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똥찬 로큰롤 세대
로디 도일 지음, 정회성 옮김 / 나무옆의자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세명 중 한명 꼴로 암에 걸려있다고 하니, 정말 암이란 병은 너무도 흔한 병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의학이 발전하면서, 많은 병들이 정복되고 있는 상황에 아직 완벽하게 정복되지 않은 많은 종류의 암들은 여전히 우리를 힘들게 하는 병임에 틀림없다. 가족 중 한명이 암이라고 할 경우 가정의 경제적 심리적 상황이 함께 힘들어지면서 암에 걸린 당사자들보다도 주변 가족들의 고통이 큰 경우도 참으로 많다. 가족 모두 함께 힘을 합쳐 이겨나가야 하는데,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또 한번 가족과 친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살고 있는 마흔일곱살의 지미 래빗. 젊은 시절 로큰롤을 좋아해 밴드 활동을 할 정도였는데, 아내 이파와 최근 잊혀진 밴드와 팬을 부활해주는 사업 '기똥찬 로큰롤 닷 컴'을 운영하다 팔고 동업자 정도의 피고용인으로 남았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대장암 선고가 떨어지고, 대장의 대부분을 들어내는 수술과 지독한 항암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겪으면서 그의 삶은 피폐해지고 가족과의 아름다운 삶보다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암환자의 삶을 근근히 살아가게 된다.

그의 피폐한 삶의 어느날 예전 커미트먼트 밴드의 멤버였던 아웃스팬, 이멜다를 만나게 되고, 20여년 넘게 연락이 끊겼던 동생 레스와도 SNS를 통해 연결되게 된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슴에 안고 가는 맷돌 하나씩은 있다. 그 맷돌을 내려놓으면 참 편해지겠지 싶지만, 또 다른 더 크고 무거운 맷돌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지금의 맷돌 정도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맷돌이지만 말이다. 그러니 그저 삶을 살아가면서 조금은 그러려니...하는 마음으로 비우고, 자신의 맷돌을 잊을 수 있는 한가지 비상구를 마련해 놓고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미는 자신의 삶의 맷돌을 잊는 방법으로 음악을 택한다. 스스로 죽어가는 삶을 택한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이겨낼 방안을 찾은 것이다. 아들 마빈과 대장암을 이미 앓은 동생 레스, 중증 암환자 아웃스팬과의 음악을 향한 열정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슴 따뜻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주인공과 그 주변의 가족, 친구들의 모습은 요즘 늘어나는 암환자 가족인 우리가 보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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