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정말 이런 내용이 있어?
마크 러셀 지음, 섀넌 휠러 그림, 김태령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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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성경 1독을 목표로 세웠다. 몇 년 전에는 한 해에 4독을 한 적도 있을 정도로 성경말씀을 늘 가까이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설교 시간 외에는 성경책을 펼치는 일이 없어지기에 1월 1일부터 매일 4장씩 성경말씀을 읽고 묵상하여서 요즘 '예레미야'를 읽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예레미야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처음부터 읽지 않고 예레미야 부분을 펼쳐보았다.

        " 안타깝게도 하나님은 단지 이런 희망의 숨통을 조이실 목적으로 예레미야를 예언자로 정하셨다."

        " 예레미야는 예언자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

                         (중간생략)

            하지만 그는 자신을 참지 못했다. 그는 거룩한 투렛 증후군 같은 것을 앓았다."

        표현이 그야말로 위트 넘친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레미야를 '투렛 증후군(틱장애)' 앓는 사람으로 표현하는 장면에선 빵 터지고 말았다. 그야말로 성경책의 옷을 입은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편이다. 안그래도 책 뒷표지에 써 있는 문구가 제격이다 싶다.

             " 성경의 거룩한 포장지를 벗겨내 그 참모습을 만난다 "

         나도 성경을 여러 번 읽어봤지만 재미있는 책은 아니다. 특히 초, 중,고등 학생들이 읽기엔 참 난해하고 따분한 책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다보니 늘 읽는 부분도 한정적이기에 아이들의 성경책을 보면 창세기, 시편, 잠언, 마태복음은 손때가 많이 묻은 반면 다른 내용들은 깨끗한 경우가 많다. 당장 우리집 아이들도 그러하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학생들이나 성경을 처음 읽는 초신자들에게 권해 주고 싶다. 66권의 성경말씀의 핵심만 농축시켜 적당한 재미와 위트를 첨가하여 만들어낸  책이라 본격적으로 성경책을 읽기 전 요약본을 먼저 읽고 전체적인 뼈대를 잡아가기엔 그야말로 제격이다. 중간중간 재미있는 삽화 역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혹자는 '불경스럽다'고도 한다고 저자는 조심스레 걱정을 하고 있는데, 이 책을 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저자의 숨은 노고와 그 깊은 뜻을 알기에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다고 본다. 성경을 이렇게 위트와 재미로 잘 버무려준 저자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기독교인이든 비기독교인이든 성경을 알고 싶은 모든 사람이 쉽게 보기에 딱 좋은 책이다. 이런 책이 발간되어 기독교인으로서 너무 반갑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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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게 하는 치유 글쓰기의 힘
김인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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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내내 묘한 기분이었다. 나와 어쩜 이렇게 공통점이 많이 있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비슷한 나이대, 딸 셋 중 장녀로 태어나 맘고생 한 것, 어릴적부터 책을 가까이하고 글쓰기를 좋아한 것,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하는 습성, 소심해서 쉽게 속엣말 못하며 살아온 것 등 저자의 글을 읽는 내내 마치 내 이야기를 보는 듯했다.

         다소 무뚝뚝하신 부모님 밑에서 자란 나는 1남 3녀 중 장녀다보니 늘 부모님으로부터 듣던 얘기가 "네가 잘해야 동생들이 보고 배운다"였다. 게다가 군인이신 아버지는 승부욕이 강하신 나머지 늘 1등만이 최고이며 그 밑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셔서, 나의 학창시절은 늘 최고가 되어 부모님 칭찬을 받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린 기억밖에 없다. 결국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학으로 진학하고, 부모님이 원하시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으나 나는 아직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 무엇을 먹거나, 어디를 가거나, 공연을 보거나 할 때도 내 옆에 있는 사람이 하고 싶은대로 그냥 따라가주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일까?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학창시절, 20대 그리고 현재의 40대까지의 삶 속에서의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분명 이 책의 저자인 김인숙 작가님의 이야기인데도 꼭 내 이야기인 것만 같아서 마음이 많이 저렸다. 





       기분을 전환하는 것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예쁜 풍경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것도 모두 다 내가 하는 것인데 그저 나의 시간 속에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친구의 눈치를 보느라 나는 나늘 바라보지 못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친구가 그러라고 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내가 나를 그렇게 만들어 가면서 가랑비에 옷이 젖듯 그렇게 조금씩 나의 감정을 외면했는지도 모른다.

