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 관하여 - 시몬 베유와의 대화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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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 관하여: 시몬 베유와의 대화 
 
이 책은 현대 철학의 가장 날카로운 관찰자가 20세기의 고독한 영성가 시몬 베유를 빌려 쓴, '부재의 신학'에 관한 명상록이다.  
 
또한 성과 사회와 피로 사회를 진단해온 한병철이 왜 지금 '신'이라는 오래된 주제를 소환했는지, 그리고 시몬 베유의 '탈창조' 개념이 현대인에게 어떤 구원을 제시 하는지를  분석한다. 
 
한병철은 내가 존경하는 철학자다. 그의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솔직히 이번 책이 가장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교가 방학을 하는 겨울, 그 중에서 1월 한 달을 나는 몽땅 대만의 가오슝에서 보내고 있다. 가오슝으로 오면서 이 책을 수화물 캐리어에 넣어서 왔다. 
 
낯선 도시에서 한국의 일상은 잠시 접고 글도 쓰고 조금 여유를 가지면서 책을 읽고 싶었다. 캐리어에 이 책을 포함해서 몇 권의 책을 가져왔는데 내가 제일 먼저 잡은 책이 이 책이다.  
 
가오슝 시립도서관 창가에서 여러 날 몇 시간씩 이 책을 읽었다. 솔직히 책의 페이지 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먼저 디지털 시대에 소환된 신에 대해 이야기 한다.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연결되어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고립되어 있다. 한병철은  피로사회, 타자의 추방 등을 통해 우리가 자기 착취와 긍정성의 과잉 속에 매몰되어 있음을 지적해 왔다. 이 책에서는 시몬 베유라는 독특한 철학적·종교적 인물과 대화하며, 자아가 비대해진 시대에 자아를 비워냄으로써만 도달할 수 있는 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의 핵심 개념은 베유의 탈창조다.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비웠듯이, 인간 역시 신에게 다가가기 위해 자신을 파괴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병철은 현대인이 '할 수 있다'는 성과의 주체로서 끊임없이 자신을 전시하고 확장하는 것에 주목한다. 반면에 베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 즉 수동성을 강조한다.
베유에게 기도는 지적인 노력이 아니라 '비워진 주의력'이다. 저자는 이를 디지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깊은 심심함'이자 '관조적 태도'로 해석한다. 
 
또한 고통을 바라보는 시각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베유에게 극심한 고통은 신이 우리를 버린 증거가 아니라, 신이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여 인간의 한계 지점까지 몰아넣은 결과라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현대 사회의 '고통 혐오'를 비판한다. 고통을 효율적으로 제거해야 할 질병으로만 보는 현대인들에게, 베유의 고통론은 '부재를 통한 현존'이라는 역설적 위로를 건넨다. 신은 세상에 직접 개입하여 기적을 행하는 존재가 아니라, 철저히 침묵함으로써 인간이 스스로의 자아를 내려놓고 타자에게 열리게 만드는 통로라는 것이다. 
 
한병철 철학의 일관된 테마는 '타자의 회복'이다. 베유의 영성은 결국 '나'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타자와 세계를 온전히 수용하는 일이다. 
 
베유는 자아를 중력에 비유한다. 중력은 끊임없이 자기를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힘이다. 반면에 은총은 이 중력을 거스르는 힘이다. 저자는 베유의 문장을 통해, 우리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자기를 복제하고 확장하는 행위가 얼마나 강력한 자아의 중력속에 갇혀 있는지를 통찰하게 한다. 
 
이 책은 존재의 방식에 관한 철학적 제언이다. 
 
"당신은 당신의 자아를 얼마나 비워낼 용기가 있습니까?"
신은 그 빈 공간에서만 비로소 속삭이기 시작한다. 
 
"목표 지향성이 없는 노력", "행위하지 않는 행위"  
 
시대의 본질과 신에 이르는 인간의 통찰에 대한 깊이 있는 제언이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울림을 가져다 주는 책이다. 
 
