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 - 슬기로운 결혼생활과 부부 심리상담 이야기
나다움 지음 / 리더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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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왜 동화 속 공주는 왕자만 만나? 

  그리고 이상해. 

다 똑같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 

  진짜 그래? 

결혼하면 다 똑같이 행복해져?" 

  

    아들의 질문에 적절한 답을 찾지 못했다는 저자.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실제 자신의 결혼생활을 책으로 쓴 그녀는 결혼하고 나서 그제서야 자신이 '비혼'이 체질임을 깨달아가는 변화무쌍한 무용담(?)같은 결혼 생활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나간다.

   시종일관 자신은 외모를 보고 남편을 선택했음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며 그랬기에 미처 점검(?)하지 못한 부분들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례들을 재미나게 들려준다. 다소 까칠한 성격을 가진 '남주혁을 닮은' 그녀의 남편이 결혼 전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모습을 보고 그 점을 높이 사 결혼을 했건만, 그녀의 남편은 그녀에게조차 친절하지 않은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한다.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고 세심하여 작은 일에도 상처를 잘 받는 그녀는 직장에서, 제2의 직장인 시댁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뭐 하나 빠뜨리지 않고 다 잘 하고 싶은 마음에 결혼생활 10년 동안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간다. 그러다 결국 지친 나머지 우울증 약도 복용하고 상담치료도 받으며 마음공부를 해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두 딸을 낳고 시댁에 최선을 다하며 워킹맘으로 살아오다가 결국 번아웃이 되고 말았던 나. 그녀의 말대로 지나친 노력은 부작용을 낳는 법이다. 신체적, 정신적 한계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부인하며 무리하게 가속페달을 밟다 보니 몸 여기저기가 탈이 나고 급기야 병원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석증, 이명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아서 한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그녀는 극심한 두통으로 신경외과를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만난 의사 선생님은 그녀에게 큰 위안을 주셨다고 한다.


" 바보처럼 살아보세요.

다 잘하려고 해서 아픈 거예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애 키우면서, 직장 다니면서 무엇 하나 놓지 않고 해내고 있잖아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엄마입니다."


    덩달아 나도 위로가 되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에 왜 이렇게 경직되었던 내 마음이 풀리나 모르겠다. 이렇듯 책 구석구석에서 소개하고 있는 상담선생님의 멘트들은 그녀에게 뿐 아니라 나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정말 나에게 큰 깨달음을 준 멘트가 또 하나 더 있기에 이번에는 아예 메모를 해서 화장대 앞에 붙여놓았다.


" 감정에 이유를 찾지 마세요.

예를 들어, 오늘은 일이 하기 싫어요.

그럼 '그냥' 안 하고 싶은 거예요.

나다움 님처럼, 내 체력이 부족하여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으니

운동을 더 해야겠다 등의 수식어를 붙이지 마세요.

그냥 안 하고 싶고,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 자세가 필요해요.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은

사소한 듯하지만 중요한 겁니다."

- p. 167 中 -


      나도 저자처럼 내 마음 알아차리는데 있어서 둔한 편이다. 다른 사람의 표정과 평소 습관을 보고 그들의 상황을 파악하는 건 무척이나 빠른데 반해 정작 내 마음은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녀의 표현대로 내 문제는 정작 들여다볼 용기가 없으니 외면한 채 다른 이들의 문제에만 더 몰두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젠 나도 나에게 좀 친절해지려고 한다. 그동안 외면하고 모른 척 했던 내 마음도 자주 들여다보고 위로와 격려도 아낌 없이 해주련다.

     <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이란 제목을 보고 왁자지껄한 결혼생활 이야기가 가득한 책일거라 짐작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보니 마음공부를 제대로 한 기분이다. 특히 나처럼 여기저기에 에너지를 써야하는 워킹맘들에게 저자는 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지금도 충분히 괜찮으니 스스로 다독여주라고. 

     남편이 회사에서 유학을 보내주게 되어 2년 간 함께 외국에 가게 되었다는 그녀. 그래서 향후 2년간은 결혼 유지 확정이라는 그녀의 멘트에 빵 터졌다. 2년 간 외국에서 알콩달콩 잘 지내고 와서 <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의 후속작 <외모지상주의자의 유학생활>이 발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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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태석입니다 - <울지마 톤즈>에서 <부활>까지
구수환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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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태석 신부를 생전에 만난 적이 없다.

