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홈트 - 유학 가지 않고 1년 만에 원어민처럼 말하기
임선영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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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3일만에 이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사실 나는 책을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이 아니다. 글자를 읽어나가는 속도가 느린 게 아니라, 언제부턴가 생긴 습관으로 인해 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글귀나 나중에 또 읽고 싶은 부분을 만나면 따로 메모를 해둔다. 그러다보니 한 호흡으로 한 자리에서 책을 다 읽어내는 경우가 많질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중간중간 메모를 하며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3일만에 읽었으니 예전 나의 독서패턴으로 본다면 한 자리에서 한 호흡으로 읽은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 정도로 이 책은 나한테 꽤나 임펙트가 있었다. 저자의 나이를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저자가 간간히 흘린(?) 정보로 유추해본다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 듯한데, 나보다도 한참 어린 나이의 동생뻘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소개하고 있는 영어공부방법을 읽다보니 마냥 존경스러웠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쩜 그렇게 야무지고 당차게 공부를 했는지 마냥 기특할 뿐이었다. 내 동생이라면 한없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다고나 할까?

 

 

       저자는 유학을 가본 적도 없고,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나간경험도 없을 뿐 아니라 워킹홀리데이나 배낭여행조차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더군다나 경찰공무원이 되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동안 공부를 했으나 실패하게된다.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우연히 영어공부를 하게 되었고,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미친듯이 영어공부를 한 끝에 자연스럽게 입이 트여졌다고 한다. 이렇게 영어의 원동력을 찾은 그녀는 영어에 재미를 가지게 되었고, 그 누구도 가르쳐 준 적 없는 그녀만의 방법으로 그야말로 미친듯이 영어공부에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에 이끌린 듯 미친 듯이 영어에 매진하는 3개월을 보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영어 입이 트이기 시작했다.

      영어 말하기 능력이 향상되자 내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외국인과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을 만큼 영어 실력이 오르자 영어공부는 급물살을 탔다. 전투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자발적으로 공부했다. 영어의 묘미를 느끼며 즐기는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슬럼프가 오고, 때로는 크게 절망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약 3년 정도가 흐르자 나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완벽히 구사하고 있었다. 더불어 나의 인생 또한 크게 달라져 있었다.

                         - 본문 7~8쪽 인용 -

 

 

       그녀는 처음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 버스 안에서 외국인과 유창하게 영어로 말하는 자신의 모습을 매일 상상하며 일종의 자기암시를 했다고 한다. 그 당시는 물론 상상에 불과했지만 매일매일 그 장면을 떠올리며 언젠가는 꼭 그렇게 하고야 말겠다는 각오와 다짐을 하며 자칫 힘들뻔 하기도 한 영어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말이 상당히 와닿았다. 나 역시도 어릴 적부터 늘 그런 꿈이 있었다. 언젠가는 외국인과 자유롭게 대화하기, 외국여행 나가서도 자유롭게 의사표현하기 등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싶은 갈망이 늘 있었기에 지금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매일매일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40대가 된 지금의 내가 이렇게 영어공부를 하는 모습을 두고 내 주위 사람들은 유별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의 공부방법을 읽다보니 마치 지지와 격려, 심지어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어서 책을 읽는 내내 힘이 났다.

        영어를 공부하는 과정은 끊임없이 나를 시험하는 과정이다. 거기에서 오는 즐거움도 많았고 좌절도 많았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즐거운 일이 더 많다. 그 과정을 통해 나의 정신은 강해지고 의식도 넓어졌다. 수많은 좌절이 있었기에 발전의 순간에서 오는 희열이 더 컸고 해냈다는 생각에 자존감도 올라갔다.

        영어공부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해야 한다. 자신의 페이스를 잘 조절하면서 스스로를 많이 다독여주어야 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서 더 나아졌음을 칭찬하라. 그러면 당신도 해낼 것이다.

