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의 선물 -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필생의 가르침
에릭 시노웨이 & 메릴 미도우 지음, 김명철.유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한 지혜

나는 가끔 상상했다. 관 뚜껑이 닫혀질 때, 그때 내 표정이 어떠한지 그려봤다. 삽십 초반 때 숨이 막히 듯, 고통스럽게 이글어지고 아쉬움이 지배한 표정이었다. 죽음이 무섭고 끔찍했다. 삶에 집착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죽음을 무척 두려웠다. 그때,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 뒤, 정말 열심히 살았다.

또 고비가 왔다. 나이는 꺾어진 팔십, 부지런히 무엇인가를 좇고 열심히 노력한 시간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도 없고, 구체적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꿈. 저축해놓은 통장 잔고 액수는 점점 줄어들고, 계속 누수 되고 있는 듯한 마음, 메말라 가는 나의 영혼.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나는 성공한 자인가? 실패자인가? 계속 내가 목표한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 방향을 틀어야 하는가? 나이가 들면 이런 정신적인 고민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시름과 한숨. 헛산 것 같은 거머리처럼 달라붙는 허무감.

후회 없는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삶을 뒤돌아봤을 때, 관 뚜껑 닫힐 때 아쉬움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때 만난 하워드는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하워드는 어느 날 교정을 거닐다가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다시 깨어난 그는 병문안을 온 제자에게 ‘난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고, 인생에 후회란 없네.’라고 했다. 어떻게 사는 것이 후회없는 삶일까? 하워드에게 묻고 싶었다.

 

택배로 온 책에서 분칠하여 뽀송뽀송해진 아기의 냄새가 났다. 인쇄소에서 바로 나온 따끈따끈한 새 책에서만 나는 그 냄새가 이렇게 향기로울 수가! 두툼하면서 묵직한 책. 한 줄 한 줄 밑 줄 그어가면서 읽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 꼭 필요한 정신적 양식이 되었다.

“이봐, 에릭 후회란 건 인생이 기대에 어긋나거나 열심히 시도해 보지 못한 꿈이 남아 있을 때만 하는 거야. 헌데 난 내 뜻대로 삶을 살았고, 바라던 것보다 많은 일들을 이뤘잖아. 안 그래?” 본문 p15-16

죽음 앞에서도 후회 없이 산 자의 조언을 들어보기로 한다.

 


겉 페이지를 넘기고, 그 다음 페이지, 저자의 말 앞에 수록된 글귀. 한 문장 마다 잠언처럼 울림이 강했다. 울림이 가득한 문장들. 이런 표현은 누구나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표현 안에 담긴 그 큰 울림은 아무나 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어느 정도 인생의 굴곡과 삶의 여정을 겪지 않고서는 이런 자장력이 큰 문장은 쓰여질 수 없다는 것쯤은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느낄 수 있었다.

 

목차의 소제목들만 읽어도 인생의 키를 바로 잡을 거 같은, 정곡을 짚는 진단의 문장들이었다.

각 단원의 구성은 제자 에릭이 삶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문제를 하워들에게 질문한다. 그러면 하워드는 그가 삶을 통해 얻은 지혜와 통찰력으로 인생 문제에 조언을 해주고, 멘토링을 해준다. 마치 예수님이 제자들을 가르치신 것과 같이.


 

 

하워드는 걸려 넘어진 그 지점이 당신의 전환점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하워드는 또 전환점을 세 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적대적, 우호적, 중립적. 적대적인 전환점은 일반적으로 외부상황으로 오는 부정적인 상황이다. 좌절과 혼란에 빠뜨리게 하는 것이다. 우호적인 전환점은 새로운 가능성을 깨닫게 해주는 행운의 기회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환점은 기회의 덩어리이긴 하지만 오래 기다려주진 않아, 폭주기관차처럼 돌진해 왔다가 번개처럼 멀어진다는 것이다. 중립적인 전환점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지겨워지거나 현재의 삶이 불안해 질 때 나타난다고 하워드는 조언한다. 중요한 것은 전환점은 무엇인가를 바꿔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런 하워드의 조언을 통해 나의 현상황을 진단할 수 있었다.

 

하워드는 또 조언한다. 경제적인 부자로, 많은 이들에게 칭찬 듣는 자가, 명예를 얻은 자가 후회 없는 삶을 산 것이 아니라고. 보다 폭넓은 개인적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인생의 비전을 세우고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있다. 정말 위대한 말이다. 성공 지상주의, 업적 지상주의에 매몰되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빌게이츠는 하버드 졸업생 들 앞에서 컴퓨터 업게 혁명을 일으킨 사람 보다는 아프리카의 질병을 감소시키는데 작은 역할이나마 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다.

하워드의 조언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그래, 난 비록 많은 돈은 벌지 못했지만, 내가 남기고 싶은 유산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어. 내 삶은 돈이 목적이 아니었어. 그래, 그렇게 실패자는 아니야. 난 꿈을 이뤄가는 과정 중에 있을 뿐이야.'

 

또 기억에 남는 것은 롤모델에 대한 하워드의 정의이다.

“아니, 롤모델에 대한 정의를 다시 세워보잔 말이야. 내 생각에 롤모델이란 하나의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여러 이미지들의 합쳐진 가상의 친구가 아닐까 싶군. 먼저 ‘되고 싶은 나’의 전체 이미지를 떠올린 다음,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그 이미지를 구성하는 각각의 특성들을 모아 새롭게 만든 일종의 모자이크인 셈이지.” p223

여러 출판사에서는 성공한 인물들을 롤모델로 그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그들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자기 계발을 하고, 성공한 그들이 살아왔던 삶의 방식으로 변화시키려 노력한다. 하지만 하워드는 그런 롤모델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롤모델은 일종의 참고인이며,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이것은 나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로 사는 것이라는 것. 그러면서 여러 닮고 싶은 인물을 모자이크하여 창조적인 인물을 만들어내라고 말하고 있다.

하워드의 이런 조언을 통해 나는 약간의 절망감과 패배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 비록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결실은 없다. 하지만 내 인생의 여정 속에서 하워드의 지혜와 비슷한 생각으로 삶을 살아오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뻤다. 아직 내 삶은 진행형이고, 과정 중에 있기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관 뚜껑 닫혀질 때, 그 때의 내 얼굴을 그려본다. 흰머리로 해맑게 웃는 나의 얼굴이다. 하나님이 묻는다.

“너 이제 너 이 세상 떠나도 후회 없겠니?”

질문 하신다.

“네!”

라고 대답하는 얼굴이다.

 

그런 날을 기대하며 다시 허리띠를 동인다.

 

 

꿈을 이루며, 후회 없는 삶을 살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면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생의 방향을 찾지 못할 때, 삶의 문제가 있을 때 사람들은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거나, 미신적이거나 주술적인 것에 의지하는 속성이 있다. 인생의 문제가 있을 때, 용하다는 점쟁이 전화번호를 가르쳐주는 대신 이 책을 강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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