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김경준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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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만 나이로도 마흔이 넘어버렸다. 재작년만해도 만으로는 아직 30대라고 빠득빠득 우길 수 있었는데 이젠 그런 유치한(?) 우김마저도 할 수 없는 빼도 박도 못하는 완연한 40대에 들어섰다.

     사실 나의 30대는 육아와 살림 및 직장일까지 병행하며 하루하루 버티다시피 살았던 때라 주위 40대 선배님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여서 한편으로는 은근히 나에게도 어서 40대가 오기를 기다리곤 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40대가 되어보니 딱히 여유로운 것도 아니요, 30대 때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인생의 무게(?)들이 하나 둘 늘어감이 느껴진다. 마치 나이에 비례하여 늘어가는 뱃살처럼 말이다. 


 

     '마흔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책 제목만 봤을 뿐인데도 위로가 느껴졌다. 삶의 이정표를 따라 나보다 먼저 앞서 나아간 오라버니가 여동생에게,

     "40대 들어서니까 생각보다 힘들지? 내가 좀 도와줄까? 이렇게 이렇게 한 번 해보렴."

     하고 내 어깨를 다독거리며 삶의 조언을 들려주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본문의 내용을 하나 둘 읽어가면서도 잔잔한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언니, 오빠가 없는 장녀이다보니 늘 힘들거나 고민이 있어도 스스로 해결해야만 했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앞서 말했듯 마음 따뜻한 오라버니가 되어 인생의 각 챕터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상황 속에서, 특히나 인생의 전성기인 이 40대를 올바르게 항해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서 조언을 남겨준다. 그러면서 공감이 가는 한 마디를 한다.

   " 나 자신은 격동의 40대를 지나왔다. 지금 돌이켜보며 어떻게 헤치고 나왔는지 아찔한 순간들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 본문 9쪽 인용 -

       얼마나 힘겹게 40대를 보냈으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말조차 하기 힘들까 싶다가도 그만큼 격정적으로 보냈기에 더이상 여한이 없다는 뜻이리라 유추해본다.



 

      읽다보니 곳곳에 주옥같은 표현들이 있어서 다이어리 여기저기에 빼곡히 메모를 해두었는데, 다시 읽어봐도 참 와닿는다. 내가 진정한 40대가 되었기에 더 와닿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마흔 부터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삶이다. 목숨조차도 내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무한 부담, 무한 책임의 삶이다. 혼자 사는 젊은 시절의 삶은 오롯이 나의 문제였지만 마흔 무렵부터는 사회적으로 가정적으로 역할과 책임이 나에게 한정되지 않는다.  나의 의사결정이 나는 물론이고 주변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는 나이이다."

            - 본문 30쪽 인용 -


   "  어느 경우이든 40대의 삶이란 기본적으로 나보다는 타인의 비중이 커지는 시기이다. 그렇다고 이를 자신은 완전히 실종되고 오롯이 타인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소외된 삶이라고 폄하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30대에 방향이 결정된 이후 이어지는 삶이기 때문이다."

             - 본문 31쪽 인용 -


 

       그래도 특히나 내 가슴에 아로새겨지는 내용이 있었다.  

    " 마흔 무렵부터 자식들과 배우자는 멀어지고, 연로하신 부모님은 아프시거나 세상을 떠나기 시작하고, 직장에서의 책임감은 커지고 행동과 감정은 절제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소위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표현하는 중년의 외로움으로 나타난다. 남을 위해 살아가는 시기인 점을 수긍하더라도 때때로 나도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 본문 58쪽 인용 -

       어쩜 지금 내 상황과 심정을 이렇게 콕 집어내나 싶기도 했다. 사춘기 큰딸 아이는 점점 세상 속으로 나아가고 있고, 부모님들은 점점 노쇠해가시고, 내가 해야할 일들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고, 직장 내에서의 역할 또한 점점 비중이 커져가고.........   정말 위로받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런 내게 저자는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 많은 조언들 중 특히나 내게 와닿았던 내용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가족은 중요하지만 올인할 필요는 없다.

          ( 워킹맘이라 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았는데, 이 메시지는 내게 혁명과도 같았다.)

        2) 자녀교육법에 정답은 없다.

        3) 아이의 미래는 아이에게 맡겨라.

        4) 노년의 부모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라.

        5) 작은 행복감을 자주 느끼자.

        6) 마흔부터 취미는 친구가 된다.

        7) 쉬는 것도 투자, 참는 것도 발전이다.

        8) 40대를 맞아 10년의 계획을 세워보라.

 

     저자는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건강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인생 후반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3가지는 건강, 금전, 가치인데 그 중 '건강'이 출발점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나이에 비례하듯 점점 나오는 나의 뱃살과 축축 처져만 가는 살들을 보면 우울해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이젠 '아름다움'보다는 '건강함'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저자가 알려주는 여러 가지 조언대로 나의 40대를 만들어가야겠다. 그래서 '마흔 이후, 나는 이렇게 살았다.'라는 책을 펼 수 있으면..........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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