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닌자
라르스 베르예 지음, 전은경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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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요? 뭘 해야 할까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억지로 웃으세요. 혼자 있다면 억지로라도 휘파람을 불고 노래를 하거나 흥얼거리세요. 

둘째, 행복한 척하세요. 그러면 행복해지기 쉬울 겁니다. -데일 카네기-

  

우리 조상들의 경우, 길 지나던 나그네가 재워달라고 해도 잘 먹이고, 방을 내주고 대접해서 보내는 것을 예로 알았다. 하지만, 요즘처럼 무섭고 각박한 세상에서는 바로 옆집에서 이웃이 이사를 오는지 가는지 숨진채로 열흘이 넘도록 방치되다 발견이 되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바로 옆자리에서 일하는 동료가 어떤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파티션으로 나눠진 그의 공간과 내 공간은 완전히 구분되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것이 일반화된 오늘날 우리의 동료에 대한 태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주인공 옌스 얀센은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전거 헬멧을 만드는 회사 '헬멧 테크'의 마케팅 팀장이다. 그는 회사창립멤버로 서른 중반의 미혼남성이며, 여자친구도 있고, 평범한 스웨덴 스톡홀름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회사일에도 지쳤고 12년을 사귄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함께 할 의욕도 없어졌다. 모든 것에 지친 그가 택한 방법은 회사 생활과 자신의 삶, 모든 것으로부터 사라지기. 회사의 창고에서 텐트를 치고, 천장에도 숨었다가 캠핑생활처럼 회사내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의 동료들이 일하는 시간 옌스 얀센은 전화기로 그들의 통화를 엿듣고,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동료들의 일탈을 보게 된다. 그의 부재를 가장 먼저 알게된 것은 그의 여자친구. 그녀는 경찰에 협조를 구하고, 가족과 동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어떤 사회던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살게 마련이지만, 작은 사무실 내에서 일어나는 개개인의 일탈된 행동은 옌스 얀센의 엿보기를 통해 요즘 우리들의 모습을 반추하게 된다. 

정확한 시각에 출퇴근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까칠한 동료, 몰래 사적인 통화를 회사 전화로 해대는 동료 등은 옌스 얀센의 시각으로 바라보기에 자신과 별차이가 없다.

그의 일탈된 회사내 캠핑은 단지 그만이 아닌 또 다른 오피스닌자의 존재도 끄집어내게 되고, 그의 닌자 생활은 이 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우리에게 고하는 외침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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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레터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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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라면 학창시절 문구점에서 예쁜 편지지 고르기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서함 엽서 꾸며 보내기를 안 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러 색볼펜과 색연필로 편지지에 꾸미고 사연을 쓰고 편지지를 편지봉투 크기에 맞춰 접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접기 시작할때의 그 떨림이란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이 있다. 요즘처럼 메일로 쳐서 보내기 단추 하나로 보내버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니 말이다.

이 책을 쓴 작가 조조 모예스는 그런 손편지를 쓰던 세대였기때문에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쓸 수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1960년대와 2003년을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이야기가 참으로 따뜻하다.

작은 상자에 모아둔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가 있다면 꼭 펼쳐보고 싶어지는 그런 내용이다.


성공한 사업가 로런스,  그의 아내 제니퍼 스털링은 사교계의 파티를 즐기며 상류사회에 젖어있는 사람들이다. 제니퍼는 로런스를 취재하던 종군기자 앤서니 오헤어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혼남인 그가 전쟁지역인 아프리카로 떠나게 되자 함께 떠나기 위해 급히 서둘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그녀를 공항에 데려다 주려던 앤서니의 친구는 죽고, 제니퍼는 기억을 잃는다. 자신의 기억을 찾기위해 애쓰던 그녀는 자신이 그 시대에 손가락질 받을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 상대를 찾기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녀의 기억을 되찾는데는 앤서니가 제니퍼에게 보낸 손편지가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보내는 사람의 이름이 아닌 B라고만 쓰여있는 편지의 내용은 한줄한줄의 내용이 그녀를 향한 절절한 사랑이 묻어나는 편지이다. 로런스와의 사이에 딸아이가 생기고, 그녀는 그런대로 다시 적응하며 살아가는듯하지만 앤서니와의 재회가 이뤄지고 다시 그를 따라 나서겠다는 결심을 하게된다.

