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속에 종이 울린다 - 최돈선 스토리 에세이
최돈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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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보자마자, 제목을 읽고서는 내게 묻게 된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속에 종이 울리는 사람을 간직하고 있는가?'

20대 어느 가을에 은행잎이 곱게 떨어진 교정을 캠퍼스 커플들이 많이 걸어다닌다고 해서 'CC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해서 함께 걸었던 그 이름을 기억해내곤 피식 웃음이 난다.

최돈선님은 '시인이란 무릇 울림을 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자신은 그래서 시인이 아니라고 한다. 많은 제자들 앞에서 단 두권의 시집을 들고 서 있는 최돈선님을 누가 감히 시인이 아니라고 할까?

잔잔한 물결의 호수를 보고 있다가 나뭇잎이 떨어지며 만들어낸 잔물결을 보듯이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 한켠이 잔물결이 치는것을 느꼈다. 이 느낌이 종이 울리는 느낌일까?

 

이땅에 딱 세권의 시집을 남기고 싶다는 최돈선님의 뜻을 잘 밝혀주는 일화로 소개된 내용이 참 좋다. 일본 시바타 도요할머니 이야기이다.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해 99세에 첫 시집<약해지지 마>를 발간했다. [지금] 이란 시에서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라는 시구가 있다.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바야흐로 백세시대에 자신이 하고픈 일을 99세에 이뤘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결국은 죽을때까지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교훈적인 내용이 아닐까도 싶다.

누구나 이야기 하듯, 살아간다는 것은 모두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해주듯 지은이는 따뜻하고 위로되는 말을 내게 속살거려주는듯 하다.

 

가을에는 에세이집 한권과 시집 한권을 꼭 읽고 넘어가야 숙제를 한 듯 한데,  이번 가을은 이 책 한권만으로도 숙제를 한 듯 하다. 따뜻한 감성의 말들을 듣고 있자니 노란 은행잎의 잔상이 남듯 내 가슴에 잔물결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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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의 여자
최복현 지음 / 노마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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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라, 강시원. 

이름도 참으로 예쁜 한쌍의 남녀다.

엄마의 지병으로 초등학교 교사이신 아빠는 공기좋고 물좋은 시골로 전근을 결정하신다.

울면서 친구들과 헤어지고 가게된 시골에서 그녀는 엄마의 지병으로 인해 살림을 돕게 되고, 학교에서 어리숙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한 남자아이를 보면서 동료의식을 갖게 된다.

시원은 너무도 가난해서 중학교에 갈 형편도 못 되지만 학습능력은 또래에 뒤지지 않는다.

예쁜 마음으로 서로를 다독이던 보라와 시원은 10대를 거치면서 서로에 대한 정이 더욱 깊어지고,

20세가 되는 날 서로에게 세상의 끝을 보여주기로 약속을 하게 된다.

 

하지만, 20세가 되는 날 서로 다른 생각으로 오해는 깊어지고 이별에 까지 이르게 되는데 보라는 절대 후회하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 삶에 힘든 일들을 겪게 된다.

그녀는 공장에서 만난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시작부터 순탄치 못 했기에 행복감을 못 느끼고, 남편의 외도사실을 알게되면서 결혼생활은 극단으로 치닫게 된다.

 

행복하지 못 한 때에 우언히 다시 만나게 된 시원은 그녀를 잊지 못 해 아직 미혼인 상태로 시와 문학을 가르치는 강사가 되어있다. 그녀와의 이별이 그를 더욱 공부에 매진하게 만들었고 그를 훌륭한 문학인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다시 만난 보라와 시원은 화요일마다 문화센터 시문학 강의에서 만나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옛기억을 더듬어 나가는 지은이의 화법이 너무도 아련하고 잔잔해 황순원님의 '소나기'를 읽는 듯한 느낌과 함께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는 느낌도 함께 가지게 된다.

