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 나태주 시집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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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과는 거리가 멀었던 내가 저자의 시를

읽고 너무나 감동을 받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누군가 글을 잘 쓰고 싶으면 시집을 읽어보라

 권했는데 그 이유를 알겠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문장이 어렵지 않다. 누가 봐도 이해하기

 쉽고 구절구절 마음에 와닿는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 '풀꽃'

 

 

 

 

이번에 출간된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란

시집은 저자의 지난 50년이 담겨있다. 총 214편의

시로 1부에 신작시 100편, 2부에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시 49편, 3부는 나태주 시인이 사랑하는 시 69편으로

출간되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문장들로

지어졌으나 결코 가볍지 않으며 울림을 주는

문장들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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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하루의 모든 것에 감사하고픈

마음이 드는 이 시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너무도 당연히 내 옆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잠시 잊고 지냈다.

그런 내 맘을 가뭄의 단비처럼 적셔주는 저자의

시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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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

힘들고 고달픈 마음

쓰다듬어주는

감정의 서비스 맨

 

 

 

시인이라는 직업을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감정의 서비스 맨'이라 표현하다니

그 직업에 더없이 감사하고 저자의 노련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저자는 인생이 고통의 연속이기에 고행이라

 말하는 사람들 앞에 '고행'을 '여행'으로 바꾸어

보자고 말한다. 인생을 고통과 불행으로

가득한 것으로 보지 않고 사랑과 인간애로

가득한 것으로 봄으로 고행에서

여행으로 승화시킨다.

 

 

 

 


인생은 고행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있다.

우리 여기서 '고행'이란 말

'여행'이란 말로 한번 바꾸어보자

인생은 여행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너와 함께라면

인생은 얼마나 가슴 벅찬 하루하루일 것이며

아기자기 즐겁고 아름다운 발길일 거냐

너도 부디 나와 함께

힘들고 지치고 고달픈 날들

여행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구나

지구 여행 잘 마치고 지구를 떠나자꾸나.

 

 

 

 


이 시를 나의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다.

삶이 힘들고 지칠지라도 인생은 즐거운 여행이니

그 힘든 순간도 모두 소중한 추억이라고..

우리 즐거운 여행 함께 하자고..

저자의 시를 읽으며 삶을 되돌아보고 발에 치이는

풀꽃 하나도 예쁘게 보게 되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에 촉촉한 비를 내리게 해줄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저자의 시집을

추천한다. 시집은 자기 계발서나 소설과는

다른 감성과 멋스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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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 당신이 기적의 존재인 과학적 이유
이송미 지음 / 비타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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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 중의 하나가 '건강'일 것이다. 나 또한

나와 우리 가족 모두의 건강을 위해 수없이

기도한다. 특히 시아버지께서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셨고 수치가 조금 높아지셔서 걱정이 앞선다.

'당신이 기적의 존재인 과학적 이유'라는 제목에

힘을 얻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건 정말

안 읽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예상은 했지만

생각만으로 병을 고칠 수 있음이 가능함을 작가는

보란 듯이 증명해준다. 작가의 어머니 또한 아토피와

중풍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시다 암 진단과 약 부작용까지

 겪게 되셨다고 한다. 저자는 도움이 되기 위해 치유를 위한

공부를 했는데 불치병이 낫고 죽음 앞에서도 너무도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기적을 보게 된다.

저자의 어머니를 통해서도 기적을 경험한 저자는

20년간 공부해서 얻게 된 모든 기적적인 치유 사례와

천재 과학자들이 전하는 치유력 등을 책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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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변하면 실제로 몸이 변한다.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우리 내면에

잠자는 엄청난 치유력도 더불어

깨어난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상상하라'라는

자기 계발서의 글들은 수없이 읽었지만 정말

생각만으로 내 안의 잠재력을 깨울 수 있고

아픈 병도 나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절대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다.