#신에관하여_시몬베유의대화 #한병철 #김영사 #책스타그램 #독서 #독서모임 #철학 #인문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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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건강 습관의 기술 - 당신의 수면·운동·식사를 바꾸는 17가지 건강 자동화 시스템
어맨사 임버 지음, 장혜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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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건강 습관의 기술 
 
건강에 관한 책을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풀어놓은 책을 오랜만에 마주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일상에서 잘못된 습관을 어쩜 이렇게 똑같이 글로 적어 놓았는지 내가 그동안 포기했던 순간들을 너무나 완벽하게 기술해 놓아서 책을 읽다 잠시 착각에 빠졌다.
"이건 나를 위해 지필한 책이야" 
 
이 책에서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시간'이라는 재료를 어떻게 건강, 습관과 연계해서 활용해야 할지,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책의 저자는 행동과학자다.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다고 하지만 행동과학자라는 구체적인 직업이 있었는지 몰랐다. 덕분에 일상에서 잘못된 습관을 올바른 행동으로 고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치는 '아주 작은 단위의 반복과 축적'에서  최소 단위의 변화를 일으키는 다양한 시각을 기술한 책인데 너무나 흥미롭게 읽었다. 
 
일반적으로 건강 관리, 식단 조절, 운동과 같은 책들은 지루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은 그동안 내가 부족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부분을 너무나 속시원하게 해결해 주고 있는 조언들로 가득하다. 
 
책에서 전달하는 핵심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일상에서 우선순위는  가장 힘든 일부터  먼저 하기, '아니오' 라고 말하는 경계 설정, 반복되는 일은 자동화 시스템에 맡기기, 의지력이 부족하면 환경을 새롭게 설계하기, 90분 집중 후 15분 휴식 하기, 매주 자신의 습관을 점검하는 행동, 아주 작은 성취에 스스로 보상하기 등..... 
 
책을 읽으면서 "와~ 이런 간단한 방법이 있었구나" 하고 몇 번이나 머리에 전구가 반짝이는 순간을 경험했다. 
 
많은 사람이 시간 관리 서적을 읽으며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하지만 책의 저자 어멘사 임버는 단호하게 말한다. 중요한 것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에너지의 질이라고. 
 
저자는 자신의 크로노타입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이는 음악에서 각 악기가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음역대가  있는 것과 같이 생체 리듬에 맞춘 스케줄링을 기획하는데서 부터 시작한다. 
 
결정 피로 줄이기는 AI가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연산을 줄이는 것처럼, 우리 삶에서도 사소한 선택(오늘 뭐 입지? 점심 뭐 먹지?)을 자동화하여 뇌의 에너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엄격한 루틴을 가지고 있다. 이 루틴을 우리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칸딘스키가 캔버스 앞에서 몰입하듯, 우리에게도 외부의 알람을 차단하고 오직 본질에만 집중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책에서는 간단한 방법으로 방해 금지 모드를 제안한다. 
 
이 책에서 내가 그동안 놓쳤던 실수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하나 찾아냈다.
나는 소위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충 하느니 차라리 시작을 안 한다.
무슨 일에 도전할 때는 빈틈없이 하려는 나의 성향 때문에 내 스스로 지쳐서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운동을 시작해도 오늘 하루 운동을 하지 않은 것이 스스로의 의욕을 꺾고 결국 중도포기하게 한 것이 부지기수다. 
 
저자는 '에라 모르겠다 효과'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늘 실수하면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된다. 건강 습관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떤 운동을 매일 하다가 하루 빠졌다고 그게 영원한 실패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루 실패하고 이틀 성공하기를 꾸준히 반복하면 그 습관이 나를 바꿀 것이라는 것을 이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에라 모르겠다!"
내일부터 잘하면 되지^^ 
 
건강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다. 
이 책은 건강 습관을 실천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인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작게 설계하면 건강은 자동으로 굴러간다.
계획이 원대할 필요는 없다.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머리 비우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작은 행동 설계가 일상을 바꾼다는 긍정적인 자세를 알게 된 시간이었다.   
 
#부드러운독재자 #아주작은습관의기술 #운동 #건강 #습관 #독서 #독서모임 #책추천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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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를 입은 비너스 을유세계문학전집 146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 지음, 김재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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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를 입은 비너스 
 
이 소설의 내용이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을 알고 읽었지만, 읽고 난 후의 생각은 충격 그 이상이다. 
 