                     - 본문 102~103쪽 인용 -

 

 

        저자는 그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영어공부를 위한 다양한 팁들을 소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차례 영어 공부에 도전을 하다가 실패한 사람들 및 현재 상황이 어렵다고 아예 영어공부를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강한 동기와 자극을 불러일으켜 준다. 책의 표지에도 나와 있는 문구인 '10년 동안 포기한 영어를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책' 답게 이 책은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영어공부방법을 구체적이고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에서 영어공부 제대로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녀가 시행착오 끝에 깔끔하게 정리해 준 노하우 방법들 중 하나라도 도전해본다면 분명 소득이 있으리라 믿는다. 2018년 올 한 해 영어공부를 목표로 삼고 있다면 꼭 읽어보길 강력히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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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단순한 것의 힘 - 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
탁진현 지음 / 홍익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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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이렇게 무언가를 금방 적용해보긴 처음이다. '가방 속 정리해서 가볍게 들고 다니기', '마음이 복잡할 때 청소부터 하기' 이 두 가지를 매일 실천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한 날 바로 가방 속을 뒤집어 엎었다. 그러고는 말끔히 비우고 정리해서 정말 필요한 물건들 몇 개만 들고 다니기로 했다. 지갑, 파우치, 차키, 볼펜, 티슈.  이게 다다. 그전에는 온갖 물건들로 넘쳐났다. 행여나 그 물건이 필요한데 없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담아다닌 물건 가짓수만 세어도 20여 개는 될 정도였다. '백인백(bag-in-bag)'이라고 해서 큰 쇼퍼백 안에 담는 수납용 미니가방을 가방안에 넣어두고는 온갖 것을 다 넣어두었다. 식탁이나 책상에 임시로 설치할 수 있는 가방걸이부터 시작해서 포스트 잇, 물티슈, 티슈, 손거울, 두통약, 여성용품, 수첩, 손수건, 필통, 오다가다 받는 광고지 및 홍보용 물티슈 등등....... 이러니 나의 출근가방은 늘 무겁고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잘 몰랐으며, 차키를 찾으려면 가방 여기 저기에 손을 집어 넣어 뒤적거려야 찾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싶다. 뿐만 아니라 더 가관이었던 것은 언젠가 퇴근길에 직장동료가 건네 준 귤을 가방에 넣어두었는데, 그걸 가방에 넣고 며칠 그냥 들고 다니다가 결국 가방 속에 있던 귤에 초록색 곰팡이가 피어서 그 비싼 가방 안이 곰팡이 천지가 되어버린 일도 있었다.

     특히 가방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라이프스타일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가방에 잡동사니가 많아서 무겁다는 것은 다른 것들의 관리도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집은 물론 회사의 책상까지 어수선하고, 불필요한 물건이나 불편한 관계까지 떠안고 사는 사람이라서 스트레스가 많다. 반면 가방에 꼭 필요한 것만 넣어서 가볍게 다니는 사람은 집이나 회사에서도 깔끔하고 스트레스도 적다. 그런 점에서 가방의 무게는 일의 무게이고, 나아가 인생의 무게다. 일이 힘들게 느껴진다면 자신의 가방 무게부터 점검해야 한다.

                          - 본문 17쪽 인용 -

       저자의 말대로 출근가방이 복잡하다보니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더 생겨나는 경우가 많았고, 직장에 가서도 가방을 열어보기조차 싫은 아이러니한 상황도 생겼다. 이렇듯 나의 현 상태를 무엇보다 잘 말해주는 출근가방 에피소드로 이 책을 여는 저자의 글을 읽고 난 무언가에 홀린 듯 책을 덮을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들어 한 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내고 말았다.

 

        가방은 일단 정리가 되었으나, 사실 집안의 많은 물건들, 옷, 책들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무엇보다 날마다 늘어나고 있는 서재의 책들을 보면 나중에는 집이 책으로 덮여버리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들 정도이다. 저자는 이런 나에게도 알맞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버리기 박스'를 이용하라고 한다.

       각종 장식품과 잡다한 물건은 [비우기 박스]를 마련해 다 치워버린다. 박스 안 물건은 중고로 팔거나 기부하고 그럴 수 없는 건 버려서 처분한다. 물건을 더 빠르게 줄이고 싶다면 '언제 돌아올지 모를 장기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하고 여행가방에 반드시 필요한 물건만 골라 넣어보는 것도 도움된다.