 

이 가을 사랑을 느끼고 싶다면 이 소설을 꼭 읽으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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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버 - 강과 아버지의 이야기
마이클 닐 지음, 박종윤 옮김 / 열림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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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에서 읽은 이야기 중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여러대째 어부로 생활하는 사람에게 바닷가로 놀러온 어느 남자가 묻는다. "당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어떻게 돌아가셨나요?" 어부는 "두 분 모두 바다에서 돌아가셨답니다." 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그 남자 되묻는다. "그렇다면, 두 분을 모두 앗아간 바다가 무섭지도 않으세요? 계속해서 어부 생활을 하시기에?"
그에대한 어부의 현명한 질문. "당신의 할아버지, 아버지는 어디서 돌아가셨나요?" "물론 침대에서 가족이 임종을 지키면서 돌아가셨지요." 라는 그남자의 대답에 어부는 되묻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서워서 어떻게 매일 침대에서 잠이 듭니까?"
 
주인공 가브리엘 클라크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탈무드 이야기였다.
래프팅 캠프에서 강의 운명을 갖고 태어난 가브리엘은 불의의 사고로 다섯살 나이에 눈 앞에서 아버지 존 클라크를 잃고 캔자스 시골의 홀어머니 밑에서 강을 멀리한 채 성장한다.
아버지를 앗아간 강에 대한 두려움과 아버지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신에 대한 분노로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틀에 박힌 일상과 비전 없는 읍내 상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낼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릴 적 친구 지미로부터 콜로라도 여행을 제안받고, 어렵게 용기를 내어 떠난 여행에서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된다.

가브리엘이 첫눈에 반한 태비사와 그녀의 아버지 제이컵, 가브리엘의 할아버지 앨런 클라크의 현명한 친구 에즈라 뷰캐넌 등 강을 잊고 살던 가브리엘의 인생을 다시 강으로 이끌어줄 운명과도 같은 만남들이 이어진 것이다. 그는 마침내 집에 돌아온 듯한 기분을 느낀다.
 
그러나 제이컵과 아버지와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반전을 일으키고, 가브리엘은 강에서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을 다시금 느끼면서 자신이 강과 떨어진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게 되면서 그의 삶은 더욱 강처럼 깊어지는 것이 잔잔하게 감동을 준다. 
영화같은 가브리엘이 전하는 이야기의 시작은 자신의 강에 대한 트라우마를 이겨낸 당당한 모습임을 책을 덮으면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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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혼 - 거상 조병택을 만나다
진광근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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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한일은행은 카네이션을 로고로 사용하면서, 다른 은행들보다 지점이 그리 많지 않았던 은행으로만 기억된다.

 

그러다 상업은행과 합병되면서 한빛은행이었다가 현재의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그 명맥이 이어진 은행으로만 그저 기억된다.

 

 

그런데, 그 한일은행을 처음 설립한 조병택이란 거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니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배포가 크고, 힘이 센 조병택은 민영익의 호종으로 시작해 경성에서 자리를 잡게 된다. 위기의 순간에 자신의 주특기인 손도끼로 민영익을 구해내고 그의 신임을 받으면서 그당시 큰 돈이던 삼만원을 후원받으면서 민영익의 행수들까지도 지원받아 독립하게 된다. 그의 역사는 그때부터 시작이 되는데, 기본적으로 일본에 대한 반감과 우리 조선인들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의 사업은 기본적으로 조선인을 도와주는데 그 기초를 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그의 사업은 나날이 번창할 수 있었고, 그의 뛰어난 사회 움직임을 내다보는 능력은 무엇을 사들여 무엇을 팔아야 할지를 판단하는데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게 된다.