이 책이 발표 당시부터 오랫동안 사회적·도덕적 금기의 상징이었으며, 여러 국가에서 금서로 지정되거나 판매가 금지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이로 인해 책의 작가 또한 정통 문학계에서 외면 당했고, 훌륭한 역사 소설과 단편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변태적인 소설가'라는 낙인이 찍혀 평생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고립 속에서 살아야 했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움이다. 
 
책의 저자 자허마조흐는 실제로 '패니 폰 피스토어'라는 여남작과 6개월간 노예가 되겠다는 계약서를 썼다.
하인으로 변장해 그녀를 모시고, 그녀가 모피를 입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1886년, 정신의학자 리하르트 폰 크라프트에빙이 이 소설과 작가의 이름에서 따와 '마조히즘(Masochism)'이라는 성도착증 용어를 명명했을 정도다. 
 
현대에 이르기까지도 미국의 일부 주의 보수적인 학군이나 도서관에서 '부적절한 콘텐츠'로 분류되어 논쟁이 되고 있는 소설이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현대인들에게 ‘마조히즘’이라는 심리학 용어의 기원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히 성적 취향의 기록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문학이 지닌 중층적인 상징성을 놓치는 일이다. 
 
이 소설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권력의 이동, 예술적 이상향에 대한 집착, 그리고 인간 내면에 도사린 원초적 불안을 정교하게 그려낸 심리 소설이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완전히 책 속에 빠져들게 된다. 
 
소설은 주인공 세베린이 꿈속에서 만난 ‘비너스’와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기서 작가가 형상화한 비너스는 따뜻한 사랑의 여신이 아니라, 차갑고 잔혹한 대리석상의 이미지로 등장한다.
세베린이 갈망하는 여인 반다 역시 이 고전적인 조각상의 현신이다.
그는 반다에게 자신을 노예로 삼아 달라고 간청하며, 그녀가 가장 잔인한 폭군이 되어주길 원한다. 
 
여기서 더 흥미로운 지점은 ‘모피’라는 소재의 상징성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짐승의 야성이 남아있는 모피는 비너스의 신성함과 인간의 동물적 본능을 연결하는 매개체다.

세베린은 반다의 채찍 아래서 고통 받으며 역설적으로 살아있는 희망을 느낀다.
이는 근대 사회의 도덕적 규범 아래 억눌린 인간의 파괴적 본능이 어떤 방식으로
분출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이 사랑했던 여인 반다가  그를 노예로 삼아 점점 난폭해져 가는 이야기로 전개되지만, 실상 이 소설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쪽은 세베린 본인이다. 
 
그는 반다에게 ‘잔인한 여왕’이 되어 달라고 교육하고 강요한다.
반다는 처음에는 그의 요구에 당혹해하며 거부하지만, 점차 세베린이 설계한 연극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세베린은 고통을 통해 쾌락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구속하지만, 그 구속의 규칙을 만든 것은 본인 자신이다.
결국 반다는 세베린의 욕망을 투사하는 ‘거울’에 불과하며, 소설의 끝에서 반다가 진정한 잔혹함을 발휘하며 떠날 때 세베린의 환상은 비로소 파멸을 맞이한다. 
 
자허마조흐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사랑이 가진 비대칭성을 해부했다.
세베린과 반다가 맺는 ‘노예 계약서’는 현대의 계약 기반 사회에서 인간관계가 얼마나 인위적이고 연극적일 수 있는지를 시사한다. 
 
또한, 이 소설은 티치아노의 회화나 고전 조각에 대한 탐구를 통해 미술 인문학적 가치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세베린이 완다를 끊임없이 예술 작품과 동일시하는 과정은, 우리가 대상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상 속에 가두어 ‘박제’하려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소설의 결말에서 세베린은 "남자는 노예가 아니면 지배자가 되어야 하며, 그 중간은 없다"는 다소 냉소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독자는 알고 있다.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온전히 장악당함으로써 존재의 불확실성에서 도피하고 싶었던 나약한 자아였다는 것을. 
 
