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호형사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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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에서 방영되는 유명 TV 드라마의 원작이라고 하여 좀 더 기대가 된 작품이다.

그저 형사라고하면 어려서 본 콜롬보 형사의 꾀죄죄하던 트렌치코트와 중절모의 아저씨밖에는 모르는 내게 '부호'형사라니, 그 얼마나 매력적인가 말이다.

IQ 178의 천재작가 쓰쓰이 야스타가 쓴 생애 첫 미스터리 물이라고 한다.

 

갑부의 아들로 태어난 형사 다이스케 형사는 아버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벌어 축적한 부를 즐겁게 누리며 살아가는 형사이다.

그의 아버지는 이젠 늙어 병들어 힘이 없지만, 자신의 아들이 형사라는 직업으로 자신이 사회에 쌓아온 죄를 대신 씻어주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부를 아낌없이 아들을 지원하는데 사용하는 멋진 늙은이이다. 이젠 자신의 부를 좋은 데 쓰기 위해 노력하지만, 돈은 돈을 불러들이는 법. 마음대로 되지 않고, 자신에게로 다시 밀려드는 부에 괴로워하는 조금은 괴짜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다이스케는 나름의 훌륭한 범죄에 대한 감각과 돈에 대한 자유로운 가치로 멋진 자동차와 비싼 시가를 즐기며 호텔에서 비싼 커피를 마시는 흔치않은 형사의 모습이지만, 그는 자신의 일을 즐기는 멋진 형사이다.

책임감 또한 남달라 쉬는 비번인 날에도 작은 사건으로 잠깐 들른 경찰서에서 긴급 사안이 발생하자 자신의 휴가를 반납하고 바로 일에 뛰어드는 멋진 모습도 가졌다.

 

이 책은 하나의 사건을 쓴 것이 아니고, 부호형사 다이스케가 네가지 사건을 자신의 부를 이용해 어떻게 멋지게 풀어내는 가를 그려낸 다소 드라마 대본 4회 분량같은 소설이다. 일반적인 미스터리 물이 그저 복잡한 추리와 범인과의 쫓고 쫓기는 추격신이 대부분이라면, 이 책은 부호형사 다이스케가 자신의 추리력과 부를 이용해 범인을 꾀어내는 다소 통쾌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형사는 가난하고 꾀죄죄하고 없어보이지만 머리가 좋아서 범인을 때려잡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조건을 이용해 범인을 꾀어내 범인의 허를 찌르는 존재라는 것을 부각시킨 오락물 같은 소설. 재미있게 훌훌 읽어넘길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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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전쟁 1 - 생존의 땅
이원호 지음 / 네오픽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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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나 60대 이후의 어른들에게 땅이란 가족, 재산의 의미를 같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있는 것이다.

학생때 배운 내용으로는 우리 조상들이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데, 그 이유만으로 이렇게 땅의 의미가 깊어질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똑같이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사는 세계의 많은 다른 나라들에게도 이렇게 땅의 의미가 깊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런 땅을 두고 전쟁을 벌이는 권력가들의 암투를 기대했다. 흠... 그런데 한 개인의 조폭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리고 그렇게 조폭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을 자세히 그려낸 책이었다. 조금은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우리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 겪었던 그 진통의 한가운데가 그대로 그려져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권투선수로 학창시절을 보내던 김기승은 군생활을 특수부대에서 하게 되면서 사람을 해치는 기술에 능하게 된다.

제대후, 시장에서 좌판을 하던 어머니의 조폭에 의한 내쫓김과 하나뿐인 야간고등학교 생활을 하는 여동생의 식모살이를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 조직에 몸담게 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싸움 기술로 조직에서 짧은 시간에 주목을 받게 되고, 마침 서울로 진출하려던 조직의 뜻과 맞물려 조직의 선발주자로 올라오게 된다.

 

주인공 김기승의 서울입성은 우리 서울의 강남땅값이 지금처럼 천정부지로 올라간 이유를 말해주기도 한다.

직장 선배는 자기가 살던 시절의 영동대로는 그저 시골한복판에 불과했을 뿐이라고 누누히 말하곤 한다. 그때의 자기 집은 지금처럼 주목받는 화려한 강남땅이 아닌 그저 촌락 구석일 뿐이었다고 말이다.

그런 영동과 밭에 불과하던 잠실이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은 이 책의 내용처럼 지방의 조직들이 서울로 올라오기 위한 발판으로, 세력을 넓히는 의미로, 사들인 그들의 재력이 만든 하나의 상징적인 것 아닐까 싶다.

 

사회 고발적인 소설이기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조직 폭력배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영화 '땡벌' 보듯이 가볍게 보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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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느리게 걷기 느리게 걷기 시리즈
임지혜.김진양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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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생각하면 가슴 저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각하기만 하면 가슴 뛰도록 가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제주가 내겐 그런 곳 중의 하나다.

 

갈 때마다 새롭고, 갈 때마다 새로운 곳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특히나 지난해 가을, 목까지 차오르는 여행에 대한 갈망 때문에 무작정 떠났던 제주 올레길에서는 이 책에서만큼이나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온 여행이었다.

 

매번 자동차로 다가가 삐쭉 보고는 또다시 차로 움직이며 제주도 바람만 느껴봤던 여행이 지금까지의 제주여행이었다면 올레길을 걷는 것은 발로 한걸음한걸음을 내딛으며 제주의 공기, 사람들, 풍경을 온전히 내것으로 만드는 느낌이었다.

 

그때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던 올레꾼들의 다양한 삶의 얘기도 내겐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감흥이 다시금 되살아 나는 듯 했다.

 

다음에서 제주에 사옥을 짓는다고 했을때 그 많던 사람들의 입방아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직원들은 제주의 생활을 천국의 생활로 즐겼나보다.

