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교과 개념 기반 교육과정 설계하기 - IB 및 국가 교육과정 실현을 위한
로이스 래닝 지음, 김규대 외 옮김 / 학지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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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 교육은 콘셉트(concept) 중심의 학습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학문적 맥락에서 정확히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16년 동안 IB 학부모와 상담을 하면서도 콘셉트라는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도 IB의 콘셉트를 바탕으로 하는 ‘개념 기반 탐구 학습’이 점차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2022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교육과정 개정안에서는 ‘개념 기반’과 ‘탐구 기반’ 학습을 통해 학생의 역량과 주도성을 성장하게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 교육 현장에서 적용될 예정이기에,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더욱 필요해졌다.


🔖 《IB로 대학 가다》 272쪽. IB 교육의 커리큘럼은 콘셉트(concept)를 기반으로 학습활동을 진행한다. 콘셉트는 “디자인 콘셉트가 뭔가요?”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다. 그런데 정작 “그래서 콘셉트가 무슨 뜻인데?”라고 물으면 말문이 턱 하니 막혀 버린다. 대충 뭔지는 알 것 같은데, 막상 설명하려면 뭔지 모르게 되는 단어이다. <중략> 그래서 IB의 콘셉트는 사람들에게 공유된 어떤 생각에 대해서, 맥락과 관점을 잡아 주는 역할로 이해하면 편하다. <중략> 이처럼 IB 교육에서 콘셉트는 학문 간 경계를 넘어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큰 아이디어로, 학생들이 특정 주제를 다양한 맥락에서 탐구하도록 돕는 사고의 틀이다.


《언어 교과 개념 기반 교육과정 설계하기》는 문해력 및 개념 기반 교육과정 설계의 권위자인 미국인 Lois A. Lanning 교수가 저술한 책이다. 개념 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안내서이다. 저자가 교사, 교장, 교육 컨설턴트, 교육구 책임자 등을 거치며 축적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이 책은 대구교육대학교 국제교육(IB) 석사과정을 함께 공부한 초등교사 김규대, 김희정, 박진아가 공역하여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외국의 교육 이론서를 한국 교육 현장에 맞게 번역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세 명은 IB를 실제로 연구하고 적용하고 있는 교사이자, 한국 학교에서 교사들이 개념 기반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어려운 일을 해낸 것이다.


IB는 단순한 외국 교육 모델이 아니라, 한국 교육계가 점차 도입하고 있는 선진적인 학습 방법이다. 이제 2025년부터는 한국의 수많은 초중고 학교에서 언어 교사가 개념 기반 수업을 해야 하는데, 이를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는 교육이나 서적이 제대로 준비되지 못했다. 좋은 교육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을 받을 것이다. 교육과정이 바뀌고 학교의 수업이 바뀌면, 학원에서도 수업도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이 책은 현직 교사뿐만 아니라, 학원 관계자들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특히 언어 관련 수업을 담당하는 교육자라면, 이 책이 앞으로 수업 설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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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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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파친코

작가:이민진/신승미 옮김

출판사:인플루엔셜


이민진의 장편소설 <파친코>는 20세기 초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에 정착한 한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국근현대역사와 개인의 삶이 얽힌 이야기다. 이 소설은 단순히 개인의 일대기를 넘어, 일제강점기와 6.25 전후 일본 사회에서 살아온 한국인의 삶과 정체성을 보여준다. 특히, 소설은 가족과 공동체, 소외된 이들의 삶을 조명하면서도, 그 배경에 깔린 역사적 사실을 섬세하게 현실감있게 묘사했다. ‘파친코’라는 제목이 상징하듯, 이민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고난의 연속을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전달한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한국 민족들이 겪는 차별과 억압을 사실적으로 반영하며, 그들의 고난과 생존 의지를 입체적으로 묘사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한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제적·사회적 억압과 차별을 겪으며 살아간다.특히 주인공 선자와 그의 가족들은 일본 사회에서 힘겹게 살아가며 차별 속에서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 나간다. 이러한 고난과 시련은 선자의 가족이 했던 파친코 산업에 잘 드러난다. 일본 사회에서 한인들은 주류 산업에 참여하기 어려웠고, 파친코 산업이 한인들에게 유일한 생존 수단이었다.부정적인 일본 사회의 인식 때문에 소외된 이들이 겪는 내적 갈등을 생생하게 드러냈다.


