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도 내지 않고, 논쟁도 하지 않고. 이 순수한 애매모호함을 당분간은 이대로 유지할 생각이었다.
결국은 ’즐거움‘의 영역이기도 했구나ㅡ 억울할 것도 화날 것도 없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저 공도를 원하는 그 지향이, 그리고 오직 그것만이, 즐거운 거라서.
"신은 진상을 원합니다."10년을 힘들게 글공부를 해서 들어온 조정이었다. 옳고 그름을 바로 하고 정의를 지키려 했던 초심을 배반한다면 살아서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당연하지! 나를 닮아서 그래. 처음에는 무턱대고 착한 아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했어. 그런데 지금 보니 역시 내 아들이야! 유유상종은 바로 우리를 두고 하는 말이지. 아들, 이 아비와 함께 손잡고 나쁜 짓을 하자꾸나!"
ㅋㅋㅋㅋㅋ
"우리 가게는 작아서 아버지를 구매했으면 환불이나 교환이 불가능해."
"너는 나를 신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냐. 그러니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데 체면이 왜 필요하겠느냐?"단이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산남의 겨울이 너무 추워서 머리가 얼어붙은 것이라고, 그래서 기 의원에게 말싸움에서 밀린 것이라고 단이는 애써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