암은 사별, 이혼, 사업 실패 등 매우 힘든 일을

겪었을 때 찾아온다고 들었다. 이처럼 심적으로

지치면 몸의 면역력도 떨어지고 마음이 병들면

몸이 병든다는 것을 책의 수백 가지의 사례를 보며

절실히 느꼈다. 반대로 생각만으로 몸속의 암세포

들을 모두 처단하고 새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의

사례를 읽으니 행복하고 건강한 생각과 마음가짐이

 내 삶에 꼭 필요하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의 기적적인 사례는 실제로 존재하고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자 일주일 만에 20년이

젊어진 노인들, 먹지 않고도 사는 사람. 상상만으로 몸속의

암세포를 모두 없애버린 소년, 휠체어를 타고 다니던 사람이

멀쩡하게 걷게 되는 일, 렘브란트 화가 가 됐다 상상하자

전에 없던 화가의 그림 실력을 드러낸 청년, 대상포진을

물리친 사례 등등 너무도 신비하고 기적적인 사례들이

책 속에 실려있다. 어떤 비싼 약을 써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치료법도 없고 천식으로 시달리는 시어머니께서 이 책을

읽으시고 기적을 경험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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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고 고기를 먹어도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경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비결도 봤고

생각이 현실을 창조하는 에너지라는 것을 증명하는

양자물리학에 대해서도 깨닫게 되었다. 누군갈 위해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치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이렇게 과학적 사례로 보고 나니 정말 더욱더 놀라울

뿐이다. 긍정적인 단어가 주는 힘을 느끼고 나니

우리 집 반려동물들의 이름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희망, 행복, 기쁨, 사랑, 설기, 빛나

아옹.. 아옹이는 의외지만 특히 행복이는 정말

잘 웃는데 단어가 주는 에너지의 힘 아닌가 생각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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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한한 치유력과 잠재력을 가진

기적의  존재다. 치유하지 못할 병도

이루지 못할 일도 없다

 

생각을 바꾸면 몸이 바뀌고 새로운 에너지장이

우리 몸을 정화시킨다.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증명된 사례로

보고 나니 생각이 가진 힘이 이토록 크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죽는 순간까지 뇌세포는

새로 태어나고 가짜 약이라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가짜 수술 또한 진짜 수술 버금가는 효과를

낸다. 생각이 가진 치유의 힘을 과학적으로

증명시켜주니 부정적인 생각이 나 말은 절대 해서는

안되겠다. 책 속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문구 중

하나 '내가 행복하려면 주변이 행복해야 한다'

누군갈 아프게 하면서 내가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 또한 명심해야겠다. 내 안의 분노, 불만, 불평

들은 내 몸을 병들게 하고 나와 내 주변에까지

영향력을 끼친다. 지금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밖에 없는 이 책'미라클'을 읽은 것은 내게 아주

큰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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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초승달 닮은 아이
이춘해 지음, 전병준 그림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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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태교동화를 읽으며 미래에

만나게 될 나의 아이를 간절히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던 아이가 태어났고 작가님의 동화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니 이 순간이 내게 큰 감동이다.

'눈이 초승달을 닮은 아이'는 봉지라는 이름을

가졌다. 봉지는 작가님의 손녀 태명'봉봉'이

그리고 이름 '지민'이를 합쳐 만들어진 애칭이다.

 

웃을 때 눈이 초승달을 닮은 봉지는 할머니와

날마다 산책을 즐긴다. 어느 날 산책을 나가서

마두 친 동물들의 소리를 흉내 내는 봉지를 보며

할머니는 동화의 영감을 얻었다. 말이 조금 느리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디지만.. 남들에겐 없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봉지는 동물들과 교감한다!

 

이 동화가,

더욱 사랑스럽고 엄마인 내가 읽기에도 감동적인

이유는 할머니의 손녀 사랑이 너무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도 돌아가신 외할머니께 사랑을

많이 받았고 할머니의 그 포근함을 여전히 잊지

못한다. 아이들에게 할머니의 사랑만큼 큰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울타리는 없을 것이다.

 

책 줄거리를 잠깐 소개해 보면

할머니와 늘 산책을 즐기며 동물 친구들을 만나던

봉지가 어느 날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며칠 동안 산책을 나가지 못하게 된다. 

그러자 동물 친구들은 봉지가 걱정되기 시작해서

때지어 봉지네 집으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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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 하는 어린아이들이 동물과의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난 믿는다. 우리 집에 있는

반려동물들과도 수없이 교감하고 즐겁게

어울리는 나의 아기를 보면 충분히 상상

가능한 일이다. 단 현실 세계에서 이렇게

동물 친구들이 떼 지어 봉지를 찾으러 간다면

지진이라도 나는 줄 알고 사람들이 난리 난리

나겠지만.. 동화 속 세상에서라도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쳐보며 책을 읽어주는 엄마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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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책 속의 그림에 관심이 어찌나 많은지

한 장 한 장 넘기기 힘들 정도였다. 따뜻하고도

사랑스러운 그림과 피곤하지 않은 컬러라서 엄마도

편하게 볼 수 있었고 책 속에 다양한 그림이 많아

아기도 즐겁게 본다. 봉지와 동물 친구들은 극적인

재회를 하며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아이에게 전래동화를 읽어줄 때 살짝 고민이 되기도

했다. 알고 보면 잔혹한 무서운 동화들이 있기에

나는 꼭 마음 따뜻해지는 동화를 들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작가님의 책은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동물들과

수없이 교감하고 서로의 애정을 맘껏 드러내는 스토리라

더욱 마음에 쏙 들었다. 전병준 작가님의 그림 덕에

아이도 더욱 만족하며 즐겁게 엄마와 책을 본다.

