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새로운 언어, 빅데이터 - 미래를 혁신하는 빅데이터의 모든 것 서가명강 시리즈 6
조성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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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받아드는데 제목부터 사실 이해가 안되었다. '빅데이터'가 뭘 말하는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문자 그대로 단지 그냥 '큰 정보'를 말하는 건지, 아니면 2차적인 의미를 말하는 건지 아리송했다. 막 궁금해지지는 찰나 책 한 장을 넘기니 저자의 사진과 함께 저자가 말하는 빅데이터의 의미가 한 문장으로 떠억 나와 있었다.


       " 빅데이터는 인공지능 시대를 움직이는 새로운 자원이자 화폐이다."


      저자는 현재 우리 사회를 달구는 가장 뜨거운 화두가 '빅데이터'라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 나는 그런지도 몰랐다. 현대사회에 있어서 데이터가 중요한 건 잘 알지만(오죽 했으면 와이파이 연결이 안 되는 상태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때 '데이터를 사용한다'라고 표현할까 싶기도 하다), 얼마나 중요하기에 '빅데이터'라고 표현할까 싶은 의구심도 들었다.

      저자는 '빅데이터'의 의미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기계도 생성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휴대폰의 전원을 켜는 순간 우리의 위치 데이터가 생성되고, 통화와 문자 사용 내역이 데이터화되며, 차를 타서 내비게이션 앱을 켜는 순간부터 우리의 위치와 속도 데이터가 생성된다. 또한 주식 매매, 은행 입출금 모두가 데이터다."

       -본문 12~13쪽 인용 -

      그리고 이 책을 쓴 의도를 소상히 밝히고 있다.

     " 이 책이 그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것이다. 빅데이터가 무엇인지, 어디에서 생성되고 어떻게 보관되는지, 그리고 빅데이터를 우리는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전해줄 것이다."

        -본문 14쪽 인용 -


      저자는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인 빅데이터가 무엇인지, 빅데이터가 언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는지, 누가 빅데이터를 분석하는지 등 쉬운 설명으로 풀어간다. 예전에 유럽 여행을 가서 톡톡히 혜택을 봤던 '우버' 역시 빅데이터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나니 뭔가 조금 개념이 잡혀간다.  기업들이 고객의 취향과 욕망을 알아냄에 있어서도 빅데이터가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며 빅데이터는 이미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산재해 있다는 것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빅데이터'를 학습해서 행동하는 것이 '인공지능'이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성 향상은 득 뿐만 아니라 실이 될 수도 있음을 짚고 있다. 뉴스에서 한 번씩 '미래사회에 없어지는 직업 50순위'같은 기사에서 얘기하듯 점점 업종들이 사라져가는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우리에게 빅데이터를 이해할 리더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빅데이터'라는 요리재료로 멋진 요리를 만들어 낼 '셰프'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도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합법과 불법을 구분짓는 가드라인,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을 꼼꼼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만든 데이터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며 그런 주인의식과 권리가 주어졌을 때 비로소 빅데이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음을 저자는 거듭하여 강조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참 어려운 책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펼치기 시작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꼭 한 번 읽어야 할 '데이터 제작 및 사용 설명서'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쓰고 있는 이 서평 또한 나의 데이터인데 이 순간 만들어낸 소중한 데이터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나는 지금 웹사이트에 저장하러 간다. 이 서평을 올렸을 때 내가 느끼는 희열감과 뿌듯함이라는 득이 무엇보다 크다는 걸 잘 알기에 말이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양날의 검과도 같은 것 같다. 그러하기에 지혜롭게 잘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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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김경준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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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만 나이로도 마흔이 넘어버렸다. 재작년만해도 만으로는 아직 30대라고 빠득빠득 우길 수 있었는데 이젠 그런 유치한(?) 우김마저도 할 수 없는 빼도 박도 못하는 완연한 40대에 들어섰다.

     사실 나의 30대는 육아와 살림 및 직장일까지 병행하며 하루하루 버티다시피 살았던 때라 주위 40대 선배님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여서 한편으로는 은근히 나에게도 어서 40대가 오기를 기다리곤 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40대가 되어보니 딱히 여유로운 것도 아니요, 30대 때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인생의 무게(?)들이 하나 둘 늘어감이 느껴진다. 마치 나이에 비례하여 늘어가는 뱃살처럼 말이다. 


 

     '마흔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책 제목만 봤을 뿐인데도 위로가 느껴졌다. 삶의 이정표를 따라 나보다 먼저 앞서 나아간 오라버니가 여동생에게,

     "40대 들어서니까 생각보다 힘들지? 내가 좀 도와줄까? 이렇게 이렇게 한 번 해보렴."

