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히말라야 - 설악아씨의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
문승영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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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나요?


꼭 신혼여행이 아니어도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나는 유럽을 꼽는다. 우연히 참여한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에서의 미사, 완공되면 꼭 다시 오자던 바르셀로나의 성가족 성당.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신혼여행으로 세부, 발리, 칸쿤, 몰디브 등을 흔히 듣는다. 유럽은 대체로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휴가를 길게 쓰기 어렵기에) 선택지에서 제외되고는 한다.


그런데 여기, 아주 특이한(?) 곳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작가님이 있다.

무려 네팔의 '히말라야!'


무려 1,700km나 되는 히말라야 횡단 트레일을 '익스트림 루트(가능한 가장 높은 경로)'로 완주한, 한국인 최초 완주자 문승영 작가님의 『함께, 히말라야』다 :)

 

 

 

 

📖

'산'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커플(현재는 부부지만, 히말라야 횡단 당시에는 약혼 상태였다), 타오와 승영. 미리 떠나는 신혼여행, 그리고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세심히, 그리고 생생히 기록된 40일의 여정이 담겨있는 책, #함께히말라야


그리고 그들에게는 히말라야 횡단이 성공할 수 있게 도와준 조력자들이 있다. 가이드 쭈레와 크리슈나, 요리사 마카르, 짐을 대신 들어주는 포터들이 항상 함께였다.


나에게 '포터'는 굉장히 생소한 개념이었는데, 히말라야에서의 '의식주'에 필요한 물품을 담은 가방(약 15kg)

을 나 대신 짊어지고 가는 사람을 말한다. 등반 시 실제로 본인이 메고 가는 짐은 트래킹 자체에 필요한 물품이 전부다.


많은 이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함께하고, 서로를 배려하고 감사해하였기에 이룰 수 있던 40여 일의 히말라야 횡단 완주였다.

 

 

 

 

📌

다소 낯선 히말라야 여행을 이렇게나 자세히 담은 책이 또 있을까.

산악인이 아닌 작가님이기에 더 인상적이었던 여정이었고, 기록이었다.


무엇보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을, 아니 포기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수많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과 의지를 잃지 않은 작가님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 '설악 아씨'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서, 인스타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문승영 작가님. 아쉽게도 2년 전부터 소식이 뜸한데, 언젠가 밝은 에너지로 다시 돌아오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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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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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이들에게 사는 소주 한 잔 같은 책,

박찬일 작가님의 『밥 먹다가, 울컥』.


예능을 종종 보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할 수도 있는 셰프이자 작가, 박찬일님. 여러 곳에서 음식과 관련된 글을 쓰고, 강의를 한다.


특히 음식과 감정에 대한 에세이를 주로 써내는 에세이스트인 그가 이번에는 '기억해야 할 사람들, 그리고 그리움이 담긴 음식'이야기를 써냈다 :)




📖

상을 치르고 오겠다는 옆 가게 각시의 가게를 잠시 맡았으나, 40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아 여전히 '홍집'이라는 이름으로(각시의 남자 성이라고 '홍'이라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군산의 실비집.


배달 독촉하는 전화로 골머리를 앓는 중국집, 돌솥째 돌솥비빔밥을 배달하다가 건강을 잃은 한 백반집의 여사장님. 어느 노숙자 일행에 끼어있는 게 발견된 옛 친구 철수, 여전히 그리운 중2의 친구 춘삼이.


책 소개에 '너무 그리워서 수년간 입에 올리지 못했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책을 덮은 지금, 차마 말하지 못한 그 그리움이 절절히 느껴진다.




🥘

빵 한 조각, 맥주 한 잔, 국밥 한 그릇.


그리고 그런 음식을 빗대어 풀어낸, 박찬일 작가님의 삶을 거쳐 간 이들. 그리운 사람들, 가난했던 기억, 그리고 그 모든 다정함.


이 책을 읽고 작가님이 그리워하는 많은 이들이 그에게 다시 닿았으면 좋겠다. 긴 역사 속에서 흐려진 이들의 삶이 다시 빛났으면 좋겠다.


그냥, 항상 그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 게, 사라지지 않은 채.




-

웅답하라 7기의 #밥먹다가울컥 과 함께 이런 질문이 도착했다.

"여러분의 소울 푸드는 어떤 음식인가요? 어떤 추억이 있나요?"


소울 푸드, 까진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학생일 때 먹었던 학교 앞 막걸릿집 두루치기가 떠오른다. 몇 년 전, 다시 찾았을 때는 맛이 변해있던 그 두루치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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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나온 여자인데요 - - ROTC에서 육군 대위로 전역하기까지 MZ 여군의 군대 이야기
신나라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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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이라 힘든 것보다는, 군인이라서 힘들죠" _p.98


부사관의 딸이자, 세 자매 중 장녀. 군인인 아버지를 평생 보고 자랐고, 그 명예와 긍지 너머의 빈곤으로 군인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신나라 작가님. 그랬던 그가 입대를 선택한 이유부터 6년 4개월 간의 군 생활이 모두 담겨있는 책, 『군대 나온 여자인데요』다 :)




📖

군인이 되지 않겠다! 했던 그 다짐을 무너뜨린 건 2010년 3월과 11월에 연달아 일어난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이었다.


군의 기본적인 체계, ROTC에서의 이야기,

산악행군과 군장, 사격을 비롯한 각종 훈련.

남성이 절대다수인 사회에서 일어나는 아이러니한 일들.