 

 

책의 처음은 그런 그의 능력을 보여주는 소가죽 독과점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일본이 군대에 소가죽을 많이 쓰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한 조병택의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들었고, 마쓰오에게 보통의 소가죽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소가죽을 팔게 된다. 그 후에도 계란, 닭 등의 독과점으로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만, 그는 조선인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일본에 판 후에 바로 물건을 푸는 상도를 지키게 된다. 그의 조선에 대한 사랑은 일본에 뺏기지 않으려 토지를 황실에 기부하고, 고종을 만나면서 고종의 활동비를 대면서 더욱 커지게 된다. 더욱 활발한 활동을 위해 조선을 위한 은행을 설립하게 되는데, 일본을 달래기 위해 그 이름도 '한일은행'이 되었다.

 

 

사실 경성으로 올라오기 직전 집안의 결정으로 혼인하게 된 그는 그저 첫날밤만 치르고 올라와 아내와는 그저 이름만 부부일 뿐이다. 민영익에게서 독립하면서 기생이던 우희의 기방을 거점으로 활동하면서 함께 살기도 하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선우영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결국 자신이 유부남임에도 용기를 내어 선우영과 살림을 차리게 되고 실질적인 부부로 생활하게 되는데, 그녀는 독립만세운동에 연루되어 일본경찰에 붙잡혀가게된다. 그녀가 일본경찰의 표적이 된 이유는 결국 조병택의 한일은행을 차지하기 위한 일본의 계략이었는데, 그 계략에 의해 결국 조병택은 독살당하게 되고 그의 죽음 이후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선우영도 옥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

 

 

조병택과 선우영 사이의 아들 조창희는 유모에 의해 훌륭하게 자라게 되고,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뒤늦게 찾게 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함께 조병택의 인생은 무척이나 험난하게 이어졌는데, 그 이야기를 모두 읽고 나면 가슴에 응어리처럼 하나가 뭉쳐지는듯 하다. 어쩌면 장군의 아들 영화를 볼때처럼 속도 아프고 시원하기도 한 이야기인데, 특별히 전문 작가가 아닌 조병택에 대한 사랑으로 이 책을 쓴 작가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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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사적인 그의 월요일
박지영 지음 / 문학수첩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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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지나치게'라는 말이 들어가면 부정적이미지가 더욱 확대되어서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판타지 소설의 제목과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시니컬한 제목이 특이하다.

 

 

 

김해경. 그는 범죄드라마의 재연배우이다. 나름 방송국의 잘나가던 PD였었던 그는 표절시비에 휘말리면서 사표를 던지고 어찌어찌하다 재연배우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의 별명은 해리.

 

해리가 해리엇을 그리워한 것은 아니었는데, 조영주 아니 조연출이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면서 그는 해리로서 더 자리잡게 되고 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게되고 알게 되는 것은 축복일진대, 이 소설에서는 그렇지 못 하다.

 

해리가 야구모자를 받기 위해 간 그곳에서 럭키를 만난 것이 그랬고, 그 럭키에 대한 미안함으로 그에 대한 소식을 잊은 것은 해리성 기억장애로 여겨진다.

 

럭키의 여동생이 그와 함께 일했던 아름다운 모델이었고, 그녀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고, 그 주변의 CCTV에 찍힌 용의자가 해리와 비슷한 인상착의로 판명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미스테리해진다. 성장이 끝나서 이젠 부모에게서 독립해야할 나이에 경제적인 이유로 어머니 집에 세입자로 들어가 어머니의 활동 스케쥴에 따라 집을 비워주기도 해야하는 성인 해리. 그는 어릴적 기억과 지금의 기억이 섞이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자신이 아닐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사실에 부딪치게 된다. 점차 해리의 기억이 하나씩 되살아나면서 드러나는 모든 사건들의 실체는 이 소설이 판타지임을 알 수 있게 한다.

 

 

 

판타지 소설이지만, 너무도 사실적인 내용의 전개에 판타지 쟝르임을 잊고 '이럴수가...'를 연발하며 읽게 된다. 앞부분은 조금 느리게 진행되어 지루한 감이 있지만 중반이후로는 나름 스릴있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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