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의 심리학 - 지능과 감성이 남달라서 고통받는 아이
잔 시오파생 지음, 정미애 옮김 / 와이겔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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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영재의 심리학

 

 

  제목: 영재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현대 학교 문제 중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왕따 문제이다. 왕따는 한 집단이 특정 한 명을 집단으로 따돌리는 행위이다. 왕따의 대상이 바로 영재라고 칭할 수 있는 학생들이다. 물론 이것을 일반화 시키는 것은 무리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영재 심리학>에 따르면 영재 아동은 또래 집단과의 동일시가 그 누구보다 힘들다고 한다. 자신의 관심사를 다른 아이들과 공유하기 힘들고,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일이 다른 아이들에게 흥미 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p65-66 왕따의 대상이 되는 아이들은 다수 아이들과 다른 점을 가진 아이가 많다. 남다르게 똑똑한 모습을 보이거나, 공유되지 못한 정서를 갖거나 하고, 작은 자극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를 많은 아이들이 싫어하고 따돌리는 경우가 많다. 영재 아이들은 학교에 적응하기 어렵고, 학교 학습에도 지장을 받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남다른 사고 체계 때문이다. 영재 아이들은 남과 다른 사고 체계로 인하여 개별적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부적응할 수밖에 없는 학교 교육 체제 속에서 차별 받으며 살아간다. 결국에는 정서적인 병인 우울증에도 걸리며, 많은 심리적 장애를 겪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물론 다수의 영재 아이들은 손재주가 뛰어나고, 학교 학습에 뛰어난 학생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영재 아동들이 일반 학교교육 교습법에 의해 적응하지 못하여 생기는 여러 가지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영재라는 것은 남들보다 우월한 것이 아니라 지능의 형태가 다른 것이다.p286 하지만 이러한 영재에 대한 몰이해를 통해서 많은 영재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펼쳐보지 못하고 몰락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천재였던 김웅용 박사도 평범하게 살아가고(물론 천재와 영재는 다를 수도 같을 수도 있다), 또 어린 시절 신동으로 일컬었던 분들이 어려운 삶을 사는 것을 신문을 통해서 봐왔다. 이것은 다수에 의한 소수의 피해라 볼 수 있다. 영재들도 남과 다른 점을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그들의 남과 다른 점을 존중받아서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책은 영재 성장의 긍정적인 측면보다, 영재아동들의 부정적 측면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영재를 둔 부모의 시각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상당히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이 책을 읽으면서 유년 시절의 나의 모습을 많이 떠올렸다. 그 시절에는 영재에 대한 개념도, 연구도 이뤄지지 않은 시절이었다. 내가 영재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유년 시절 유별나게 호기심이 많고, 질문을 해대며, 남과 다른 사고를 했던 내가 그럴 가능성이 있었겠구나 생각했다. 정말 가기 싫었던 학교. 수업 시간마다 혼자만의 세계 속에 있었던 나, 이해되지 않아 질문하면 엉뚱한 거 묻는다고 윽박지른 어른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제대로 친구도 사귀지 못하고, 학교 다니기 힘들어하며, 어른들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끙끙 속 앓이 했던 나를 떠올리며 위로해준다.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사고방식, 다른 식으로 생각하는 나를 이해해주지 못했던 어른들. 나사 하나 빠진 아이로 생각하며 이상하게 보며 별명 지었던 어른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남과 다른 독특한 사고의 어린 아이를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며, 공부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마음을 꽁꽁 동여매며 인생을 다 산거처럼 살아가지 않았을 거 같다.

어른이 되어서 이런 책을 읽게 되어 조금은 슬프지만, 남과 다른 독특한 아이들을 만나면 그들을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고, 어린이들을 이해해주고 잘 이끌어 줄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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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두뇌 사용법 - 숨겨진 99% 진짜 나를 깨우는
박상곤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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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관성대로, 자기 틀대로 살아가는 안전망을 고집한다. 내 생각의 틀 안에 있으면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안전하고, 안락하다. 하지만 지루하고, 권태롭고 세월에 무쳐가는 듯 하다.