카톨릭신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주인공을 이해하기 위해 특별히 성경 공부를 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신부와 나의 인연을 '불가사의', '신비한 체험'이라며

놀라워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일면식 없는 한 사제의 삶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육 년 동안 종군기자로 활동한 경험 덕분이다.

              (중간 생략)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태석 신부도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 p. 11~12 中 -

 

    이 책의 저자인 구수환 PD는 한창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 '추적 60분'의 책임 프로듀서였다.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시사 프로그램을 맡아온 그는 2008년 새 정부가 출범한 후 회사 간부에게서 '추적 60분'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새 프로그램 'KBS 스페셜'팀으로 복귀한 그는 2010년 1월 14일 '수단의 슈바이처 선종'이라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고, 의사 출신인 이태석 신부가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8년 동안 선교활동을 펼치다 48세의 젊은 나이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을 알게 된다. 종군기자 출신답게 구수환 PD는 이태석 신부가 왜 내전으로 위험한 전쟁터로 간 것인지 궁금했고 또 하나 더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곳을 왜 찾아가게 되었는지 그 답을 알고 싶어 그 길로 이태석 신부에 관한 자료를 찾아 여기 저기를 찾아다닌 끝에 수단에 직접 찾아가기까지 한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이태석 신부를 알아가던 중  영화 <울지마 톤즈>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고, 정확히 10년 후 그 후속작 영화 <부활>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는 제작비도 협찬받지 않고 사비를 들여 만든 이 영화를 통해 이태석 신부의 제자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태석 신부가 뿌린 사랑의 씨앗들이 그의 여러 제자들이 의사, 약사, 저널리스트 등 자신의 나라를 위해 힘쓸 수 있는 사람들로 자라난 이야기이다. 이태석 신부에게서 받은 사랑을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고자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의 제자들의 가슴 따뜻한 감동스토리를 고스란히 영화에 담아놓은 것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수환 PD는 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인 부활의 진정한 의미를 갈등과 분열로 힘들어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곳 저곳에서 영화를 상영하였다. 영화수익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이태석 신부님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게 하기 위함이 큰 이유였다. 바로 '이태석 정신'을 널리 퍼뜨리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코로나로 모두가 어렵고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은 날로 더 깊어져만 가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 영화 <부활>이 위로가 되고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는 구수환 PD의 바람이 가득 담긴 이 책이 여러 사람들에게 읽혀져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가 모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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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 산티아고 길 위에서의 46일
이혜림 지음 / 허들링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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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한지 얼마 안 되어 문득 세계여행이 떠나고 싶어져서 남편에게 떠나자고 말을 꺼낸 한 새댁. 걷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그녀의 말에 남편은 장난이겠거니 그냥 넘긴다. 이에 재차 남편에게 세계 여행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고 세 번째로 그 이야기를 꺼내자 그제서야 남편은 이게 빈말이 아니라는 생각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게 몇 개월이 흘러 그들은 세계여행의 준비운동(?) 삼아 그곳으로 떠나게 된다. 그 힘들다는 800km 산티아고 순례길로 말이다. 그런데 순례길을 떠난는 이 새댁의 이유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남편의 인생 버킷 리스트로 꼭 가고 싶다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는 차마 끝까지 거절하지 못했다.

걷는 것, 힘든 것, 땀 흘리는 것을 모두 감수하겠다는 결심을 한 만큼,

나는 남편에게 좋은 아내가 되고 싶었다.

가지 말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쳤지만,

내가 가야 할 이유는 딱 하나였다.

남편이 가고 싶어하니까.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남편을 위해 걷는 길.

800km쯤이야 하루 20km씩 걸으면 40일이면 끝나니까, 

40일 딱 참고 걸어보지 뭐.

하루 2km씩도 안 걸어본 여자가 결국 이렇게 외치게 됐다.

"그래, 가자! 까짓 거, 산티아고!"

