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첩 클라우즈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7
애너벨 피처 지음, 한유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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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가장 큰 능력 중 하나가 '공감'의 능력일 것이다.

 

대화 중인 상대방에게 자신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면 이야기 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가진 호감보다도 훨씬 큰 호감을 갖게 된다는 연구를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게 되는데, 흔히들 친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고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큰 일이 생겼을때 친한 사람보다도 얼굴도 잘 모르는 타인에게 이야기하기가 더 편한 경우도 많다.

 

 

이 책의 주인공 조이도 자신의 진짜 이름을 감춘채로 사형수 해리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편지로 보낸다. 편지는 주소도 이름도 가짜지만 그 내용은 진실된 조이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다.

 

그녀가 학교에서 만난 최고의 인기남 맥스, 우연히 지나친 마음에 꼭 드는 남자 애런.

 

조이의 부모는 보수적이어서 그녀의 학교생활은 다른 아이들처럼 흥미롭고 버라이어티하진 않아 남자친구를 만날 기회도 적고 그런 그녀의 생활은 결국은 조금씩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게 한다.

 

그리고, 알게 된 맥스와 애런의 형제관계. 조이는 자신이,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 둘이 형제라는 사실에 경악하면서 나름의 해법을 찾으려 하지만 일은 점점 꼬이고 오해는 쌓여만 간다.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고등학교 생활이 그려지는데, 조이가 일반적인 또래 친구들과의 교류를 위해서 참석하는 파티는 조이 부모의 눈으로 봤을때는 변호사가 되어야 하는 조이에겐 불필요한 교류일 뿐이다. 우리 부모들처럼 공부에 아이를 묶어두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는 압력을 사실 무언중에 압박하고 있는 조이의 엄마는 자신이 이루지 못 한 꿈을 자녀에게서 이루려는 어리석은 부모의 모습을 하고 있다.

 

 

부모에게도 하지 못 한 여러 이야기들을 조이는 편지를 통해 사형수 해리스에게 풀어놓고, 그 이야기에 대한 어떤 응답도 받지 못 하지만 이는 그녀 나름의 힐링 수단일 것이다.

 

결국 사형수 해리스는 조이의 이야기 마지막 진실은 듣지 못 하고 사형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이는 해리스가 떠난 후에도 마지막 진실을 이야기하는 편지를 그에게 보내고 자신의 앞으로의 삶을 향해 전진하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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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을 오라니 철학하는 아이 1
클레어 A. 니볼라 글.그림, 민유리 옮김 / 이마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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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얇은 동화책이다. 그림이 너무 예쁘고 유럽의 향기가 물씬 느껴져 사진보다도 더 유럽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표지의 빨간지붕 집들과 골목길 바닥은 작은 돌바닥에 동네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말탄 행렬을 구경하고 있다. 검은 옷을 입은 '도적들'로 표현하고 있지만, 나는 아무리봐도 도적들같지는 않다. 멋진 행렬일뿐.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의 중심에 작은 마을 오라니.

 

아버지는 더 풍요로운 삶을 찾아 미국으로 떠나 형제를 낳았고, 가족은 자주 이탈리아 오라니로 찾아갔다. 도시 아이의 눈으로 바라 본 이탈리아 작은 마을 오라니는 한 눈에 세상만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깨끗한 청정 자연과 서로서로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어쩌면 모두들 먼 친척일 수 있는 마을.

 

좁은 골목길을 돌다가 끼니때가 되면 아무 데나 들어가도 함께 나눠먹을 식탁의 여유가 있는 마을. 어쩌면 우리가 지구본에 사람들이 손잡고 큰 원을 만들고 있는 그림을 기억해낸다면, 이 곳은 마을 전체 사람들이 그런 원을만들고 있는 곳은 아닐까 싶다.

 

아이는 그곳에서 온갖 삶의 소리를 듣게 된다. 아기의 탄생, 아이들이 자라고, 농사를 짓고, 그 수확물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아이들과 함께 골목길을 뛰어다니며 놀고, 누군가의 집에서는 옷을 만들고, 누군가의 집에서는 음식을 만들고, 누군가는 노인이 되어서 죽고...

 

주인공인 아이는 삽화를 보면 흰색 체크무늬 빨간원피스를 입은 여자 아이다.

 

목가적인 동화의 끝은 다시 돌아간 뉴욕에서 소녀는 뉴욕 시민들도 각자의 오라니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다.

 

우리 어른들은 물론 각자 자기만의 오라니를 갖고 있다. 그 오라니를 깨닫는데 참으로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소녀는 빨리도 깨달았다. 작은 마을공동체를 마음의 고향으로 가진 그녀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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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인 더블린 - 헤어나올 수 없는 사랑의 도시, 더블린. Fantasy Series 2
곽민지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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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 2년차였을때, 나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는 때인데 고등학교 친구는 직장생활 권태기에 빠져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캐나다로 떠났다. 일년정도 캐나다에서 지내다 온 그 친구는 떠났던 그 시간이 어학연수인것처럼 그 또한 그녀의 스펙이 되어 지금은 잘 나가는 직장의 부장이다.

 

 

우리는 쉽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으니 과감한 선택을 하라고 이야기 한다. 요즘 TV에서 나오는 여행프로그램을 보면서 1년씩 혹은 6개월씩 배낭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정말 그들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낀다.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내가 지금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에 잠깐의 휴가에 다니는 여행이 내게 꿀맛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영화 [원스]의 소박한 거리를 생각하며 작가는 잘 나가던 대기업 사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나흘만에 더블린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한다. 자신이 갖고 있던 좀 게으르고 재미있게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일단 기네스를 한 잔 하고 시작하면 뭐라도 된다는 아일랜드식 사고방식에 편승해 우리에게 그 즐거웠던 90일간의 더블린 라이프를 들려준다.