오랜 기간 동안의 축적된 가치, 신념, 지식 등은 하나의 사고 패턴을 형성하고 이러한 것들은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면서 새로운 것을 두렵게 만든다고 한다. p46

변화를 주자. 그렇다고 쾌락적 감각을 좇으며 완전한 일탈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욕망의 덫에 걸려 패가망신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안일한 생활은 갑갑하다. 그래, 약간 돈을 드려 신상 봄 원피스를 구입하자. 환절기에 맞는 산뜻한 음식으로 혀끝을 만족시키자. 하지만 그뿐이다. 패턴화 된 일상 안에서 살아가는 나는 좀처럼 새로워지지도, 변화되지도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이 있다. 바로 고정 관념, 생각의 관성을 깨면 된다. 생각의 관성을 바꾸면 나는 변화되고, 새로워진다. 그 첫걸음은 당연한 ‘현상이나 대상을 다르게 보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p58'

오늘도 걷기 운동을 한다. 어제도 했다. 그제도 했다. 어제와 같은 오후 3시다. 해가 뜨겁다. 물이 졸졸 흐르는 중랑천이다. 어제와 동일하게 시장에서 구입한 촌스런 빨간색 운동복을 입었다. 어제와 동일하게 아줌마와 함께 온 마르티스 개가 아무 곳에나 똥을 눈다. 이마가 찌뿌려 진다. 상황과 동일하다. 하지만 뇌가 혁신을 한다. 생각이 바뀌고, 관점이 바뀐다. ‘톰소여처럼 벌로 페인트칠을 하는 것을 재미있는 이벤트로 변화시키자.p65'

나는 지금 나일강 하구에 와있다. 파란 하늘빛을 그대로 담은 쪽빛 나일강이 피라미드를 끼고 흐른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에 빨간색 로인클로스를 입고 나는 서있다. 마르티스는 순간 나를 때울 낙타가 되고, 아줌마는 나를 돕는 시녀가 된다.

같은 상황이지만 생각의 변화에 의해 권태로운 일상이 재미있는 상상의 공간이 된다. 재미있는 상상놀이만으로도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준다. 이런 생각의 변화는 나를 어느새 창의성을 갖게 만든다. 창의성은 자신만의 독특함을 확보하게 한다.

그렇다면 낡은 사고의 틀을 과감하게 버리게 하는 방법들은 무엇일까? 바로 뇌의 기능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뇌의 기능을 극대화 하는 방법은 어려운 물리이론을 공부하고, 6차 방정식의 수학문제를 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책에서는 뇌의 기능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을 놀이를 통해서, 데이터 축적을 통한 의미를 도출하므로, 새로움을 시도하고, 긍정적인 말을 사용하고, 상상을 즐기고, 좋은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뇌 과학이라고 하면 무척 심오하고, 어려운 영역으로 인식되기 쉽다. 또, 자신의 생각의 관성을 바꾸는 것을 무척 어렵게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이 책은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했던 것은 고등학생 이후로 풀지 않았던 물리, 수학문제를 접하게 된 것이다. 또 텔레비전 퀴즈 프로그램에서 나올 법한 여러 문제들을 풀 수 있는 기회였다.

생각의 혁신, 새로운 생각, 창조성은 여러 영역을 통합하고, 사고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너무 방대한 영역에서 생각의 혁신을 찾고자 해서인지 챕터가 유기적으로 조직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인상을 받지 못해 조금은 아쉬웠다.

다시 뇌가 활성화를 위해, 기억력 개선, 혈행개선제를 찾아 먹기보단, 생각하는 것을 즐거워하고, 낡은 사고의 틀을 가감이 버리는 작업부터 다시 시작해야 겠다.

비싼 돈을 드려, 애써 노력하여 주변 환경을 변화 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단돈 14000원을 투자해 뇌의 변화를 시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변해야 환경도 변화된다. 새로운 생각의 힘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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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식탁
이병승 외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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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으로는 부족함 없는 풍요가운데 사는 청소년들. 배고픔과 빈곤이라는 것을 뼈 속 깊게 체험해보지 못한 그들. 하지만 그들은 보릿고개가 있었던 그 시절, 일본의 압제가 있었던 일제강점기를 지냈던 그 시절보다, 6.25를 겪고,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새마을운동을 해야만 했던 그 시절보다 더 불행하다. 불행하다고 단정 지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청소년 자살률 때문이다.