                                        - 본문 20~21쪽 中 -

        바로 내가 그랬다. 누가 그러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나는 늘 내 옆에 있는 사람이 하자고 하는대로 늘 맞춰주기만 했었다. 저자의 말대로 나는 내 감정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보다 소중한 '나'에게 나는 여지껏 '나'를 돌봐주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다그쳤으면 다그쳤지 말이다.


         늘 생각했다. 이제 한 살 더 나이가 들었으니 어제의 나보다는 조금 더 성숙해져야 하고, 어제의 나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워져야 하며, 너그럽고 포용력 있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고 마치 최면이라도 걸듯이 그렇게 나는 보이지 않는 채찍으로 나를 때리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들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 순간들이 다 처음인 것인데 잘하려고 애쓰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 본문 59~60쪽 中 -

          나 역시 그랬고 현재도 그러고 있다.  1남 3녀의 장녀인 나는 늘 부모님으로부터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늘 점잖아야 하고, 동생들을 품을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항상 '장녀교육'을 받아왔다. 불편한 상황에서도 항상 괜찮다고 말해야했고, 힘이 들어도 표를 내지 않아야 했으며, 언제나 우아한 백조처럼 행동해야했다. 나의 발은 물밑에서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는 '엄마'라는 역할이 아직도 힘들다. 내 생에 있어서 나도 처음 해보는 '엄마'이건만 tv를 틀어도, 책을 보다가도 교육 전문가 분들이 엄마는 이러이러해야 하는 거라고 조언을 주실 때마다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엄마 경력 17년차쯤 되었으니 하루하루 경륜이 쌓여가야 할 것 같고, 베테랑이 되어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있다. 그러니 하루하루의 삶이 때로는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자기 전 하루를 돌아보면 오늘은 50점 엄마같고, 0점 엄마 같은 날들이 나를 참 힘겹게 한다.

           저자도 그랬나보다. 감정기복도 심했고, 화도 곧잘 내는 편이어서 온 가족이 저자의 눈치를 볼 때가 많았단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니 이젠 과거가 된 이야기인 듯 싶다. 현재는 아닌 것 같다. 소심했던 저자는 주위 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말을 하게 되었고, 자신이 이고 지고 있던 무거운 짐들을 이젠 제법 내려놓은 눈치다. 그 비결인즉........


             지금 나의 순간들이 그저 허무하고 답답하다면 그 허무함과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작게 만들 수 있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반드시 기록해라. 생각만 하는 것은 실천하기 어렵다. 공부할 때에도 책을 눈으로만 보는 것은 학습 효과가 떨어진다. 입으로 말해 보고 노트에 필기도 해 가면서 반복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슬픔은 슬픔으로 기록하고, 기쁨은 기쁨으로 기록하라. 그 안에 반드시 치유의 기적이 있다. 지금 당장 그 기적이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기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공기가 없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부터 써라. 그 순간부터 치유의 기적은 시작될 것이다.

                                             - 본문 127쪽 中 -

            이 문구를 읽는데 마치 체해서 속이 답답하던 중 까스*명수를 마신 기분이다.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듯 시원하다. 언젠가 'THE ARTIST WAY'라는 책을 읽고 '모닝페이지'란 것을 알게 되어 해볼까하다가 흐지부지 잊혀져버렸는데, 문득 그 '모닝페이지'가 떠올랐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의식의 흐름대로 자유롭게 3쪽 분량 정도의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나의 내면의 아티스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쓰기 활동! 저자가 말하는 것이 바로 '모닝페이지'와 일맥상통했다. 그래! 누군가 그러지 않았던가? '적자생존'이라고!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고 말이다.

            갑자기 생기가 도는 기분이다. 이제 뭘 해야할지 머릿속이 정리가 된다. 단 하루뿐인 나의 '오늘'을 이제부터 글쓰기로 시작할까 한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나'를 만나러가야겠다. 가족들의 아침식사를 챙기기 전, '나'를 만나서 간밤에 잠은 잘 잤는지, 오늘 컨디션은 어떤지, 오늘 뭘 하고 싶은지, 무슨 책을 읽고 싶은지 등등 많은 것들을 물어보고 들어주어야겠다. 바로 글쓰기를 통해서 말이다. 끄적끄적 써 내려가면서 그동안 너무 방치해두었던 '나'의  마음을 들여다봐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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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 교양수업 : 신비로운 인체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소피 콜린스 지음, 엄성수 옮김 / 토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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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흥미롭다. 실제로 '있어빌리티'라는 말이 있을까 싶어 검색해보니 진짜 그런 말이 있다.