                                 (중간 생략)

         [비우기 박스]에 넣어야 할 것

                 1. 기한 지난 것

                 2. 별 애정 없는 물건

                 3. 여러 개 있는 물건

                 4. 디지털화할 수 있는 물건

                 5. 1년 이상 쓰지 않은 물건

 

                           - 본문 33~34쪽 인용 -  

     '언제 돌아올지 모를 장기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하고 물건을 정리해보라는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여행 중 호텔에서의 편안했던 기분을 떠올려 보라고 한다. 여행지에서 호텔 객실로 처음 들어갔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그 깔끔함, 그 단순함을 떠올리며 집안을 정리해보란다. 호텔 침대에 덮여있는 무늬 없이 깨끗한 침구류, 단출한 책상, 그리고 옷장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호텔 내부의 모습을 보며 마음까지 깔끔해졌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집안을 정리할 때의 요령이 생겨날 거라고 한다. 그야말로 확실한 방법이지 싶다.

 

 

       그리고 이 책의 맨 마지막에 보면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많은 책들의 제목들을 소개하고 있다. 평소 나는 책을 읽을 때 저자가 소개하는 책을 찾아 읽는 '꼬리물기식 독서'법을 즐기는 편인데, 저자가 소개해 두 27권의 책들도 하나 둘 읽어보려고 한다.

 

        직장에서의 능률이 잘 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맘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 시작한 날부터 가방의 60%를 덜어내는 경험을 시작으로 직장에 있는 사무용 책상 주변도 하나 둘 정리중이다. 역시 저자의 말대로 일하는 공간이 단순해지고 나니 일의 속도도 빨라지고 성취감 또한 커졌다. 이제는 집안을 그렇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우선 목표는 옷, 책, 아이들 물건이다. 곧 다가올 겨울방학동안 아이들과 함께 우리집 체중 줄이기 작전에 돌입해볼까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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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4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 - 현직 초등 교사들이 알려 주는 꿈결 초등 교육서 시리즈
성선희.문정현.성복선 지음 / 꿈결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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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한데, 둘째 아이가 벌써 3학년이다. 이제 몇 달 후면 고학년이 시작인 4학년이 된다.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첫애라 그런지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내 손이 가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책가방에 들어있는 모든 것까지 엄마의 손길로 도배를 하곤 했었는데, 둘째가 입학을 하자 두번째라 좀 익숙해져서인지 큰아이 때만큼 관심이 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예쁘고 귀여운 건 사실 둘째이긴 한데도 엄마의 마음이 좀 더 여유로워진건지 내 손길로만 도배되던 큰아이 때와는 달리 점점 둘째는 자기 스스로 챙겨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중학교 1학년이 된 큰아이보다 초등 3학년인 둘째가 책상정리 및 물건정리도 더 잘 하고, 과제도 숙제도 본인이 스스로 다 알아서 챙기니 엄마로서 좀 더 편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엄마인지라 아이가 학교에서 생활은 잘 하는지, 수업시간에 선생님 수업은 잘 따라가는지,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지 등 늘 걱정이 된다. 더군다나 2018학년도부터는 교육과정도 바뀌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는 바람에 3,4학년 교과서가 당장 바뀐다고 하니 더욱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초등 3,4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 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다 싶어 주저함 없이 책을 펼쳐 들었다.

 

 

       이 책은 현직 초등 교사들이 집필한 책으로 다년간의 교육경력의 선생님들이 들려주는 알짜배기 조언들로 이루어져있다. 사실 학교에 가서 직접 질문하고 싶은 게 많지만, 혹여나 담임 선생님 귀찮게 해드리는 건 아닌가 하는 노파심에 몰라도 맘놓고 어디 물어볼 수도 없는 게 학부모의 심정이다. 아이를 먼저 키운 선배 언니들이나 친구들에게 묻고 해결하고 말지, 굳이 학교로 찾아가서 선생님께 질문하고 문의하는 일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쓰신 세 분의 선생님들이 이런 엄마들의 마음을 딱 알고 정말 필요한 정보들만 야무지게 묶어 놓으셨다. 아마 이 선생님들도 초등학생을 둔 엄마이지 싶다. 엄마들이 평소 알고 싶어하던 내용들만 모아서 소개해놓은 걸 보면 말이다.