이 소설은 1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도발적이다.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기괴한 형태로 변주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감정 속에 얼마나 많은 권력 의지가 숨어 있는지 투명하게 비추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때 금기서라는 복잡한 타이틀과 '마조히즘'이란 성적 병리현상을 넘어서, 인간 심리의 가장 어두운 심연을 직시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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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성의 마법사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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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성의 마법사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원작으로 영화가 제작된다면 해리포터 시리즈와 비슷한 인기를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저자 루이스 새커는 청소년 문학의 고전이 된 '구덩이'와 기발한 '웨이사이드 학교' 시리즈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익숙한 작가다. 
'호랑이성의 마법사'는 16세기 르네상스 시대 유럽의 가상 왕국, 에스콰베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마법과 사랑, 그리고 자유를 향한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판타지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왕국의 경제적 파탄을 막기 위해 사랑이 없는 이웃 왕국의 왕자와 정략 결혼을 해야 하는 지혜로운 공주 툴리아,
그리고 툴리아 공주와 사랑에 빠진 비천한 궁중 견습 필경사 피토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공주의 결혼식을 앞두고 지하 감옥에 갇혀서 죽는 날만 기다리는 피토에게 마법사 아나톨은 사랑의 묘약과 기억을 지우는 물약을 만들라는 왕의 명령을 받는다. 
 
아나톨이 만든 신비한 물약으로 피토는 공주와 사랑에 빠진 일을 기억 못하게 되고 공주 또한 피토를 잊어 버린다. 
 
그러나 공주의 악혼식날 이웃 왕국 옥사타니아의 왕자 달림풀의 얼굴을 보게 된 아나톨은 사랑스러운 공주 툴리아를 달림풀에게 보내서는 안된다는 결심을 한다. 
 
달림풀은 과거 아나톨의 연인 바베트를 죽음에 몰아넣은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독특한 화자인 아나톨에게 있다. 그는 500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온 불로불사의 존재로, 독자들을 ‘호랑이성’의 가이드처럼 이끌며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낸다.
아나톨의 시선은 르네상스 시대의 활기찬 배경과 권력 다툼, 그리고 궁정 마법이라는 신비로운 요소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인간적인 온기로 채운다. 때로는 어설프지만 위험이 닥칠 때 마다  진심으로 앞장서서 나서는 마법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중후함 대신,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그는 젊은 연인들의 진실한 마음에 공감하고 그들의 자유를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마법이라는 장치를 통해 운명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사랑의 물약'은 정해진 결말을 강요하는 억압적인 힘을 상징하며, 툴리아와 피토의 사랑은 이에 맞서는 자유 의지를 대변한다.  
 
특히, 이야기 속에서 마법이 때로는 기억을 지우는 비극적인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결국 가장 강력하고 영원한 마법은 인간의 마음속에 남는 '사랑'과 '기억'임을 강조한다.  
 
"기억이 사라진다 해도 사랑은 남으니까요"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로맨스 판타지를 넘어, 존재의 본질과 인간 관계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호랑이성의 마법사'는 기존 새커의 작품들이 보여준 기발함과 사회 풍자보다는 조금 더 고전적인 판타지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는 여전히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청소년은 물론, 마법과 사랑, 그리고 자유를 주제로 한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에 목마른 성인 독자들에게도 만족스러운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독자는 이 소설을 읽으며, 마법 같은 사랑의 힘을 믿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용기를 얻게 된다. 
 
독감으로 몇 일 고생을 하면서도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던 것은 이야기의 전개가 몰입의 경지에 빠져들게 하고  뒷이야기가 자꾸 궁금해지게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나톨은 결국 생포되어 지하 감옥에 갇히지만 그의 이후 생활은 불행하지 않은 듯 하다. 
 
우연히 만난 미국인 너새니얼의 자녀에게서 그 옛날 툴리아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발견하는 지점에서는 감동이 몰려왔다. 
 
뒷이야기는 독자의 상상이지만 그렇게 믿는 쪽이 얼마나 행복하든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2025년 마지막 달 12월이다. 모두에게 마법 같은 행운이 쏟아졌으면 좋겠다. 
 
#호랑이성의마법사 #루이스새커  #창비 #도서협찬 #청소년 #문학 #장편소설 #판타지소설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판타지 #베스트셀러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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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의 한 뼘 더 깊은 세계사 : 중동 편 - 6,000년 중동사의 흐름이 단숨에 읽히는
저스티스(윤경록)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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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의 한 뼘 더 깊은 세계사(중동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육의 역사에 관해 강의를 할 때 종종 세계사를 언급하고 교육과 연결해서 강의를 한다.
교육의 역사는 곧 그 시대 사회의 역사와 연결된다. 
 