아직은 남녀평등이나 사랑에 대해 관대한 사회가 아니었던 1960년대, 그들의 사랑은 결국 이어지지 못하고 마는데, 2003년 기자이면서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엘리 하워드는 어느날 자료실에서 B의 편지를 발견하고 그 편지 수취인인 제니퍼를 찾게 된다. 우아하게 늙은 노부인이 된 제니퍼는 엘리의 사연과 자신의 편지를 보며 다시금 옛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엘리는 B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게 된다.

4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만나게 된 제너퍼와 앤서니. 그들의 사랑은 서로에 대한 오랜 기다림과 깊은 사랑으로 연결될 수 있었겠지만, 그들의 손편지가 없었더라면 결코 다시 찾을 수 없는 사랑이 되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기억과 추억, 사랑에 대한 이 소설은 빠른 스마트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충분히 그 느낌을 동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날로그적인 삶을 조금이라도 살아본 세대라면 그 아름답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삶의 활력소를 다시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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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똥찬 로큰롤 세대
로디 도일 지음, 정회성 옮김 / 나무옆의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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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세명 중 한명 꼴로 암에 걸려있다고 하니, 정말 암이란 병은 너무도 흔한 병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의학이 발전하면서, 많은 병들이 정복되고 있는 상황에 아직 완벽하게 정복되지 않은 많은 종류의 암들은 여전히 우리를 힘들게 하는 병임에 틀림없다. 가족 중 한명이 암이라고 할 경우 가정의 경제적 심리적 상황이 함께 힘들어지면서 암에 걸린 당사자들보다도 주변 가족들의 고통이 큰 경우도 참으로 많다. 가족 모두 함께 힘을 합쳐 이겨나가야 하는데,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또 한번 가족과 친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살고 있는 마흔일곱살의 지미 래빗. 젊은 시절 로큰롤을 좋아해 밴드 활동을 할 정도였는데, 아내 이파와 최근 잊혀진 밴드와 팬을 부활해주는 사업 '기똥찬 로큰롤 닷 컴'을 운영하다 팔고 동업자 정도의 피고용인으로 남았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대장암 선고가 떨어지고, 대장의 대부분을 들어내는 수술과 지독한 항암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겪으면서 그의 삶은 피폐해지고 가족과의 아름다운 삶보다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암환자의 삶을 근근히 살아가게 된다.

그의 피폐한 삶의 어느날 예전 커미트먼트 밴드의 멤버였던 아웃스팬, 이멜다를 만나게 되고, 20여년 넘게 연락이 끊겼던 동생 레스와도 SNS를 통해 연결되게 된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슴에 안고 가는 맷돌 하나씩은 있다. 그 맷돌을 내려놓으면 참 편해지겠지 싶지만, 또 다른 더 크고 무거운 맷돌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지금의 맷돌 정도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맷돌이지만 말이다. 그러니 그저 삶을 살아가면서 조금은 그러려니...하는 마음으로 비우고, 자신의 맷돌을 잊을 수 있는 한가지 비상구를 마련해 놓고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미는 자신의 삶의 맷돌을 잊는 방법으로 음악을 택한다. 스스로 죽어가는 삶을 택한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이겨낼 방안을 찾은 것이다. 아들 마빈과 대장암을 이미 앓은 동생 레스, 중증 암환자 아웃스팬과의 음악을 향한 열정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슴 따뜻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주인공과 그 주변의 가족, 친구들의 모습은 요즘 늘어나는 암환자 가족인 우리가 보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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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바흐를 듣고 여자는 바흐를 느꼈다
윤병대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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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참으로 자기중심적인 동물이어서, 어떤 상황에 던져졌을때 누군가 내게 물어보는 말조차도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을 하곤한다. 며칠 전, 샌들을 사러 간 신발 가게에서 점원이 다른 고객의 신발을 찾느라 바쁜 중이어서 나혼자 이것저것 신어보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신발을 들고 내 치수를 달라고 점원에게 말했는데, 그는 자기는 다른 색을 찾는다는 말로 응대했다. 알고보니, 점원이 아니었고 손님이었다. 함께 온 동행의 신발을 찾아주고 있었던 거였다. 그 황당함이란...

