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리커버) - SNS부터 보고서까지 이 공식 하나면 끝
송숙희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하버드 학생이 되려면 입학 때부터 에세이를 잘 써야 한다고 합니다. 에세이가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에세이는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또한 독창적인 얘기가 주(主)를 이루어야 합니다. 결국 하버드 글쓰기 비법에는 대충 어떤 내용의 줄기가 있을 것인지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글쓰기, 특히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을 설득하여 반응을 얻어내는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닙니다. 글쓰기라는 이름이 표지에 명확하게 붙여진 책을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읽었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도 그 비법에 관한 책을 끊지 못하고 탐닉을 넘어서 중독이 된 상태입니다. 나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아주 오래된 생각이 환각을 못 벗어나게 합니다. 그 환각이 현실이 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커다란 이유는 글을 읽고 그 터울 안에서 글을 쓰는 것을 수 십 년 동안 하고 있음에도 남에게 공감이 가는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창작으로 가는 공간에서 여전히 output이 아니라 input만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150년 하버드 비법’까지 흘러 왔습니다.
150년의 비법에는 ‘명료하게 쓰고 강력하게 전달하여 영향력을 발휘하는 메타기술’을 담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가 커리큘럼으로 4년 내내 가르치는 글쓰기 기술을 압축하여 ‘한 시간이면 배우는 하버드 글쓰기 비법’은 단순히 글쓰기(자유 글쓰기)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레오맵(OREO MAP)>이라고 이름 붙여진 커다란 뼈대 속에서, 모든 글쓰기의 절대적 숙명인 ‘논리’라는 숨은 전제가 그 사이 사이에서 혈관과 근육과 힘줄을 이루어 메시지(쓸거리)를 정리합니다. 독자를 유혹하고, 첫눈에 사로잡기 위해서 주장을 증명하는 사실과 자료, 예시 등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려는 노하우가 글자 수까지 알려 줄 정도로 아주 치밀하게 있습니다. 기자처럼 핵심을 논리적으로 빠르게 전하면서 작가처럼 상대방에게 원하는 반응을 얻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사람들이 ‘하버드, 하버드’하는 이유를 알게 되는 것은 덤입니다.
O - 1단계 ; 의견 제시하기(Opinion) - 결론, 핵심 내용을 명료하게, 방향성, 추상적
R - 2단계 ; 이유 들기(Reason) - 타당한 근거, 객관적 수치를 들어 증명하기
E - 3단계 ; 사례 들기(Exemple) - 증명에 쇄기를, 독자의 마음에 어필
O - 4단계 ; 의견 강조하기, 제안하기(Opinion, Offer) - 독자의 반응을 촉구, 구체적 방법
핵심을 빠르게 전달하여 내가 원하는 반응을 끌어내기---(41페이지)
가장 중요한 점은 무슨 수를 쓰든 독자가 글을 읽게 만드는 것입니다(168페이지). 독자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영향력 있는 글을 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려면 맨 먼저 할 일은 시선을 끌어 와야 하는 것입니다. 독자의 눈에 띄어야 하고 읽고 싶게 매혹해야 하고 끝가지 읽기 쉽게 만들어야 합니다. 글을 그냥 쓰는 것이 아니기에 아무렇게나 써서는 결코 주목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지켜야 할 것들이 무척 많이 있습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논리정연 해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잔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실어 나르는 메시지도 흐트러짐 없는 탄탄한 문장 속에서 흘러 다니기도 해야 합니다. 이것들에 앞서 독자의 성향과 나의 목적은 초지일관 유념사항 중의 하나입니다.
논리 정연한 글쓰기는 스피드 경영시대에 속정속결로 결정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소통방식입니다.--------------(80페이지).
-공감할 수 있는 글이 선택 받는다-(117이하 참고)
논점에 맞는 사례
참신한 사례
세상에 둘도 없는 자기 사례
사례를 인용할 때 ; 육하원칙으로 짧게 정리하여 메시지에 부합하는 항목 위주로 구성하여 서술하기, 희귀한 사례는 출처도 밝힌다.
설득하는 힘은 엮는 힘(134페이지)에서 나옵니다. 이 글쓰기 장치는 누구에게나 열려진 것이지만,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을 유혹하여 읽을 수밖에 없는 글로 만드는 것에는 공식이 있습니다. O-R-E-O로 이어지는 각 단계의 글쓰기에서는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한 일정한 틀이 있습니다. 추상적인 생각은 구체화를 위한 글감이 있고, 거기에는 자료들이 세밀하고 치열하게 수집되어야 합니다. 그 자료들 사이에서 생각은 쓸거리가 되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쏟아집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구조화한 글쓰기 장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독자는 제목이나 헤드라인만을 보자마자 읽을지 말지를 0.3초 내에 결정한다고 합니다. 이 0.3초를 붙들어 놓을 기술입니다.