      * 있어빌리티 : 남들에게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을 뜻하는 신조어.

                              '있어보인다'와 'Ability(능력)'를 합친 단어.

                                              - 네이버 국어사전 인용 -

       하루가 다르게 신조어들이 생겨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이런 말들이 많이 낯설다. 신조어 생성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걸 보니,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나보다. 아무튼 이 책 덕분에 본문을 읽기도 전에 신조어 하나를 배웠다. '있어빌리티'! 누가 지었는지 참 잘 지었다 싶다.



         어떤 이야기 끝에도 "그 얘기 들으니 생각난 건데..."하며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책 소개글을 보니 내용이 더욱 궁금해진다. 대화가 끊어진 어색한 순간에 화젯거리를 던지기에도 좋은 이야깃거리들이라 하니 상당히 맛깔스러운 내용들로 가득할 것 같아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올랐다. 게다가 인체 영역이라서 더욱 관심이 갔다. 어릴 적부터터 인체에 관해 관심이 많아서 한창 학습만화가 생겨나던 그 무렵 인체에 관한 학습만화들을 거의 다 섭렵했을 정도로 좋아하면 즐겨 봤는데, 어른이 된 지금도 인체는 늘 흥미롭다.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신비한 영역을 비롯해서 인간의 기본적인 신체 구석구석에 관한 이야기들은 언제 봐도 재밌고 경이롭다.



         목차를 살펴보니 모두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 탄생과 그 전

             2) 놀라운 기록

             3) 역사와 인체

             4) 패션과 인체

             5) 몸속의 사건

              6) 예기치 못한 일들

              7) 당신의 머릿속

              8) 원인과 결과

              9) 질병과 건강

              10) 죽음과 그 후

           개인적으로 1장, 4장, 5장, 9장의 내용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몇 가지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 아기는 태어날 때 무려 300 개의 뼈를 갖고 태어난다.

        - 2016년 기준, 아기를 낳기 가장 안전한 나라는 일본이다.

        - 포유동물들 중 가장 분만의 고통이 큰 동물은 점박이하이에나이다. 

        - HH형이라고도 알려진 '봄베이 혈액현'은 다른 모든 혈액형의 사람에게 피를 줄 수는

          있지만, 정작 자신은 같은 HH 혈액형을 가진 사람에게서만 피를 받을 수 있다.

        - 국민 평균 신장이 가장 큰 나라는 네덜란드이다.( 평균 신장 183 센티미터)

        -  나폴레옹의 키는 당시의 평균 신장(약 162 센티미터)을 훌쩍 뛰어넘는 167 센티미터

         정도로 결코 작은 사람이 아니었다.

       

  

           인간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체와 연관된 내용들을 궁금증을 유발하는 질문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다소 엉뚱한 질문과 실험들이 있어서 아이들이 보면 더욱 재미있얼 할 것 같다. 안그래도 책을 읽는 내내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가 계속 어깨 너머로 기웃거리며 보고 싶어하는 눈치다. 이 녀석도 이 책 읽고 나면 '있어빌리티' 대열에 합류하게 되겠지? 빨리 책 넘겨달라고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는 둘째에게 얼른 건네주어야겠다. 녀석~! 재미있는 건 알아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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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학교생활기록부 핵심 100문 100답 - 학생부종합전형
전용준.정유희 지음 / 미디어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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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고등학교 1학년인 큰아이가 통신문을 가지고 왔다.  2학년, 3학년 때 이수할 과목을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는 안내와 함께 수요조사를 하는 것이었다. 일반교과와 진로교과 중 선택해야 하는데 2차에 걸친 수요조사 후에 과목이 결정되며 개설과목의 학급인원 수가 적정수 미달일 경우 폐강이 될 수도 있다는 안내를 보는데 어떻게 선택해야하는건지 결정하기가 참 어려웠다. 아이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것인지, 향후 내신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사실 그게 어떤 과목인지도 모름) 도통 가늠하기가 어려워서 아이와 한참을 고민하다가 제출 마지막 날에서야 최종 결정을 내렸다. 물론 2차 조사기간도 있고, 정정 기간도 있기에 좀 더 심사숙고할 시간적 여유는 있긴 한데, 시간과 상관없이 아는 게 없으니 맘 같아선 선배맘들을 붙잡고 좀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아이가 1학년이라면 엄마도 1학년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와 나는 고등학교 신입생 아니랄까봐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며 좌충우돌하고 있다.

