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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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에서 나왔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피해자, 가해자, 방관자 셋 중 어느 하나만 없어도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많다고...

요즘 사회 이슈가 되곤 하는 학교 폭력에서도 방관자만 없어도 그 피해가 90%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요즘 방송에서 복면을 쓰고 노래를 하는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편견을 배제하고 노래실력만으로 더 듣고 싶은 목소리의 출연자를 뽑는데 거기서 탈락한 사람이 복면을 벗을때마다 깜짝 놀란 적이 많다. 노래를 잘 할것 같지 않았던 사람도 있고, 원래 가수인 사람도 있는데 노래만으로 그 판정을 받으면서 의외의 인물들의 의외의 면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편견은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데, 이 책에서도 편견이 어떻게 사람을 다치게 하는지 뼈저리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불과 얼마전까지 선진국이라고 선망하던 미국이란 나라는 '자유'와 '평등'이란 모토 아래에서 우리를 아메리칸드림을 꿈꾸게 했던 나라이다. 그러나, '자유와 평등'이란 모토 아래에서도 불과 얼마전에야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매년 아니 자주 인종차별 문제로 뉴스가 시끄러운 것을 보면 그 사회 이면에 아직도 사람들이 피부색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되먹지 못 한 윤리가 뿌리깊게 박혀있음을 알 수 있다.


앵무새죽이기는 1930년대 이야기이니 아마도 인종차별의 문제가 별로 문제시 되지 않는 세대들이 더 많이 살던 시대라서 이 이야기가 더 사실적으로 가슴에 와닿지 않을까 싶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성폭행범으로 몰려, 범인이 아니라는 정황증거에도 불구하고 결국 배심원들의 외면을 받는 모습을 보며 한창 정의에 대해 배우는 9살 어린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9살 아이가 12살이 될때까지 학교에서 배운 '정의'와 사회에서 보고들은 '정의'는 결코 같지 않고 같을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얼마나 혼동되고 어른들에 대한 실망감이 컸을까?


우리는 종종 우리 세대가 아닌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빌려쓰고 있는 이 사회를 잘 지켜서 물려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책은 우리는 지금 얼마나 학교에서 배운 정의를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금 뒤돌아보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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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리스트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임재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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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고 있는 '장래희망'을 갖기 시작한 시기는 6살때였다.

 

아침마다 책가방을 메고 함께 학교로 가는 언니와 오빠가 부러웠고, 막연하게 학교에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과 그 학교에서 대장은 교사니까 교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내 첫 꿈이었던것 같다.

 

어렸을 적 꿈을 얼마나 이루었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글쎄...

 

 

 

엄마라는 존재는 자식에 대한 이해와 신적인 육감을 갖고 있는 존재인듯 하다. 나도 엄마한테는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곧 들통나고 마니 말이다. 자식에 대한 무한한 이해와 육감을 가진 엄마가 사랑하는 딸을 두고 죽어가며 쓴 유언장에 관한 이야기가 이렇게 특별할 수 있을까?

 

 

 

브렛은 엄마의 사업을 이어받을 거라고 확신하고 엄마의 유언장 발표를 듣게 되는데, 사업체는 새언니에게 돌아가고 자신에겐 쓰레기통에 분명 버렸던 20년전 라이프 리스트가 돌아오게 된다.

 

라이프 리스트를 하나씩 이룰때마다 엄마의 편지를 하나씩 개봉할 수 있고, 그 후 상속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브렛은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진짜 그 라이프 리스트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강아지키우기, 아이 기르기, 엄마 사업체를 떠나 교사되기, 등등 그녀가 쉽게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 것들을 그녀가 하나씩 해나가는 모습이 이 소설의 주요 내용이다.

 

 

 

그녀가 라이프 리스트를 이뤄가며 얻는 것들과 되돌아보게 되는 자신의 인생 등은 잠시 나 자신을 생각하게 한다. 꼭 필요한 순간에 내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과 내가 일하면서 이뤄나가야 할 것들 등을 다시금 생각해보며 이 책이 어쩌면 읽는 동안 내게 다시한번 내 꿈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지라고 채찍질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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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샤
이찬석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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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이 아버지는 건달이었다. 조직폭력배의 일원이었던 아버지는 성근이에게 싸우는 법을 가르쳐주시기도 했지만, 엄마와 성근이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분이셨다. 그런 아버지께서 자신에게 대드는 후배를 참지못해 칼로 후배를 찌르고 결국 옥살이를 하게되고, 출옥후 새사람이 되겠다던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러 허드렛일을 전전하던 중 공사장에서 발을 헛디뎌 돌아가시게 되었다. 홀몸으로 자신을 키우는 엄마에게 효도하기 위해 노력하던 성근이는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 옆의 짝 민호와 함께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의 무법자인 동식이의 행동을 다른 친구들에게 말했다는 이유로 민호가 심한 폭행을 당하게 되고, 그때부터 성근이의 학교 생활도 엉망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왕따인 학생들이 고통받는 데는 왕따 당하는 아이들 또한 문제가 있어서라고 쉽게 생각해버린다. 물론 완벽한 사람은 없고, 누구나 성장기에 친구들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는 거라지만 그렇게 이해하고 모든 것을 용서하는 따뜻한 마음으로만 바라보기에는 요즘 일어나는 학교폭력의 실태가 많이 심한 것이 사실이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이해보다는 자기 자신의 기분이 더 중요한 아이들에게 아무리 외쳐봤자 이 소설의 동식이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같은 아이들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담한 현실이 슬플 뿐이다.

