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셀마 이모가 엄청나게 보고 싶어졌다. 오랫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지내다가 문득 그 사람이 이제는 가까이에 없는 걸 깨닫고 모든 게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다니, 우습다. 때때로 난 아빠에 대해서도 그런 느낌이 든다. 침대에 누웠을 때 하루 종일 아빠를 단 1분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으면 끔찍하다. 하지만 잠들기 전에는 언제나 아빠를 기억한다. 아빠가 이야기를 해주고 내 이마에 재미있는 무늬를 그리며 간지럽히곤 했던 시간이기 때문이다. 셀마 이모는 좀 다르긴 하다. 진짜 이모가 아니니까 날마다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 P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