        입시에 관해서도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뉘어진다는 것 정도만 알지 그 외에는 아는 게 없어서 많이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이런 우리 모녀의 궁금증을 단박에 해소해 줄 신간도서를 만났다. 이름하여 < 학생부종합전형 학교생활기록부 핵심 100문 100답 > NEW 버전의 책이다. 2022 대입 개편에 따른 고교학년별 학생부기재요령에 관한 알찬 해설로 구성된 책이라니 나와 우리 아이에겐 그야말로 맞춤형 가이드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으로만 해두었으면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지루해서 다 읽어내지 못할 수도 있는데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질문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무엇보다 맘에 든다. 목차를 보며 궁금한 내용을 찾아 발췌하여 볼 수 있는 점도 아주 유용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이해, 학교생활기록부의 이해, 학교생활기록부 항목별 기재방식 이렇게 세 개의 큰 뼈대 아래 각각에 해당되는 중요내용들을 질문형식으로 안내하고 있어서 평소 궁금했으나 어디 물어보지도 못하던 내용들을 이 책에 나와있는 여러 가지 질문들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알아갈 수 있었다. 마치 선배맘을 옆에 앉혀두고 궁금한 족족 물어보면 바로바로 답을 해주는 듯한 신속함과 정확함에 그야말로 어느 변비약 광고문구처럼 '유쾌! 상쾌! 통쾌! '했다. 

         부록으로 개정 교육과정 편재표, 진로선택 과목 안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 가능한 자격증, 도서목록 등 여러 가지 유용한 자료들이 있는데 그 중 '서울대 합격생 학생부'를 예시로 제시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현실감도 느끼고 좀 더 구체적인 목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좋았다.

          엄마인 나는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읽었다. 아이에게 넘겨주며 다 못 읽어도 형광펜으로 칠한 부분이라도 읽어보라고 일러두었는데 반응이 영 시큰둥하다. 그래도 책을 휘리릭 넘겨보는 눈빛이 예사롭진 않다. 잔뜩 긴장한 저 눈빛! 그래, 그게 어디냐 싶다. 얼른 읽어보고 입시에 관해 조금이라도 감을 잡으면 좋겠다. 입시에 무지하던 내가 큰 도움을 받았기에 분명 아이도 읽고나면 뭐가 달라져 있어도 달라져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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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세계사 - 개를 사랑하는 이를 위한 작은 개의 위대한 역사
이선필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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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새벽의 일이다. 잠결에 어디선가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리기에 나도 모르게 잠에서 깨었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보려고 안방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소리의 근원을 알 수 있었다. 소리의 주인공은 우리 강아지 보리였던 것이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20분. 순간 피식 웃음이 터졌다. 점점 날씨가 더워져서 오전보다 새벽에 산책을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요며칠 새벽 일찍 산책을 시켜주었더니 그새 습관이 되었는지 그 시각에 나를 기다리며 안방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빨리 안 나온다고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세수도 안하고 보리와 산책을 하며 새벽을 맞이했다.  새벽에는 주로 요가나 독서, 기도 등 주로 정적인 일을 하던 내가 우리 강아지로 인해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어가고 있는 걸 보면 이 녀석이 우리 식구로 제대로 자리잡은 모양이다.



         반려견과의 생활이 시작된지 다음 달이면 1년이 된다. 개를 워낙 무서워해서 만지지도 못하고 피해 다니기만 하던 내가 우리 보리를 만나 반려동물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고, 더 나아가 유기동물 및 반려동물의 복지에 관해서도 점점 관심이 생겨나고 있었는데 세계사 속에서 개를 발견해볼 수 있는 책을 만나 아주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유럽정치 전공의 교수님이 직접 개원한 애견 학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동물권과 반려 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 보면 저자가 이 책을 펴낸 목적의식이 뚜렷하게 표명되어 있다.

          이 책은 그동안 그들이 세계 각지에서 우리 인간들과 어떤 관계 속에서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그들은 어떤 지역에서는 때때로 썩 괜찮은 대우를 받기도 했다. 신처럼 숭배받는 대상이기도 했다. 때로는 어둠 속에서 학대당하고 희생당하면서 살아왔다. 이렇게 그들이 인간과 부대끼며 살아온 삶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그들의 삶을 알아야 비로소 그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 프롤로그 中 -

            궁금하고 설레었다. 내가 사랑하는 강아지의 조상들이 역사속에서는 과연 어떤 위치에 있었고, 어떤 대접을 받았을지 나의 궁금증은 서서히 증폭되고 있었다.