문득 얼마 전 본 청와대 최초 여성 경호원님의 이야기도 얼핏 떠올랐다. 쉬는 시간이면 그렇게 족구 같은 걸 함께했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면 그 사회와 문화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그들만의 노력이었다는.




🌌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내 지인들이 떠올랐다.

작가님처럼 ROTC로 시작해 30살까지 군에 있다가 제대한 내 대학 동기(여자), 그보다 조금 일찍 건강 문제로 제대한 선배. 친구들이 다들 여행에 몰두할 방학이면 훈련으로 사라지던 그들이.


또한 책 속 한 문장에 수많은 뉴스와 프로그램들에서 보건 사건이 머릿속을 스쳤다. 아직도 세상 어딘가에서 반복되고 있을 것만 같은 강한 예감과 함께.


"아직도 성희롱이 단순히 성욕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성희롱은 권력 문제다." _p.86




-

성별 갈등이 점차 심해지는 대한민국.

출산율이 이렇게까지 대두되기 전에 가장 큰 토픽은 이 '군대'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지금도 인구 부족으로 여러 가지 이슈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런저런 걸 다 차치하고, 오늘도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국가에 복무하고 있을 모든 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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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읽는 시간 - 위대한 과학자 10인이 들려주는 일곱 가지 우주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게르트루데 킬 지음, 김완균 옮김 / 비룡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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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제로, 관심 제로, 대체 무얼 하고 사는지 알 수 없는 괴짜 할머니와 보내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주일', 게르트루데 킬의 『별을 읽는 시간』.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님이 강력 추천했다는 @birbirs 의 청소년 과학 소설!


할머니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에 혼을 빼앗겨 책장을 휙휙 넘기다가, 갑자기 기하학..? 수메르인...?? 코페르니쿠스..??? 물음표 가득하게 만들며 책장을 앞으로 다시 돌아가게 만든😂 그만큼 잘 읽히면서도 과학 지식 가득한 책, #별을읽는시간 이다 :)




📖

초등학교 3학년 윌리엄은 바쁜 부모님에 의해 유일한 친척 어른인 이모할머니 댁에 맡겨진다.

윌리엄을 보는 둥 마는 둥, 혼잣말만 중얼중얼하는 이상한 할머니의 집에서 윌리엄은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주일'이 될 거로 생각하며, 방에서 찾은 《나니아 연대기》를 쫓아 온 집안의 옷장을 탐험하고 다닌다.


그러다 무심코 꺼내든 비싼 망원 렌즈에 할머니는 처음으로 반응다운 반응을 보이고, 윌리엄은 '어린아이를 방치하는 나쁜 할머니!'라며 반박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이모할머니의 반응이 더 엄청나다.

아이들은 주로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닌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모할머니의 '우주 이야기'가 시작된다.




📈

우주의 중심은 어디인가, 지동설과 천동설, 별의 움직임을 보고 시간과 계절을 만들어낸 과거의 사람들, 르네상스, 뉴턴에 아인슈타인까지 과학사의 전반을 아주 유려하게 설명하는 책, #별을읽는시간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혹은 나처럼 과학에 관심이 많고,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은 성인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눈이 반짝거리는 게 선한 윌리엄을 따라 한 번 쭉 읽어내려 왔으니, 이제는 펜과 종이를 들고 플로우차트를 그려보며 다시금 별을 읽는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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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계 1 - 한양의 사람들
최성현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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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복도 한 가운데, 옷자락을 흩날리며 서 있는 남자. 2014년 화제의 영화, 「역린」의 최성현 작가님이 10년 만에 출간한 신작 장편소설, #묵계 .


「역린」이 정조 1년(1752)을 배경으로 했다면,

『묵계』는 18세기 말, 정조 시대 끝자락의 역사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리즈 작품은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보는 걸 선호하지만(묵계는 9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다), 대사 하나하나가 모두 주옥같던 그 「역린」 작가님의 작품이라 그냥 지나칠 수 없던 『묵계 1권』을 스포 없이 살짝 풀어본다 ;)




📖

조선 역사상 꽤 성군이었던 정조지만,

역시 조선은 조선이라 당파 싸움은 잦아들 줄 모르는 상황.

'상인'의 힘이 커지며 욕망이 들끓기 시작한 역동적인 시대에 조선 뒷골목을 장악한 조직, '인왕산'이 등장한다.


『묵계』는 이 '인왕산'에 얽힌 인물들이 펼쳐내는 군상극이다.


인왕산의 우두머리 우도,

아픈 아내를 위해 인왕산의 책사가 된 양반 이륜,

그런 아버지를 그냥 지나칠 수 없던 아들 강하.


조선의 상권을 지배하려는 움직임,

'인왕산'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혼돈,

부정부패가 판을 치는 조선 사회가 펼쳐진다.


아버지를 위해 무관 시험도 포기하고 군상극 한 복판으로 들어온 강하의 운명이 흔들린다.




⚫️

묵계(默契) :

말 없는 가운데 뜻이 서로 맞음.

또는 그렇게 하여 성립된 약속.


1권은 인물과 배경을 설명하고 극을 여는 '기' 정도의 프롤로그에 가까웠다면, 2권에서는 강하의 본격적인 행보와 더 큰 권력이 개입하여 극의 중심으로 들어서지 않을까 싶은 #묵계1권


영상화도 추진 중이라는데, 오랜만에 꽤 괜찮은 역사 작품 한 권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



-

그래서 2권 언제 나온다고요..?

목 빠지게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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