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 1919, 1949, 1989
백영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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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때 서양철학을 공부하다 중국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동양철학으로 박사졸업을 했다. 특히, 1949

중화인민공화국 성립과정에서의 중국역사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196688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 지도부의 개혁 정책을 견제함과 동시에 잃어버린 자신의

권력을 되찾기 위한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1인으로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전과 이후의 중국

역사가 오늘날 중국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연구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보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 가지 사건1919년의 54운동과 1949년의 중화인민공화국 성립과 1989년의 톈안먼 운동이라는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오늘날 중국을 개괄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중국현대사 연구자이자이신 백영서 교수님의 중국현대사 연구를 중간 결산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100년의 변혁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의 이중과제

저자는 중국공산당은 계속 집권할 수 있을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라는,

중국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두 가지 주요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중국의 100년의 역사를 ‘100년의 변혁이라는 시각에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1919년을 신청년과 각계민중연합의 시대, 1949년을 당과 인민의 시대, 1989년을 군중자치의 순간

으로 파악한다.

이 세 가지 사건을 이어주는 표면의 서사는 톈안먼의 상징성(공론장)으로 톈안먼집회는 중국의 ()의 결집과 자치의 경험의 영욕을 상징하는 역사적 공공역으로 이 책을 가로지르는 기본

주제이다.

191954기를 거치면서 운동이란 신조어가 탄생하고 신청년, 새로운 민주주의 실험운동의 주체로 그들이 톈안먼에서 형성한 저항의 의례는 중앙정부의 정당성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의를 대변하는 관행 혹은 운동으로서 정당성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1차대전으로 노출된 유럽문명과 자본주의 경제의 위기에 더해 신해혁명의 굴절, 곧 공화(혁명)의 위기도 중첩해서 경험했기에 낡은 정치, 심지어 국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이는

개인과 국가의 이분법을 넘어 민주적 집단주체가 사회를 발견

하고 개조하는 길이자, ‘세계적 공리를 실천하는 길이기도 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은 54기 이래 이어져온 이중과제 수행의 연장에서 공산당이 그 중심이 되어 국가운영을 책임지되 성공한 신민주주의사회의 새로움에 있다. 인민이 반혁명세력을 배제한 혁명계급연합의 사회로 일부 국민이 배제되었지만 국가의 권한 및 정통성을 재고하는 일에 성과를 올린 것이었다.

단지 54운동과 톈안먼민주운동과 확연히 다른 특성은 농민의

참여다.

 

1989년 톈안먼은 다시 저항의 장소로 청년, 학생, 지식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개혁, 개방에 대한 욕구 상승과 중국혁명과

사회주의적 과거로부터의 사회주의적 민주에 대한 이중층

적 가치 구현을 위한 저항운동이었다. 신자유주의 확산에 대응한 사회주의 몰락과 개혁과 개방 이후 중국 국내 차원의 변화가

중첩된 결과이다.

톈안먼은 하늘의 명을 받아 나라와 백성을 평안히 다스린다.”는 오랜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은 개인이 하늘을

본받아 혁명적으로 각성하고 실천하는 민주적 집단 주체성으로 덕치(德治), 정치(政治), 도치(道治)가 어우러진 한층 더 확충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나아가야함을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전문적인 중국사 연구 성과와 담론을 담고 있지만,

교양 독자층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중국의 역사를

개관함에 있어 전문적 지식의 이해와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나 각 사건을 다룸에 있어 주요 쟁점의 심화와 동아시아사로의 확대를 꾀함으로써 단계별 이해에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제대로 알지 못했고 왜곡되었던 오늘날 중국의 모습을 바르게 이해하는데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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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력 - 자주 말문이 막히는 당신에게
이도영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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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고단할 때 나는 책을 읽는다.

책을 읽고 있으면 고단했던 마음이 스르르 눈처럼 녹아내리며

다시 일상으로 갈 수 있는 에너지가 충전된다.

 

 

2월의 바쁜 스케줄 속에 몰입해서 읽은 책이다.

