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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즐거움
위치우위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이다미디어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의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 성경 잠언에 나오는 글귀이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어딘가 막혀 있는 곳이 뚫어지고, 나의 시야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 때, 닥 들어 맞는 경구가 아닐까? 중국 최고의 작가 위치우위의 책 <사색의 즐거움> 이 바로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친구 같은 책이었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위치우위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필가이고, 중국 내에서도 인세 수입이 1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로 말하면 중국판 ‘이문열’, ‘조정래’ 로 불릴만한 작가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 <사생의 즐거움>은 그가 강연이나, 어록, 발표문장 등에서 좋은 글들을 추려 모두 12가지의 주제로 나누어 편집한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글을 읽는 느낌보다는 마치 저자의 경험과 그가 움직인 발걸음을 따라 흐르는 싯구처럼, 조금은 낭랑하게 중얼거리는 듯한 그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하나의 주제에 20여 편이 넘는 글들이 나뉘어져 있어 산문이라는 느낌이 덜 드는 까닭이다. 어떤 면에서는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강연이 아니라, 대화처럼 몇 마디 듣고 그 이야기를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적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느낌일까? 마치 그와 함께 중국의 호젓한 시골 길을 천천히 걸어가면서 중국에 대한 이야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그래서 인지 옮긴이들은 ‘생각의 길, 사로思路’ 라고 표현했다. 사실, 제목으로는 이게 더 적합한 느낌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도 중국인이기에 중화사상이나, 어쩔 수 없이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들도 있기 마련이다. 또한, 그것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독자로서 받아들일 것들만 받아 드리면 되는 것일 뿐. 철학을 이야기 할 때, 늘 서양의 철학과 그들의 사고의 체계 속에 나를 맞춰 가려 했던 것을 이 책 <사색의 즐거움>을 통해 조금은 다른 향의 삶에 대한 철학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진 것 같아 기쁘다. 햇빛 좋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 뒷짐을 지고 중국을 천천히 걷고 싶다면, 이 책 <사색의 즐거움> 이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