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시그널 - 내 몸의 신호를 읽어내는 3단계 건강 관리법
이원경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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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월 들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첫주에는 계속적인 소화불량으로 불편함을 겪었는데 식사를 하고나면 마치 체한 듯 명치부근이 답답하고 꽉 막힌 느낌이었다. 때로는 위가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라고 할 정도로 소화가 전혀 안될 때도 있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소화제를 먹어야 할 정도의 소화불량으로 힘들어하다가 둘째주에 접어들었는데 설상가상 이제 설사증상까지 동반되기 시작했다. 2~3일 정도는 가벼운 설사기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점점 설사가 심해지더니 급기야 주 후반이 되어서는 대장내시경 하기 전에 약 먹고 장을 비울 때처럼 심하게 설사를 했다. 낮에도 밤에도 설사를 했고 급기야 잠든 새벽에도 배속에서 부글부글 요동치는 소리 때문에 깨어 설사를 할 정도로 심했으며 결국 병원가서 지사제를 처방받고 와서야 나았다 싶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라 설사가 멎은 그날 밤 극심한 두통으로 밤새 시달리다가 토요일 아침 병원 문 열자마자 가서 수액처방을 받고서야 정상컨디션을 찾을 수 있었다.

       이렇듯 2주 동안 소화불량, 설사, 두통으로 힘겹게 보냈는데도 나는 여전히 소화불량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 오랜만에 본 지인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살 빠졌다'라고 인사를 하는 것도 마음이 쓰인다. 지난 11월에 위장내시경 결과 깨끗했고 내가 그렇게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편도 아닌 식습관의 소유자라 더더욱 걱정이 되던 중 이 책 <바디시그널> 책을 읽게 되어 한 장 한 장 꼼꼼히 읽으며 현직 의사인 저자의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저자는 몸의 신호, 즉 바디 시그널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문해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문해력은로 이루어져 있으며 현재 나의 상황을 빗대어보면 '바디시그널'을 '캐치'했고 '체크'로 넘어가야 하는 단계이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정확하게 포착하는 과정이며 몸이 보내는 메시지를 선입견 없이 수용하는 단계이다. 그리고 이제 내가 진행시켜야 할수용된 바디 시그널을 의학 지식을 갖고 직접 확인하는 단계이다. 단계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건강 정보를 찾아 증상에 대해 학습한 뒤 구체적으로 이를 우리 생활 습관과 식습관에 적용해야한다고 한다.

       이 책은 3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서 언급한 '캐치', '체크', '케어'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파트별로 실제 예시들과 함께 의학적 지식, 처방 및 건강습관에 대해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책을 읽던 중 현재 나의 증상과 비슷한 사례를 발견했는데 '배가 살살 아파요'라는 제목의 내용이었다.


병원을 찾은 여성 환자분이 한껏 구부정한 자세로

진료실에 들어오면서 말합니다.

"오른쪽 윗배가 살살 아파요."

여러분은 보통 배가 아프면 어떻게 하시나요?

대개는 소화가 안 돼서 그런가 보다 하고 소화제를 복용하지만,

단순 소화불량이 아니라 다른 문제라면요?

오른쪽 윗배가 아픈 신호는

담낭(쓸개)이나 담도, 간, 위에서도 올 수 있거든요.

담낭이나 담도 질환의 징후는 검진에서 흔히 잡히는

담낭용종, 담낭, 담도암 증상일 수 있기에

초기에 미세하게 들어오는 신호를 캐치하는 감각을 길러야 합니다.

- P. 62 中 -

       단순 소화불량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이런 경우는 세 가지 원인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한다. ( 담낭이나 담도 질환, 간의 염증성 비대, 위 문제) 원인에 따른 증상 및 진행과정을 읽다보니 다 내 경우인 것 같아 살짝 겁이 나지만 그래도 나의 바디시그널을 '캐치'한 이상 저자의 말대로 '체크'를 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병원진료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나처럼 '이러다 시간 지나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지연하지 말고, 캐치한 초기에 바로 병원진료를 받아보라고 강조한다.

       이 외에도 저자는 소소한 의학정보들을 소개하고 있다. 커피 한 잔 값으로 보건소에서 건강검진 받을 수 있는 방법, 꼭 받아야 할 건강검진 VS 쌩돈 날리는 건강검진 항목, 2030이라면 꼭 체크해야 하는 항목, 4050이라면 꼭 체크해야 하는 항목, 건강검진결과지 읽는 방법 등 일반적인 건강관리 서적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꿀팁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아주 유용할 듯 하다.