 

올레꾼 한명이 제주에서 글을 쓰기 위해 집을 알아보러 왔다고 했었는데, 년세로 집을 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당시 또 TV 다큐 중 하나가 서울을 버리고 제주에 가서 살고 있는 젊은 부부 이야기여서 나도 내려가 1, 2년 살다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모든 것을 해 본 이 책의 지은이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 같다.

 

직접 제주에 살면서 입장료 내고 들어가는 관광지 뿐 아니라, 가서 쉴 수 있고, 맛있는 제주의 음식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해주어 이 얇고 작은 책을 들고 떠나면 제주를 그야말로 온전히 즐기고 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러번 제주를 다녀온 사람도 가본 곳과 안 가본 곳을 나누면서 가본 곳은 책에 소개되어 반갑고, 안 가본 곳은 가볼 계획을 세우면서 즐거울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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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집의 살인 집의 살인 시리즈 1
우타노 쇼고 지음, 박재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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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락밴드를 하던 '메이플 리플'의 5명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밴드 마지막 공연을 위해 게미니 하우스 산장으로 떠난다.

 

그 곳에서 저녁에 자러 들어간 도고시가 사라지고, 멤버들은 평소 성격이 원만하지 못 했던 그이기에 다음날 까지 기다려보기로 한다.

 

락밴드의 팬으로 사진을 도맡아 찍고 있는 이치노세는 그 와중에도 멤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그 사진들은 나중에 사건을 해결하는 단서가 된다.

 

다음날 멤버들이 흩어져서 동네를 뒤져도 나오지 않던 도고시의 흔적은 결국 도고시가 묵은 방에서 사체로 발견되고, 사건은 경찰로 넘어가게 된다.

 

 

 

산장주인 겐조에게 혐의가 몰리고, 그가 결국 풀려나자 밴드 사람들에게 의심의 눈초리가 돌려진다.

 

그렇게, 5개월후 유일한 여성 멤버인 마티니가 도고시와 똑같은 방법으로 죽어 가고, 사진을 찍던 이치노세는 왠지 밴드멤버 야마와키를 의심하게 된다. 이치노세는 자신의 추리를 들고서 야마와키를 찾아가지만 그에게서 뜻밖의 마타니와의 관계를 알게된다.

 



 

탐정 역할을 하는 시나노 조지는 이 밴드의 옛 멤버로 오랜 독일 생활을 마치고 어느날 이치노세 앞에 나타난다. 한때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이치노세를 도와 주웠던 시나노 조지는 이치노세가 들려주는 사건을 들으며 사건의 해결실마리를 찾아내게 된다. 좀 뜬금없이 나타난 시나노란 인물은 이 사건의 의외성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그 의외성에서 우리는 또한번 무릎을 치게 된다.

 

 

 

모든 단서를 종합해 가지고 있던 이치노세, 그 단서를 종합해서 시나노에게 줄 수 있는 능력은 있었지만, 그 단서를 분석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그 단서를 분석하고 결국 다케의 범죄를 모두 밝혀내는 시나노 조지.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완전한 잘못을 빌지도 못 하고 헤매는 다케.

 

그의 어리석은 모습에 우리 사회의 엘리트 지상주의와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높은 기대로 인한 과한 부담감에 스스로를 망쳐가고 스러져가는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이 그려져서 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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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 가장 오래된 질문들에 대한 가장 최근의 대답들
니컬러스 펀 지음, 최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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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 어려운 학문이다. 대학 신입생때 겉멋이 들어서 일년내내 철학책을 꼭 한권씩은 들고서(절대 가방 안에 넣지 않았다) 다니다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내가 도서관에서 빌리는 책들은 모두 읽기쉬운 에세이, 소설, 전공책들이 모두였던 기억이 난다.

나름 가을이라는 계절에 맞춰 '나'에 대한 사유를 생각하며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내게는 너무도 어려운 전문가 코스였다.

대체 지은이의 문체인건가, 번역가의 문체인건가,,,

힐러리 퍼트넘(하버드 대학교 석좌교수)의 '문체나 내용 모두 감탄할 책이다'라는 찬사가 내겐 '문체나 내용 모두 어려울 것이다'로 다가오는지...

 

아무튼 이 책을 어렵사리 읽은 만큼 내용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해보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아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세가지 질문에 대한 응답을 쓰기 위해 세 장으로 이뤄진 책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철학이 시작되는 질문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첫장부터 이 질문을 던지고, 여러 철학자들의 의견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자아문제와 자유의지와 운명, 마음과 기계, 몸과 영혼 순으로 서술되고 있는 첫 장은 우리 현실의 예를 들면서 현대 철학자들의 생각에 접목해 풀어나가고 있지만, 그 내용 면에서 과거 철학자들과의 큰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제 2장, '나는 무엇을 아는가'에서도 지식과 의미의 문제, 본유관념, 사유의 언어, 포스트 모더니즘과 실용주의, 이해력의 한계 순으로 여러 철학자들의 세계관이 언급된다.

 

 

제 3장,'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도덕적행운, 팽창하는 원, 삶과 죽음의 의미 순으로 궁극적으로는 죽음에 관해 언급된다.

 

그저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으로 이 책은 가장 오래된 원초적 질문인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아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세가지 질문에 대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예전 철학자들의 대답(철학관)과 지금 현존하면서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던가 사상을 펼쳐내고 있는 현대 철학자들의 철학관을 비교 분석까지는 아니라도 나열정도는 해주지 않을까 했던 내 기대는 허무하게도 무너져 버리고, 그저 너무도 어려운 철학적 질문들에 대한 현학적 대답들이 작가의 시선으로 강의되어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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