 

 

세상의 모든 손주와 할머니가 그렇듯이

봉지와 나 사이엔 깃털보다 보드라운 그 무엇이 있다.

봉지가 아닌 누구에게 그토록 너그러울 수 있을까!

봉지가 아닌 누구에게 그토록 큰 미소를 받을 수 있을까!

봉지가 아닌 그 누구에게 그토록 큰 사랑을 줄 수 있으며

받을 수 있을까!

 

저자의 맺음말에  남긴 말이 오래도록

귓가에 맴돈다. 우리 어머니도 나의 아기가

너무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몰라 하시는데 할머니의

마음이 너무도 잘 표현된 글이다.

귀하고 사랑스런 내 사람 봉지야!

바르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오직 할머니 바람은 그뿐이란다.

아기를 위해 읽어준 책이지만 엄마도

너무 감동받으며 마음 따뜻해지게 읽은 동화였다.

페이지도 56페이지라 세 번 나눠서 읽어줄 정도로

분량이 많은 동화! 어서 형님네 이쁜 딸에게도

선물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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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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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뮈소작가의 '구해줘'를 읽고 소설이 영화보다

재밌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책 한 장 한 장 넘기

는 게 힘들 정도로 스펙터클하고 페이지가 줄어가는 게

아까워 제발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던

난 '기욤뮈소'작가의 팬이 되었다. 저자의 모든 소설을

읽고 주변에 선물하는 것은 물론 재밌게 읽을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저자의 책을 권했다.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누군지 물어봐도 어김없이 말한다.

저자의 소설이 어느 순간부터 스릴러 비중이 압도적

이지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당신 없는 나는?'같은

로맨스도 참 좋았다. 특히 그의 소설'구해줘'라는 아마존

프랑스 85주 연속 1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대단한

열풍을 일으켰다. 이번 도서 역시 너무나 반가웠다.

책은 제목처럼 비밀스럽고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한 보몽섬에서 칩거 중인 작가 네이선'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책 세 권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네이선이 갑자기 절필을 선언하고 보몽섬에서

칩거 생활을 하게 된다. 작가를 보기 위해서라도 또 유난히

외부와 단절된 보몽섬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보몽섬으로

몰려들기도 하지만 관광이 쉽지 않은 섬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조용한 섬에서 너무도 잔인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네이선의 팬이자 작가가 되고 싶어

 보몽섬을찾았던 라파엘이 살인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다.

 무슨 이유로 보몽섬을 찾은 기자 마틸다 또한 이 사건을

파헤치려 하고 네이선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기서 기가 막힌 반전의 키를 네이선이 쥐고 있는데

이 책은 도저히 끈을 수가 없다. 읽다 중간에 멈추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그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던 작가 네이선은 대체

무슨 일 때문에 절필을 선언했는지.. 절필을 선언한지

20년이 된 작가가.. 분실물로 국경을 넘어오게 된

카메라 속 살해된 인물들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책을 읽으며 도저히 궁금해서 뒤 페이지를 읽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구절구절 작가의 입장으로 주고받는 주옥같은 말

들이었다. '작가는 가족들이나 친구들보다 등장

인물들과 더욱 밀접한 관계이다'. '작가는 절대 휴가를

누릴 수 없다. 작가에게 삶이란 곧 글을 쓰거나 글쓰기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니까..' 아마 기욤뮈소의 마음이

담긴 글들 아닐까 싶다. 어느 영화랑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숨 막힌 반전과 스릴러가 담겨있는 이 소설..

한 번으론 만족할 수 없어서 다시 읽어보고 싶을 정도다.

책을 읽어보실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는 작성하지

않도록 하겠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읽어보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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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 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삶의 처방전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수지 홉킨스 지음, 할리 베이트먼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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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곁에 없을 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란 질문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고 한다. 늘 엄마에게 의지하고

작은 것 하나까지 물어보던 엄마가 내 삶에 없는 순간..

어찌 살아가야 할지 란 질문에 이끌려 시작되었다.