       저자의 말대로 내 몸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사람은 '내 자신'이다. 그러기에 내 몸이 들려주는 속삭임에 귀기울이고 집중해야 함은 당연지사이다. 그것이야말로 내 몸을 더 건강하게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임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이다.

       당장 내과 진료를 다시 받으러가야겠다. 이 불쾌한 소화불량의 원인이 무엇인지 꼭 '체크'해서 '케어'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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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나를 위한 시간
박젬마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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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자주 언급되는 주제가 몇 개 있다. 대표적인 게 '금 시세', '연금' 그리고 '갱년기'이다. 금값이 연일 뛰어오르니 이제라도 사야하지 않냐며 이야기를 꺼내는 친구, 다들 공무원이다보니 누구누구의 연금이 더 높은지 연금공단 앱에 접속해보자는 친구, 그리고 조금씩 몸의 변화가 있지 않냐며 증상을 조심스레 털어놓는 친구. 이 중 친구들의 공감을 가장 격하게 받는 게 바로 '갱년기'이다. 국민학교 때 박남정, 이지연, 이정석, 소방차, 변진섭, 이상우 등의 노래를 들으며 가요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중학생 때 '특종 TV 연예'프로그램에서 벙거지 모자를 쓰고 나왔던 '서태지와 아이들'을 데뷔를 보며 신선해했으며, H.O.T.의 중독성 있는 노래 및 패션에 감탄하며 대학시절을 보낸 우리들이 이제 드디어 그 무섭다는 '갱년기'에 조금씩 가까워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갱년기는 친정엄마, 시어머니만 겪으시는 건 줄 알았는데 내가 드디어 그 나이엑 가까워져가고 있다는 게 아직 실감이 나질 않는다.

       사실 나도 지난 늦가을무렵 이상한 증상을 겪었다. 직장동료들은 시원하다, 다소 싸늘하다 등으로 표현하는 날씨인데도 난 얼굴이 화끈거리다 못해 열감까지 느껴서 책상 위에 미니선풍기를 틀고 있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자다가도 더위가 느껴져서 여름이 지나 다 정리해서 넣어둔 선풍기를 꺼내서 틀고 자는 나를 보며 "항상 춥다는 말을 달고 사는 당신이 어쩐 일이야?"라며 남편이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무릎이 아프다는 친구, 손가락 마디가 쑤신다는 친구, 나처럼 열감이 있다는 친구를 위해 공부를 좀 해보기로 했다. 인터넷으로도 다양한 증상들도 찾아보고 건강식품들도 찾아보던 중 본인이 직접 갱년기를 겪으신 '갱년기 선배'님이 후배(?)들을 위해 쓴 책이 있다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펼쳐보았다. 사실 책을 읽기도 전에 <괜찮아, 나를 위한 시간>이라는 제목만으로도 격하게 감동이 밀려왔다. 특히 프롤로그만 읽어도 위로가 되었다.


이 책은 갱년기를 맞으면서 겪었던 증상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의 고군분투기라 해도 될 것이다.

병원이나 약에 의지하기보다

운동과 식습관 등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생활 습관 유지로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보면서

삶의 질이 나아진 내 경험담이다.

나처럼 50대 이후 삶을 생각하지 못하고 달리다가

갱년기라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50대에게

손을 내미는 심정으로 이 책을 내놓는다.

- 프롤로그 中 -


       이 책의 저자는 갱년기 '덕분에'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86세에도 성인병 없이 건강하게 활동하시는 시어머니의 식습관을 본받게 되었으며 독서의 즐거움도 찾게 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에 걸리신 친정어머니를 보며 어떻게 나이들 것인지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하게 되었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삶의 자세 또한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기에 저자는 당당하게 얘기하고 있다. 갱년기 증상이 없었다면 그런 노력을 할 생각도 못 하고 그저 살아왔던대로 습관처럼 살았을 것이란다. 그래서 오히려 갱년기 증상에 감사한 마음도 생겨난단다.

