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 -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의 온도
김범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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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례 1 : 길을 걸어가는데 반대편에서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시끌벅적하게 오고 있었다. 교복을 입고 있고, 마스크로 얼굴의 절반이 넘게 가려진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다 예뻐보였다.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조차 싱그러워보여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학생들의 이야기 소리에 나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우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예쁜 학생들이 한 무더기의 욕을 하며 깔깔거리고 웃고 있었던 것이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조사 빼고는 다 욕설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마스크 너머 들려오는 단어들이 무척이나 불쾌할 정도였다. 얘네들은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는 알고 이렇게 욕을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 사례 2 : 방학을 맞아 아파트 단지 내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신나게 노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다 한 아이가 화가 났는지 다른 아이들에게 큰 소리를 내더니 급기야 욕설을 내뱉기 시작한다. 쌍시옷으로 시작하는 제법 수위가 높은 단어를 내뱉는데 아파트 단지 내에 울려 퍼지는 욕설을 듣고 있기 또한 무척이나 힘들었다. 

     

      # 사례 3 : 우리 집에는 사춘기 딸아이가 두 명이나 있는데 가끔씩 날카롭게 쏘아붙이는 말들에 나는 여러 번 상처를 받는다. 

      " 나 없을 때 내 방에 들어오지 말랬잖아요. 제발 깜빡깜빡 하지 말고 기억 좀 하세요."

      " (밥 먹으러 나오라고 몇 번을 불렀더니)  알았다고 했잖아요. 내가 뭐 1시간을 기다리게 했어요?"


       

     내가 겪은 사례들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려오는 말로 인해 상처받는 경우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는 이처럼 상대방에게 막 말하는 걸 두고 '못생긴 말'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 19로 의도치 않게 개인의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하다보니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대화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 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인간관계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인데 이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기에 우리는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저자는 힘주어 강조한다. 그리고 말 하나만 예쁘게 잘해도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우월적 특징 하나를 획득한 셈이라며 예쁜 말의 중요성을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조심스럽고 배려 가득하며 따뜻한 예쁜 말 한 마디가 가져다주는 여러 가지 긍정적 사례를 보다보면 왜 말을 예쁘게 해야 하는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전환하는 이 시기에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각자의 말하기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 멀어져 있던 사람들과의 거리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이 때, 예쁜 말을 통해 마음의 거리를 서서히 좁히려는 노력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의 표현대로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닌 '잘 말하는 사람'이 되어 예쁜 말을 여유 있게 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말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말 하는 사람'이 되기!  코로나 이전의 시기로 돌아가기 위해 조금씩 전진하는 이 때 모두에게 필요한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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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 원하는 것을 매 순간 성취해내는 힘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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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역량'이라는 말이 많이 들려온다. 학교 현장에서의 '개정교육과정 핵심역량', '자소서 핵심역량'을 비롯해서 '이력서 핵심역량', '간호사 핵심역량' 등 심심찮게 '역량'이라는 단어를 많이 듣게 되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역량'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역량(competence)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입니다. 이렇게 사전에 쓰여 있군요. 멋지고 탐납니다. 그렇지만 더 멋지고 더욱 탐나게 하렵니다. 그래야 여기 와서 저와 함께한 보람이 있을 테니까요. 저의 정의는, 제가 추구하는 역량의 정의는, '그 어떤 실제의 일도 해내는 능력의 합'입니다. 