 

 

        책의 구성은 초등학교 3,4학년들의 하루 학교 시간표의 프레임을 빌려 학교생활들을 소개하고 있다.

                      등교 - 3~4학년을 시작하여

                      1교시 - 우리 아이 이대로 괜찮은가요?

                      2교시 - 3,4학년이 되면 달라지는 것

                      3교시 - 3,4학년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4교시 - 3,4학년 평가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요?

                      5교시 - 우리 아이 평생 가는 공부 습관 만들기

                      방과후 -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는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요

                      하교 - 3,4학년을 마무리하며

        무엇보다 요긴하게 도움이 되는 게 2교시 내용인, '3,4학년이 되면 달라지는 것' 챕터에 내년부터 바뀌는 2018 개정 교육과정에 관한 내용에 관해 자세히 안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3교시인 '3,4학년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챕터에서는 추천하는 3,4학년의 공부법 및 3,4학년 교과별 권장도서목록을 소개하고 있다. 챕터 사이사이에 있는 '쉬는 시간'이라는 코너에서는 '엄마가 모르는 아이의 학교생활'이라는 주제로 학교생활에 관한 쏠쏠한 팁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학부모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들 하다.

 

 

         우리 둘째가 내년부터 당장 바뀌는 새 교육과정의 적용대상이라 사실 걱정이 좀 됐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뭔가 안심이 되는 기분이다. 마치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겨울을 보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다시 책의 처음으로 돌아가 형광펜으로 색칠해가며 꼼꼼히 읽어보고 아이 친구 엄마들에게도 빌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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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브레드
후미코 요시카와 지음, 박문희 옮김 / 스타일조선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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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베이킹에 홀릭되어 거의 매일이다시피 빵을 만든 적이 있다. 오븐이 없던 때였는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오븐 없이 빵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된 후 밥통과 프라이팬을 활용하여 신나게 빵과 쿠키를 만들던 시절이 있다. 두 딸아이들이 지금보다 한참 어린 꼬맹이이던 그때0, 나름 엄마표 간식이라고 유기농 밀가루에, 좋은 달걀과 설탕, 우유 등으로 열심히 간식을 만들곤 먹이며 뿌듯해하곤 했었다. 그런데 한 가지 맹점이 있었으니, 아무리 유기농 밀가루라 하더라도, 밀가루와 설탕이 제법 많이 들어가는 빵을 매번 간식으로 먹이기가 사실 그리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던 큰아이에게는 밀가루 제품을 되도록 먹이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었던터라 아무리 유기농 밀가루로 빵을 만든다고 해도, 늘 마음 한구석이 편치만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베이킹은 하고 싶으나 밀가루는 쓰고 싶지 않은 이 아이러니를 깰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 밀가루 없이 빵을 만드는 방법이 한창 tv 프로그램에서 유행을 하기에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보던 찰나 때마침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유명 연예인이 제주도의 집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손님으로 머물다 간 한 쉐프가 소개해서 알려진 '클라우드 브레드'를 만드는 방법이 상세히 소개된 책이라기에 주저함 없이 한 자리에서 이 한 권을 독파해버렸다. 그리고는 마트로 달려다. 클라우드 브레드의 핵심재료인 크림 치즈를 사러 말이다.

 

     이 책은 일본인 과자연구가인 요시카와 후미코가 손수 만든 과자를  친구에게 선물했는데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한 것이 계기가 되어 과자교실을 열게 되었고, 이 책까지 펴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주로 소개되고 있는 '클라우드 브레드', 일명 '구름빵'은 글루텐 프리 빵이다. 알러지 질환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그야말로 맞춤형 간식인 셈이다.

      구름빵이란

 

   유럽과 미국, 일본의 SNS와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구름 모양의 글루텐 프리 빵이에요.

   밀가루 알레르기나 소화 장애가 있는 사람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어요.

   더구나 저칼로리에 저당질이라 다이어트에 좋고, 당질 제한 식단을 꾸릴 때도 도움이 됩니다.

   기본 구름빵(지름 9cm 원형)  1개의 칼로리는 38kcal, 당질은 0.6g으로 식빵 한 장이 대략 172kcal에 당질 28.9g이라고 볼 때 그 차이는

  확연합니다.

