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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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1주년인 오늘. 어떤 책을 읽을까 하다가 책장에서 눈에 띈 시인 동주를 다시 꺼내 읽어본다. 연희전문학교 시절부터 시작해 그의 죽음,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가 담겨 있는 이 책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자료 수집과 고증, 거기에 더해진 저자의 상상력까지 함께 어우러져 청년 윤동주의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1930년대의 경성과 동주 주변의 열정 넘치는 다른 청년들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져 당시의 사회 모습을 자연스럽게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


윤동주의 시를 분석하거나 해설하지 않고, 시인이 되고 싶었던 청년 윤동주의 삶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서 그가 쓴 시가 하나씩 드러나 있어 자연스럽게 윤동주의 시가 마음속에 닿는다. 일제의 억압이 점점 심해지며 펜을 꺾거나 혹은 전향하여 일제를 위한 글을 쓰던 시기, 우리 말로 쓰는 글이 위험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포기 하지 않고 글을 쓰던 그의 마음이 책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두운 밤 속에서도 별을 꿈꾸며 시를 쓰던 윤동주 시인. 비록 본인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였지만 그런 순수한 양심을 가졌기에 그의 시는 지금까지도 남아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닐까. 나 역시 그처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오늘도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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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는 시를 종이 위에 쓰고, 고치고 다듬는 과정이 별로 없었다. 마음에 고이는 생각들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관찰하다, 어느 순간 넘실넘실 차올라 오면 언어로 빚어 몇 번이고 입 속에서 되뇌고 공글리며 운율을 입혀보다가, 이만하면 되었다 싶을 때 비로소 노트 위에 단정한 글씨로 또박또박 써 나갔다. 한 편의 시가 완성될 때까지, 동주의 마음속에서는 무수한 격량이 일건만 좀처럼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 P24


동서양의 고전과 현대의 철학 사상, 여러 나라의 문학 작품들을 탐독하면서 동주는 새삼 깨달았다. 고풍스러운 옷을 입은 동양의 옛 성현이나, 금발의 푸른 눈의 서양인이나, 지금 식민지 조선 땅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나, 인간과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며 진실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정신은 통한다는 것을 . - P137

시인 정지용은 동주의 시집 서문에 이렇게 썼다.

"일제 헌병들은 동(冬) 섣달에도 꽃과 같은, 얼음 아래 한 마리 잉어와 같은 조선 청년을 죽이고 제 나리를 망치었다.

일제 시대 날뛰던 부일문사 놈들의 글이 다시 보아 침을 뱉을 것뿐이나, 무명의 윤동주가 부끄럽지 않고 슬프고 아름답기 그지 없는 시를 남기지 않았나?

시와 시인은 원래 이러한 것이다."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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