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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목욕 알맹이 그림책 31
김신화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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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하늘에서 커피 알갱이가 떨어지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 눈처럼 송이송이 떨어지는 커피알갱이. 그윽한 향기, 쌉싸름한 커피향내를 즐겁게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본 적이 있다. <달콤한 목욕>의 귀여운 악동 같은 저자들도 사이다를 무척 사랑하고, 즐기는 듯하다.

잘 쓰고, 잘 그린 책을 읽으면 금새 저자들의 상상 속으로 빠져든다. 그리곤 책 속 주인공이 되어 생생하게 이야기 속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도 그러한 듯하다. 읽으면서 톡 쏘는 사이다의 탄산 기운과 맛이 느껴졌다. 뽀글뽀글 뿜어져 나오는 사이다 거품에 머리를 감을 때, 어땠을까? 상상하게 됐다. 사이다 기운이 남아 끈적끈적 거릴 때 그 느낌은 얼마나 끔찍했을까? 개들이 몸을 핥았을 때 얼마나 간지러웠을까? 사이다 목욕탕에서 신나게 목욕하는 모습에 함께 즐겁고, 신났다. 실실 웃음이 나왔다. 목욕 후 끈적거림을 상상하니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상큼하고 밝고, 깨끗한 사이다의 느낌을 잘 포착한 민트색의 그림책 첫 표지가 인상적이다.

사이다를 좋아해서 밥을 말아 먹는 사람 이야기를 어렸을 적 들어봤다. 하지만 사이다에 목욕을 하면 어떨까? 이런 발상은 해본 적이 없기에 더 신선하고, 재미있다.

전문 그림책 작가도 아니면서 이렇게 재미난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림책을 만들다니 탄성이 나왔다. 그것도 30대 중반의 6명이 함께 각각의 개성을 살리며, 조화롭게 만들어낸 것에 찬사를 보낸다. 그림도구는 고작 크레파스, 사인펜, 색연필, 연필이지만, 생생한 주인공들의 표정이 살아있어 그림에 더 빛이 나는 듯하다.

<달콤한 목욕의> 저자들이 <행복한 우산마을> 저자들 보다 10여년을 덜 살아서일까? 글의 주제나, 그림의 표현에 있어 더 상큼 발랄, 상쾌 유쾌 통쾌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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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우산마을 알맹이 그림책 32
김동현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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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 이후 어린이들 글쓰기 지도를 했다. 입에 풀칠을 하고 살아야 했기에 특별히 재주가 없던 나는 학교졸업과 함께 방문지도 교사를 하면서 어린이들과 친숙하게 됐다. 그 시절은 비교적 지금처럼 지식로봇과 같은 아이들을 찍어내지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공유한 그 동심을 글로 표현하고, 함께 기뻐했다. 어린 시절 받고 싶었던 그런 따뜻함을 어린이들에게 흘려보냈다. 벌이는 그리 신통치 않았고, 발품을 파는 피곤함이 있었다. 하지만 신나고 재미있었다. 4-5명이 함께 그룹으로 글쓰기 공부를 했다. 수업 10여분을 남겨두고 끝말잇기를 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 잇기를 했다. 어린이들은 끝말잇기를 좋아했다. 무슨 낱말을 말할 것인지, 다음에 나올 단어를 미리 예상하면서 생각을 해냈다. 짓궂은 녀석은 다음 낱말을 아예 이어가지 못하도록 사슴이라고 툭 내뱉아 더 이상 생각해 수 없게 게임을 끝내게도 했다. 이야기는 이야기 구조와 개연성과는 전혀 상관없었다. 시작한 어린이가 한 명의 주인공이 등장시키면 다음으로 넘겨받은 어린이가 어느새, 서너 명의 인물이 등장시켜 엉뚱한 이야기로 만들어버렸다. 공간도 서에 번쩍, 동에 번쩍 이동시켰다. 인물 성격도 착한 놈이 나쁜 놈 되고, 나쁜 놈이 착한 놈이 됐다. 이야기가 뒤죽박죽 엉키고, 설키게 돼버렸다. 어린이들은 그것을 더 재미있어 했다. 일정한 틀과 방식, 룰과 규칙을 제멋대로 벗어나 버리는 그 통쾌한 재미에 깔깔거리며 웃어댔다.

<행복한 우산 마을>을 읽으면서 어린이들과 함께한 그 순수한 동심의 순간을 다시 경험할 수 있었다. 40살이 훌쩍 넘은 여섯 명의 저자가 우산 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과 그림 또한 유치원생이나, 초등 1학년쯤 된 어린이들이 그린 것 같은 어설픈 그림들이 그러한 인상을 받게 했다. 어린 아이인척하며 그림을 그려낸 기성냄새가 나지 않고, 40살이 넘었다하지만 아직도 내면의 어린 아이가 생생하게 살아있어, 그 어린아이가 그린 거 같은 풋풋하고 신선한 느낌을 줬다. 게다가 그 어설픈 그림마다 그린이의 특색과 개성이 잘 묻어있어 보는 재미를 한층 높여줬다. 또 이야기 전개가 산으로 가지 않기 위해 무척 애쓴 부분이 보이기에 설핏한 웃음이 났다.