소설은 선자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그의 자녀와 손자 세대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삶을 보여주며, 한 가정이 겪는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역사적 변화를 묘사한다. 선자의 아들 모자수와 손자 솔로몬이 살아가는 방식과 고민은 일본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한민족의 욕구를 잘 보여준다. 모자수의 성장 과정은 1940년대 전후 일본의 경제적 재건과 산업화의 영향을 잘 묘사한다. 그는 파친코 사업을 통해 부와 성공을 이루지만, 불안정한 지위와 차별을 감당해야 했다.소설 속 주인공 한인들은 일본에서 태어나고 일본인처럼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모국인 한국과도 멀어져 있는 처지에 놓여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선자의 손자 솔로몬은 학문적 성공과 사회적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된다. 솔로몬의 내적 갈등을 통해, 이민자들이 일본 사회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와 민족의 복잡한 문제임을 보여주며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공감하게 한다.


소설 속에서 선자의 가족이 처한 상황은 소외와 차별 속에서도 가족 구성원들은  이주민으로서의 약자들이 연대를 통해 사회적 고난을 이겨내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각기 다른 세대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일본 사회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역사적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가족 내 연대는 한인 공동체의 생존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데, 이것이 바로 약자들이 공동체 내에서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 이는 단순히 한 시대와 장소를 넘어, 전 세계의 소외된 이들이 겪는 보편적 문제를 성찰하게 하며, 타인의 고통과 생존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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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고민 없는 국내여행 - 사계절 즐기는 전국 여행 베스트 코스 올 가이드
김수진.정은주 지음 / 길벗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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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365일 고민없는 국내여행

작가:김수진, 정은주

출판사:길벗

 

오래 해외에 살다보니 솔직히 국내여행보다 해외 여행을 더 많이 가는 느낌이다. 아직 한국 여기저기 여행을 안 해본 곳이 너무 많다.앞으로는 한국에 살면 갈 곳이 너무 너무 많을 거 같다.나에게 딱 필요한 책을 출판사에서 보내줬다.이 책은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처음 펼친 느낌은 여행안내서보다는, 학상 시절의 사회과 부도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대한민국의 어느 한 군데도 빠뜨리지 않고, 여기저기 구석구석을 매우 꼼꼼하게 설명해 놓았기 때문이다. 나는 20년 가까이 싱가포르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매년 한 번씩 한국에 오면 마치 관광하러 오는 느낌도 든다. 올해 초에도 ‘IB교육학회’ 행사가 대구에서 개최되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대구로 먼 여행을 왔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구라는 도시에 와보니 신기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말투부터 다르니 조금 낯선 도시기도 했다. 학회 일정을 끝나고 시간에 여유가 생기니, 처음 와본 도시가 궁금해졌다. 오랫동안 대구에서 살아온 지인에게 안내를 부탁했는데, 대구에서 보거나 갈만한 곳은 딱히 없다며, 근처 먹자골목에서 잘 먹고 잘 쉬다 가면 된다고 했었다. 그래서 나는 책을 받자마자 대구를 펼쳐서 읽어봤다. 정말 지인의 말처럼 아무것도 없는 도시인가 살펴봤는데, 근대문화골목,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 대구 83타워, 팔공산 케이블카, 서문시장 야시장 등 관광지는 아니지만 방문해 보면 재미있을 장소가 수두룩이 적혀있었다. 이 많은 장소 중에 한 군데도 안내하지 못한 지인에게 이 책을 줘야 할 것 같았다.