- p. 12 中 - 

    남들은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 지친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싶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는데, 저자인 그녀는 순정파다. 남편에게 좋은 아내가 되고 싶다는 이유로 이것 저것 재는 거 없이 남편을 따라 순례길로 떠난다. (그녀는 결혼생활의 보험 하나를 제대로 든 거나 마찬가지다. 참 현명한 아내가 아닌가 싶다.)



   온 세상이 핑크빛이고 모든 게 행복할 신혼의 단꿈에 젖은 이 부부는 인생의 1학년답게 아무런 사전 정보도, 준비도 없이 무작정 순례길의 시작점이라는 프랑스의 작은 마을 생장피에드포르로 간다. 노란 화살표만 따라가면 된다더라는 이야기만 믿고 노란 화살표를 찾으나 보이지 않으니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다행히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는 배낭을 멘 사람들의 무리를 보고 그들을 따라 걷기 시작하며 이 부부는 드디어 순례길 대장정의 문을 열게 된다. 

   남들보다 느린 발걸음에 속도는 자꾸 처지게 되고, 심지어 남편과 같이 걷다가 결국은 이들 부부 사이에서도 시간차가 생겨 남편은 먼저 걸어나가고 저자는 뒤에서 남편을 따라가는 형세로 가게 된다. 먼저 간 남편이 기다리고 있다가 다시 만나서 걷게 되는 등 함께 나란히 순례길을 걷는 게 아니라 어느새 자기만의 속도로 각자 걷게 된 것이다. 저자는 처음에는 이 곳까지 와서 함께 걸을 수 없음에 속상해하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순례길도 자기만의 속도로 걸어야 함을 알게 되었고, 또 부부가 무조건 함께 해야 할 게 아니라 때로는 함께, 때로는 또 따로 걷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것이 인생의 이치라는 큰 지혜를 몸소 깨닫는다. 

    말로만 듣던 베드버그를 만나 고생을 하며 점점 알베르게 생활에 익숙해져갔고, 여러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불편해 하던 그녀가 어느 새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친구처럼 허물없이 어울리게 되었으며,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의 불편함을 이겨내고 어쩔 수 없는 것들은 그냥 흘러가게 두는 것임을 깨닫게 되며 점점 강인해져 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내가 뿌듯했다. 마치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린 철부지 여동생이 제법 야무지고 옹골차게 성장해서 드디어 제대로 된 '어른'이 되어감을 지켜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 중 무엇보다 그녀의 가장 큰 성장과정이 있었으니 순례길에서 인생의 지혜를 깨닫게 된 것이다.


 순례길은 정말 인생의 축소판 같다.

삶의 끝엔 죽음이라는 허무함이 남는 것처럼,

어쩌면 이 길의 끝에도 내게는 허무만 남게 될까.

우리가 죽음을 목표로 하고 살지 않는 것처럼

이 길도 완주를 바라보며 걷기보다 

이 여정 자체를 즐겨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중간 생략 )

그런 친구들을 옆에서 쭉 지켜보면서 깨달은 사실이 있다.

하나, 그들의 속도는 내 여정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

둘, 그러니 내가 아닌 남과 비교하며 조급해하거나 우쭐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걸 깨닫고 나니 내 속도로 나의 길을 걷는데 마음이 무척이나 편안해졌다.

