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권태
마광수 지음 / 책마루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나를 보수성향이 짙은 사람으로 종종 표현하고는 한다.
나 스스로는 결코 보수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20여년전, 마광수 교수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읽으면서 우리나라 교수 중에 이렇게 열린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 기억에 의존해서, 마광수교수의 첫 장편소설 '권태'가 얼마나 멋진 소설일지 기대가 너무도 컸나보다.
마광수 교수, 스스로를 투영시킨 주인공은 체격적인 면이나 성격적인 면, 취향이 모두 내가 알고 있는 드러난 마광수 교수의 특징을 그대로 가진 교수이다. 대학생들에게 좋은 강의로 나름 인기가 있으며, 심하게 마른 체격으로 힘(지구력, 파워) 등은 없지만, 성적으로 여성의 심하게 높은 하이힐과 심하게 길고 화려한 손톱의 네일아트에 반응하는 취향을 가졌다.
무료한 주말, 토요일 들른 클럽에서 그의 취향 그대로를 보이는 희수를 만나고, 그녀의 취향이 그 자신임을 알게 된 주인공은 그녀와의 하룻밤을 위해 그녀의 집으로 가서는 미니를 만나게 되고, 희수와 미니를 통해 성적 만족감을 얻는 모습을 너무도 자세히 표현해 두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취향이 아니기에서인지 읽는 내내 내가 포르노 삼류소설을 읽고 있는건지, 그야말로 내가 열린 사고의 선두주자로 꼽던 마광수교수의 또다른 진취적 글을 읽고 있는건지 계속 의문만 품다가 끝이 나버렸다.
한국이라는 독특한 유교문화에서 이렇게 마조히스트, 사디스트의 모습은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기에 이 책의 나름 섬세한 각 인물의 취향에 대한 표현과 성행위에 대한 묘사는 읽어내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교수가 좋아하는 취향의 여성모습이 얼굴의 아름다움보다는 긴 손톱과 화려한 네일아트, 적어도 10cm 이상되어야 하는 하이힐과 그에 맞춰 한겨울에도 맨발에 진한 패티큐어를 한 발톱, 긴 생머리와 늘씬한 다리도 노출이 심해야 하는 등이었고, 희수의 이상형에 대한 모습도 자신이 성적인 노예로 모든 것을 남자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그런 희생봉사 정신으로 똘똘뭉친 취향이어서 정말이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나의 이 보수적(?)인 생각이 깨일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