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내 일의 내일 - 인공지능 사회의 최전선
노성열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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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내일의내일 #노성열 #동아시아출판사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지 벌써 4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 즉 AI는 얼마나 발전해 왔고 앞으로 우리 삶에 어떤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까. 과학전문기자인 저자는 인공지능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 돌아다니며 취재한 결과를 집대성 하여 이 책을 냈다. 


책에서는 법률, 의료, 금융, 게임, 정치군사, 예술스포츠, 언론마케팅교육, 윤리 총 8가지의 분야로 나누어 현재 개발된, 혹은 개발하고 있는 여러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기술을 통해 앞으로 달라질 미래, 거기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할지를 시사한다. 우리는 아직 의료 AI, 법률 AI 등 여러 분야에서 집단의 이익과 우리의 무지로 인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미 방대한 지식의 기억과 검토라는 점에서 우리는 더 이상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다. 그렇기에 저자는 우리가 무지의 공포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검증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하면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소통하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시리와 빅스비, 혹은 인공지능 스피커 같은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우리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늘 접하는 SNS를 통해서도 빅데이터가 우리의 흥미과 관심사를 분석해 맞춤 동영상, 광고 등을 보여준다. 책에서는 이런 알고리즘에 대해서도 우리가 비판적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타인의 감정에 쉽게 매몰되거나, 정치적으로도 이용을 했던 예시들을 통해 우리는 이런 알고리즘의 부정적인 영향력과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하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이 자율적이고 정밀하며, 인간의 두뇌를 모방했기에 인간과 흡사하게 발생하는 사회 양태, 인간에게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AI 윤리를 정립하는 것은 기술의 도입에 앞서 중요한 논쟁거리 중에 하나이다. 윤리 기준이 명확히 합의되지 않는다면 실제 여러 AI들의 도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여러 제도적 법적 장치를 통해 모든 인간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한에서 기술의 도입을 받아들여야 한다. 


더 이상 우리가 인공지능 기술을 거부하거나 배척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을 받아들이고 제대로 사용하며 본인만의 창의성을 발현시키는 사람들이 한 분야의 전문가나 인재가 될 것이다. 아직은 여러 인공지능 기술들이 개발 단계이거나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어느새 우리가 알고리즘에 익숙해졌듯이 빠른 시일 안에 여러 AI들이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AI 기술과 협업하여 더 창의적인 발상을 하며 미래에 대비함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AI #인공지능 #책읽기 #독서 #신간 #책 #도서 #책추천 #도서추천

공포는 무지에서 비롯된다. 의료 AI가 인간 의사나 간호사보다 더 정확하게 판정하는 분야를 엄선하고 이를 임상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그래서 기계가 잘할 수 있는 업무는 기계에게 맡기고, 인간은 좀 더 창의적이고 상호 소통하는 분야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 - P92

이제 어느 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려면 AI의 도움을 당연히 받아야 하며, 그 힘을 어느 부문에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스스로 진정성 있게 탐구하고 찾아내야 한다. - P136

인간만이 가진 창의성은 오히려 기계와 만났을 때 더 빛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세계는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알고, 이를 통해 참신한 전략을 짤 수 있는 인재들이 지배한다고. - P162

우리는 지금 알고리즘이 매개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자동추천시스템의 편리함과 익숙함에 갇혀 매일매일 수많은 자신의 행동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이 기술의 위력과 문제점을 간과하곤 한다. - P267

기술은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가치관을 바꾸고 때로는 새롭게 형성한다. 의도를 갖고 감추어 심은 정치적 의제, 상업적 목적을 알고리즘 안에서 골라낼 수 있게 깊이 읽는 힘을 키워야 한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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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미래, 컬처 엔지니어링 - 질문하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폴 김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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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미래컬처엔지니어링 #폴킴 #함돈균 #나성섭 #김길홍 #동아시아출판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4인이 모여서 한국 사회의 교육,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미래 사회를 위한 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책. 


한국에서 ‘교육’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대학 입학을 위한 교육’이라고 해야 할까. 한국에 사는 청소년들은 대입을 위한 과도한 학업에 억눌려 있고, 학부모들은 자식들의 입시를 위해서 엄청난 교육비와 함께 관심을 쏟는다. 하지만 획일적인 수능과 결국은 내신 성적이 중요시 될 수밖에 없는 수시는 출제자가 요구하는 정해진 답을 찾는, 경직된 사고방식을 갖는 아이들을 키워낼 뿐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이전보다 더 글로벌 사회가 되어가는 지금, 질문하지 않고 주어진 질문에만 답변하는 소극적인 아이들은 미래 사회에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없다. 