앞으로 살면서 남과 비교하며 괴로워하는 것으로 

내 인생을 허비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 p. 196~197 中 -

    그녀는 이렇게 46일간 3개의 펜을 쓰며 노트에 일상을 기록하는 야무진 순례길을 완주하고 매 순간 순간의 고생과 감동과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 이 책까지 펴내게 된다. 나보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참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 남편을 사랑하는 그 마음 하나로 순례길을 걷기 위해 떠나고, 힘든 순간순간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삶의 지혜를 터득하며, 잊지 않기 위해 그걸 또 기록하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앞으로의 결혼생활 및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스스로에게 당부하는 당찬 그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묘한 동질감 및 대리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저 '그들만의 리그'라고 생각했다.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그 많은 순례길에 관한 책들도 읽지 않고 보이는 족족 다 패스하고 무시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를 보며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나도 그녀처럼 도전해보고 싶고, 이왕이면 더 나이들기 전에 남편과 함께 다녀와야겠다 싶다는 포부마저 생겨난다. 나에게 이런 도전정신을 심어 준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나가는 그녀가 쓴 세계여행 기행문이 또 책으로 출간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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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마음을 읽는 법 - 개는 무엇을 보고, 느끼고, 아는가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전행선 외 옮김 / 동그람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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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3살된 우리 강아지를 볼 때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이 녀석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이다. 새까만 눈동자가 눈을 다 차지하고 있어서 왠지 슬퍼 보이기도 하는 눈이지만, 까만 두 눈, 까만 코가 마치 단추 세 개가 있는 것처럼 보여서 귀여움이 뚝뚝 떨어지는 이 녀석. 가족들이 말을 걸 때면 고개를 갸웃갸웃거리기도 하고, 산책 가자는 말에 온 집안을 날쌘돌이처럼 뛰어다니면서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하며, 간식이라는 말에 달려와 바닥에 바로 엎드린다. 그런 걸 보면 제법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 같은데, 더 나아가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말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는 건 아마 반려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러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내가 키우는 강아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지금 마음 상태가 어떤지 정말 알고 싶을 때가 많은데 그러지 못하니 여기 저기서 주워들은 내용들로 어림짐작할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어떨 때는 선무당이 사람잡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강아지는 혼자 쉬고 싶은데 괜히 가서 등 긁어주고, 머리 쓰다듬어주고 하는 나를 보며 '우리 주인 왜 이래?'하며 우리 강아지가 적잖이 당황해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을 만났으니 바로 <개의 마음을 읽는 법>이다.

       동물 행동을 연구한 저자는 인간이 스스로를 설명하고자 사용하는 느낌, 욕망 등을 이용해 동물을 의인화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이 책을 시작한다. 즉 동물의 행위를 설명하고자 할 때는 객관적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 역시 기르는 개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했을 때 자신의 개에 관해 더욱 폭 넓은 이해와 감사의 마음을 품게 되었고 더 끈끈한 관계도 이어나갈 수 있게되었다며 반려인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로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또 강조하는 개념이 있으니 바로 '움벨트(Umbelt)'이다.


동물의 삶을 이해하고 싶다면 동물의 주관적인 세상, 

즉 움벨트(Umbelt)를 고려해야한 한다는 것이다.

독일어로 '주변 환경(구체적으로 개개의 동물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감각세계)'이라는

의미의 움벨트를 고려하면

동물의 삶이 어떠할지 추측할 수 있다.

- p. 35 중 -

       그래서 우리가 개의 움벨트를 제대로 이해해준다면, 개가 신발을 씹어놓더라도, 새로 산 스카프를 망가뜨렸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개가 우리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랬다는 어줍짢은 의인화를 멈출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개가 진정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얘기에 나도 같은 반려인으로서 반성이 되었다.



        저자는 개의 조상인 늑대와 개의 공통점 및 다른점 등 인간이 개를 집에서 키우게 된 역사부터 시작해서 개의 생체적 특징, 능력 등에 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반려인이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선배 반려인으로서 조언해주고 있다. 산책하면서 냄새를 충분히 맡게 둘 것, 혼자 반려견만 두고 나갈 때는 간식을 여기저기 숨겨두기, 개와 놀아주는 다양한 방법 등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개를 키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단순히 개를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과도하게 활성화된 교감신경계

즉 심박수 증가와 혈압 상승, 땀이 나는 현상 등을

몇 분 안에 진정시킬 수 있다.

또한 개와 어울려 놀 때 우리 몸에서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엔도르핀과

사회적 애착을 유발하는 두 가지 호르몬 옥시토신과 프로락틴 수치가 증가한다.

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는 낮아진다.

개를 키우는 것이 심혈관계질환에서 당뇨병, 폐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이런 질병을 앓는 환자의 회복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믿어도 좋을