이도영 작가님의 '언어력'이란 책인데, 언어의 표현이 가져다

주는 결과와 반응에 대해 정말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딱딱할 수 있는 책을 이렇게 재미있게 독자에게 전달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새삼 글쓰는 이의 사명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은

순간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어의 어마무시한 ''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일상해서 간과했던 많은 언어의 사용에 얼마나 많은

 헛점이 있었나를 새삼 반성하게 한다.

국어를 잘한다 !!

 

이는 곧 '언어'에 대한 고민으로 부터 시작되었다는 작가의

초입부를 거치며~

'언어 능력''언어 수행'의 상호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또한, 이러한 범주속에 내포된 언어 사용을 개인 활동과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타인지향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 결과가 가져다 주는 엄청난 파급 효과와도 마주하게 된다

언어 없이 사고를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언어로 하는 특정 행위(언행)에 있어 언행적 목적과 관계적

목적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자의로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언행적 목적은 달성 했지만 관계적 목적에는 얼마나 많이

서툴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언어사용에 있어서도 얼마나 신중해야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일상생활에서는 음성 언어 모드로, 공적인 상황이나 학문에

정진할 때는 문자 언어 모드로 전환해 분석적 사고를

불러내면서 우리의 언어력을 증진 시켜야 한다.

언어를 통한 좋은 비유는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혀주며

우리의 앎과 경험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언어 사용의 표현을 통해 남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게도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관점을 지지하느냐가 아니라 여러 관점을

두루 살피며 나의 관점을 수정 보완하고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특정한 맥락 속에서 언어가 우리의 생각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며, 언어 사용의 성립 조건이나 상황 및 특정

표현이 어떤 조건에서 그 의미가 정당화되는지도 잘 따져

보아야한다.

언어력은 생각의 확장, 개념의 확장을 가져다 준다.

무엇이든 제대로 알고 말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으며 ~

고단한 마음을 다스리고져 읽은 책인데 생각의 확장을

가져다 준다.

언어의 힘 !

세상에 이 ''을 앞서가는 무엇이 있을까? 하고 잠시

생각해 본다.

융합, 창의 ! 언어에도 이런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을 살리고, 죽이고 언어에는 그러한 만큼의 힘이

있다는 것도~

글쓰기에 대한 기본법을 새롭게 세팅한다.

세상의 프레임을 깨고 나가는 방식을 알려준 책이다.

중국 송나라 문인 구양수가 말한

三多 , 다독(多讀),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

중요성을 일깨워 준 책이다.

옛 성인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다는 것을 새삼 가슴에

새긴 날이다.

언어 재료의 절묘한 결합으로 멋진 표현을 할 수 있는

나의 문장을 기대한다.

#부드러운독재자 #통영시 #경희음악학원 #도서 #창비 #창작과비평 #이도영 #언어력 #이도영언어력 #독서모임 #협찬도서 ##글쓰기

#도서추천 #좋은국어책 #독서스타그램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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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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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뫼 작가님의 소설은 웬만히 책을 읽는 사람들도 책의 난해함에 고개를 젓는다고 하는데 나 역시도 처음에는.......

이 책은 총 8편의 단편소설로 되어있다. 작가님의 독특한 문체로

집중하지 않으면 한 페이지를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난 완전히 몰입해서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웬걸, 난 이 책의 3번째 소설 농구하는 사람을 읽을 때부터는 작가님의 문체에 중독이 되어 책을 놓칠 못했다.