     하고 내 어깨를 다독거리며 삶의 조언을 들려주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본문의 내용을 하나 둘 읽어가면서도 잔잔한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언니, 오빠가 없는 장녀이다보니 늘 힘들거나 고민이 있어도 스스로 해결해야만 했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앞서 말했듯 마음 따뜻한 오라버니가 되어 인생의 각 챕터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상황 속에서, 특히나 인생의 전성기인 이 40대를 올바르게 항해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서 조언을 남겨준다. 그러면서 공감이 가는 한 마디를 한다.

   " 나 자신은 격동의 40대를 지나왔다. 지금 돌이켜보며 어떻게 헤치고 나왔는지 아찔한 순간들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 본문 9쪽 인용 -

       얼마나 힘겹게 40대를 보냈으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말조차 하기 힘들까 싶다가도 그만큼 격정적으로 보냈기에 더이상 여한이 없다는 뜻이리라 유추해본다.



 

      읽다보니 곳곳에 주옥같은 표현들이 있어서 다이어리 여기저기에 빼곡히 메모를 해두었는데, 다시 읽어봐도 참 와닿는다. 내가 진정한 40대가 되었기에 더 와닿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마흔 부터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삶이다. 목숨조차도 내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무한 부담, 무한 책임의 삶이다. 혼자 사는 젊은 시절의 삶은 오롯이 나의 문제였지만 마흔 무렵부터는 사회적으로 가정적으로 역할과 책임이 나에게 한정되지 않는다.  나의 의사결정이 나는 물론이고 주변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는 나이이다."

            - 본문 30쪽 인용 -


   "  어느 경우이든 40대의 삶이란 기본적으로 나보다는 타인의 비중이 커지는 시기이다. 그렇다고 이를 자신은 완전히 실종되고 오롯이 타인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소외된 삶이라고 폄하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30대에 방향이 결정된 이후 이어지는 삶이기 때문이다."

             - 본문 31쪽 인용 -


 

       그래도 특히나 내 가슴에 아로새겨지는 내용이 있었다.  

    " 마흔 무렵부터 자식들과 배우자는 멀어지고, 연로하신 부모님은 아프시거나 세상을 떠나기 시작하고, 직장에서의 책임감은 커지고 행동과 감정은 절제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소위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표현하는 중년의 외로움으로 나타난다. 남을 위해 살아가는 시기인 점을 수긍하더라도 때때로 나도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 본문 58쪽 인용 -

       어쩜 지금 내 상황과 심정을 이렇게 콕 집어내나 싶기도 했다. 사춘기 큰딸 아이는 점점 세상 속으로 나아가고 있고, 부모님들은 점점 노쇠해가시고, 내가 해야할 일들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고, 직장 내에서의 역할 또한 점점 비중이 커져가고.........   정말 위로받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런 내게 저자는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 많은 조언들 중 특히나 내게 와닿았던 내용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가족은 중요하지만 올인할 필요는 없다.

          ( 워킹맘이라 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았는데, 이 메시지는 내게 혁명과도 같았다.)

        2) 자녀교육법에 정답은 없다.

        3) 아이의 미래는 아이에게 맡겨라.

        4) 노년의 부모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라.

        5) 작은 행복감을 자주 느끼자.

        6) 마흔부터 취미는 친구가 된다.

        7) 쉬는 것도 투자, 참는 것도 발전이다.

        8) 40대를 맞아 10년의 계획을 세워보라.

 

     저자는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건강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인생 후반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3가지는 건강, 금전, 가치인데 그 중 '건강'이 출발점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나이에 비례하듯 점점 나오는 나의 뱃살과 축축 처져만 가는 살들을 보면 우울해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이젠 '아름다움'보다는 '건강함'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저자가 알려주는 여러 가지 조언대로 나의 40대를 만들어가야겠다. 그래서 '마흔 이후, 나는 이렇게 살았다.'라는 책을 펼 수 있으면..........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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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괜찮겠지만 난 아니라고 - 말하자니 뭐하고 말자니 목 막히는 세상일과 적당히 싸우고 타협하는 법
강주원 지음 / 유노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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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항상 책을 읽기 전에는 누구나 그러하듯 프롤로그, 여는글 등을 먼저 꼼꼼히 살펴본다. 아무래도 글쓴이의 의도가 담겨서 '책의 복선' 역할을 해주는지라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기에 앞서 먼저 '분위기 파악'에 큰 도움이 되기에 나는 항상 여는글부터 천천히 곱씹어보며 저자의 입장을 유추해보곤 한다. 일종의 나만의 통과의례인 셈이다.