                                        - p. 12 中 -

    
    그리고 저자는 그 역량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그 세 가지 역량은 세상을 쫓아가는 역량, 세상과 함께하는 역량,  세상을 앞서가는 역량이다. 그리고 좀 더 세분화 해보면 세상을 쫓아가는 역량에는 분류 능력, 지향 능력, 취사 능력이 있고, 세상과 함께 하는 역량에는 한정 능력, 표현 능력, 수용 능력이 있으며, 세상을 앞서가는 역량에는 매개 능력, 규정 능력, 전환 능력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 하나하나의 역량 자체만으로도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지만, 이 9개의 능력들 중 몇 개만 조합되어도 훌륭하다못해 찬란해진다고 얘기한다. 능력의 합이 가져다 주는 효과는 단순히 능력의 합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증폭된 역량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됨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는  9개의 능력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왜-무엇을-어떻게'의 구조로 각각의 능력을 설명하고 있지만, 이해하는 것보다 직접 행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눈으로만 보지 말고 꼭 해보라고 당부하고 있다.  총 9개의 장에 걸쳐 9개의 능력에 관한 소개 및 설명이 끝나면 이제 여러 가지 조합이 나온다. 마치 맞춤형 수업처럼 각가의 대상들에게 어떤 능력들을 조합하면 효율적인지 저자는 친절하게 그 조합들조차 레시피처럼 소개해준다.
        - 성장하는 자녀, 응원하는 부모라면 : 분류 + 지향 + 취사
        - 코앞에 논술이나 면접을 앞둔 수험생은 : 분류 + 표현 + 수용
        - 눈앞에 세상이 펼쳐진 사회초년생이라면 : 지향 + 취사 + 표현
        - 한창이면서 어정쩡한 위치의 당신은 : 한정 + 매개 + 전환
        - 권한과 책임의 정점에 선 리더는 : 수용 + 규정 + 전환
        - 혁신과 변화가 필요한 누구라도 : 지향 + 수용 + (매개+규정+)전환

     저자는 현직 교수님인데 글에서 느껴지는 어조는 편안한 친구같은 느낌이다. 웬지 교수님 글이라고 하면 다소 딱딱하고 만연체로 가득할 것만 같은데 시종일관 친근한 분위기의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어 책장이 부담없이 잘 넘어간다.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는 예시들 또한 독자들의 지루함을 덜어주고 순간순간 환기를 시켜주는 타이밍이 절묘하다. 이 또한 저자의 여러 가지 능력이 조합된 역량이 있었기에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으리라. 
     내 안에 숨겨진 역량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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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기특한 불행 - 카피라이터 오지윤 산문집
오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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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tv를 보던 중 한 드라마에 눈이 갔다.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 이야기인데 설정이 색달랐고 주인공 우영우 변호사가 특이하면서도 사랑스러웠다. 자폐를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과 눈도 잘 못 맞추고 말투에도 아이같은 어눌함이 보이지만, 보통의 변호사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점들을 발견하는 날카로운 관찰력과 통찰력을 가졌고, 법과 사람을 사랑하는 가슴 따뜻함으로 문제를 색다른 시각으로 해결하는 한 변호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드라마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참이나 그 드라마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 책을 읽는데 그 드라마에서 만났던 큰 두 눈에 귀여운 단발머리의 소녀같은 우영우 변호사가 오버랩 되었다. 카피라이터와 마케터로 일하며 집에서 글쓰기를 좋아하고, 무심한듯 따뜻한 엉덩이를 내어주는 반려묘 오복이를 보면 기운이 나며,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신 아빠를 애틋하게 바라보며 파킨슨 씨에게 조금 천천히 와 달라고 말할 거라는 저자. 어린 시절 그녀의 절친이 되어주셨던 할아버지의 성함 '득주'를 팔꿈치 위에 새기고 '주섬주섬'과 '기어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며 자신의 엄마가 일요일에 교회 가서 안녕감을 얻듯이 자신은 일요일에 침대에 오래도록 누워 안녕감을 얻는다는 그녀는 우영우 변호사처럼 글 여기 저기에서 사랑스러움을 한껏 뿜어내고 있다. 

     <작고 기특한 불행>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평범하지 않다. 세상을 아주 자세하게 관찰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음이 분명하다. 마치 뛰어난 미각 덕분에 굳이 발견하지 않다도 될 맛을 느껴서 입이 짧은 미식가처럼 그녀는 일반인들은 모르고 그냥 넘길 일들에 눈이 가고 마음이 가곤하여 때로는 그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고, 때로는 남들이 모르는 색다른 감정을 느끼기도 하며 오늘도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에필로그에 남긴 그녀의 메시지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내 몸에 사는 친구들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해 나는 매일 노력할 생각이다.