가끔은 책을 읽는 동안 박솔뫼 작가님의 문체를 따라서 현실과 상상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그것들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책속 이야기의 공통점은 주인공들이 모두 다른 사람의 집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 친구의 집, 또는 부산의 어느 호텔, 친구

지인의 집 등....... 다른 사람의 집에 머문다는 것은 끝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불안과 함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작가는 우리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바로 다른 사람의 집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언어와 맺는 관계와 관련이 있다. “언어는 존재의 집으로

존재는 언어라는 낯선 집에서 소유권 없이 살아가야 하며 다른 사람의 집을 통해 공간이라는 역사성을 함축하며, 이 역사적이고 구조적인

불안은 존재론적 불안 그 자체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의 사람들에서는 친구들과 숲에 가기로 했으나 그들은 숲을

가지 않았다. 화자는 숲에 간 상황을 여러 가지 상상으로 그려내고 있지만 사실은 아무도 숲엘 가지 않았다. ‘농구하는 사람에서는

광장이란 공과 우리가 손에 쥐고 던질 수 있는 작은 야구공

맞딱뜨릴 수 있는 연결이란 형식으로 모든 것은 다시 되살아나고 다시 잊혀지고 반복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미 죽은 열두명의 여자들과에서는 우리가 현실이라는 낯선 공간으로 끌려 들어오며 모든 것이 시작된다. 현실은 모든 위협과 불안을 함축한 몸짓이며

우리가 있는 공간의 모든 것에서 감각할 수 있으며 우리는 항상 타인의 공간에서 존재하며 우리가 규정하는 모든 것은 결코 일방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작가는 소설 전반에 우리의 모든 것은 다른 사람의 집에서 다시 시작되는데 그 공간은 우리의 일반적인 현실이며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우리의 현실은 그러한 공간의 열림과 무한한 확장으로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실과 과거, 혹은 꿈에서 본 것을 현실처럼 더듬는 많은 이야기들은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의 더 많은 결핍으로 우리는 전혀 보지 않으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 언제나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음을 그렇게 살아가고 있음을 이야기 한다.

나에 의해 이미 침입된 공간(다른 사람의 집)이지만 그것을 돌보지 않으면 사라져버리고 또한, 우리는 이 공간을 잃어버릴 수 있으며

그것은 곧 세계를 잃어버림과 다르지 않다는 것으로 이 공간을 돌봐야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 그 자체를 돌봐야하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모두가 돌아오지 않는 고립된 공간이 수수께끼 같은 희망을 품고,

여전히 그 장소를 보존하고 그 시간의 역사와 우리는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강조한다.

역시나 많이 어려운 소설이지만 독특한 문체와 마주하다보니 나에게도 엉뚱한 상상의 날개가 달려버린 것 같다.

오늘 나는 바쁘다. 그렇지만 꼭 바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박솔뫼 작가의 문체를

 따라해 본다^^

책을 읽고 나서 박솔뫼 작가님의 다른 책들을 검색했다. 자꾸만

 이 난해하지만 중독성 있는 문체에 빠져서 작가님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난다.

갑자기 주위에서 나를 곤란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은 장난기가 발동한다!!

한 번 책에 빠져 허우적 거려보아야~~~~~~

 

#창비 #박솔뫼소설집 #우리의사람들 #영화를보다가극장을사버림

#독서 #책 #독서모임 #협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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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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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3편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유홍준 교수님의 중국편 1~2권에 담은 서안, 하서주랑과 돈황을 지나

이번 3권은 본격적으로 타클라마칸사막의 오아시스 도시 순례들이라

교수님의 입담이 녹아들어있는 이번 기행문은

독자들에게 또 얼마나 감동적인 장면들을 선사해 줄지 잔뜩 기대하며

읽은 책이었다.

 

기원전 2세기 한나라 때 장건이 서역을 경험하고 돌아온 후 인도와 이란 지역이 중국의 주요 교역 대상이 되면서 북쪽의 초원의 길이 아닌 남쪽의 곤륜산맥 아래에 퍼져 있는 오아시스 도시를 따라가는 길이 열리며 실크로드 남로의 길이 열렸다.

 

이 책에서는 실크로드를 따라 번영한 오아시스 왕국들에 대한 이야기로 서역55으로 까지 팽창되었다가 나중에는 6개의 연합국가 형태로

통합된 차사국(투르판), 언기국(카리샤르), 구자국(쿠차),

소륵국(카슈가르), 우전국(호탄), 누란국(누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숱한 곳을 찾아 탐방하고 사유했던 저자가 "내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여행"이라 말할 만큼 풍성하고 특별한 여정을 기행문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오아시스 도시들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기에 충분한 현장 기록을 남기고 있다.