       책을 읽고 나니 갱년기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걷히는 기분이다. 마치 큰 병에 걸리기라도 한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두렵고 걱정이 컸는데 이제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저자의 말대로 갱년기는 내몸이 보내는 나에게 사랑과 관심을 달라는 신호,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 시작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 몸이 주는 신호를 잘 감지해서 이제는 가족,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내 자신을 좀 더 돌보려고 한다. 나도 나를 사랑하기 시작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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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가치 필사 2 : 우리 - 반듯반듯 마음에 새기는 하루 한 장 가치 필사 2
권귀헌 지음, 박소현 그림 / 서사원주니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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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두 딸아이가 어릴 때 한글은 내가 가르쳤다. 당시 유아, 유치부 가정학습용으로 히트했던 '기적의 시리즈' 중 한글교재를 이용하여 학교 가기 전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공부했던 추억이 있다. 한글을 조금씩 익히고 나자 모든 아이들이 그러하듯 지나가다 간판을 하나 둘 읽는 재미를 들이고, 과자봉지나 포장지에 써있는 글자를 읽으며 놀이하듯 즐거워했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재밌어서 동화책의 한 부분을 써보게도 하고, 노래 가사도 써보게 하며 왜 아이들이 필사할 만한 교재가 없는지 아쉬워하곤 하던 기억이 지금은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아있다.

       필사는 '가장 느린 독서'라고도 한다. 그만큼 눈으로 읽고만 끝내는 게 아니라 손으로 쓰고, 마음으로 읽으며 천천히 곱씹어 볼 수 있는 그야말로 깊이있는 독서인 것이다. 게다가 입으로 소리내기까지라도 하며 쓴다면 그야말로 읽고, 듣고, 쓰는 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가성비 높은' 교육활동이 되고도 남는다.



       아이 셋을 키우는 19년 차 육아 대디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권귀헌 작가님은 '읽는 만큼 크고 쓰는 대로 된다'라는 신념으로 아이들의 내면을 더 깊고 야무지게 만들어주고자 32편의 미덕을 이 책에 담았다. 한 편당 약 200자 정도의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고 가독성이 좋도록 문단을 나누어 여백있게 배치해둠으로써 저학년 학생들도 부담없이 따라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초등학교 도덕 교과의 4대 영역을 토대로 구성하여 아이들이 익혀야 할 삶의 소중한 미덕들을 친근한 제목과 함께 하나 하나 소개하고 있는 구성이 눈길을 끈다. 예를 들면 의 경우는의, 의 경우 , 등 저학년 학생들 뿐 아니라 유치부 학생들도 어려움 없이 읽기 좋을 것 같다. 하루에 한 편씩, 미덕도 배우고 글씨쓰기도 연습하며 한 편을 끝까지 다 쓰다보면 미덕을 함양하는 것 뿐만 아니라 끈기 또한 기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여러모로 교육적 효과를 가져다 주리라 믿는다.

       직장에 외국인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요즘 한글공부에 푹 빠져있다. 이 친구에게도 좋은 교재로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을 선물하려고 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소중한 미덕을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쓰면서 한글공부 뿐 아니라 마음공부까지 되겠지? 남녀노소, 내국인, 외국인 모두 아름다운 한글을 따라쓰며 소중한 가치를 마음속에 새길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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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
안효원 지음 / 밤나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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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라는 제목을 보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딱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한 편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아프다고 하니 측은지심이 드는 건 당연한 이치이지만 제목만으로 추정한다면 여하튼 현재 시골에서 살고있을 저자가 살짝 부러웠다. 더군다나 '전직 기자의 유쾌발랄 농부 도전기'라는 부제를 통해 저자의 이전 직업을 알았기에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았을 그가 이제 여유를 찾아가며 느린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이 되기도 했다.



       책과 영화 등 문화 전반에 걸쳐 글을 쓰던 기자 출신의 저자는 어는 날 몸이 이상을 느끼게 된다.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지고 말할 때 발음이 부정확해졌으며 자유롭게 표정을 짓기 어려울 정도로 얼굴 근육에도 이상이 생겨난다. 내과, 이비인후과, 한의원, 대학병원까지 1년 넘도록 병원투어를 하며 원인을 찾던 중 20kg이 넘게 살이 빠지고 나서 알게된 그의 병명은 '중증 근무력증'이었다. 

       수술 및 병원치료를 받은 그는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다. 부모님의 사랑 덕분에 겨우 되살아난 그는 동네 초등학교의 인턴 국어교사를 하며 아이들과의 생활을 통해 조금씩 생기를 찾아간다. 그러다 다행히(?) 대학 후배와 결혼을 해서 아이들도 낳고 든든한 아버지 밑에서 농사도 배워가며 점점 진정한 농부아저씨가 되어간다.