            서양편, 동양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서양의 내용이 60% , 동양의 내용이 40% 정도로 편성되어 있다.

            서양편의 내용에는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를 시작으로 이스라엘, 페르시아, 이집트, 고대 그리스. 로마제국, 중세유럽, 근대 유럽, 북아메리카, 중남미 지역이 소개되고 있고, 동양편에서는 인도,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 소개되고 있다.

            서양에서는 개들이 주로 사후 세계와 연결지어주는 동물로 여겨졌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 '아누비스'이다. 이집트의 신인 아누비스는 검은색 개의 머리와 인간의 몸을 가진 지하세계의 신으로서 죽은 자를 심판대로 인도하는 일종의 저승사자란다.  신화에서 뿐만 그리스 철학의 곳곳에서도 개는 등장하고 있는데 '세파를 벗어나 개처럼 살자'라는 모토를 가진 그리스 견유학파(犬儒學派)의 이름도 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도 얘기하고 있지만, 이 책은 밝은 이야기들로만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반려인으로서 읽기에 가슴 아프기도 하고 잔혹한 내용들도 소개되어 있다. 그 중 하나가 '키친도그'였다.

          벽에 달려 있는 동그란 쳇바퀴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안에는 아주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열심히 제자리 뛰기를 하며 쳇바퀴를 돌리고 있었다. 쳇바퀴의 기다란 줄이 한쪽 구석에 마련된 벽난로 앞의 동그란 바퀴와 연결되어 있다. 벽난로 앞의 동그란 바퀴에는 쇠꼬챙이가 길게 연결되어 있고, 꼬챙이에는 메인 요리로 먹을 고기 덩어리가 끼워져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잠시 후 강아지는 힘이 들었는지 달리기를 멈췄고 삐걱삐걱 소리 역시 멈췄다. 강아지가 앉아 쉬고 있는 것을 발견한 여주인은 벽난로에서 조그만 숯덩이를 하나 꺼내 쳇바퀴에 넣었다. 열기에 깜짝 놀란 강아지는 다시 일어나 쳇바퀴를 돌리기 시작했다.

                                 - 본문 95~96쪽 - 

            이 슬픈 장면은 19세기 초까지 영국의 가정집 부엌에서 저녁마다 반복되었던 일상적인 풍경이었다고 한다. 부엌에서 일하는 개라고 해서 이름도 '키친 도그'였던 것이다. 역사속의 한 장면이긴 하지만 마음이 아팠다.

            반대로 반려인으로서 너무 만족스런 나라도 소개되고 있다. 바로 인도였다. 인도에서는 동물이 주인 없이 거리를 배회하더라도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가 범죄라고 한다. 그리고 어떤 이유라도 동물을 유기하면 최대 3개월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단다. 두 손 들고 환영할 내용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6,000달러 정도로 세계 125위의 경제적 후진국인 인도이지만 동물보호하는 면에서는 그야말로 선직국에 버금가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 격하게 공감이 된다.

            우리나라 편에서는 삽살개에 관한 내용이 소개되고 있는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청각과 후각이 발달해 신라 시대부터 '귀신 잡는 개'라고 알려진 삽살개가 호신의 상징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없애다'라는 의미의 '삽'과 귀신과 액운을 의미하는 '살'이 합쳐져 삽살개가 된 것이니, 털복숭이의 이 개가 영적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고 믿었넌 이 개는 신라 시대에 귀족들의 개였다.

                                      - 본문 197~198쪽 中 -

            일본의 조선문화말살정책으로 멸종할 뻔 했던 삽살개의 이름에 이런 뜻이 담겨있었을 줄이야.



            이렇듯 우리가 몰랐던 개에 관한 역사를 알게 되어 유익하기도 하지만 글의 각 꼭지마다 감동의 글귀들이 한 문장씩 자리잡고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 개의 삶은 짧다. 그것만이 개의 유일한 단점이다.

        -  개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당신을 사랑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  개는 나를 물지 않는다. 나를 무는 것은 인간이다.

       -  개는 인간보다 낫다. 그들은 다 알고 있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

       -   사람을 오래 관찰할수록 내가 기르는 개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

       -  개는 짧은 인생의 대부분을 매일 우리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보낸다.



            책을 덮고나서 우리 강아지 보리를 보았다. 장난감 가지고 신나게 놀던 녀석이 어느새 내 발 밑에 와서 곤히 자고 있다. 내가 가는 곳마다 조용히 따라다니는 이 녀석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이뻐 보이나 모르겠다. 이 책 덕분에 우리 보리를 더 이뻐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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