올해 상반기 토요일 교육대학원 강의에서 학생들과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인과 아랍인의 전쟁에 관해 토의를 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하마스 간의 전쟁은 2025년 12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가자지구에서 심각한 인명 피해와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나는 그때 학생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 내에서 팔레스타인 지역이 원래 아랍인들의 거주지였고, 유대인들이 이주를 하면서 영국이 오스만제국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두 나라를 이용했던 역사를 이야기해 주었다. 
 
오스만 제국이 제 1차 세계대전 중 수에즈 운하를 둘러싸고 영국과 격렬한 전쟁을 벌였던 곳이 팔레스타인 지역이었다. 영국은 당시 팔레스타인의 아랍인들에게 전쟁 승리 후 독립을 약속하였고 아랍인들은 영국을 위해 오스만 제국과 싸웠다. 
 
그러나 전쟁 자금이 필요했던 영국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인에게도 똑같은 약속을 했다. 전쟁 후 이스라엘 독립이라는! 
 
결국 전쟁 상황이 악화되면서 영국이 미국을 전쟁에 끌여들이면서 전쟁 후 팔레스타인을 유대인들에게 넘겨주겠다는 약속에 힘입어 이스라엘이 먼저 독립국가 선포를 하게 된다. 
 
1922년 팔레스타인 인구는 약 59만 명 이슬람교도와 8만 명의 유대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오랜 기간 팔레스타인은 아랍계 사람들이 사람들이 살 던 삶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를 띠게 되었다. 가자지구(하마스가 사실상 통치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의해 국경이 엄격히 통제되어 있어 '세계 최대의 감옥'으로 불리기도 한다)와 이스라엘의 동쪽에 위치한 서안지구에만 현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다. 
 
중동전쟁의 역사를 보면, 영국, 프랑스, 러시아, 미국의 횡포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분명히 보인다. 
 
이 책을 보면서 예전에 인류 역사상 가장 광대하고 강력했던 식민 제국을 건설했던 영국을 대영제국이라 불렀던 이유를 확실하게 이해하게 된다. 
 
'대(大)'라는 접두사는 단순히 '크다'는 의미를 넘어, 압도적인 규모, 권력, 영향력을 상징하며, 이는 제국주의 시대 영국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1921년 최전성기에는 지구 육지 면적의 약 4분의 1과 당시 세계 인구의 약 5분의 1 (약 4억 5천만 명)을 지배했던 나라가 영국이었다. 캐나다, 호주, 인도, 이집트, 남아프리카 등 전 세계 5대양 6대주에 걸쳐 식민지를 보유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
영토가 너무 넓어서 지구 어디에서든 대영제국의 땅에는 항상 해가 떠 있다는 의미로, 그 압도적인 규모를 상징하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으니! 
 
과거의 역사는 미래가 심판 한다는 말이 있다.
팔레스타인의 범이란 세력과 이스라엘 간의 충돌은 앞으로 제3차 세계대전 발발의 원이 될 수도 있다. 
 
제1차 세계 대전 전후, 영국이 취한 이중적인 약속과 제국주의적 분할은 중동 지역의 민족, 종교, 영토 갈등을 폭발적으로 심화시킨 근본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향후 중동 지역의 전쟁에 대한 책임도 또한 영국에 있다고 본다. 
 
모순된 약속으로 오늘날 중동 전쟁의 최고의 근원을 제공한 영국은 현재의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전쟁으로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세계사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분야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이 분야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또한 나의 책임이다. 
 
고대 바빌론에서 시작해서 오늘날의 유럽, 미국, 러시아 등의 강대국이 성장한 배경을 중동의 역사와 함께 연결해서 읽는 재미는 흥미로움 그 자체다. 
 
다음 학기 부교제로 학생들과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역사를 제대로 안다는 것은 그 만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세계사를 알고 앞으로의 정세를 파악하고 현재의 나를 이해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계획하는 것은 무엇보다 우선적인 과제라고 생각한다. 
 
책이 너무 흥미로워 대학생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다음 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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