   이 책 역시 여는글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한 장을 넘기자마자 책내용의 핵심이자 저자의 집필의도가 그대로 담겨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괜차니스트'들의 목소리가 여전한 가운데, 괜찮지 아니한 순간들에 귀를 기울였다. '괜찮다'의 사전적 정의를 뒤집어 '꺼려지거나 문제될 것 있는', '탈이나 이상이 있는' 상황을 그렸다. 일상의 불편과 타인과의 불화, 이유있는 불만과 원인 모를 불안이 여기, 펜으로 짠 그물 안에 퍼덕거린다.

   불편을 논한다는 것은, 그 말마따나 편치 않은 일이다. 아는 사람이 도마 위에 오르는가 하면 지난날의 내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어쩔 도리가 없다. 뻔뻔해지는 수밖에. 이럴수록 정면 돌파, 이참에 자기반성이다.

             - 본문 5쪽 인용 -

    이것만 읽었는데도 눈이 똥그래지고 앞으로 전개될 내용들이 기대가 되며 심지어 설레기까지 했다.  누가 콕 집어 얘기해준 것은 아니지만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좋은 게 좋은거다'라는 게 인간관계에서의 미덕일 때가 많다는 것을 이미 익히 잘 알고 있던터라, 불편한 상황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펜으로 짠 그물 안에 퍼덕거리게' 할 저자의 입담이 너무 기다려졌다.



 

    이 책은 모두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딱히 피해준 건 아니지만

                PART 2.   동의없이 치고 들어오는 사람들

                PART 3.   때로는 내로남불의 순간이 온다.

                PART 4.   세상과 매듭을 푸는 슬기로운 마음 타협법

    각 파트별로 소주제 아래에 짤막짤막하게 글이 전개되고 있다. 소주제 제목들만 봐도 재미있을 정도로 저자의 위트는 센스와 기발함으로 충만하다. '복사+붙여 넣기가 안 되는 순간', '딸 바보 아빠의 딸은 이상하게 힘이 든다', '아무리 예뻐도 용서할 수 없는 여자', '욕도 사랑과 관심입니다', '의미부여가 인생을 복잡하게 만든다', '비워야 한다면 일단은 채워라', '감정 투기자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 등의 소주제 제목의 흡인력이  뛰어나다 보니 한 번 책을 펼치면 덮을 수 없게 만든다. 문장의 호흡도 짧고 각 주제마다 전개되는 내용들 또한 단문이며 곳곳에서 반전의 묘미를 선보이는 저자의 '까칠 DNA' 덕분에 읽는 내내 통쾌함과 더불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살아가면서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 해야 했던 불편함들이 내 마음 구석구석에 묵은 때가 되어 끼어 있었는데, 저자는 어느새 '이태리 타월'이 되어 그 묵은 때들을 벗겨내고 있었다. 그야말로 시원하고 개운했다. 뿐만 아니라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고 혼자 소심하게 숨겨오던 생각들이었는데 이 책의 곳곳에 스스럼없이 소개되고 있는 내용들을 읽다보니 든든한 동지를 한 명 얻은 기분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공감받는 기분이었다. 재미있고 위트있는 책일 거라고 짐작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나는 마음에 위로를 얻고 공감을 받고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저자가 책 표지에서 부제로 밝혔듯이 '말하자니 뭐하고 말자니 목 막히는 세상일과 적당히 싸우고 타협하는 법'을 배움과 동시에 든든한 '페이스 메이커'를 만난 기분이다. 앞으로도 복잡하고 불편한 삶의 장면들을 만나게 될 텐데 그 때마다 이 '페이스 메이커'가 해준 이야기들을 떠올려야겠다. 그래서 인사치례로 하는 "괜찮아요."가 아니라 정말 괜찮아서 "괜찮아요."라고 할 수 있는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 내 인생마라톤을 완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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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물로 자란다
정강현 지음 / 푸른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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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만난 건 작년 5월이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타이틀답게 늘 5월이면 여기 저기 꽃구경을 다니며 즐겁게만 보내곤 했는데, 작년 5월은 예년과 달리 그러하질 못했다. 날씨도 봄날 같지 않게 아침 저녁으로 스산하기만 했고,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일이 연거푸 쏟아지는 통에 정말 계절의 제맛을 보지도 못하며 그렇게 5월을 보내고 있었다. 유난히 힘든 봄을 보내는 탓인지 40이 훌쩍 넘은 이 나이에 어린애 마냥 혼자서 훌쩍훌쩍 우는 일들도 잦아졌고 말이다.