 

책은 한국의 86개 도시에서 가볼 만한 930개의 여행지를 섬세하게 안내하는 내용이다. 최근에 나온 여행안내서라서 그런지, 책의 구성이 꽤 세심하고 젊다. 1년 365일을 재미있는 여행으로 채워주겠다는 작가의 생각이 전해진다. 또 단순히 여행코스를 안내하는 것에 끝나지 않고, 맛집이나 숨겨진 장소를 소개해서 특별한 스토리를 안내해준다. 개인적으로는 당일치기 코스로 여행지를 알려주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한국에 오면 당일치기 여행은 꼭 따라 해볼 생각이다. 내년부터 한국에서 대학교에 다니는 딸에게 책을 주면서, 외국 살면서 가보지 못한 한국의 이곳 저곳을 찾아보게 할 생각이다.


#365일고민없는국내여행 #여행 #여행코스 #여행지추천 #책소개 #서평 #독서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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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 - 세상 가장 작은 단위로 단숨에 읽는 6000년의 시간
쑨야페이 지음, 이신혜 옮김, 김봉중 감수 / 더퀘스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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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

저자: 쑨야페이

장르: 세계사

 

고고학에서 인류사는 인간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 시대적 구분을 한다. 인류는 석기시대를 지나, 구리와 주석을 조합해서 얻은 청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문명시대를 열게 된다. 책에서는 춘추전국시대를 언급하며 본격적인 전쟁의 시대를 열었다고 설명한다. 인류가 제철 기술을 발견하고 철로 무엇을 가장 많이 만들었을까? 역사적 유물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철제 무기들이다. 기원전 4세기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복 전쟁이 일어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고대와 중세 시대를 지나 근대시대 질산과 칼륨의 무기화합물인 화약으로 총이 만들어지고 인류는 또다시 새로운 전쟁의 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제2치 세계 대전의 종식을 알린 것은 일본의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이다. 원소기호 94번 플루토늄의 발견으로 만들어진 원자폭탄은 인류가 스스로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원자폭탄은 현재까진 거대한 전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류사를 전쟁으로 봤을 때, 새로운 원소나 무기화합물을 발견하고 전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책은 2024년 현재까지 공인된 118개의 원소 중에서 금, 구리, 규소, 탄소, 타이타늄이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바꿨는지 이야기한다. 구리의 전쟁판도, 규소의 유리, 탄소가 보여줄 미래, 타이타늄과 우주 등 지하철에 앉아서 읽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된다. 그중에서 나는 역시 1부의 ‘금’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금의 과학적 기술적 사용보다, 인간의 욕망에 이끌린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 좋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왜 사냐고 물으면 열이면 열 성공해서 행복하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시대에서 그럼 성공이란 무엇일까? 돈, 명예, 권력 이 3가지를 얻는 것이 성공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권력(힘)과 명예를 가진 사람은 미국 대통령일 것이다. 때마침 지금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는 치열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이 선거에서 이기려면 얼마나 많은 선거자금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서거를 치르려면 사무실도 있어야 하고, 일하는 사람의 월급도 줘야 하고, 방송 광고도 해야 하고, 전세기를 타고 돌아다니며 끝도 없이 돈이 들어간다.

 

결국 명예와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돈이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돈에 욕심 없다고 하더라도, 문명사회를 살아가려면 돈 없이 살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것이다. 당장 한국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금리’ 이 한마디에, 우리 밥상의 반찬은 달라지니 말이다. 5000년도 더 이전에 어떻게 인간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태양처럼 반짝이는 금에 매료되어 화폐와 귀금속을 쓰기 시작했을까 생각하면 참 신기하다. 다른 원소들이 문명의 기술이 관련됐다면, 금은 문명의 사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금에 의해 만들어진 자본주의가 금처럼 찬란하게 빛나기 위해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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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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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저자: 시메노 나기

장르: 일본소설

 