그럴듯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 p. 379 중 - 

   나도 반려인으로서 충분히 공감하는 바이고, 이러하기에 강아지를 키우는 나의 만족도는 무척 높다. 물론 이것 저것 챙겨야 할 것도 많고, 여러 가지로 행동에 제약이 가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강아지가 나에게 주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기에 반려동물의 입양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되도록 입양을 권해주고 싶다. 그리고 입양하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보라고 이 책 또한 권해주고 싶다. 부모교육을 받은 성인이 멋진 부모가 되듯, 반려견 입양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이 책을 먼저 읽고 난다면 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주는 반려인이 되리라 믿는다. 우선은 나부터 재독, 삼독을 하며 우리 강아지의 움벨트를 좀 더 이해해주는 반려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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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동 박사의 중풍치료 50년 - 중풍박사 박상동의 한방 건강 필독서
박상동.박세진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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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무렵, 외할머니께서 중풍으로 쓰러지셨다. 그 후로 뇌출혈이 동반되었고 뇌수술을 여러 차례 받고 회복하길 반복하시던 외할머니는 결국 57세라는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다. 그래서인지 친정엄마는 뇌질환 관련으로 늘 걱정이 많으셨다. 혹여나 당신에게도 유전적인 영향이 있진 않을지 불안한 마음이 생겨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 싶다. 그래서 엄마는 운동도 꾸준히 챙기시고, 건강에 좋은 식습관을 유지하려고 하시며, 영양제 또한 살뜰하게 챙겨드시는 덕분에 70을 바라보고 계시지만 또래 분들에 비해 건강해 보이셔서 참 감사할 일이다.

     그런데 나도 이런 엄마를 닮았서일까? 점점 내 나이가 중년의 문턱을 넘어서게 되니 슬슬 건강도 돌아보게 되고, 외할머니 생각을 해보면 혹여나 우리 집안에 가족력이 있는건 아닌가 마음 한 편으로 살짝 걱정이 됨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 역시 친정엄마처럼 영양제도 잘 챙겨먹고 틈날 때마다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때마침 중풍치료의 대가이신 박상동 박사님이 이번에  <박상동 박사의 중풍치료 50년>이라는 책을 펴내셨다기에 친정엄마와 같이 봐야겠다 싶어서 나부터 얼른 책을 펼쳐들었다. 

      세계적으로 매년 약 4,500만 명이 사망케 하는 질병 중풍!  우리나라에서도 인구 10만 명당 74명의 비율로 사망하고 있어 질병으로 인한 사망 원인 중 단일 질병으로는 제일 높은 비율의 질병이 바로 중풍이란다. 중풍은 뇌혈관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 막히거나 파열되어 신체 중에서 제일 예민하고 중요한 뇌에 정상적으로 혈액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뇌 세포의 괴사 또는 손상을 입게 되는 질병이며 생명을 앗아갈 뿐 아니라 후유증 또한 심각한 게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반신마비, 언어장애, 감각장애, 시야 결손, 강직, 인지장애, 치매, 견관절 탈구, 우울증을 들 수 있는데 이 뿐 아니라 욕창, 폐렴, 요로 감염, 소화기관 출혈 등의 합병증도 유발시킨다고 한다. 

      후유증 및 합병증의 경우만 얘기들어도 무서운 중풍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들도 이 책에서는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 경우들을 대략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3대 영양소 및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를 골고루 섭취하라

   2) 혈중 포도당 수치가 적당해야 한다 (뇌의 에너지 소비량은 체중의 20%)

   3) 스트레스를 덜 받아서 활성산소의 발생을 억제시켜야 한다

   4) 칼슘을 섭취하라 (신경 예민 및 불안함을 감소시킴)

   5) 지방을 해악한 것으로 취급하지 말라 (뇌는 사람의 장기 중에서 제일 기름진 장기)

   6) 레시틴을 섭취하라 (청국장, 풋콩)

   7) 항산화물질을 섭취하라 (비타민 C, 비타민 E, 카로티노이드, 플라보노이드)

   8) 인스턴트 식품 섭취를 줄여라

      

       그리고 Q&A 형식의 37가지 질문과 답이 부록에 실려 있는데,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할 법한 질문들을 모아놓은 내용들이라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50년간 중풍 치료를 하면서 그동안의 임상실험과 경험을 토대로 완성된 책 답게 중풍이란 병이 어떤 병인지, 그 증세와 원인은 무엇인지, 응급처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치료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중풍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는 이 책을 얼른 친정엄마에게 갖다드려야겠다. 그래서 이젠 중풍에 대해 두려워만 말고 담대한 마음으로 당신 건강을 유지하실 수 있도록 수시로 이 책을 펼쳐들고 엄마와 같이 보고 또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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