 

현장법사와 손오공이 불경을 찾아 지나간 길, 고대 동서문명 교역의

중심, 탐스러운 과일과 고고학 보물들이 넘쳐나는 곳. 신강 지역

실크로드에는 환상적인 풍광과 다채로운 이야기가넘쳐난다.

 

저자와 함께 답사 일행이 만난 투르판, 쿠차, 호탄, 카슈가르 등

대표적인 오아시스 도시들을 거치며 만난 다종다색의 문화와

역사이야기는 실크로드 답사를 감히 실행하지 못하는 여행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를 잔뜩 품고 있다.

 

유홍준 교수님의 중국편 3편에서는 타림분지 오아시스 도시 6개의

연합국가 중 역사의 자취가

거의 사라져버린 언기국의 이야기를 제외한 다섯 도시의 이야기를

현재는 역사의 자취로만 남아 있는 황량한 폐허속에서 한때의 영광과

영화가 영상처럼 떠오르는 착시현상을 가져다 줄 만큼 생생한 역사의

흔적들을 담아내고 있다.

 

도로와 이동수단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사막과 산맥을 넘나드는 여행은 쉽지 않다.

쉽게 갈 수 없는 만큼 더욱더 답사객의 로망으로, 이 책은 기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가져다준다.

 

실크로드 답사는 과거로의 답사일 뿐 아니라 오늘로의 답사이기도

하다라는 저자의 이야기처럼 15세기 실크로드의 생명이 끝난 후

남아있는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의 흔적들은 미지의 세계를 알고자 하는 탐험정신을 실현하기 어려운 독자들에게 유익한 학습장으로

문화체험을 향한 갈증을 풀어 줄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시각의 변화는 의식의 변화를 동반한다. 유홍준 교수님과 함께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타클라마칸사막의 오아시스 도시로의 감동적인 여행을 이 책과 함께 해 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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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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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으로 세상을 조망하는 인문 건축가 유현준씨의 '공간이 만든 공간'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제목이 주는 다양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건축과 역사와 인문학이 어우러진 책의 내용에 흠뻑 빠져서 일주일을 행복하게 보내게 해 준 책이다.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저자 유현준은 이 명제로 부터 이 책을 출발하고 있는 것 같다.

수 세기 동안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것들이 끊임없이 탄생했다.

유현준 저자의 통찰력 있는 이야기 전개는 역사와 공간이라는 건축물의 탄생과 아울러

서양과 동양의 가치관에 영향을 준 기후와 환경에 대해 폭 넓게 펼쳐나가고 있다.

 

서양과 동양의 건축물 구조가 다른 이유들에 대한 이야기는 밤을 새워 읽어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이 책에 푹 빠져들게 한다.

지리적 환경으로 시작된 서양과 동양의 차이점이 생각의 차이를 가져다 주고

가치관의 차이를 가져다 주고 결국에는 건축양식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 책은 최초의 인류 문명의 발생지 부터 추척하고 있다.

빙하기의 끝이 낳은 농업의 이야기와 최초의 문명 발생이후

첫 도시가 만들어지는데 왜 600년이란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해서를 읽고 있노라면

독자들로 하여금 책 속으로 완전히 몰입하게 하는 저자의 탁월함이 엿보인다.

이 책을 읽어내려가다보면 건축물의 빈 공간이 그 나라 사람의 문화와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유현준 저자는 건축물은 시대의 지혜와 집단의 의지의 결정체로 시간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소통의 매개체 역활을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소통의 도구는 비어 있는 공간으로 건축물의 빈 공간은 건축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의사 전달 수단이 된다.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같은 시대 다른 지역에서 태어난 거장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다.

