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 - 슬기로운 결혼생활과 부부 심리상담 이야기
나다움 지음 / 리더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엄마, 왜 동화 속 공주는 왕자만 만나? 

  그리고 이상해. 

다 똑같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 

  진짜 그래? 

결혼하면 다 똑같이 행복해져?" 

  

    아들의 질문에 적절한 답을 찾지 못했다는 저자.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실제 자신의 결혼생활을 책으로 쓴 그녀는 결혼하고 나서 그제서야 자신이 '비혼'이 체질임을 깨달아가는 변화무쌍한 무용담(?)같은 결혼 생활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나간다.

   시종일관 자신은 외모를 보고 남편을 선택했음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며 그랬기에 미처 점검(?)하지 못한 부분들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례들을 재미나게 들려준다. 다소 까칠한 성격을 가진 '남주혁을 닮은' 그녀의 남편이 결혼 전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모습을 보고 그 점을 높이 사 결혼을 했건만, 그녀의 남편은 그녀에게조차 친절하지 않은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한다.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고 세심하여 작은 일에도 상처를 잘 받는 그녀는 직장에서, 제2의 직장인 시댁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뭐 하나 빠뜨리지 않고 다 잘 하고 싶은 마음에 결혼생활 10년 동안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간다. 그러다 결국 지친 나머지 우울증 약도 복용하고 상담치료도 받으며 마음공부를 해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두 딸을 낳고 시댁에 최선을 다하며 워킹맘으로 살아오다가 결국 번아웃이 되고 말았던 나. 그녀의 말대로 지나친 노력은 부작용을 낳는 법이다. 신체적, 정신적 한계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부인하며 무리하게 가속페달을 밟다 보니 몸 여기저기가 탈이 나고 급기야 병원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석증, 이명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아서 한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그녀는 극심한 두통으로 신경외과를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만난 의사 선생님은 그녀에게 큰 위안을 주셨다고 한다.


" 바보처럼 살아보세요.

다 잘하려고 해서 아픈 거예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애 키우면서, 직장 다니면서 무엇 하나 놓지 않고 해내고 있잖아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엄마입니다."


    덩달아 나도 위로가 되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에 왜 이렇게 경직되었던 내 마음이 풀리나 모르겠다. 이렇듯 책 구석구석에서 소개하고 있는 상담선생님의 멘트들은 그녀에게 뿐 아니라 나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정말 나에게 큰 깨달음을 준 멘트가 또 하나 더 있기에 이번에는 아예 메모를 해서 화장대 앞에 붙여놓았다.


" 감정에 이유를 찾지 마세요.

예를 들어, 오늘은 일이 하기 싫어요.

그럼 '그냥' 안 하고 싶은 거예요.

나다움 님처럼, 내 체력이 부족하여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으니

운동을 더 해야겠다 등의 수식어를 붙이지 마세요.

그냥 안 하고 싶고,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 자세가 필요해요.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은

사소한 듯하지만 중요한 겁니다."

- p. 167 中 -


      나도 저자처럼 내 마음 알아차리는데 있어서 둔한 편이다. 다른 사람의 표정과 평소 습관을 보고 그들의 상황을 파악하는 건 무척이나 빠른데 반해 정작 내 마음은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녀의 표현대로 내 문제는 정작 들여다볼 용기가 없으니 외면한 채 다른 이들의 문제에만 더 몰두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젠 나도 나에게 좀 친절해지려고 한다. 그동안 외면하고 모른 척 했던 내 마음도 자주 들여다보고 위로와 격려도 아낌 없이 해주련다.

     <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이란 제목을 보고 왁자지껄한 결혼생활 이야기가 가득한 책일거라 짐작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보니 마음공부를 제대로 한 기분이다. 특히 나처럼 여기저기에 에너지를 써야하는 워킹맘들에게 저자는 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지금도 충분히 괜찮으니 스스로 다독여주라고. 

     남편이 회사에서 유학을 보내주게 되어 2년 간 함께 외국에 가게 되었다는 그녀. 그래서 향후 2년간은 결혼 유지 확정이라는 그녀의 멘트에 빵 터졌다. 2년 간 외국에서 알콩달콩 잘 지내고 와서 <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의 후속작 <외모지상주의자의 유학생활>이 발간되길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