    그렇게 힘든 봄을 보내던 어느 날,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눈물로 자란다]라는 제목만 봤을 뿐인데도 나는 나와 동갑내기인 저자에게 이미 위로와 위안을 다 받은 것만 같았다. 누가 볼새라 혼자 숨죽여 울고, 티슈로 눈과 코를 틀어막고 울던 나였는데 [우리는 눈물로 자란다]라는 제목을 보니 마치 내 눈물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만 같아서 뿌듯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중앙일보에서 사회, 문화, 정치 담당 기자생활을 한 작가로서 2016년에 JTBC 보도국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도 JTBC <정치부회의>에 출연중이라고 한다.(2019년 현재까지도 진행형인지는 모르겠다)  바쁜 직업 중의 하나인 기자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글을 쓰는 저자의 모습에 감탄스러웠다. 나와 같은 나이에 벌써 벌써 이 책이 세 번째 산문집이라고 하니 존경심과 함께 샘(?)이 나기도 할 정도이다.

     저자가 서른 즈음부터 마흔 즈음에 걸쳐 썼던 에세이를 묶은 책 답게 이 나이 무렵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과 동질감을 느낄 만한 주제들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신변잡기적인 주제들, 애잔하게 바라봐지는 가족의 일상사들, 3040세대로서 제법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봐지는 정치계의 모습들, 그리고 전국민이 통탄의 눈물을 흘리며 힘없이 지켜봐야했던 세월호 사건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통해 저자는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듯 팩트와 감정을 적절하게 잘 버무려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었다. 그 중, 가장 와닿았던 내용이 있었다. 한 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분량의 글임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계속 나에게 여운을 남기며 말이다.

 < 생일 >

   삼십대 중반을 넘어셔면서부터 생일이 닥칠 때마다 나는 문득 서러워진다. 청춘에서 점점 멀어지는 내 나이 때문이 아니라, 내 부모의 나이가 떠올라서다. 막내아들이 중년에 가까워지는 동안 아버지와 엄마는 이 나라의 법이 정해놓은 노인의 기준을 이미 충족했다. 내가 힘껏 나이를 먹는 동안 내 부모 역시 최선을 다해 늙음에 도달했던 것이다. 나는 어느새 생일이 마냥 즐거운 날이 아니라는 걸 아는 나이에 이르렀다. 생일이 돌아왔다는 것은 내가 한 해만큼의 생명을 소진했다는 뜻이니까. 늙은 부모의 삶 또한 그만큼 닳아버렸을 테니까. 중년이 임박한 내게 생일은 다급한 생명의 신호다. 소중한 이들을 사랑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엄중한 경고문이다.

                                                                             -  본문 137쪽 인용 -

     나 역시 사십대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입장이다 보니 저자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건조한 말투로 차분히 써내려간 글 같지만, 행간 여기저기에서 가족들을 향해 사랑한다고 외치는 저자의 외침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자꾸만 저자의 성별을 확인해보곤했다. '정말 남자가 쓴 글이 맞아?'라는 의구심을 가지며 말이다.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와 '한때 소중했던 것들'을 읽으면서도 몇 번이고 그랬는데, 이 책 역시 그러했다. 그만큼 저자는 각 주제마다 아주 섬세하게 터치하고 있으며  디테일한 감정까지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동성의 친구와 대화를 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저자가 삶의 변곡점마다 흘린 눈물들이 글의 씨앗이 되어 한 권으로 완성된 이 책을 읽고 나니 답답했던 마음이 정화된 기분이다. 시원하게 한 판 울고 난 것처럼 말이다. 맘이 답답할 때, 외로울 때, 속상할 때, 울고싶을 때 나는 아마 이 책을 또 펼쳐서 읽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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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갱신 - 부모가 변해야 자녀가 성장한다!
조봉희 지음 / 교회성장연구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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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어린 시절 집안 모습을 떠올려보면 집안 여기저기에 책이 널려 있었고, 부모님 두 분 역시 어디서나 책을 가까이 하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아버지는 쇼파에서 두툼한 책을 보고 계셨고, 엄마는 더운 여름날 선풍기 바람 아래 대나무 돗자리에 누워 책을 읽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그래서인지 나역시 책을 늘 가까이 하며 우리집 역시 온 방마다 책이다.  모든 벽면을 책꽂이로 채울만큼 말그대로 '책으로 도배한' 듯한 모습이 우리집 풍경이기도 하다. 그 덕분인지 우리 아이들 역시 어릴 때부터 책을 장난감 삼아 친구 삼아 지내온 터라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책을 즐겨 읽는 편이다.

