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읽는 시간 - 위대한 과학자 10인이 들려주는 일곱 가지 우주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게르트루데 킬 지음, 김완균 옮김 / 비룡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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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제로, 관심 제로, 대체 무얼 하고 사는지 알 수 없는 괴짜 할머니와 보내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주일', 게르트루데 킬의 『별을 읽는 시간』.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님이 강력 추천했다는 @birbirs 의 청소년 과학 소설!


할머니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에 혼을 빼앗겨 책장을 휙휙 넘기다가, 갑자기 기하학..? 수메르인...?? 코페르니쿠스..??? 물음표 가득하게 만들며 책장을 앞으로 다시 돌아가게 만든😂 그만큼 잘 읽히면서도 과학 지식 가득한 책, #별을읽는시간 이다 :)




📖

초등학교 3학년 윌리엄은 바쁜 부모님에 의해 유일한 친척 어른인 이모할머니 댁에 맡겨진다.

윌리엄을 보는 둥 마는 둥, 혼잣말만 중얼중얼하는 이상한 할머니의 집에서 윌리엄은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주일'이 될 거로 생각하며, 방에서 찾은 《나니아 연대기》를 쫓아 온 집안의 옷장을 탐험하고 다닌다.


그러다 무심코 꺼내든 비싼 망원 렌즈에 할머니는 처음으로 반응다운 반응을 보이고, 윌리엄은 '어린아이를 방치하는 나쁜 할머니!'라며 반박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이모할머니의 반응이 더 엄청나다.

아이들은 주로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닌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모할머니의 '우주 이야기'가 시작된다.




📈

우주의 중심은 어디인가, 지동설과 천동설, 별의 움직임을 보고 시간과 계절을 만들어낸 과거의 사람들, 르네상스, 뉴턴에 아인슈타인까지 과학사의 전반을 아주 유려하게 설명하는 책, #별을읽는시간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혹은 나처럼 과학에 관심이 많고,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은 성인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눈이 반짝거리는 게 선한 윌리엄을 따라 한 번 쭉 읽어내려 왔으니, 이제는 펜과 종이를 들고 플로우차트를 그려보며 다시금 별을 읽는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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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계 1 - 한양의 사람들
최성현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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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복도 한 가운데, 옷자락을 흩날리며 서 있는 남자. 2014년 화제의 영화, 「역린」의 최성현 작가님이 10년 만에 출간한 신작 장편소설, #묵계 .


「역린」이 정조 1년(1752)을 배경으로 했다면,

『묵계』는 18세기 말, 정조 시대 끝자락의 역사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리즈 작품은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보는 걸 선호하지만(묵계는 9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다), 대사 하나하나가 모두 주옥같던 그 「역린」 작가님의 작품이라 그냥 지나칠 수 없던 『묵계 1권』을 스포 없이 살짝 풀어본다 ;)




📖

조선 역사상 꽤 성군이었던 정조지만,

역시 조선은 조선이라 당파 싸움은 잦아들 줄 모르는 상황.

'상인'의 힘이 커지며 욕망이 들끓기 시작한 역동적인 시대에 조선 뒷골목을 장악한 조직, '인왕산'이 등장한다.


『묵계』는 이 '인왕산'에 얽힌 인물들이 펼쳐내는 군상극이다.


인왕산의 우두머리 우도,

아픈 아내를 위해 인왕산의 책사가 된 양반 이륜,

그런 아버지를 그냥 지나칠 수 없던 아들 강하.


조선의 상권을 지배하려는 움직임,

'인왕산'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혼돈,

부정부패가 판을 치는 조선 사회가 펼쳐진다.


아버지를 위해 무관 시험도 포기하고 군상극 한 복판으로 들어온 강하의 운명이 흔들린다.




⚫️

묵계(默契) :

말 없는 가운데 뜻이 서로 맞음.

또는 그렇게 하여 성립된 약속.


1권은 인물과 배경을 설명하고 극을 여는 '기' 정도의 프롤로그에 가까웠다면, 2권에서는 강하의 본격적인 행보와 더 큰 권력이 개입하여 극의 중심으로 들어서지 않을까 싶은 #묵계1권


영상화도 추진 중이라는데, 오랜만에 꽤 괜찮은 역사 작품 한 권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



-

그래서 2권 언제 나온다고요..?

목 빠지게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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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철학 - 중년의 철학자가 영화를 읽으며 깨달은 삶의 이치
김성환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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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시든다 — 신화는 시간이 흐르면 생물처럼 시든다고 본다. 그래서 시간은 주기적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 원시인은 시간을 회복하는 제의를 주기적으로 치른다. 기념일도 시드는 시간을 회복하는 날이다." _p.136


여기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를 두고 위와 같은 글을 써낸 작가님이, 그 글을 담은 책이 있다. 김성환 작가의 『영화관에 간 철학』이다.




📖

개인적으로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이야기'를 품고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저마다의 이야기는 모두 가치 있고, 새로우며, 나의 세계관을 확장하게 만들어 주니까.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문화철학'을 공부한 작가님은 30년 전부터 영화과 철학을 결합한 강의를 하며, 지금은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서비스에서 글을 연재하고 있다.


책에 실린 22편의 영화 이야기 중 무려 12편이 본 영화여서 더 즐겁게 읽은 #영화관에간철학 :)


그중 책을 읽고 다시 보고 싶어져서 영화까지 찾아본, <어벤져스>의 마지막 영화들에 관한 이야기만 잠시 옮겨본다.




