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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도 풍경은 있다 - 길에서 만난 인문학, 생각을 보다
김정희 지음 / 북씽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은 수백 년 전에도, 수천년 전에도 누군가 걸었던 길이고 앞으로도 누군가 걸어가야 할 길이다. 비록 흙길이 포장된 길로 바뀌었고 옛사람의 자취는 사라지고 없으나 길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p.7)
'돌아가는 길에도 풍경은 있다' 는 책의 서문 "길을 들어서며"에 나오는 글이다. 이 책의 모든것을 표현해주는 문장인듯하다.
최근 2~3년정도 쉬면서 곳곳을 참 많이 다녔던 것 같다. 강원도, 동해, 대관령, 부산, 제주도까지. 그동안 못간 여행을 보상이라도 받듯이 열심히 다녔다. 카메라는 없어도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사진도 찍었지만 집으로 돌아와 보면 참 허무하기 짝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 다녀왔는데, 왜 남는것이 없었을까?
이 책을 읽다보니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그냥 그 길을 다니기만 했다.
집앞의 북한산을 오르면서도, 새검정을 지나면서도 그저 길만 뚜벅뚜벅 걸어가며 도대체 왜 이 길을 걸으며 다들 좋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몰랐다.
표지판이라고 몇개가 있긴 있었지만 그곳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려주지 못했기에 그저 이름의 '유래'정도만 알려주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내 주변에도 참 재밌고 흥겨운 이야기거리가 많은데...
여행갈때면 꼭 잊지 않는 유명관광지지도. 그곳에는 왜 이런 내용이 없을까?
몇달전 다녀왔던 제주도의 모습도 내 눈에는 바다와 육지뿐이었는데.... 그 이유가 혹시 관광안내지도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경희궁을 들렀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궁을 몇번 보았지만 사실 별로 볼거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궁을 돌아보면서 참 많은 이야기거리가 있다는 생각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수 있었다.
이 책이 바로 '해설사'와 같은 느낌이다. 곳곳에 숨어있는 즐거운 이야기들을 '시'와 '글', 중간 중간 숨어있는 사진들로 참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았던 역사적 이야기들을 '시'와 함께 읽게 되니 그 의미가 더욱 가슴깊이 다가오는 듯하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다시 '봄'으로 돌아와 마치 봄에서 봄으로 한바퀴 돌아 집으로 돌아오는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다 돌아볼수도 없는 정말 풍경과 이야기가 있는 수많은 곳들을 마치 1년, 4계절에 다 돌아본 것 같은 느낌이다.
책을 읽는 누구나가 예전의 그곳, 의미없이 다녔던 그곳을 저자가 보여주는 그 눈으로 다시 그곳을 방문해 보고 싶고, 더 자세히 그곳을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그런책. 여행갈때 지도보다, 맛집 정보보다 더 가져가고 싶은 그런책이다.
이번주말엔 이 책을 들고 어디든 떠나보고 싶다.
"나는 움직이는 몽상가이다. 사람들은 창문으로, 또는 책이나 텔레비젼으로, 또는 인터넷으로 세상과 만난다. ---그러나 나의 것은 더 역동적이다. 때로는 품위있고, 때로는 게으르지만,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로 활기에 차있다. 나는 사물을 추론하고, 간접적으로 알거나, 다른 사람이 나에게말해준 것을 가지고 상상하여 재구성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나는 보러간다. 가능하다면, 만지러 간다. 나의 두 발이라는 운송수단을 빌어서"(p.249)

"나는 움직이는 몽상가이다. 사람들은 창문으로, 또는 책이나 텔레비젼으로, 또는 인터넷으로 세상과 만난다. ---그러나 나의 것은 더 역동적이다. 때로는 품위있고, 때로는 게으르지만,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로 활기에 차있다. 나는 사물을 추론하고, 간접적으로 알거나, 다른 사람이 나에게말해준 것을 가지고 상상하여 재구성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나는 보러간다. 가능하다면, 만지러 간다. 나의 두 발이라는 운송수단을 빌어서"(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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