         이렇게 부모의 책읽는 모습을 자연스레 닮는가 하면 나와 남편의 성격 중 닮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들 또한 아이들이 어느새 닮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순간순간 정신이 번쩍 든다. 이렇게나 흡수가 빠른가 싶은 생각에 다시금 나를 바로잡기도 하고 말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이고, 나를 가장 잘모르는 사람도 나 자신이다. 따라서 부모의 숨겨진 상처와 왜곡된 성품이 자녀들에게 전이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갱신이 먼저다. 부모가 달라지는 만큼 자녀들이 성숙한다. 자녀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가정의 앞마당 못지않게 뒷마당의 정리정돈이 필요하다. 부모의 모습은 앞뒤가 같아야 한다. 그래야 자녀들이 건강한 정체성을 확립하며 살아간다.

                            - 서문 인용 -

           '가정의 뒷마당 정리정돈이 필요하다!'는 말에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든다. 내가 미처 챙기지 못한 나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들이 답습하진 않았는지 반성이 되며 서문만 읽었음에도  '부모갱신'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지구촌 교회 담임목사이신 조봉희 목사님이 쓰신 책으로 책의 구석구석마다 기독교 신앙에 입각한 부모로서의 올바른 자세들로 가득하다. 나역시 기독교인이라 많은 부분들을 공감하며 읽었는데  그 중 바늘로 콕 찌를만큼 뜨끔했던 내용이 있었다.      

        목회 경험이 풍부한 어느 목회자가 한 남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좋은 신자인가요?"

         목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아직 말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그의 부인과 자녀들을 만나 보지 못했거든요."

         깊게 생각해 볼 답변이다. 가정을 이룬 한 남자의 성공은, 아내와 자녀들을 통해 드러난다. 당신은 가족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

                             - 본문 14쪽 인용 -

             앞서 서문에서도 언급했듯이 부모의 뒷모습을 닮는 자녀 뿐 아니라 나의 모습을 통해 서서히 변모되어 가는 아내 혹은 남편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민낯을 들여다봐야함을 조봉희 목사님은 말씀하고 계신다. 사실 요즘 들어 내가 남편과 아이들에게 불만이 많아서 좀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가정의 달인 이 5월에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더 힘들어 하며 말이다. 결혼한지 16년이 되었건만 남편은 나와 합일점을 못 찾고 있는 것 같아 늘 마음 한구석이 시렸고, 사춘기의 정점을 매일 갱신하고 있는 큰아이로 인해 내가 어느새 지쳐있었던 것이다. 늘 남편탓, 아이탓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나로서는 '당신은 가족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차!'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과연 남편과 아이들에게 어떤 배우자이며 어떤 엄마인지 궁금함과 동시에 반성이 밀려왔다. 그와 함께 주일예배시간에, 우리는 대접받고 무언가를 얻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대접하고 베풀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라고 설교하시던 담임목사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목사님 말씀처럼 가족들을 위해 베풀고자 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5월 한 달 동안 힘들었던 시간들도 행복한 시간들로 바뀌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밀려왔다.

            

              

           자녀를 만드신 분이 누구신지를 기억할 때, 우리는 자녀의 모습을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작품을 내 얕은기준으로 판단할 수 는 없는 일이다. 하나님은 내 자녀를 위해 독생자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녀들을 하나님께서 사랑하고 축복하시는 대상으로 소중히 여겨야 한다. 특히 우리 가정에 보내신 선물이기에 있는 그대로 소중히 여겨야 한다.

                    - 본문 186~187쪽 인용 -

         이 내용을 읽으면서 많은 회개를 했다. 설교시간에 너무도 많이 들은 내용이라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는 내용인 반면 생활 속에서 잘 실천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기에 말이다.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이자 우리집에 보내주신 귀한 선물인 아이들 역시 하나님의 귀한 자녀이기에 동등한 '하나님의 자녀'의 입장으로서 우리가 함부로 자녀를 욕할 수 없고 때릴 수 없으며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머릿속에 박혀있는 진리와도 같은 사실인데, 살다보면 참 실천하기 어렵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아껴줘야 하는 게 부모의 역할이건만 어찌 이리 힘들단 말인가.

          힘든 5월이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가정의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나를 다잡으며 바닥으로 떨어지려고 하던 부모로서의 자존감도 다시 회복되고 있고, 믿는 부모로서 자녀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 지 구체적인 경로도 찾게 되었다. 그야말로 '자기갱신'이 된 것이다. 앞으로도 '부모에너지'가 방전되려고 할 때마다 꺼내보며 재충전을 해야겠다 싶다.  '내 인생의 보조배터리'같은 책을 만난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든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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