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 - 그는 왜 괴물이 되었는가
서린 지음 / 잇스토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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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에 피를 한 가득 묻히고 웃는 모양의 표지만큼이나 인상적인 내용. 다소 #한강 작가를 떠오르게 하는 내용이긴 하지만 또 다른 시대상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강렬한 책.

- 작가는 #아파트여자들 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이번 작품이 두 번째 소설이다.

- 책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넘나들며 장애를 가진 한 남자가 무참히 아내를 살해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 1장에서 살인죄로 체포되는 주인공 광남.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것도 모자라 시신을 고무대야에 담아두고 웃고 있는 그는 그저 미치광이 살인마인듯 하다.

- 하지만 그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사회적 분위기와, 정략결혼이라는 비극적인 가족관계의 시작, 그리고 정서적으로 정상적이지 않았던 배우자, 이를 암묵적으로 묵인한 마을 사람들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진 상황이 만들어낸 피해자이기도 하다.

- 작가는 이런 살인에 대한 동정과 긍정의 마음을 담아내고 싶었던 것인가. 아니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비극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작가가 독자에게 던지는 가장 큰 질문이자 이 책의 묘미이다.

- 쓰다보면 내용의 80% 이상을 공개하는 전문스포일러이다보니 내용을 모두 담아내지는 않겠지만

결국 아들과의 아주 작은 추억 하나에도 그저 행복해하는 주인공 광남을 바라보며,

반세기도 지나지 않은 우리 나라의 시대상이 선진국가로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었던 사실에 감사하며,

비교적 짧은 소설 안에 많은 화두를 담아낸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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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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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다보면 아주 세밀한 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굵고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하는 책이 있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그리고는 곧 스스로가 넷플릭스의 제작자가 된 듯 영화화를 결정하게 된다.

여기, 또 다시 그런 책이 등장했다.

- 작가는 1962년생으로 이미 #수확자시리즈 로 유명하다. 아들인 재러드 셔스터먼과 소설, 시나리오 등을 공동 작업하고 있다. 이미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는 작품도 다수 있다. 물론 이 작품도 포함이다.

- 제목의 언와인드.

부모가 원할 경우 13~18세의 자녀를 중절하는 것.

중절이란…자녀의 신체 전부(본문을 빌리자면 99.44%)를 타인에게 장기 기증하는 것이다.

(작가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떠올리게 된 것인가…했더니 작가가 본문에서 소개하는 신문기사에서 비슷한 사건들이 “이미”벌어진 뒤였다. 때로 현실은 상상보다 잔인하다)

- 주인공 코너는 언와인드되기로 결정되었다.
하지만 그대로 운명에 굴복하여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도주하기로 결심한다.

모두가 캠프라고 부르는 곳, 죽기 전 모여서 신체를 관리당하는 곳으로 가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주하는 과정에서,

언와인드되기로 결정된 여주인공 리사와, 어려서부터 이미 신을 위해 “십일조”로 바쳐질 운명으로 키워진 레브를 만난다.

이들이 함께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몸싸움 속에서,

타인의 생명을 경시하고, 타인의 신체 모든 것을 빼앗아서라도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유지하려는 기득권의 욕심이 드러나고,
(코너가 자기도 모르게 황새배달된 아기를 구하려던 모습이라거나, 살아돌아온 레브를 향해 신실한 믿음을 가진 그 부모가 끝까지 레브를 거부하는 모습. 그리고 진정한 히어로 제독의 이야기까지 반전과 고민이 담겨있지 않은 이야기가 없다. )

동시에, 언와인드된 신체 일부에는 우리의 영혼이 남아있겠느냐는 철학적인 고찰까지 담아낸 이 소설은

솔직히 그저 2편이 기대될 따름이다!

- 우리나라는 어린이가 자꾸 줄어가는데,

이 소설 속 아이들은 언와인드되기위해 임신된다. (돈이 걸려있다.)

생명과 탄생, 생명경시와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 소설. 동시에 영화 한편 본 듯한 재미를 가진 소설.

근래 보기 드문 소설이다. 이 책을 추천한다.
어서 2권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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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 리더의 말이 달라지면 회사는 성장하기 시작한다
고구레 다이치 지음, 명다인 옮김 / 갈매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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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는 리더가 언어화 해야할 대상으로 6가지를 말한다.

리더십 / 관리 / 목표 / 지시 / 질문 / 전달

- 조직을 이끌어나가며 반드시 행하게 되는 과정들이다.

- 모든 과정에서 작가의 의도는 명확하다.

누가 들어도 의미가 확실하고,
그 의미를 다시 전달하거나 재현해도 왜곡이 없는 언어화.
수치와 자료를 바탕으로 하되,
와닿지않는 수치나 경험보다는 유사하고 친숙한 사례로 알려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

- 작가는 전달하는 리더의 명확한 언어화 능력을 요구하지만

그 바탕에는 상사와 부하직원간에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화합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 분명한 것은 작가의 생각에 상당히 동의하게 될 것이라는 점. 지시가 명확하여 부하직원이 그 지시대로 잘 따라올 수 있는 조직이라면 실패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리더이거나, 리더가 될 사람, 리더가 되고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숙지할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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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잘린, 손 매드앤미러 5
배예람.클레이븐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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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앤미러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 작가 두명에게 주어진 문장은 #바다에서거대한손이올라왔다 이다. 같은 문장에서 시작된 다른 이야기. 그 매력적인 구도는 5권에 이르러서도 여전하다.

