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스트 랜드 - 쓰레기는 우리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올리버 프랭클린-월리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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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된 플라스틱 칫솔이 아직도 썩지 않고 남아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


플라스틱, 옷, 음식물, 전자기기. 산업 폐기물, 중금속, 핵폐기물.


그리고 이들을 처리하기 위한 재활용의 어두운 이면,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 '기부'라는 명목의 쓰레기 처리를 다루는 책이 있다. 올리버 프랭클린-월리스의 #웨이스트랜드 다.




📖

우리는 흔히 재활용만 잘 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웨이스트 랜드』는 그 '재활용'의 현실마저 생생하게 담는다.


전 세계의 쓰레기가 모이는 방글라데시의 8만 평짜리 쓰레기 매립장에는 쓰레기'산'이 생겨 동물들이 서식하고, 그나마 쓸모 있는 쓰레기로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사람들이 돌아다닌다. 더 이상 쓰레기 매립장이 아닌, 그마저 자원으로 여겨 뺏고 뺏기는 '투기장'이 되어버린다.


#웨이스트랜드 는 재활용 하라고 잔소리하지 않는다. 지구가 아파해요, 아이들이 살 수 있게 만들어주세요라고 호소하지 않는다. 그냥 '현실'을 말한다.

끔찍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잔혹한 현실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일상과 밀접한

#플라스틱쓰레기 #의류폐기물 이야기만 살짝 적어본다.



🩸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인체의 혈액, 모유, 공기 중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으며,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는 야생 동물의 분변에서도 나온다고 한다.


또한 플라스틱 생산량의 99%가 화석연료로 만들어져 온실가스가 되고, 기후위기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악순환의 정점.


"미국은 경악스럽게도 매일 인당 2kg의 쓰레기가 나온다."_p. 16


2020년 기준 대한민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12개, 19kg. 플라스틱만 한 달에 약 110개, 1.6kg을 버리고 있는 우리.


심지어 플라스틱은 100% 재활용되지 않는다. 최근 '투명 플라스틱'을 굳이 따로 분리 배출하라고 권고하는 이유도 그 여기에 있다. 대부분 여러 가지 이유로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폴리에틸렌, 폴리카보네이트 등)을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특히 카페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대부분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제조사마다 제조하는 소재가 달라서 그 정체 파악이 어려워 재활용이 불가하다.




👕

"만들어진 옷은 이미 충분하거든요" _p.198


나는 이사 때마다 옷을 @otcan.offcial 에 기부하고는 했다.

종종 옷을 교환해서 입는 @wearagaincampaign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웨이스트 랜드』는 말한다.

그렇게 보내진 옷도 대부분 '더 끔찍한 쓰레기장'으로 향할 뿐이라고. 우리에게 필요 없는 건 타인도 필요로하지 않기에, 가장 좋은 해결책은 '소유하지 않는 것'이라고.


이는 의류에만 적용되는 건 아닐 테다.

플라스틱 쓰레기들도, 각종 전자기기도, 어떻게 보면 책이라는 물성조차 소유하지 않으면 만들 필요가 없으니. 자원이 소모되지도, 썩지 않는 쓰레기가 되지도 않을 테니.


(실제로 코팅된 종이는 재활용이 어려운데, 책 표지는 모두 기본적으로 코팅하기 마련이다)




💭

책을 덮고, 나의 삶을 돌아본다. 나는 어떤 생활은 어떤 쓰레기를 만들고 있을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스타벅스에 개인 컵을 들고 방문했다.

빨대 또한 몇 년 전에 구매한 실리콘 빨대를 사용한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한 달에 20L도 채우지 못한다. 플라스틱으로 된 건 최대한 안 사고, 안 먹는다. 배달도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올 것 같은 건 먹지 않는다. 브리타정수기를 사용한 지 3년 되었다.



📕

솔직히 최근 내 가장 큰 쓰레기 고민은 책과 함께 오는 '택배 비닐'이다.

협찬으로 받는 책의 95%가 에어캡 포장지에 온다.

4%는 종이 안에 에어캡이 부착된 모호한 포장지에 온다

(결국 재활용 불가. 일반쓰레기). 1%만이 온전한 종이 포장지에 담겨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뭐라도. 아주 작은 것이라도.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비 웅덩이를 바라보며 고민 또 고민하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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