우산이 필요한 행주, 인섭, 복남, 혜숙, 지혜, 동현에 강아지 복실이가 우산을 전해준다. 다리가 불편한 행주는 을 때 우산이 필요하고, 복남이는 높은 곳에 집이 있기에 집을 내려오기 위해 우산이 필요하다. 국가대표 배드민턴 선수 혜숙이는 라켓으로 사용하기에 필요하다. 지혜는 바깥에 나오면 얼굴이 뜨거워져 우산이 필요하다. 유일하게 비디오 가게를 하는 동현이만 우산이 필요 없다. 그래서 복실이가 우산을 가져다주면 소리쳐 쫓아낸다. 어찌 보면 우산이 필요 없는 동현이가 악당처럼 비춰줄 수 있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인 강아지 복실이 시선에서는 자신의 도움을 거절하는 부정적인 인물이다. 그러니 이야기 전개상 동현이가 혼쭐이 나는 정도로 갈 수 있을 테다. 하지만 예상을 비켜간다. 오히려 복실이가 아파 부재한 사이 동현이가 많이 가지고 있는 우산을 다른 사람과 나눈다. 동현이네 함께 모이는 것이 잦아지자 사람들은 서로 더 가까워지고 함께 저녁밥을 해먹기까지 한다. 잔치가 이어지고 모두 행복감을 느낀다. 나쁜 놈이 착한 놈이 된다.

이 이야기의 끝은 마치 백석의 <개구리 한솥밥>과 같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은 개구리네서 소시랑게, 방아깨비, 쇠똥구리, 하늘소가 함께 한솥밥을 해먹는 것과 닮아있다. 강아지 복실이가 아픈 것이 오히려 화가 아닌 복이 됐다. 복실이는 힘들게 우산을 나르지 않아도 되고, 우산이 필요한 무엇인가가 결핍된 등장인물들은 함께 모이므로 외롭지 않게 됐다.

몸이 불편하든,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든 완전한 사람은 없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함께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마을을 이루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동현이처럼 우산이 필요없어 버럭 화를 내는 사람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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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높새바람 31
박서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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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상담 의학박사인 엘리트 아빠, 자식을 최고의 엘리트로 만들고자 프로젝트를 남발하는 엄마 밑에 찬오와 건오가 자라나고 있다. 찬오는 맏이고, 건오는 차남이다. 이 가정은 겉은 화려하고, 많은 이들의 부러움과 동경을 한 몸에 받는다. 찬오는 엄마의 훈장이다. 반에서 늘 1등이고, 올백을 받는 아이다. 반면 건오는 성적은 평균 80-90점 대로 엄마의 자랑스럽지 못한 아들이다. 자식을 철인 엘리트로 만들고자 하는 엄마에겐 눈 밖에 난 자식이다. 그런 건오는 일 등한 형만 데리고 나가 만찬을 즐기고 온 엄마 아빠한테 군소리 한 번 안 하는 천사표 아이다. 형 찬오가 온갖 영양가 음식을 섭식하고 있는 동안 동생 건오는 생컵라면을 끓여먹다 손가락을 데는 참변을 당하는데도 말이다. 부모의 뜻에 합한 자가 되기 위해 찬오는 올 백을 받기 위해 커닝을 마다하지 않기도 한다. 건오와 찬오는 생명줄인 부모 밑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모가 원하는 방식대로 훈련되어지고 양육되어진다. 일등이 될 수 없다는 좌절 의식 속에 건오가 부모 밑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천사표 아이가 되는 길 뿐이다. 찬오가 항상 일등이 되길 바라는 부모 밑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쉬는 시간에도 문제집을 풀어야 하고, 시험 시간 도중 모르는 문제는 거리낌 없이 커닝을 하는 아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두 아이 중 누가 더 이 세상에서 행복감을 누리며 살아갈까? ‘그래도 일등을 하는 녀석이 인정도 받고, 먹고 싶은 거, 갖고 싶은 거 가지며 뽀대나게 사는 거 아냐? 제대로 공부 못하는 녀석은 부모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열등감 속에서 패배주의에 빠져 힘겹게 살아가지 않을까?’ 라고 통념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부모의 훈장, 올백 일 등인 찬오에게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끕’ 소리를 내며, 고개를 흔드는 틱 장애를 앓다가 종국에는 거북이로 변신하게 된다. 일등만을 강요하는 압박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직 사람이길 포기하는 길밖에 없었기에 그러하다. 카프카의 변신에서 그레고리 잠자가 집안의 경제력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에 눌려 벌레로 변신한 동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작품 속에 동물로 변한 아이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 아이들은 모두 깨어진 가정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이다. 태어날 때 버려진 아이, 부모가 이혼할 때 서로 책임지기 싫어 서로 떠맡지 않으려고 했던 아이다. 동물로 변신으로 변신할 수 없었던 계기는 어른들에게 상처다. 이런 아이들은 한곳에 모여 서로를 사랑하며 돕는다. 그러므로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이들이 변한 동물의 세계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어른들은 들어올 수 없는 세계이다.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소중히 여기는 연약한 할머니만이 함께 한다. 여기서 할머니는 일반 사람이 아닌, 삼신할머니처럼 신비하게 보인다.

차남 건오는 성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엄마의 통제권 밖에 있다. 다행일까? 자연스레, 부모가 아닌 다른 대상과의 관계를 맺게 되고, 배려라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 빨리 체득하게 된다. 형에 대한 시기와 질투보다, 거북이가 된 형을 돕고, 아빠가 자기의 잘못한 행동을 건오에게 고해성사를 하듯 말하여도, 도리어 힘을 주고, 위로해 주는 등 너무나 일찍 어른이 된다. 건오가 그나마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땅의 수많은 찬오와 건오가 건강한 마음과 정신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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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있어요. 러시아 문학에 관심은 있지만, 읽는 것에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하답니다.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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