    기본 재료는 달걀, 설탕, 크림치즈, 베이킹파우더로 매운 간단해요.

                  - 본문 7쪽 인용 -

 

 

      저칼로리에 저당질, 간단한 재료로 금방 만들 수 있는 매력적인 구름빵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엄마가 만든 빵이 빵집 빵보다 더 맛있다고 치켜주는 우리 두 딸 덕분에 모처럼 실력발휘를 해보자 싶어 두 손 걷어부치고 열심히 만들어보았다.

    1) 크림치즈를 상온에서 좀 녹인 후, 크림화 되고 나면 거품기로 잘 저어준다.

 

   2) 노른자도 하나씩 넣어주면서 잘 섞어주다가 설탕을 넣고 다시 섞어준다.

 

   

 3) 크림치즈와 노른자가 잘 섞이도록 섞어준다.

 

  4) 냉장고에서 꺼내서 분리해 둔 흰자를 거품기나 핸드믹서로 섞어준다. 이 때, 베이킹 파우더를 넣어주면 머랭이 힘있게 잘 유지된다.
   

 5) 뒤집어도 흐르지 않을 정도가 될 때까지 머랭을 만들어준다.

   

 

6) 만들어 둔 크림치즈 + 달걀노른자에 머랭을 잘 섞어준다. 이 때 너무 많이 섞어서 머랭이 꺼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7) 오븐에 넣을 철판접시에 유산지나 종이호일을 깔고 지름이 8cm 정도 되도록 한 숟가락씩 떠서 모양을 잡아준다.

 

   8) 예열해 둔 오븐에 넣고 160도에서 17분 정도 구워준다. (이 때 반죽들의 간격을 넉넉히 잡지 않으면 사진 처럼 반죽들이 커지면서 서로 붙어버린다.)

 

 

 9) 가열이 다 끝나면 철망위에 꺼내놓고 식혔다가 접시에 예쁘게 담아서 맛있게 먹는다.

      아이들 간식으로 우유와 함께 먹이려고 만들었는데, 이걸 식빵대용으로 이용해서 잼을 발라서 먹는다던지, 여러 가지 채소와 다른 재료들을 넣어서 샌드위치로 먹어도 되니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팬케이크처럼  여러 개의 구름빵을 층층이 쌓아가며 꿀이나 시럽을 바르고 과일을 올려주면 멋진 팬케이크로 먹기에도 딱이다. 알러지 질환이 있는 우리집 두 아이를 비롯해서 밀가루 음식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딱인 초간단 식사요 간식이 아닐 수 없다.

      주말 아침에 식빵으로 토스트를 종종 해먹곤 했는데, 앞으로는 식빵이 필요없을 것 같다. 금방 구름빵 구워서 각자의 취향에 맞게 다른 것들과 곁들여 먹으면 멋진 한 끼 식사도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 종종 만들어주고, 나도 맛있게 먹어야겠다. 그래서 영양 만점의 No 밀가루 빵인 구름빵 먹고 [구름빵] 에니메이션 속의 내용처럼 날아다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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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죽음을 앞둔 서른여덟 작가가 전하는 인생의 의미
니나 리그스 지음, 신솔잎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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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책을 읽기 전 항상 작가 소개 내용을 먼저 읽는다. 특히 저자의 연령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제일 먼저 보곤 하는데, 이상하게도 책을 읽으려고 할 때마다 습관처럼 그렇게 저자의 나이를 확인하고 한다. 나보다 인생선배인지, 또래인지 아니면 후배인지 꼭 그것부터 확인하고 싶어진다. 이 책의 저자는 197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그걸 알게 된 순간 묘한 공감대가 생겨났다. 물론 같은 한국땅은 아닌 머나먼 곳이지만, 내가 태어난 해와 같은 해, 한국식의 12간지에 의하면 뱀띠해에 해당되는 그녀의 출생년도를 알고나니 마치 그간 잊고 지낸 오래된 친구를 만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나 이미 그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라, 책을 읽기도 전에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저자가 나와 나이가 같다는 이유가 물론 제일 크기도 했지만, 두 아이의 엄마라는 또 하나의 나와 같은 공통점을 찾았기에 더욱 마음이 무거웠다. 결론을 이미 알고 책을 읽게 되니,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는 것조차 무척 조심스럽기까지 했다. 그녀가 투병중에 힘겹게 써내려간 문장들이니, 어찌 보면 남은 생명을 쪼개고 쪼개어 이 문장들에 하나 하나 심어두었다는 생각조차 들었기에 책을 읽는 내내 글자 한 자 허투루 읽혀지는 부분이 없을 정도였다.