이런 한국 현실에 대해서 책 속 전문가들은 개탄하며 자신들이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겪었던 현장 경험과 자신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우리 한국 사회가, 교육 현실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아이들을 글로벌 인재로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교육 제도의 개혁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결국 우리의 사회, 문화 환경을 바꿔 나가야 교육 역시 바뀔 수 있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 우리의 문화적 관성과 약점을 찾아서 고찰하고 탐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필요한 시도를 ‘컬처 엔지니어링’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1장부터 9장까지 갈등 수용 능력, 리스크 테이킹, 도시 경쟁력, 인재 전쟁, 다양성, 사회적 신뢰, 매뉴얼 없는 사회, 글로벌 시티즌십, 미래학교로 나눠서 저자들의 대담을 보여준다. 우리의 사회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사실 사람들의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고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고착화 되어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은 일어나기 어렵고, 혁신을 일으킬 인재를 길러내기도 쉽지 않다. 우리가 겪어보지 않은 미래 사회에 필요한 것은 어떤 상황, 환경이 오더라도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고 그렇기에 우리는 컬처 엔지니어링을 통해 ‘질문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당연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질문해보고 그로 인해 문제가 발견된다면 개선하고 변하는 사회. 그런 사회가 우리가 꿈꾸는 이상사회가 아닐까.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고 요구되는 시대에 한국은 경제적 안정성에만 집착하며 과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청년들이 대기업과 공무원 시험에 올인 하는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일까.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것 같다. 단 한 번의 실패도 인정하지 않는, 혹은 실패한다면 다시 위로 올라갈 방법이 막힌 한국 사회에서는 결국 모두가 안정적인 직업에 목멜 수밖에 없다. 청년들의 도전을 받쳐줄 사회적 안정망이 필요하다. 


자신의 욕망에 대해서 질문하는 개인이 없다면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는 개인이 없기에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되는 사회도 존재하지 않는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앞으로 살아갈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현재의 한국 사회를 돌아보고, 사회와 교육에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현재의 사회를 당연시 생각하지 말고 늘 질문하고 고민해봐야겠다.



#교육 #미래교육 #컬처엔지니어링 #질문하는문화 #책읽기 #독서 #신간 #책 #도서 #책추천 #도서추천

질문을 항상 하는 태도가 몸에 익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그냥 그대로, 예컨대 사회적 관습이나 현상을 그냥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따져보는 태도, 정확히 분석해보는 태도를 갖는 거예요. 그렇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장하면서 시민의식을 바꾸고 기업 문화를 바꾸는 거죠. - P18

한국 사회에서 지금 눈에 띄는 현상은 모든 결과를 남 탓, 사회 탓, 정부 탓으로 돌리는 거예요. 실패하면 자기 책임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교육 문제로 보면 이건 더 극심하죠. 학생, 부모, 젊은이 할 것 없이 남들이 가는 길, 뚜렷하게 보이는 경제적 안정성, 이런 게 아니면 인생에 다른 선택이 없는 것처럼 사고하고 극단적인 보신주의를 선택하는 경향이 너무 만연해 있는 게 한국 분위기에요. - P75

이 얘기 전에 한국을 지금 보면 어린 학생부터 시작해서 대학생까지 교육 분야에 한정하지 않아도, ‘내가 진짜 뭘 하고 싶은가’에 대한 자기 욕망의 확인 과정이나 기회가 없는 사회라는 생각이 들어요. 개별적인 차원에서 자기 욕망의 부재가 사회적으로 모이면 결국 ‘내가 살고 싶은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라는 질문이 부재한 사회가 됩니다. 국가 단위로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내 욕망의 능동적 확인은 사회 비전이나 국가 비전에 대한 구성원들의 생각으로 이어져요.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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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도착한 생각들 - 동굴벽화에서 고대종교까지
전호태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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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도착한생각들 #전호태 #창비