 

 

그녀가 그토록 열망하던 낭만과 여유가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으면서, 그 곳의 사람들은 그렇게도 친절할 수가 없다. 하나하나 더블린의 생활법을 가르쳐준 쉐어하우스 친구들, 냉장고가 고장났다는 말에 한달음에 달려와준 집주인, 아빠처럼 따뜻하게 잔소리하는 택시기사 아저씨 들은 두팔벌려 그녀를 환영해준 더블린 자체이다.

 

 

책 처음부터 작가의 글은 더블린 여행 가이드처럼 꼼꼼하게 준비해야 할 것들과 그 방법에 대해 써놓았다. 그녀의 여행 팁은 비단 더블린을 계획하지 않아도 언제든 써 먹을 수 있는 고급 정보이다. 카우치 써핑이라든가 비행기티켓 예매처 등 말이다.

 

 

그리고, 그녀가 더블린에서 생활하면서 부딪친 이런저런 에피소드는 우리가 사람사는 동네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정감어린 모습이어서 어디든 빨리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기네스 맥주를 ​캔으로만 즐기던 내게 생맥주로 즐길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아이랜드 간접체험을 시켜준 작가님께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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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변하지 않는다 - 그리움 많은 아들과 소박한 아버지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박동규.박목월 지음 / 강이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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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실력이 그리 좋지 않았던 나는 입시때문에 국어공부를 할때 무척 괴로웠다. 그 틈에 즐거웠던 것은 시 외우기였는데, 어쩜 그리도 아름다움 언어로 시를 쓸 수 있는가 하는 감탄을 매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청록파시인 중 한분이신 박목월님 시 중에서는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시를 가장 좋아했었는데 그 시를 읽다보면 나도 어느새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던 박목월님의 큰아들이신 박동규 교수님이 아버지를 그리며 쓴 책이 이 책이다.

그리움 많은 아들과 소박한 아버지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라고 출판사는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그야말로 아버지와 같은 길을 지나오신 박동규 교수님의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쟁후에 먹고사는 것에 급급하던 시대에도 상대​를 진학하려던 아들에게 상대보다는 문학이 어떠냐고, 영문학 불문학보다는 우리문학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시는 아버지 박목월님의 모습은 그야말로 아들과 함께 책을 쓰고 아들과 함께 같은 길을 보고 아들에게 먼저 아버지가 온 길을 알려주는 따뜻한 아버지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기도 했다.

다섯 형제를 키우면서 넉넉치않은 경제생활로 빠듯하게 절약하며 키워오신 모습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라면 누구나 겪었을 이야기여서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따뜻해졌다. 서커스를 보고싶어하는 아들을 개구멍으로 들여보내고 붙잡힐까봐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모습이나 주인집 자전거를 몰래 타고 나가 망가뜨린 아들에게 혼내지 않고 모든 일을 조용히 처리하신 모습은 부모로서 자식에게 넉넉한 기둥이 되주지 못 한 책임을 스스로 책망하는듯 해서 마음이 아려왔다.

박목월님의 몇가지 시와 일기들로 아들이신 박동규님의 해설이 잠시 담기는 것 또한 따뜻하게 느껴지기만 해 가슴이 훈훈해지는 책이다. 삭막하고 뜨거운 여름날 이 책을 읽으며 사람냄새나는 책을 만났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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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 - 제5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김혜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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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소설인데, 소설의 느낌보다는 한편의 다큐를 본듯한 느낌이다.

 

제목부터 '중앙역'이라는 심상치않은 공간을 말하며 나를 넓은 공간의 대중 속의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불특정 다수의 타인에게 보여질 수 밖에 없는 공간이 중앙역일 것이다. 그 곳에 한 젊은 남자가 터를 잡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노숙자가 된 젊은 남자는 왜 노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나이는 어느 정도인지, 가지고 온 캐리어 안에는 어떤 짐들이 넣어져있는건지, 가족은 있는지 등 아무 것도 알수가 없다. 그저 노숙자의 신세가 되었을 뿐이다.

 

 

​노숙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캐리어를 지켜야 하고, 다른 노숙인들의 눈치를 보며 잠도 자야하고, 먹어야 하고, 복지사들을 상대해야기도 하고, 자신의 캐리어를 도둑당하고 그 캐리어를 훔쳐간 것으로 여겨지는 여자를 찾아야 하고, 그 여자와의 사랑도 나눠야 한다.

 

이 모든 것은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니지만, 그가 중앙역이라는 공간에 편입되면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일들이다. 피하지 못 한다면 즐기라 했던가? 그는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하루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 전쟁같은 삶을 살아낸다. 젊기 때문에 겪을 수 밖에 없는 일도 있고, 늙은 여자와 함께 사랑을 하기 위해 겪어야만 하는 일도 있고, 그 안에서 노숙을 하면서 알게된 노숙인들과의 사회생활을 위해 겪어야만 하는 일도 있다.

 

그 많은 일들이 그의 시각으로 하나하나 너무도 감각적으로 표현되어있다.

 

 

​스토리가 있고 감동이 있는 글이기 보다는 우리 사회에 대한 고발르포를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뭔가 편치 않은 느낌이기도 하다.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며 보이는 중앙역의 모습이 너무도 감각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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