  거창한 노력은 아니다.

  쾌락과 안녕감과 배부름과 호기심과 낄낄거림이 계속되면 그게 행복이니까.

  '봬감'이라는 단어가 고상한 드레스를 입으면 '행복'이 되는 것뿐이다.

                   - p. 223 中 -

     자신의 세로토닌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길들여가고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녀의 마지막 멘트가 오래도록 머릿속을 떠다닌다. 남들과 똑같지 않은 나만의 방식으로 행복해지기. 마치 저자가 나에게 조언해주는 것만 같다. 그래서 노트를 펼쳤다. 나도 저자처럼 내가 좋아하는 단어들을 적어볼까 한다. 그녀의 말대로 행복은 순간이고 여운도 짧은 반면, 불행은 자주 오고 여운도 쓸데없이 기니까 여운이 채 사라지기 전에 나를 기분좋게 해주는 단어들을 얼른 적어봐야겠다. 그러다보면 나도 내 몸에 사는 친구들에게 잘 보여서 지금보다 좀 더 자주 행복함을 느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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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내려놓으니 내가 좋아졌다
네모토 히로유키 지음, 최화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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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내려놓기'라는 단어에 마음이 많이 간다. 뭔가를 놓치지 않기 위해 두 손 가득 꽉 움켜쥐고 살아가던 세상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손아귀의 힘을 푸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늘 잘해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는 사람 마냥 마음에 여유가 없이 아등바등 살아온 것 같아 의도적으로 조금씩 놓으려고 연습중이다. 그래서인지 '내려놓기'가 가져다 주는 편안함과 가벼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드나보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욕심은 줄이고 '그럴 수 있지 뭐'라는 슬로건을 외치며 그렇게 나는 여유를 되찾아가려고 노력중이다. 그래서였을까? <나를 내려놓으니 내가 좋아졌다>라는 책이 눈에 쏙 들어온다. 사실 내가 가장 안되는 부분이기도 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조심스레 질문한다. 혹시 '자신이 설정해놓은 높은 이상만을 좇으며 현재의 자신을 부정해버리는 이상주의자'는 아닌지, '뭐든 빈틈없이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완벽주의자'는 아닌지, '늘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우등생'은 아닌지. 이 질문들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여지껏 살아온 나의 삶의 태도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관대하려고 노력하면서 유난히 자기 자신에게는 너무 엄격하게 구는 나같은 이들에게, 저자는 긴장을 내려놓고 나만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나에게 와닿은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삶의 기준을 타인에서 나 자신으로 옮겨라!

     -> '자기중심'으로 살아간다고 해서 '남의 의견을 무시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남보다 '나 자신'을 먼저 의식하는 삶의 방식이다. 

  2) 엄격한 규칙으로 자신을 옭아매지 말라!   

      -> 관념이 많고 강할수록 우리는 행복에서 멀어진다.    

           (예: 여러 가지 반찬을 만들어야 한다, 냉동식품이 아니라 손수 요리해야 한다....)

  3) 누구에게나 칭찬받는 삶을 버려라.

      -> 상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생각처럼 잘되지 않을 때는 

         왜 난 이것밖에 못하나 싶어서 우울해짐.

  4)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말해라.

        ->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된다.

  5) 자신의 마음을 존중하는 훈련을 해라.

        -> 삶에 생기를 되찾고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6) '긍정적 포기'를 하라.

        -> '할 수 없는 일을 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라.

  7) 매주 하루는 '게으름뱅이 되는 날'을 정해보라.

        -> 생각을 멈춰야 생각할 수 있다.

  8) 자신을 채찍질하기보다는 기분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두라.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니 마음 영양제를 먹은 기분이다. 한층 더 건강해지 기분이라고나 할까? 