이 소설은 폭력장면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그려내서 읽는 내내 내가 학교폭력의 방관자가 된 느낌이었다. 피해자, 가해자, 방관자 이 세 사람 중 어느 하나만 빠져도 범죄는 성립되기 어렵다는데, 많은 학교폭력의 방관자들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야기여서 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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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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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짜여진 소설은 소설느낌이 물씬 느껴지면서 나의 집중력을 방해한다.
이 소설도 좀 그렇다.
판도라의 상자(분명 단지였다고 하지만)가 열리면서 마지막 남은 것이 희망이라고 하지만,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에겐 모두 열려진 판도라 상자만 있을 뿐 남아있는 마지막 희망은 없는듯 해서 좀 씁쓸하기도 하다.
세실리아는 잠깐 남편이 출장 간 사이 발견한 편지 한통에 처음엔 그냥 그렇게 마음을 쏟진 않았다.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이란 단서가 붙은 손편지에 대해 남편에게 온 안부 전화에 묻자 조금 당황한듯 하던 남편은 별거 아니라고 하고, 일찍 출장에서 돌아온다.
그가 돌아온 시간을 계산해보니, 그녀와 전화를 끊은 직후이고, 잠들었다고 생각했던 남편이 자다말고 일어나 폐소공포증에 결코 갈 일 없다던 다락방을 뒤지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결국 편지를 뜯어 읽게 된다. 도대체 그 편지에 뭐가 쓰여져 있기에...
세실리아가 사는 마을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레이첼은 10대​ 딸 자니를 코너가 죽였다고 굳게 믿는다. 그 코너가 초등학교에 체육교사로 오자 함께 근무하면서도 자신의 딸을 죽인 남자에 대한 증오에 코너에게 친절하지 못 한다.
테스는 사랑하는 남편 윌이 자신의 평생친구인 사촌과 사랑하게 되었다는 말에 아들을 데리고 친정엄마에게 온다. 그녀의 아들이 전학한 초등학교에서 자신의 옛사랑이던 코너를 만나고 그와 불륜에 빠지게 된다.
세실리아는 남편인 존 폴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 비밀을 지켜내는 것이 아닌 용기있는 고백을 선택한다. 용기있는 그녀의 고백은 하지만, 결국 자신의 둘째딸이 레이첼이 모는 차에 다쳐 사경을 헤맬때서야 이뤄지고 이 소설의 모든 사건은 열지 말았어야 할 판도라의 상자였던 존 폴의 편지가 열려서 일어난 것처럼 보여진다.

에필로그에 쓰인 내용은 이 책의 모든 등장인물이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어떻게 열어버렸는지 반전의 내용을 보여준다. 결코 자신이 열어버린 판도라 상자의 내용을 알 수 없는 인생의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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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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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드물게 원칙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면, ' 꽉 막혔다'라든지 '융통성이 없다'라는 말로 그 사람이 가진 원칙과 우리가 도덕 시간에 꼭 지켜야 한다고 함께 같은 소리로 주장하던 원칙따윈 기억에 없는듯이 행동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렇게 그나마 멀쩡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이렇게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 덕분이 아닐까?

 

[오베라는 남자]는 그렇게 원칙주의자 59세 오베 이야기이다.

오베에겐 소냐라는 부인이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있어서 세상 그 자체였고, 살아가는 의미였다.

소냐가 오베에게 하던 말 "모든 길은 원래 당신이 하기로 예정된 일로 통하게 돼 있어요"에서  '원래 당신이 하기로 예정된 것'은 아마도 '무엇'이었겠지만, 오베에겐 그건 '누군가'였고, 그 '누군가'가 바로 소냐였다. 그런 그녀가 6년전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오베에겐 더이상 살아갈 의미와 즐거움, 이유가 없어졌다.

 

바빠서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너무 바빠서 딴 생각을 할 시간도 없다는 말은 '바빠서 죽을 시간도 없다'는 말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 것이다.

오베가 더이상 살아갈 의미를 못 찾고 소냐 옆으로 가려고 하는 때(바로 죽으려고 할 때), 그를 바쁘게 만드는 사건들이 일어나며 오베는 그야말로 바빠서 죽을 시간도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가 자살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첫번째, 천장에 튼튼한 밧줄을 매서 목매기. 그러나 밧줄의 불량으로 무산되고, 때마침 찾아온 소란은 그의 자살을 하루 늦출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두번째 방법은 자동차 배기가스를 이용한 질식사를 꿈꾸지만 옆집 여자의 소란으로 무산. 세번째 방법은 라이플 총으로 시도해보려 하지만 때아닌 밤손님으로 무산되고 만다. 정말이지 죽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40년을 지켜온 그의 집과 마을은 오베가 아끼는 이유고, 거기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문제는 소냐라면 물론 도와줬을 일이었기에 오베는 다시 만날 소냐가 싫어하는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기에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데 본의아니게 발벗고 나서는 형국이다. 운전이 서툰 옆집 남자 패트릭의 트레일러 주차를 도와주고, 그의 아내 파베르나의 병원가는 길도 도와주고, 예전 소냐에게서 글을 배운 소년에게 새로 사귀고 싶은 여자친구의 자전거를 고치는 일을 도와주고, 호모임을 밝히고 싶지 않은 소년을 재워주고, 오랜 친구인 루베와 아니타의 일을 도와주며 그는 아내를 다시 만나게 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그의 옆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역사를 배우다 보면,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가 자국내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가 그 하나의 이유였다.

오베라는 남자의 자살을 막기 위해 온 마을이 힘을 합친것 처럼 코믹하게 이야기는 흘러가고, 간간이 그가 아내를 그리워하는 부분에선 저절로 눈물이 흐른다.

오랜만에 읽은 감동이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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