한국 경제발전의 위상이 드높아질수록 자살률은 계속 늘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면 할수록, 한국이 선진국화 되면서 사람은 행복해져야 하는데, 비관의 늪을 헤매며 한강 다리에서 다이빙을 하거나, 높은 아파트 건물에서 번지점프를 해댄다.

청소년들에게 그들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해주는 사람은 없다. 그들의 가치는 학교성적과 부모의 사회적 영향력에 의해 매겨질 뿐이다. 사회적 엘리트가 될성부를 나무만이 오직 가치로 인정될 뿐이다. 그 열외의 사람들은 살아있음에 대해 아무리 몸부림쳐대도 쓰레기고, 폐기처분되어야 하는 문제아일 뿐이다. 일류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사람도 아니다. 학교는 더 이상 서로를 존중해주는 공간이 아니다. 일류대학에 들어가려면,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은 모두 경쟁대상이다. 밀어내자. 밀어내자. 땅 끝으로 밀린 청소년들은 어디로 갈까? 땅 끝 다음은 한강다리고, 고층 아파트 옥상이다.

청소년들을 사랑하는 기성세대 입장에서 청소년들이 ‘자살’이라는 단어 자체를 몰랐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들이 밝은 마음으로 소망의 빛으로 이 세대를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더 이상 ‘자살’이란 단어는 청소년들에게 쉬쉬해야할 금기가 아니다. 너무도 친숙하게 바로 내 옆에서 비일비재로 일어나는 사건이 되어버렸다. 그냥 내버려뒀다가는 자살을 마치 컴퓨터 오락정도쯤으로 생각해 버리는 청소년들이 생겨날 거 같다. 이런 우려와 안타까움으로 <조용한 식탁>에 수록된 단편들이 묶여져 있다. <<조용한 식탁>>은 청소년 자살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자살을 부추기고, 죽음을 고통을 탈출구로 생각하게 만들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자살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유(학교 폭력, 왕따, 성적비관 등등)를 통렬하게 드러낸다. 또 청소년들의 아픔을 이해와 안타까운 심정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살 얼마나 큰 후회를 만드는지, 자살에 대한 경각심을 청소년들에게 심어주고자 하는 작가들의 따뜻한 시각이 담겨져 있다. 단편집 첫머리에 수록된 <조용한 식탁>은 문학적 완성도도 있으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신선하게 ‘자살’의 어리석음을 그려내고 있다. 또 블로그에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가 악성 댓글에 시달린 아이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 <네가 있는 그곳>이 인상적이다.

청소년들의 괴로움과 고통이 얼마나 큰지 이해한다. 하지만 위로만 받고 그 자리에 주저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의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게 해주는 그런 힘이 있는 작품들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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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또 봐! 단비어린이 그림책 8
바오동니 글, 황제 그림, 박영인 옮김 / 단비어린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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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로 다른 것들의 조화

 

 이 그림책을 처음 받아본 후 첫 느낌은‘참, 묘하다’이다. 중국 작가가 쓰고, 그린 그림책을 처음 봐서 그런 걸까? 일본작가 그림책은 많이 소개되어 읽어도 낯설지 않다. 중국작가의 그림책은 처음이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몇몇의 중국 작가의 그림책을 찾아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중국작가의 그림책들이 출간되어있었다. 하지만 <안녕, 또 봐!>처럼 묘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이 그림책의 묘하고, 낯선 그 느낌의 실체가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유치원 친구 시시가 말도 없이 이사를 간다. 주인공 ‘나’는 친구를 찾아 나선다. 안녕이란 인사도 하기 위해서, 두고 간 토끼 인형을 찾아주기 위해서. 거리를 헤매고 돌아온 '나'는 부모님의 위로를 받으며 잠을 잔다. 시시와 함께한 꿈에서 깬 ‘나’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친구의 집을 찾아 토끼인형을 전해준다.

 이 그림책 주인공 ‘나’는 이란 영화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만든 <내 친구의 집은 어딘가>의 주인공 아마드와 닮아있다. 친구의 숙제 공책까지 가지고 오자, 친구가 숙제를 못할 거 같은 안타까움에 친구를 찾아 나선 그 순수한 동심이 담겨져 있다.

 이 그림책의 묘함과 낯섦은 이야기가 아닌 그림에 있었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것들이 그림 안에 서로 어울려 있다.