이 책의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남자와 여자는 보고 듣고 느끼는 방향이 참으로 다르다.

주인공 성빈은 아내 서영교와 대학캠퍼스커플이었고, 대학축제나 데모때는 아내와 함께 등산도 다니고 결혼 후에도 서로의 희생을 보듬어 안으며 잘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의 직장문제에 심드렁하게 답하는 그의 태도에 화가난 아내와 다툼이 있고, 그는 결국 아내와 떨어져 지방도시의 대학교수 자리로 옮기고 만다. 아내는 모든 그녀의 삶에 그가 적극적으로 동감해주기를 바라는데 반해 그는 아내의 투덜거림이나 짜증을 그저 듣는것으로 넘기려고만 했다. 이런 차이가 첫번째 차이일까...

지방대학으로 옮기고 카페에서 만난 정은채란 학생은 그의 삶에 활력소이다. 은채의 남자친구 이정인은 그녀만 바라보는 해바라기로 성빈과 카페 주인 김사장과도 친분을 쌓아간다.

성빈은 대학이 사학비리재단문제로 분규를 겪자 그 틈에서 어느새 혁신파 쪽의 총장후보로 나서게 된다. 대대로 물려받은 학교 총장 자리를 빼앗기게 될 것 같은 기존 총장쪽은 어떻게든 유지하기 위해 애를쓰고 그런 모습에서 또 우린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게 된다.

은채와 성빈의 관계를 의심하는 정인과 성빈을 총장후보에서 끌어내리려는 기존 총장쪽의 야합이 이뤄지고, 이야기는 점점 신문에 날법한 추문의 내용으로 번져간다.

가장 도덕적으로 상위라고 여겨지는 교수의 도덕적 일탈과 권력 암투 등은 우리 사회의 번져가는 욕심과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듯 해서 읽는 내내 한숨이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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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노인 그럼프 그럼프 시리즈
투오마스 퀴뢰 지음, 이지영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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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노병사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낳아지고 늙어지고 병이 오고 세상을 뜨게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런데, 그걸 깨닫게 될때까지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친구들과 모이면, 20대엔 이성에 대한 이야기, 30대엔 직장이야기, 40대가 되니 슬슬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마 60대나 70대 어르신들의 모임에선 자식들 이야기와 함께 어떻게 하면 잘 죽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 않을까 싶다.

 

핀란드 숲속마을에 사는 노인 한분이 있다. 이름은 그럼프. 아내는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에 있고, 매일매일 집에서 만든 음식을 조금씩 가지고 아내를 찾아가 아내를 먹이고 대화를 하다 오는 노인이다. 자신은 결코 요양병원에 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움직이며 살아가던 중,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럼프의 죽음에 대한 준비는 직접 나무를 베어 말려서 관을 짜고, 자신의 묘비를 나무로 직접 만들고, 추도문을 쓰는 것이다. 유언장과 같은 중요한 문서는 잉크를 직접 찍어서 쓰는 딥펜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럼프는 아들과 함께 문구점을 찾으러 먼길을 헤매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관을 짜서 앉아보다가 크게 다쳐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 다쳐서 혼자 걷기 힘든 상태의 그를 아들내외는 요양병원에 보내려 하고, 그럼프는 결코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럼프의 죽음에 대한 준비 중 한가지가 여러면에서 불편한 옛집을 정리해 편리한 아파트로 이사하는 것이었고, 아내를 위해 아파트에 걷기 힘들어도 벽에 봉을 설치해 걸을 수 있게 만들고, 벤치와 의자를 만들어 가져다 놓았지만 아내는 그런 그의 준비를 모른채 요양병원에 가게 된 것이었다.

 

결국, 자신이 사용하게 된 아파트.

 

조금은 괴팍스럽고, 익숙한 옛것을 잊지 못하고 그대로 유지하려는 다소 꽉 막힌 노인이지만 그의 여러가지 판단은 참으로 현명하다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태블릿을 사용할줄 모르고, 지역난방보다는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쓴 벽난로를 더 선호하는 그이지만, 옆집 아이를 위해 대부가 되어줄 수 있고 자신의 장례식에 올 손님들을 위한 음식메뉴까지 준비해놓을만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노인이다.

 

그럼프노인이 죽음을 준비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습이 유쾌하고 재미있게 그려져서 일일드라마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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