#교양한당 첫 번째 책 


구석기문화부터 삼국시대까지 우리나라 고대의 사상과 유, 불, 도 세 종교에 대해서 설명하는 책. 단순히 역사책이라기보다는 제목에서 이야기하듯이 고대인들의 ‘생각’과 그 생각으로 발전한 종교에 대해서 설명한다. 책 전체가 저자가 자신의 아들과 대화를 나누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 독자에게 직접 강의하듯이 설명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문명으로 이어지는 선사시대에는 기록의 역사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생각과 삶을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저자는 박물관 전시실에서 그들이 남긴 유적을 보며 고대인들의 사고방식을 상상하여 보여준다. 실제 유물에 역사적 상상력이 더해진 고대인들의 생각을 엿보면서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삶을 영위했고, 여러 유물들을 만들어 지금까지 남겼는지 이해가 되었다. 또한 상상력으로 쓰인 고대인들의 생각을 읽으며 내가 그때 사람이었으면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왔을까 같이 상상해보았다. 


특히 태초의 여신과 남신의 위계가 변하게 되는 과정과 우리가 알고 있는 단군 신화도 시대를 거치며 여러 변형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각 나라의 건국 신화가 건국의 정당성과 왕에 대한 위엄을 주기 위해 더 과장되었다고만 생각 했는데, 내가 알고 있는 그 이야기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변화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사시대의 이야기가 끝나면 뒤를 이어 샤머니즘과 음양오행론을 거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유교, 불교, 도교 세 종교의 시작과 수용양상이 이어진다. 그동안 음양오행론을 단순히 도교 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더 깊숙하게 우리의 사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신선사상과 도교사상이 완전히 같지 않음도 책을 통해 처음 배웠다. 


마지막 장에서 사상과 종교의 본질과 함께 현대에 사는 우리는 어떻게 타인과의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책을 다 읽고서 고대인들이 나보다 과학, 기술이 발전되지 않은 시대를 살아왔을지라도 과연 그들의 삶과 사고가 현대의 우리보다 단순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최근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난리 난 코로나 바이러스 사건을 통해 과연 우리는 그들보다 과연 사상이 진보했다고 할 수 있는 걸까. 


예전에도 지금도 인간의 사고방식의 본질은 결국 같다. 고대인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를 통해 우리의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사 #사상 #고대사상 #고대종교 #책읽기 #독서 #책 #도서 #신간 #책추천 #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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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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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동주 #안소영 #창비



3.1운동 101주년인 오늘. 어떤 책을 읽을까 하다가 책장에서 눈에 띈 시인 동주를 다시 꺼내 읽어본다. 연희전문학교 시절부터 시작해 그의 죽음,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가 담겨 있는 이 책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자료 수집과 고증, 거기에 더해진 저자의 상상력까지 함께 어우러져 청년 윤동주의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1930년대의 경성과 동주 주변의 열정 넘치는 다른 청년들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져 당시의 사회 모습을 자연스럽게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


윤동주의 시를 분석하거나 해설하지 않고, 시인이 되고 싶었던 청년 윤동주의 삶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서 그가 쓴 시가 하나씩 드러나 있어 자연스럽게 윤동주의 시가 마음속에 닿는다. 일제의 억압이 점점 심해지며 펜을 꺾거나 혹은 전향하여 일제를 위한 글을 쓰던 시기, 우리 말로 쓰는 글이 위험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포기 하지 않고 글을 쓰던 그의 마음이 책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두운 밤 속에서도 별을 꿈꾸며 시를 쓰던 윤동주 시인. 비록 본인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였지만 그런 순수한 양심을 가졌기에 그의 시는 지금까지도 남아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닐까. 나 역시 그처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오늘도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밤 같다.




#동주 #윤동주 #윤동주시인 #역사소설 #책읽기 #독서 #책 #도서 #책추천 #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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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는 시를 종이 위에 쓰고, 고치고 다듬는 과정이 별로 없었다. 마음에 고이는 생각들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관찰하다, 어느 순간 넘실넘실 차올라 오면 언어로 빚어 몇 번이고 입 속에서 되뇌고 공글리며 운율을 입혀보다가, 이만하면 되었다 싶을 때 비로소 노트 위에 단정한 글씨로 또박또박 써 나갔다. 한 편의 시가 완성될 때까지, 동주의 마음속에서는 무수한 격량이 일건만 좀처럼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 P24


동서양의 고전과 현대의 철학 사상, 여러 나라의 문학 작품들을 탐독하면서 동주는 새삼 깨달았다. 고풍스러운 옷을 입은 동양의 옛 성현이나, 금발의 푸른 눈의 서양인이나, 지금 식민지 조선 땅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나, 인간과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며 진실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정신은 통한다는 것을 . - P137

시인 정지용은 동주의 시집 서문에 이렇게 썼다.