       초보농부답게 모든 일이 낯선 그는 '논두렁 햄릿'답게 늘 논두렁, 밭두렁에 나가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며 고민과 실수를 거듭하며 진정한 농부로 거듭난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만류했던 농사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기며 그는 진정한 농부가 되어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두 아이를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보내면서 진정한 '바짓바람'을 일으키는 열정 가득한 학부모가 된 그. 언제 몸이 아팠냐고 할 정도로 사방팔방으로 바지런히 활동하며 다니며 그의 표현대로 '귀한 사람을 만드는' 일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며 농촌이 그를 살리기도 했지만, 진정으로 그를 살린 사람들은 가족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할아버지, 부모님, 부천댁(아내), 그리고 두 남매........



       숨겨 둔 남편의 글솜씨가 아까워 끊임없이 글쓰기를 독려한 부천댁 덕분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걸 보면 역시 남자는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싶다. 읽는 내내 지루함없이 술술 읽혀지는 걸 보면 저자의 필력은 역시 예사롭지 않다.

       '이제는 느리게 재밌게 나답게 살고 싶다'는 저자. 분명 가족들과 알콩달콩 농촌생활 하면서 하루하루 또 에피소드를 메모하고 있을 것이다. 그 에피소드 모음들이 기다려진다. 부천댁이 또 한 번 남편님을 구슬러서 농부도전기 2탄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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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50년 - 흔들리지 않는 인생 후반을 위한 설계서
하우석 지음 / 다온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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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직장생활을 한 지도 벌써 27년차에 접어든다. 예전에 아버지께서 군공무원으로 33년 정도 근무하시고 명예퇴직을 하셨는데 당시에 '우리 아빠 정말 오래 근무하셨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한 직장에서 그렇게 오래 근무하셨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하고 존경스러웠는데 내가 벌써 30년차를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만큼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고 슬슬 퇴직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80세 인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 태어나서 20여 년간 교육을 받은 후 사회로 진출해 30~40여 년간 경제 활동을 한 후 60세 전후에 퇴직해서 20여 년간 은퇴 및 여가생활을 하는 '80세 생애주기'의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즉, 소득을 창출하는 기간과 소비하는 기간이 약 1대 1의 비율을 유지하는 셈이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소득을 창출하는 기간보다 소비하는 기간이 더 길어지고 있어서 '인생 제2막'이라고 하는 퇴직 후 인생을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퇴직시기' 및 '퇴직 후 인생설계' 등의 단어가 요즘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닥치기 전 미리 준비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동일할 것이다. 나 역시 그들과 같은 마음이기에 서점가에 가면 '퇴직'에 관한 책들을 자주 들춰보게 된다. 그러면서 이 책 또한 읽게 되었다. '퇴직 후 50년'이라는 제목이 너무 강렬해서 펼쳐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을 선정할 때는 항상 목차부터 살펴보는 습관이 있어서 이 책 역시 목차부터 펼쳐보았다. 목차만 봐도 저자의 의도가 충분히 보였다. 퇴직관련 책이어서 금전적인 문제만 다루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저자는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분야들도 꼼꼼히 짚고 있었다.


1장_ 묻어둔 삶을 정리하다

2장_ 관계는 다시 써야 오래간다

3장_ 일과 돈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다

4장_ 내 몸의 목소리를 듣다

5장_ 내 삶의 속도를 늦추고 중심을 세워라

6장_ 다시 배우는 사람의 운명은 달라진다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 저자는 일단 나부터 챙기라고 얘기하고 있다. '처음 맞이하는 계절'인 '퇴직' 앞에서 느끼는 떨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가족을 위해 직장을 위해 미루던 것들을 되찾아서 잠시 멈춰 있던 내 삶을 다시 시작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랫동안 미뤄둔 나를 이제 꺼내보라는 저자의 말에 심쿵했다. 딸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그동안 나에게 주어진 여러 개의 직분을 감당하느라 항상 '나'가 제일 후순위로 미뤄져있었는데 이제 그 '나'를 1순위로 가져와도 되는 시간이 '퇴직'이후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마냥 기운빠지고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안도감마저 들었다.

       서점에 가면 노후준비를 위한 실용서적들이 넘쳐난다. 물론 실질적인 정보들이 가득한 그 책들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책들도 분명 필요하지만 퇴직 후를 어떻게 설계하고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전반적인 안내 및 마음가짐에 관해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퇴직 준비 예비학교' 교재(?)로 추천하고 싶다. 아직 퇴직은 한참 남았지만 슬슬 준비하고 싶은 직장인, 일찍 퇴직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퇴직준비 '순한 맛' 교재로 적합할 것 같다. 나 역시 직장 책상에 두고 하나하나 밑줄 쳐가며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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