- 작가는 두 사람이다.
배예람 작가는 무섭고, 기괴하고, 피가 쏟아지고 내장이 너덜거리는 와중에도 울컥 눈물이 차오르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한다. 이미 여러 편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스타이드본 #살인을시작하겠습니다 #좀비즈어웨이 등

클레이븐 작가는 외국인인가 싶은데 서울에서 태어났다. SF적인 상상력과 호러가 혼재된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다. 특히 괴상한 괴물들과 암담한 배경, 그 속에서 발버둥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적어내는 것을 즐긴다. #컴플레인 #마지막러다이트 #록스타로봇의자살분투기 등 작품이 있다.

- 첫 이야기 #무악의손님_배예람

해일과 함께 나타난 거대한 손. 해일로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주인공은 다행히 살아남았다. 하지만 아끼던 동생이 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그 후 바닷가에 나타난 거대한 손.

20년 뒤, 이 손을 관광상품으로 삼고 종교도 만들어 믿는 무악주민들. 그 동안 주인공은 먼저 죽어버린 동생을 그리워했는데, 남자친구의 설득으로 떠난 무악여행길에,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두번째 이야기 #바다위를떠다니는손_클레이븐

바다 속에서 밀려온 거대한 손. 이 손을 연구하던 주인공은 이 손이 살아있고 잠들어있는 상태라는 것을 알게된다. 보고 후 정밀조사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손은 깨어나 바닷가 주민들을 학살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기괴한 현상, 모든 사람들의 양 팔이 꺾이고 뱅뱅 돌더니 몸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럼에도 조사팀을 꾸려 최신 핵잠수함을 타고 손의 비밀을 알고자 바다로 떠난 주인공. 과연 주인공은 손의 진정한 비밀을 알 수 있을지?

- 두 작가의 성향은 매우 달랐기에 같은 소재인데도 매력적이다.

유명 영화감독에 비하자면 #무악의손님 이 #박찬욱감독 영화처럼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극도의 감정을 전달하는 편이라면,

#바다위를떠다니는손 은 #봉준호감독 영화처럼 많은 사람이 등장하여 상황이 벌어지고, 극단적 상황 속에서 인물들의 행동이나 전체적인 상황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이야기에 가깝다.

이런 비교를 한 권의 책에서 할 수 있는 재미는 #매드앤미러시리즈 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 매 시리즈가 출간될때마다 작품 속 #매미 와 서로의 작품에서 오마주한 내용을 찾는 문제가 나오는데, 역시나 읽다보면 아무생각없이 넘어가곤 한다. (시리즈를 모두 읽었는데, 매미를 매번 못찾는것도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이런 소소한 장치들은 #텍스티출판사 의 강점이 아닌가 싶다.

- 신선한 이야기. 최근 유행하는 #박정민대표 의 문장을 빌려온다면,

“넷플릭스 왜보나, 성해나 보면 되는데, 매드앤미러 보면 되는데, 책 읽으면 되는데“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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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지구라는 놀라운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아이작 유엔 지음, 성소희 옮김 / 알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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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읽고, 자연에 대한 소개를 하는 책이겠거니, 싶었으나, 다 읽은 후, 지구상의 자연환경을 놓고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라는 감탄으로 한동안 표지를 멍하니 바라본 책.

- 작가는 홍콩계 캐나다인이며, 자연을 주제로 하는 에세이를 집필한다. 환경보호와 생태학적 사고를 문학적으로 풀어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책은 소리 / 장면 / 접촉 / 교류 / 압박 / 회복 / 존속 이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7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 정말 수많은 동,식물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솔직하게 그 중 내가 아는 동물은 개구리 같은 단어 뿐이었다. 특히 소리 편에 나오는 동물 이름 중 #케이트윈즐릿딱정벌레 라는 이름이 너무 기억에 남았다. 특히 이 곤충과 관련된 작가의 유머러스한 다음 문장은 압권이다.

”이 딱정벌레는 절대 파도 아래로 가라앉지 않겠지만…“

-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우리는 자연을 바라볼 때 지극히 인간중심적으로만 생각한 것은 아닌가 싶다. 그 자체를 받아들이거나, 이유가 아닌 존재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 결국 작가의 제목에 등장하는 히치하이커는, 인류세라는 용어를 쓰며 지구의 많은 것을 변화하는 인간이, 실은 위대한 자연에 잠시 스쳐 지나는 존재임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 하다.

우리가 지켜야할 많은 동식물이 수없이 사라지고, 이름이 바뀌고, 환경에 적응하며 달라지고, 인간에 의하여 학살당하고, 존재가 지워지는 것들을,

문학적으로, 유머러스하게, 때론 비판적이지만 해학을 담아 표현하고 있다.

- 최근 #이정모관장 의 #찬란한멸종 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단순한 자연보호나 자연과학에 대한 서술적 에세이는 이제 설 자리가 없는 것인가.

- 작가의 책 말미에 등장하는 #앞서언급했고대부분생명체인대상에관한간단한생각 편은, 마치 #베르나르베르베르 의 #상대적이며절대적인지식의백과사전 을 읽는 느낌이었다.

많은 배경 지식과 철학을 가진 자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와 같은 범인들이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감탄하며 읽었다.

-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진 에세이를 읽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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