 그림의 가장 큰 장점은 구도에 있다. 원근감을 잘 살린 그림은 눈을 시원하게 하고, 단조로운 글이 주는 평이함을 깼다. 그러면서 인물들은 평면적이고 단순화 시켜 나타냈다. 배경은 입체적인데, 인물은 평면적인 것이 서로 공존하여 낯섦을 연출했다.



 오리엔탈적인 신비한 문양과 서양의 의복이 서로 충돌하여 묘함을 드러냈다. 창, 문, 이불호청, 가구에 그려진 무늬는 독특하면서 아름다운의 동양의 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주인공들이 입고 있는 옷은 서구적인 청바지, 드레스로 표현했다. 동서양의 문화를 퓨전시킨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낡고, 오래된 건물을 통해서는 이 그림책의 시간적 배경이 1945년 어느 쯤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물과 캐릭터를 통해서는 현대적이라는 인상을 받게 한다. 옛스러움과 현대성이 공존하는 그림은 또 묘하고, 낯설고, 신선함을 자아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 근처에 있는 귀여운 토끼인형, 오리와 무당벌레 인형, 고양이와 개 모습은 귀엽고 앙증맞아 그림을 읽는 맛을 살리게 했다.

매일 먹는 밥처럼 생활동화그림책에 익숙한, 그러면서 그런 그림책에 물려있는 아이들에게 약간은 새롭게 다가올 이 그림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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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선물 -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필생의 가르침
에릭 시노웨이 & 메릴 미도우 지음, 김명철.유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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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한 지혜

나는 가끔 상상했다. 관 뚜껑이 닫혀질 때, 그때 내 표정이 어떠한지 그려봤다. 삽십 초반 때 숨이 막히 듯, 고통스럽게 이글어지고 아쉬움이 지배한 표정이었다. 죽음이 무섭고 끔찍했다. 삶에 집착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죽음을 무척 두려웠다. 그때,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 뒤, 정말 열심히 살았다.

또 고비가 왔다. 나이는 꺾어진 팔십, 부지런히 무엇인가를 좇고 열심히 노력한 시간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도 없고, 구체적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꿈. 저축해놓은 통장 잔고 액수는 점점 줄어들고, 계속 누수 되고 있는 듯한 마음, 메말라 가는 나의 영혼.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나는 성공한 자인가? 실패자인가? 계속 내가 목표한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 방향을 틀어야 하는가? 나이가 들면 이런 정신적인 고민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시름과 한숨. 헛산 것 같은 거머리처럼 달라붙는 허무감.

후회 없는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삶을 뒤돌아봤을 때, 관 뚜껑 닫힐 때 아쉬움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때 만난 하워드는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하워드는 어느 날 교정을 거닐다가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다시 깨어난 그는 병문안을 온 제자에게 ‘난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고, 인생에 후회란 없네.’라고 했다. 어떻게 사는 것이 후회없는 삶일까? 하워드에게 묻고 싶었다.

 

택배로 온 책에서 분칠하여 뽀송뽀송해진 아기의 냄새가 났다. 인쇄소에서 바로 나온 따끈따끈한 새 책에서만 나는 그 냄새가 이렇게 향기로울 수가! 두툼하면서 묵직한 책. 한 줄 한 줄 밑 줄 그어가면서 읽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 꼭 필요한 정신적 양식이 되었다.

“이봐, 에릭 후회란 건 인생이 기대에 어긋나거나 열심히 시도해 보지 못한 꿈이 남아 있을 때만 하는 거야. 헌데 난 내 뜻대로 삶을 살았고, 바라던 것보다 많은 일들을 이뤘잖아. 안 그래?” 본문 p15-16

죽음 앞에서도 후회 없이 산 자의 조언을 들어보기로 한다.

 


겉 페이지를 넘기고, 그 다음 페이지, 저자의 말 앞에 수록된 글귀. 한 문장 마다 잠언처럼 울림이 강했다. 울림이 가득한 문장들. 이런 표현은 누구나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표현 안에 담긴 그 큰 울림은 아무나 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어느 정도 인생의 굴곡과 삶의 여정을 겪지 않고서는 이런 자장력이 큰 문장은 쓰여질 수 없다는 것쯤은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느낄 수 있었다.