"일제 헌병들은 동(冬) 섣달에도 꽃과 같은, 얼음 아래 한 마리 잉어와 같은 조선 청년을 죽이고 제 나리를 망치었다.

일제 시대 날뛰던 부일문사 놈들의 글이 다시 보아 침을 뱉을 것뿐이나, 무명의 윤동주가 부끄럽지 않고 슬프고 아름답기 그지 없는 시를 남기지 않았나?

시와 시인은 원래 이러한 것이다."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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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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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없는세계 #미우라시온 #은행나무


요리에 열정을 가진 남자 후지마루와 식물을 사랑하는 여자 모토무라의 이야기. 책 소개만 읽었을 때는 둘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이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두 남녀를 포함한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정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그런 이야기였다. 


모토무라가 속해 있는 T대학의 마쓰다 교수 연구실에는 그렇게 각자 식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이 모여 있고, 후지마루는 근처 작은 가게인 엔푸쿠테이에서 요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보여준다. 인간끼리 나누는 교감의 감정만을 사랑으로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에 대한 열정 또한 사랑으로 지칭할 수 있다면 우리는 모두 사랑에 빠진 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강한 탐구심과 정열을 보여주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또 어디 있을까. 후지마루에게 빠진 모토무라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또한 그 구애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토무라의 마음도 동시에 이해가 갔다.


둘의 이야기가 주축이긴 하지만 연구실 수장인 마쓰다 교수의 과거사가 크게 마음에 와 닿았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결국 각자의 마음의 상처가 하나씩 있기 마련이고, 그 상처를 완벽히 치유하진 못하더라도 어떻게 견디고 그로 인해 또 살아가는지 보여주고 있어서 몰입이 많이 되는 부분이었다. 


또 식물학 연구실이 배경이 되다보니 모토무라의 연구 과정과 그 결과, 또 세미나의 모습과 과정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식물학 에세이라고 지칭할 만 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모토무라의 애기장대 유전자와 관련된 실험 설계하는 과정에서 간단한 유전법칙에 대한 설명도 함께 제시되어 있어서 그런지 마치 모토무라 옆에서 실험을 지켜보는 조수가 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후지마루도 그런 느낌이었겠지. 비록 요리에 대한 지식만 가득한 청년이지만 그렇기에 더 순수한 마음으로 식물을 바라보고 자신의 감상을 표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연구자들이 너무 미시적인 관점에서 식물을 연구한다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밖에서 식물을 관찰하며 즐길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따뜻한 봄이 되어 생명력을 발산하는 다양한 식물들을 즐기고 싶어진다. 



#배를엮다 #식물에세이 #소설 #일본소설 #책읽기 #독서 #신간 #책 #도서 #책추천 #도서추천

(....) 하지만 후지마루는 주눅들지 않는다.

요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식재료를 앞에 두고 ‘이것과 저것을 조합해보면 어떨까’하고 생각하면 마음이 들뜬다. 쓰부라야의 요리를 먹은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퍼지는 것을 보면 자신도 재료 다듬기나 손님 접대에 조금은 공헌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 P17

후지마루가 힉물학을 흥미 있어 하는 데다가, 식물을 보고 나서 보여주는 놀라움과 기쁨에서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모토무라는 자신이 소중하다고 느끼는 세계를 대하는 후지마루의 모습을 보며 자기가 존중받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후지마루가 엔푸쿠테이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요리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서로가 열정을 기울이는 세계는 달라도 언제까지나 함께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P123



다만 나에게는 일생에 한 번 있는 연애 상대가 인간이 아니라 ‘식물 연구’일뿐이야. 설령 실패로 끝났다 해도, 전력을 다해 사랑한 기억과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닐 거야. 나는 내 속의 정렬과 사랑을 모두 걸고 식물 연구를 상대로 연애를 하고 있었어.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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