책의 곳곳에서 저자가 알려주고 있는 '나만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방법'을 실천하며 하루하루 행복거리 하나씩을 찾아봐야겠다. 그래서 그렇게 하루하루의 모은 일상들로 멋진 내 일생을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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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은 짧고 일 년은 길어서 - 레나의 스페인 반년살이
레나 지음 / 에고의바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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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 살 시절부터 5대륙을 넘나들며 세계 21개 국, 50여 개의 도시를 여행했다는 책 날개에 간략히 안내되어 있는 저자 소개글을 읽고 입이 떠억 벌어졌다. 자칭 집순이이고 집콕러버라고 하는데 언제 그 많은 나라와 도시들을 다녔을까 싶은 생각에 마냥 존경스러워진다. 그럴 수 있는 젊음과 용기 또한 부럽다. 부러우면 진다는데 책날개 글만 읽고도 이렇게 나는 책을 읽기도 전에 얼굴도 모르는 저자에게 지고 말았다.


     2015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집을 나선 저자. 그녀는 그 길로 해외로 나가서 약 반 년 간의 해외살이를 하고난 후 다행히도 원래 일하던 업계로 돌아가 다시 취업에 성공을 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무엇인가에 도전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익숙한 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자신을 오롯이 볼 수 있게 해 준 반 년간의 소중한 여행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이렇게 책으로 펴냈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해 본 저자가 또 한 번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세계 여행을 하며 나 자신을 더 알아가는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해서 얻게 된 소중한 경험을 책으로 펴낸 저자의 용기와 도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스페인어로 '가득한'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 '예나'. 저자는 그런 자기의 이름을 10년이 넘도록 '임신'이라는 뜻으로 오해하고 있었단다. 모든 건 뉴질랜드에서 만난 홈스테이 가족 브리짓의 스페인 남자친구의 강렬했던 손동작에서 비롯된 해프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결국 오해를 풀게 된 그녀는 자신의 이름에 담긴 스페인어 의미가 좋아서 '예나'를 스페인어 식으로 'Llena'라고 적어 놓고 '레나'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필명으로 SNS 닉네임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단다. 



     그녀의 이번 여행은 발렌시아에서 시작되었고 그 곳에서 여러 인연들을 만나게 된다. 길에서 만나 절친이 된 한국인 친구 '로씨오', '카우치서핑'을 통해 알게 된 '감동파괴남' 독일인 친구 벤과 지각을 밥 먹듯 하는 시모나, 셰어하우스를 쓰면서 만나게 된 집부인 마르타, 그리고 마르타의 고양이 토마사. 집순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저자인 레나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그리고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마드리드,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모로코,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서 여러 가지 추억을 만들어간다. 저자의 표현대로 '온전히 나로 존재하는 시간'을 제대로 보낸 것이다. 


되돌아보면 그것은 무엇을 이루는 과정이 아니었다.

온전히 나로서 존재하는 시간이었다.

소속된 회사도, 직업의 타이틀도, 무엇을 해야한다는 의무감도 갖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나이에 대해서도 그렇게 민감하지 않은 나라에서

하루하루 밥 해 먹고, 그날 무엇을 할지에 집중하는 시간들이었다.

도피라고 말한다면 그것도 맞다.

길을 잃었다고 한다면 그것도 괜찮았다. 

그저 하루하루 나로 지내는 게 좋았다.

- 프롤로그 中 -

    

   내 나이 벌써 40대 중반. 누군가 내게 다시 20대로 돌아가게 해주겠다고 해도 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나의 20대는 많이 불안했고 힘들던 시기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단박에 돌아가겠다고 하고 싶다. 그래서 나도 저자처럼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여러 친구들도 사귀며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며 살아보고 싶다. '하루하루 나로 지내는 것'. 그것이 남은 인생을 살아가게 할 에너지 원천이 된다는 걸 이제는 알기에 그렇게 해보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코로나로 두 발이 묶인 채 살다보니 여행이야기만 읽어도 마냥 좋고 행복하다. 이런 행복을 맛보게 해 준 레나 작가님께 감사인사를 전하며 나도 더 나이 들기 전에 꼭 '해외에서 한 달 살기'를 도전해보리라 다짐에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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