 

목차의 소제목들만 읽어도 인생의 키를 바로 잡을 거 같은, 정곡을 짚는 진단의 문장들이었다.

각 단원의 구성은 제자 에릭이 삶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문제를 하워들에게 질문한다. 그러면 하워드는 그가 삶을 통해 얻은 지혜와 통찰력으로 인생 문제에 조언을 해주고, 멘토링을 해준다. 마치 예수님이 제자들을 가르치신 것과 같이.


 

 

하워드는 걸려 넘어진 그 지점이 당신의 전환점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하워드는 또 전환점을 세 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적대적, 우호적, 중립적. 적대적인 전환점은 일반적으로 외부상황으로 오는 부정적인 상황이다. 좌절과 혼란에 빠뜨리게 하는 것이다. 우호적인 전환점은 새로운 가능성을 깨닫게 해주는 행운의 기회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환점은 기회의 덩어리이긴 하지만 오래 기다려주진 않아, 폭주기관차처럼 돌진해 왔다가 번개처럼 멀어진다는 것이다. 중립적인 전환점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지겨워지거나 현재의 삶이 불안해 질 때 나타난다고 하워드는 조언한다. 중요한 것은 전환점은 무엇인가를 바꿔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런 하워드의 조언을 통해 나의 현상황을 진단할 수 있었다.

 

하워드는 또 조언한다. 경제적인 부자로, 많은 이들에게 칭찬 듣는 자가, 명예를 얻은 자가 후회 없는 삶을 산 것이 아니라고. 보다 폭넓은 개인적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인생의 비전을 세우고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있다. 정말 위대한 말이다. 성공 지상주의, 업적 지상주의에 매몰되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빌게이츠는 하버드 졸업생 들 앞에서 컴퓨터 업게 혁명을 일으킨 사람 보다는 아프리카의 질병을 감소시키는데 작은 역할이나마 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다.

하워드의 조언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그래, 난 비록 많은 돈은 벌지 못했지만, 내가 남기고 싶은 유산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어. 내 삶은 돈이 목적이 아니었어. 그래, 그렇게 실패자는 아니야. 난 꿈을 이뤄가는 과정 중에 있을 뿐이야.'

 

또 기억에 남는 것은 롤모델에 대한 하워드의 정의이다.

“아니, 롤모델에 대한 정의를 다시 세워보잔 말이야. 내 생각에 롤모델이란 하나의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여러 이미지들의 합쳐진 가상의 친구가 아닐까 싶군. 먼저 ‘되고 싶은 나’의 전체 이미지를 떠올린 다음,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그 이미지를 구성하는 각각의 특성들을 모아 새롭게 만든 일종의 모자이크인 셈이지.” p223

여러 출판사에서는 성공한 인물들을 롤모델로 그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그들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자기 계발을 하고, 성공한 그들이 살아왔던 삶의 방식으로 변화시키려 노력한다. 하지만 하워드는 그런 롤모델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롤모델은 일종의 참고인이며,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이것은 나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로 사는 것이라는 것. 그러면서 여러 닮고 싶은 인물을 모자이크하여 창조적인 인물을 만들어내라고 말하고 있다.

하워드의 이런 조언을 통해 나는 약간의 절망감과 패배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 비록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결실은 없다. 하지만 내 인생의 여정 속에서 하워드의 지혜와 비슷한 생각으로 삶을 살아오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뻤다. 아직 내 삶은 진행형이고, 과정 중에 있기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관 뚜껑 닫혀질 때, 그 때의 내 얼굴을 그려본다. 흰머리로 해맑게 웃는 나의 얼굴이다. 하나님이 묻는다.

“너 이제 너 이 세상 떠나도 후회 없겠니?”

질문 하신다.

“네!”

라고 대답하는 얼굴이다.

 

그런 날을 기대하며 다시 허리띠를 동인다.

 

 

꿈을 이루며, 후회 없는 삶을 살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면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생의 방향을 찾지 못할 때, 삶의 문제가 있을 때 사람들은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거나, 미신적이거나 주술적인 것에 의지하는 속성이 있다. 인생의 문제가 있을 때, 용하다는 점쟁이 전화번호를 가르쳐주는 대신 이 책을 강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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