 자신의 강인함을 드러내기 위해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들은 '강한 남자'가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할 '환자'라고 말하고 있다. 


여성폭력은 결국 남성의 문제다

여자인 내 입장에서는 놀랍지도 않은 말이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나오는 성범죄 사건들을 보면 당연하지도 않은 일에는 분명한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의 저자가 남자라는 것이다. 대개는 이런 문제에 대해 열을 올리는 사람은 여자들이었다. 하지만, 정작 남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책 초반에 나왔던 질문에서 그 차이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여러분은 성폭행을 당하지 않기 위해 날마다 스스로를 지키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습니까?

남학생들은 농담인지 진담인지 헷갈려면서 당황해하면서, 심지어 웃음을 터뜨린다. 

반면, 여학생들은 너도나도 손을 번쩍 든다. 나 역시 생각해 보았다. 

'너무 밤늦게 다니지 않기', '어두운 골목은 되도록 가지 않기' ,'옷차림을 조심한다.', '오해삼을 행동은 삼간다.' 등등

그냥 무의식적으로 하던 행동들이었는데,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것들이 나 자신을 그런 위험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행동들이었던 것이다.  여러가지 사건 이후 여성안심귀가서비스 같은 공공서비스가 생겼지만, 실질적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미디어에서 나오는 입에 담기도 힘든 성범죄들이 꼭 뉴스에서만 나오라는 법은 없다. 대부분의 가해자는 남성이고, 피해자는 여성이다. 물론 요즘, 역차별이라는 것도 이슈가 되곤 하지만, 절대 다수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다. 그것은 과거부터 오랜시간 지속되어 오던 것이다. 그것이 바뀐지는 고작 한세기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내가 과거가 아닌 지금 태어난 것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여전히 성범죄는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 흉악함은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사건이 터질 때만 시끌시끌하고, 그에 대한 법적 제재는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면 부족하기 그지 없다.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피해자의 삶을 누가 보상할 것인가. 돈이든 뭐든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는 일이다. 대개 성범죄가 일어나면, 가해자의 잘못도 잘못이지만, 그런 위험에 본인을 노출한 피해자인 여성에게도 잘못이 있지 않냐는 일부 비판은 피해자에게 또 하나의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이러한 집단적인 인식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성폭력은 문화의 산물이며,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들의 문제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남성들이 이 문제에 대해 먼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여성들과 협력하여 미래 세대들이 우리와 같은 문제를 겪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TED 강연이 있어서 그것도 찾아봤는데, 매우 격앙된 어조로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전달하고 있다.


여자이지만, '페미니즘'은 나와는 먼 단어라고 생각했다.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페미니즘'은 좋은 어감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나도 세상이 만들어놓은 인식을 함께 하고 있었다. 책 속에서 나오는 '페미나치'라는 말은 이런 인식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자라고 해서 집이나 학교에서 차별받은 기억은 거의 없기에, 와닿지 않는 말이었다. 그러나, 내가 여자로서 사회에 나와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세상은 아직도 남성 위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스스로는부정하고 싶지만, 예기치 않은 순간 체감할 때가 있다. 

일할 때는 여자남자 할 것 없이 잃는 것 같다가도, 남자들의 무의식적인 말들에서 내가 여자임을 느낀다.

왜 남자들은 그런 발언들을 서슴치 않고, 이의를 제기하는 나에게 '너무 예민한 거 아냐?'라는 반문을 던질까? 그럴 때마다 화가 난다.  내가 지금 듣고 있는 말들과 대우는 당신의 딸이나 여동생 등 가까운 사람들 또한 사회에서 겪고 있거나, 곧 겪을 일들이라고 분명하게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나라는 개인 하나가 내 주변의 모든 남자들에게 이런 말들을 하고 설득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나만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여자'로 인식될 뿐이다. 

반대로, 성차별에 반대하는 남자들은 같은 남성들로부터 '게이'가 아니냐는 말들을 들을 수 있다. 그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정작 자신들은 이런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1%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이 피해자가 된다고 생각하면 어떤가. 이러한  사건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다소 무거운 주제였지만,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남자와 여자가 함께 마주해야 하고, 협력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여자이지만, 그릇된 시각에서 성범죄를 바라본적은 없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남녀 평등의 교육을 받고, 그런 문화 속에서 자라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내가 어렸을 땐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이 남아 있었고, '여자가.....해선 안된다. ' '여자는 ...행동해야 한다.' 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었고, 지금도 가끔 듣는다. 그러한 말들은 여자가 남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해야하는 행동들로 보인다. 이러한 교육과 문화는 성범죄의 위험을 더 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주장처럼 이런 생각들을 남자들과 공유하며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고, 나아가 남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뉴스에 나오는 그런 흉악한 사건들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여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본디 '마초'라는 말은 용기, 용맹, 명예, 정직, 긍지, 겸손, 책임 같은 품성을 겹비하고 남들의 존경을 받는 남자들을 일컬었다고 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마초'라는 말이 본래의 긍정적인 의미를 되찾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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