우리 몸은 자신이 의도하지 않아도 넘어져서 생긴 상처나 심지어 칼에 베인 상처도 치유의 과정이 발생한다. 상처의 피가 멈추면 진물이 나와서 세균감염에 대비하고 딱지가 생기면서 아물게 된다. 이 과정을 의학적으로 설명한다면 엄청난 일들이 수천억 세포들 사이에서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내 몸이지만,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이런 기적 같은 일들의 원리나 명령법을 모른다. 배가 고프면 먹는 게 자연스럽고, 눈꺼풀이 내려앉으면 잠들고, 배운 적도 없지만 매초 숨을 쉬는 행동을 하고 있다. 의식하지 못하지만, 생존에 꼭 필요한 것들이다.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잠자는 것으로 보낸다. 잠들고 깨기 전의 시간까지 포함한다면 거의 인생의 2분의 1이 침대와 관련될 것이다. 어떤 동물처럼 1~2시간 끊어서 자거나, 잠들지 않고 인생을 산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확하게 작동하는 원리나 이유를 모르지만, 인생의 절반을 손해 보더라도 잠들게 되어있다. 낮 동안 활동을 하면서 무수히 많은 생각을 한다. 이 생각에는 반드시 옳거나 기쁜 것만은 아니다. 고민이나 괴로운 것들도 있고, 때로는 선택하지 않아야 하는 잘못된 생각도 많을 것이다. 우리 뇌는 이러한 생각의 찌꺼기를 잠든 사이에 청소함으로써, 다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한다고 한다. 이렇게 인생의 절반이 낭비되는 것 같고, 사람의 활동이 멈추는 잠자는 행동이 자연스러운 치유의 과정이다. 21세기 어느 시점부터 우리 사회에 힐링이라는 말이 엄청나게 유행하고 번지기 시작했다. 우리 몸과 마음의 치유는 이처럼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인데,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러움이 사라지고, 마치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여 숨을 쉬어야 하는 것처럼 치유의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175쪽, “한번 쏟아낸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지 말고 만회를 하자. 솔직하게 ‘미안합니다’라고 말하자. 자신이 들어서 싫었던 말을,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쏟아낸 것에 대해 사과하자. 그렇게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다.”

 

이 소설은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의 후속작으로 힐링 소설이다. 힐링이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가? 몸과 마음이 낫는다는 것이다. 앞서 낫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알려주지 않아도 저절로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여기저기에서 힐링을 찾아 헤매고 있다. 눈꺼풀이 내려앉으면 잠이 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불면증을 겪으면 잠드는 것을 괴로워한다. 잠들기 위해 무수히 많은 방법을 찾아 헤맨다.


보통 사람이 철봉에 매달려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건강한 사람이라면 보통 1~2분 정도 매달릴 수는 있지만, 어느 순간 팔에 힘이 빠지면서 떨어져야 하는 게 정상이다. 우리 몸과 마음은 적당한 한계에 부딪히면 포기하거나 멈추는 게 정상인 것이다. 이런 것들은 몸의 고통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감정도 포함되는 것이다. 즉 잠들지 못한다는 것은 멈춤과 포기를 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가족, 직장, 사회의 여러 인간관계서 한계에 부딪히면 멈춰야 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현대인들은 이 멈춤이나 포기를 하지 못한다. 오랫동안 상사의 성추행으로 혼자 괴로워한 여군, 몇 달 동안 악성 민원에 괴로워한 공무원, 꿈의 직장이라는 교사가 되었지만 거절하지 못하고 과중한 업무와 학부모의 민원을 혼자 견딘 교사 이들은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인생을 이어가지 못했다. 


멈추지 못하고 과열된 우리 마음은 비정상적인 상태가 되어 극도의 불안과 우울로 삶을 마감하는 오류를 계산해내는 것은 아닐까? 이 소설은 자연스러운 멈춤이 무엇인지 느끼게 하고, 애초부터 가지고 있던 우리의 자연스러움을 떠올리게 한다. 쉬는 것과 감동하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소설이다. 소설 한 권 읽는 몇 시간이 인생의 낭비처럼 여겨진다면,  자연스러운 멈춤과 포기를 혐오하는 비정상적인 상태가 된 것은 아닐까? 삶에서 멈추고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필요한지 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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