레고 브릭을 조립하는 것처럼 오레오맵(159페이지)을 단계별로 붙들어 호응시킵니다. 여기에 도입부 단락을 추가하면, 핵심 주제, 보충 내용, 세부 내용을 포함하며 300자 내외로 이루어진 단락들이 만드는 5층짜리 레고 브릭을 볼 수 있습니다. 각 레고들은 케미(chemi)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모든 레고 브릭이 독자를 모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독자의 그린라이트, 흥미와 관심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동시에 독자의 생각을 가지런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경우에만 독자가 내 글에 허락한 시간 ‘0.3~4.4~180초’의 혜택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오레오맵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한다면 어떤 변화가 닥쳐도 오히려 기회가 되겠지요(235페이지). O-R-E-O맵은 생각하고, 설득하고, 서술하는 능력을 결합한 것입니다. 이는 원초적으로 사회인의 필수 소양 능력을 위한 것입니다. 글을 읽는 상대방이 누구이고, 어떤 상황이든 간에 전천후로 적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파워포인트나 개조식 보고서는 물론 기획서, 제안서, 이메일 등의 쓰기를 넘어서 회의나 디베이트에 이르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정 범위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 분야에서 쓰일 수 있습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공간에서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을 수 있는 기술입니다. 코로나 19가 불러온 비대면 상황에서는 더욱 절실한 기술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양한 방면에서 굉장한 힘이 되어 적용될 수 있는 <오레오맵(OREO MAP)>은 알아갈수록 원초적이고 입체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는 글쓰기 기술이라는 생각입니다. 다만 이 방법을 독서라는 간접적 경험의 특성상 그 방법의 모든 것을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어휘구사나 문장 쓰기는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글을 많이 읽고, 정리하며 흉내 내는 과정에서 내 것이 되고는 합니다.-----(143페이지)
어떤 기술이든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려면 배우기만 해서는 턱도 없습니다. 시간과 공을 들여 연습해야 합니다(283페이지). 모든 재능이 연습으로 개발되듯이 글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도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짧게라도 매일 쓰는 것이 그 가운데에 있습니다. 몰아서 하는 것보다 ㅎ과적이라고 합니다. 하버드생들은 입학 심사를 받는 순간부터 4년 내내 에세이 쓰기를 배우고 피드백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5키로그램의 종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O-R-E-O 공식이 의도적으로 의식하지 않아도 생각이 일리 있게 정리되어 조리 있는 쓸거리가 될 수 있도록 훈련을 합니다. 쓸거리를 만들고 글로 담아내는 과정을 셀 수 없이 반복적으로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독자를 유혹하는 글쓰기 감각과 안목은 자리 잡아 인생 무기가 될 것입니다.
글을 쓰는 행위는 곧 생각하기입니다(312페이지). 글을 쓴다는 것은 남에게 나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끄집어내서 보여 준다는 것입니다. 남이 나의 글에 잠깐이라도 머문다는 것은 나의 생각에 잠시라도 귀를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즉 글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더 잘 생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서 글쓰기만한 활동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논리력 없이는 불가능한 이 메타기술은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합니다. 창의력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필수적 능력입니다. 결국 글쓰기는 현실 문제 해결에 창의성을 보탤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나만의 창의성은 영향력으로 재탄생됩니다. 영향력은 자기 머리에서 나온 자기 생각을 자신의 목소리로 전할 때 가장 강력하게 발휘됩니다(186페이지).
날카롭고 깊은 통찰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다음에 올 일을 더욱 날카롭고 깊이 통찰하게 해 준다.
머릿속에 있을 때보다 문장으로 표현되면
그 통찰은 어느 누구보다 그 문장을 쓴 당사자에게
가장 강한 충격과 영향을 준다. -시오노 나나미-
-----(300페이지)
글쓰기가 밥 먹여 주는 시대입니다(49페이지). 글쓰기는 더 이상 특정 소수 지식인들만이 향유하는 고고하고 현학적인 자기표현 능력이 아닙니다. 선택의 여지없이 살아남기 위해서 강행해야 하는 수단입니다(48페이지). 빈손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는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단 썼으면 읽혀야 하고, 읽혔으면 통해야 하고, 통했으면 먹혀야 합니다(120페이지). 그것도 뜨내기손님처럼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독자들을 머물게 해서 집중하게 하려면 아주 많은 요소가 내재되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읽는 이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엄청 어려운 기술인 것입니다. 나름대로 고민하고 궁리해서 자신만의 창작적인 글, 블로그나 커페에 서평을 열심히 썼는데도 아무도 글을 아무도 안 읽으면, 그것만큼 허무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 글이 어떤 하자가 있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자신의 글쓰기 능력에는 엄청난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초기 투자비용은 적지만 무차별곡선은 원점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중간이 없는 기술입니다. 아무나 삶의 통찰력이 되는 메타기술을 갖는 것은 아닌 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