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또 봐! 단비어린이 그림책 8
바오동니 글, 황제 그림, 박영인 옮김 / 단비어린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 서로 다른 것들의 조화

 

 이 그림책을 처음 받아본 후 첫 느낌은‘참, 묘하다’이다. 중국 작가가 쓰고, 그린 그림책을 처음 봐서 그런 걸까? 일본작가 그림책은 많이 소개되어 읽어도 낯설지 않다. 중국작가의 그림책은 처음이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몇몇의 중국 작가의 그림책을 찾아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중국작가의 그림책들이 출간되어있었다. 하지만 <안녕, 또 봐!>처럼 묘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이 그림책의 묘하고, 낯선 그 느낌의 실체가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유치원 친구 시시가 말도 없이 이사를 간다. 주인공 ‘나’는 친구를 찾아 나선다. 안녕이란 인사도 하기 위해서, 두고 간 토끼 인형을 찾아주기 위해서. 거리를 헤매고 돌아온 '나'는 부모님의 위로를 받으며 잠을 잔다. 시시와 함께한 꿈에서 깬 ‘나’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친구의 집을 찾아 토끼인형을 전해준다.

 이 그림책 주인공 ‘나’는 이란 영화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만든 <내 친구의 집은 어딘가>의 주인공 아마드와 닮아있다. 친구의 숙제 공책까지 가지고 오자, 친구가 숙제를 못할 거 같은 안타까움에 친구를 찾아 나선 그 순수한 동심이 담겨져 있다.

 이 그림책의 묘함과 낯섦은 이야기가 아닌 그림에 있었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것들이 그림 안에 서로 어울려 있다.

 그림의 가장 큰 장점은 구도에 있다. 원근감을 잘 살린 그림은 눈을 시원하게 하고, 단조로운 글이 주는 평이함을 깼다. 그러면서 인물들은 평면적이고 단순화 시켜 나타냈다. 배경은 입체적인데, 인물은 평면적인 것이 서로 공존하여 낯섦을 연출했다.



 오리엔탈적인 신비한 문양과 서양의 의복이 서로 충돌하여 묘함을 드러냈다. 창, 문, 이불호청, 가구에 그려진 무늬는 독특하면서 아름다운의 동양의 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주인공들이 입고 있는 옷은 서구적인 청바지, 드레스로 표현했다. 동서양의 문화를 퓨전시킨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낡고, 오래된 건물을 통해서는 이 그림책의 시간적 배경이 1945년 어느 쯤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물과 캐릭터를 통해서는 현대적이라는 인상을 받게 한다. 옛스러움과 현대성이 공존하는 그림은 또 묘하고, 낯설고, 신선함을 자아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 근처에 있는 귀여운 토끼인형, 오리와 무당벌레 인형, 고양이와 개 모습은 귀엽고 앙증맞아 그림을 읽는 맛을 살리게 했다.

매일 먹는 밥처럼 생활동화그림책에 익숙한, 그러면서 그런 그림책에 물려있는 아이들에게 약간은 새롭게 다가올 이 그림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