 

책은 엄마가 자신의 죽음 뒤에 남겨질 딸에게 전하는

사랑과 조언이 담긴 에세이집이다. 책 속의 그림들도

기억에 남는다. 엄마가 언젠간 세상을 떠나겠지란

질문에.. 감자요리를 하는 법은 당장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어떤 일이든 다 숨김없이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누가 있을까란 생각들로 밤새

잠을 못 자던 딸은 엄마에게 찾아가 그녀가 죽은

다음 단계적으로 따를 수 있는 지침서를 써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지침서를 쓰기 시작한 엄마는

첫 번째 날 부고를 쓰는 방법부터 시작해 시간이

많이 흐른 후 딸이 인생의 동반자를 고르는 법

손님을 초대해서 음식을 하는 법 등 크고 작은

문제의 조언들을 담아낸다. 이 글을 쓸 때

엄마의 마음이 어땠을지 책을 읽으며 울컥울컥

한 부분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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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 해도 두렵고 무섭다... 장례를 치른 후

주변의 위로를 감당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너무 끔찍해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다. 아직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 외에 큰 이별의 경험이

없어서 더욱 상상이 되질 않는다.

 

엄마는 사람들의 위로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고개를 끄덕이고 45일 후에는 그 위로를 건네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라고 전한다.

 

신랑이 어느 날 네게 시어머니의 김치 비법은

꼭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엄마가

돌아가셔도 엄마의 김치가 먹고 싶다던 신랑의 말처럼

어머니가 돌아가셔도 그녀가 어머니를 떠올리며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도록 브라우니, 치킨 슈트, 카레 등의

음식 레시피들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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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옷차림도 중요하지만 신발 관리를

깨끗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멋들어진

신발을 사고 D+320 일에는 싫어하는 일을

그만하라고 조언한다. 수많은 내가 싫어하는

일들의 목록을 만들어 그중에 적어도 두 개를

골라 당장 중단하라는 것이다. 나 또한 매일

청소를 하고 고양이 화장실을 치우고 분리수거를

하고 설거지를 하는 일들을 너무나 하기 싫은

날이 있는데 저자는 당장 그 일을 하지 않아도 큰일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고.. 자기 자신을 돌보고

딸이 끝내주게 멋진 여지라는 사실을 일깨워

줄 수 없음이 슬프다는 말에 마음이 먹먹해졌다.

나 또한 자식이 있다 보니 한없이 예쁘고 칭찬해주고

싶다. 그러나 이별은 언제나 늘 존재하는 것..

내가 엄마를 잃어 슬프듯 나의 아들도 언젠간

나와 이별을 해야 할 텐데.. D+500일

엄마는 '내가 다른 세계에서 너를 찾아왔음을 알릴

또 다른 징표들'을 알려준다. 이 부분에서

눈물이 났다. 둥글게 원을 그리며 나는 잠자리..

무심코 팔에 내려앉은 무당벌레.. 무지개..

한곳에 모여 있는 파랑새들.. 왠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구름모양.. 철쭉 꽃잎에 생긴 점들..

 

너무 그리워 어떻게든 흔적을 찾고 싶을 때

이 징표들을 만난다면 얼마나 반갑고 찡할까..

 

엄마는 자신이 없을 때 어떠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법을 알려주고.. 가끔 말을 걸어달라고

했다. 하늘도 올려다보라고 말해주고 아이를 갖는

부분에 대한 조언도 해준다. 엄마가 자식에게

해줘야 할 조언은 얼마나 많을까.. 내가 당장

세상을 떠난다면 이란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너무 힘들어 먼지처럼 없어졌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해본 적은 있지만 당장 사소한 일 하나로

즐거워져 금세 잊어버리곤 했다. 책의 후반부에

엄마는 딸에게도 아이와  죽음에 대해 대화를 나누라고

말한다.  버킷리스트 말고 덕킷리스트를 만들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서

엄마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책을 읽을수록 두렵고

막막하다. 어떠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라는 엄마의

조언은 내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들어줬다.

 

살면서 언젠가는 겪어야 하고 인간 모두 죽음을

피할 순 없다. 이 책은 의미 없이 보낸 하루를

다시금 소중한 것으로 만들어주었다. 단 저자가

외국인이라 공감이 덜 되는 부분과 만든

음식들의 맛이 상상되지 않아 아쉽긴 했다.

국내판으로 나온다면 더욱 공감되고 와닿을 것

같다. 그래도 앉은 자리에서 책을 단숨에 읽어낼

만큼 가독성이 좋고 와닿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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