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픽.

대체 얼마나 많은 전쟁에 대해 배워야 하는 걸까.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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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메트도 헴시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다시 자리에 앉은 선생님이 뭔가를 속삭이며 등을 토닥이자 아흐메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덩달아 행복했다. 아흐메트는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생겼고, 더는 클라리사 옆에 앉을 필요가 없었다. 옆자리에 자신을 피하려 들지도 않고 스카프에 다이아몬드 핀을 꽂은 사람이 앉아 있는 편이 훨씬 좋을 거다. - P61

문득 셀마 이모가 엄청나게 보고 싶어졌다. 오랫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지내다가 문득 그 사람이 이제는 가까이에 없는 걸 깨닫고 모든 게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다니, 우습다. 때때로 난 아빠에 대해서도 그런 느낌이 든다. 침대에 누웠을 때 하루 종일 아빠를 단 1분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으면 끔찍하다. 하지만 잠들기 전에는 언제나 아빠를 기억한다. 아빠가 이야기를 해주고 내 이마에 재미있는 무늬를 그리며 간지럽히곤 했던 시간이기 때문이다. 셀마 이모는 좀 다르긴 하다. 진짜 이모가 아니니까 날마다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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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메트의 눈은 내가 본 중에 가장 기묘한 색이었다. 반은 해가 빛나고 반은 구름이 낀 날의 밝은 바다 같았다. 은회색이 도는 파란색인데, 금빛이 도는 작은 갈색 반점들이 있었다. 그 눈을 보니 언젠가 보았던 사자에 대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 P20

난 아흐메트도 나에게 미소를 지어 주기를 바랐다. 누가 나에게 마주 웃어줘야 그사람이 정말로 친구라는 걸 알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고개를 끄덕인 것이 약속처럼 느껴졌으니까. 머지않아 미소가 따라올 거다. - P41

우리는 모두 조시를 바라보았다. 조시는 머리칼 끝을 씹으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빠가 실수한 거라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었다. 어떻게 아흐메트가 위험한 아이이고 범죄자일 수 있을까? 몸집도 우리만 하고, 이제 막 나쁜 사람들과 진짜 전쟁으로부터 도망쳐 왔는데!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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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근대의 개막과 종교의 도래

하지만 1973년 내털리 제이먼 데이비스(Natalie Zemon Davis)는 그의 유명한 글에서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양쪽 모두 성경에 의지하여 거행한 대중적 의식, 예배의식, 적을 비인간화하는 민간 전통을 검토한 결과 프랑스 내전이 "본질적으로 종교적"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이후 학자들은 종교의 역할을 재강조했지만, 그렇더라도 이 시기에 ‘정치적인’ 것을 ‘종교적인‘ 것과 분리하는 것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한다. - P383

로크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가 사물의 본성 자체에 새겨져 있다고 가정했다. 물론 이 생각은 급진적 혁신으로서 같은 시대 사람들은 대부분 로크의 생각이 특이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겼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근대의 종교는 전에 있던 어떤 것과도 완전히 다른 것이 된다. 그러나 로크는 종교가 격한 감정을 분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종교를 정부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평화로운 사회를 창조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로크에게서 우리는 서양의 에토스에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되는 ‘종교적 폭력 신화‘의 탄생을 본다.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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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십자군과 지하드

지하드는 이슬람에 내재하는 폭력적 본성이 아니라 서방의 지속적인 공격 때문에 부활했다(살라딘). 훗날 서방의 중동 개입은 모두, 아무리 그 동기가 세속적이라 해도, 제1차 십자군 원정의 광적인 폭력의 기억을 불러내게 된다. - P332

교회에 계속 충성하면서도 기독교 세계의 체제 폭력이 복음의 가르침을 위반하는 과정에 주목하던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갈등을 겪었다. ‘이단‘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딜레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에게 격분했으며, 이런 정서를 밖으로, 괴기하고 비인간적인 형태로 투사했다.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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