 

 

       저자인 니나 리그스는 시인이자 사상가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5대손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흡인력이 있는 문장들로 이루어져있다. 이 책의 탄탄한 스토리 전개 및 내용 구성만 봐도 알 수 있듯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어지는 문학도로서의 삶이 펼쳐질 수 있었던 저자는 38살의 나이에 전이성 유방암 선고와 함께 시한부 삶을 살게 된다. 그래도 그녀는 병 앞에 무릎 꿇지 않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전이성 유방암 환자로서의 삶을 공유하며 남은 시간들을 적극적이다 못해 전투적으로 살았을 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최선을 다하였다.  남편의 재혼까지 걱정해 줄 정도로 살뜰히 배우자를 챙기는 모습,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픈 와중에서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내게 참 귀감이 되었다. 그리고 두 아이들에게 엄마의 병에 대해 숨김없이 솔직하게 설명하는 부분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이 뭘 알겠냐 싶은 마음에 선의의 거짓말을 할 법도 한데, 저자가 아이들에게 담담히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책을 읽는 내내 참았던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프레디가 걸음을 멈추고 내 눈을 바라봤다.

         " 엄마, 진짜야? 괜찮아졌어?"

                (중간생략)

         " 지금은 괜찮아. 하지만 엄마 암이 다시 좋아지는 일은 없을 거야."

        아이들은 이 사실을 잊은 듯 했다. 차에 타자 두 아이 모두 울음을 참는 얼굴이었다. 나는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아이들 중간에 앉아 한 팔씩 두 아이를 감쌌다.

               (중간생략)

         저녁 늦은 시간이었고 암센터에서 집까지는 한 시간 거리였다. 존은 팔을 뒤로 뻗어 내 무릎을 한 번 쥐었다 놓은 후 음악의 볼륨을 높였다. 아이들은 머리를 내게 기대왔고 우리는 어두운 고속도로를 향해 함께 달려 나갔다.

                        - 본문 353~354쪽 인용 -

        이 책에서 가장 슬펐던 대목이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 그것도 아이들에게 담담히 말해야 하는 그 순간에 엄마인 저자는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을지 충분히 짐작이 되고도 남았다.

 

 

       저자인 니나 리그스는 아침을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의 맨 앞에 저자의 5대 조상인 랄프 왈돌 에머슨의 아침에 관한 글귀가 실려있다.

내 영혼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온 세상을 힘찬 파동과 생명력으로 가득 채우는 시간.

촉촉하고, 따뜻하며, 반짝이고, 생기 넘치고, 아름다운 선율을 지닌

그 시간은 나를 기쁘게 한다.

바로 아침이다.

찬란한 시간이 병약한 몸에 갇히지 않고

세상 널리 퍼지는 그때가 바로 아침이다.

- 랄프 왈돌 에머슨, 1838년 -

      아침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그녀는 2017년 2월 26일 해가 떠오르기도 전인 아침 6시에 눈을 감았다고 한다. 나도 하루 중 동이 트는 무렵의 아침을 참 좋아한다. 밤새 세상을 짓누르는 것만 같은 어둠이 걷혀지고 따스한 아침햇살이 온 세상을 비추이려고 준비하는 그 시간, 밤새 충전된 에너지로 새로운 하루를 힘차게 열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가 샘솟는 그 시간이 나도 참 좋다. 온 가족이 다 잠들어있고 나만 깨어있는 그 시간에 가족을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그 시간이 참 좋다. 살아있음에 감사할 수 있게 해 주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친구같은 그녀, 니나 리그스!

훌륭한 작가요, 든든한 아내요, 위대한 엄마로서 멋지게 살단 간 그녀의 삶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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