👑

"아름다움은 아무 이해관계도 개입하지 않는 만족이다. 재미도 아무 이해관계 없는 만족이다. 재밌는 영화에 집중하고 몰입할 때 관람료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_p.135


개인적으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를 좋아한다. 그리고 상업영화는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벤져스 시리즈>만큼은 꼬박꼬박 챙겨보았다. 내가 그 시리즈를 '왜' 좋아하는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좋아했을 뿐. (안타깝게도 과거형이다)


작가는 그 지점을 콕 짚어서 이야기해 준다. '아무 이해관계 없는 만족' 때문이라고. '재미'에는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

"이 세계관은 한 낱말로 '지배'다. 파워 스톤이 지배를 대변한다. (...) 로키의 유언("너는 절대로 신이 될 수 없어")은 타노스가 세계의 지배자가 될 수 없다는 저주다. 저주는 통한다." _p.132


개봉 당시 이 영화에 대한 수많은 철학적 해석이 쏟아졌던 걸로 기억한다. 특히 타노스가 말하는 그 '필연적 존재', '대의'에 관해서.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다시 영화를 보니 타노스가 하려던 건 '지배'가 맞았다. 통제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걸 지배하려는 통제광적 성격. 결국 모두를 파멸로 이끌 뿐인 방식.


최근 유튜브에서 인상적으로 본 '이은석 사건'을 비롯한 수많은 통제광들의 사연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

<어벤져스>뿐 아니라 <기생충>, <어바웃 타임>, <매트릭스>와 <다크 나이트> 시리즈 등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인상적인 책, #영화관에간철학 😌


밤이 깊었지만, 책을 되새기며 소개된 영화 중 자기 전 볼 작품 하나를 골라본다. 아마 <비긴 어게인>이 될 것 같지만.


이렇게 영화에서, 책에서 오늘도 인생을 배워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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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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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바다에 들어가 봐야 벌거벗은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_p.27


항상 따뜻하고 지혜로운 글을 선사하는 샘터 출판사에서 법정 스님의 미공개 강연록이 정식 출간되었다.


법정스님께서 '마음을, 세상을,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라는 실천 덕목을 바탕으로 만드셨다는 '(사)맑고 향기롭게'의 30주년 기념 책, 법정 스님의 『진짜 나를 찾아라』다 :)




📖

법정 스님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리듯, 강연을 그대로 옮겨놓아 구어체로 진행되는 이 책은 '진짜 나'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방향성을 묻고, 행복을 말한다. '나를 발견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일까?


세상의 모든 것에는 반대되는 힘이 존재한다. 명암. 즉 빛과 어둠처럼. 빛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는 '어둠'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어둠이 아니다. 그냥 당연한 것일 뿐.


행복도 어쩌면 마찬가지인가 보다. 고독, 외로움, 저 깊고 어두운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온전한 행복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냥 그 상태가, 기분이 당연 할테니.




🧡

나누고 만족할 것. 함께할 것.

그것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할 지니.


점점 더 '내 것'만을 챙기고, 더 많은 것을 갈망하고, 갖지 못해 공허해하고, 가족을 만들지 않고, 휴대폰 화면 속 이미지들에 마음을 뺏기고 있는 요즘 사회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나는 순간순간을, 하루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아니, 살아가야 하는 걸까?

우선 그 순간들을 붙잡아 봐야겠다. 우리 안의 얼굴이 온전히 드러날 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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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 양장본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지 옮김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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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지금 살아있다. 우리는 모두 떠나고 있다." _p.79


지난 주말, 나를 완전히 사로잡은 책이 한 권 있다.

순전히 표지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시작한 이 책은 그날 참여했던 독서 모임 사람들에게도 모두 추천했을 만큼 굉장했다.


꽤 더운 5월의 한가운데. 12도의 추운 바람이 불고 강원도에는 대설이 예보된 5월 15일. 오늘의 날씨와도 꽤 잘 어울리는 책.


세계적인 극작가이자 사회운동가, 부모라고 부르기도 그런 이들이 지어준 '이브 엔슬러'라는 이름 대신 'V'로 살아가고 있는 이의 이야기,『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다.




💭

이 책을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했다.

어떤 말로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기에 글을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다 한참 늦은 오늘에야 겨우겨우 키보드에 손을 얹는다.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나는, 다른 이들의 손을 꼭 붙잡고 싶다는 타오르는 갈망. 알지만, 앎에도 어쩔 수 없는 마음.


그런 것들을 담은 책이다.




📖

#그들의슬픔을껴안을수밖에 는 소외된 이들, 잊힌 이들,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다.


이브 엔슬러는 노숙자 쉼터나 여성 센터 같은 단체에서 오래 활동했고, 그곳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무려 1953년생으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걸 직접 본 작가님)


그리고 그런 삶에서 직간접적으로 만난 이들에게 바치는 글을 모아놓은 책이었다.


길로 내몰린 여성 노숙자들, 호주로 망명하려다가 마누스섬에 갇힌 난민들, 에이즈로 떠나간 수많은 친구들, 부모라는 이들로부터 학대를 당한 이들, 망치로 베를린 장벽을 깨부수던 이들.


사랑과 죽음, 이별과 외로움, 고통과 평안.


그 모든 걸 이야기한다.

'극작가'라는 그의 직업이 두드러지는 문체로.




🌪

"내 정신과 의사는 언제인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연인들에게 나를 좀 안아달라 구걸하느라, 그들의 너덜거리는 팔에 풀을 붙이는 데 내 평생을 바쳤다고. 그러니 나의 글을 풀이라고 생각해 주기를." _p.95


감정의 폭풍이 휘몰아쳐도 이상하지 않을 이야기를

꽤 덤덤하게 담아내는 책,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결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하고, 한숨 쉬고, 아주 오랫동안 깊은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밤의 쓸쓸함, 찬 공기, 그 모든 걸 따뜻하게 감싸는 어둠의 포근함이 느껴지는 책. 인덱스로 잔뜩 담아놓은 문장들을 돌아보며 하루를 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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