수학의 아버지 피타고라스와 서양 철학의 기초를 세운 플라톤과 기하학의 아버지

유클리드가 서양에서 활동하고 있던 시대에 동양에서는 공자가, 석가모니가 노자가 동양 사상계의 초석을 세우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동서양에 위대한 사상가들이 동시에 태어난것은 무슨 이유가 있을까?


이들이 출현한 시기의 공통점은 전쟁과 관계가 있다.

전쟁 중에는 이유 없이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간다.

사람들은 '왜'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위대한 사상의 싹이 텃을 것이고

어느시점에서 문자로 이들의 생각을 남길수 있었기에 사상가로서 역사에

남을수 있었다?


이 책에는 이렇듯 유현준 저자의 통찰이 돋보이는 흥미로운 주장과 예리하고 설득력

있는 분석과 다양한 근거가 뒷받침되어 납득할 만한 논거를 제공한다.

동서양 두 문화가 다른 특징을 가지게 된 이유는 두 지역의 강수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수량의 차이는 서양은 밀농사를 동양은 벼농사를 짓는 전통을 가져다 주었다.

 

강수량이 적은 서양은 건축 양식에도 동양과 다른 특징을 가져다 주었는데

밀 농사 지역은 벽 중심의 공간이 만들어졌고 벼 농사 지역은 서양에 비해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방수를 하는 지붕이 가장 중요한 건축 요소로 나무 기둥을 이용한

건축이 발달되었다.

 

벼농사를 짓는 지역에 사회주의 국가가 많이 남아 있는 것도 벼농사 사회에 있는

사회주의적 가치관이 깔려 있어서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서양은 혼자 씨를 뿌리는 밀 농사를 동양은 여럿이 함께 모여 모내기를 하는 벼농사

방식으로 벼농사 지역은 자연스럽게 공동체 의식과 집단의식이 강하게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방식이 문명의 성격을 결정짓고 사람들의 가치관에도 차이를 가져다 주었다.

서양에서는 건축 공간의 문제 해결을 기하학적인 측면으로 풀어나가려 했기 때문에

단순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좀 더 복잡한 수학적 방법이 채택되었다고 한다.

기하학을 통한 절대미 추구가 서양 건축의 특징이다.

 

강수량의 차이가 서양과 동양의 농사 품종을 결정 짓고 각기 다른 농사 방식은 가치관과

다른 생각들을 형성하고 건축재료와 건축 공간의 성격을 만들어내었다.

동양의 건축 공간은 항상 내부와 외부 자연과 건축물의 융화를 통해서 두 개체 간의 일치를 추구해 왔으며, 서양은 기하학적인 공간구조를 추구해 왔다.

새로운 창조는 생소한 문화와의 융합을 통해 만들어졌다. 동서양의 문화가 교류되면서

먼 곳의 색다른 삶의 모습을 흉내 내면서 새로운 문화와 생각을 만들기도 했고,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새로운 창조가 일어났다.

그리하여 건축과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크로드를 통해 서양과 동양의 문화는 많은 영향을 주었다.

도자기를 통해서 중국식 문화가 서양에 전파되었고 도자기 대금으로 받은 '은'으로

중국은 만리장성을 복원했다.

일본은 도자기가 이동 중에 파손되지 않게 종이로 도자기를 포장하는 과정에서 목판화로

찍어낸 포장지 그림은 당대 유럽 화가들로 부터 일본식 문화에 푹 빠지게 하였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일본의 우타가와 히로시계의 그림이 비슷한 구도와 색감 때문에

자주 비교되는 이유도 그 중 하나의 예이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얼마나 다양한 학문들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터득하게 될까?

새로운 생각의 사고는 어느날 갑자기 머리에서 '번쩍' 하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 '공간이 만든 공간'을 통해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많은 것을 보고 탐구하고 느끼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많은 책을 통해 우리의 사고의

크기는 달라진다.

이 책 '공간이 만든 공간'은 새로운 것들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에 대한 근거를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를 통해 문화를 통해 시대의 가치관을 통해 건축물의 공간이 주는 다양성을

조명하고 우리를 생각의 징검다리로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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